[독후감] 무엇이 세상을 바꿀 것인가? - 인사이트 노동자

2012. 7. 20. 11:38리뷰
이 재용

제목:무엇이 세상을 바꿀 것인가? 이제 세상에 없는 미래가 온다. 미래 전쟁, 생존의 조건은 무엇인가?
저자:정지훈

피엑스디에서 특강을 하시기도 했던, 의사 출신의 미래학자 정지훈 박사님이 새 책을 냈다(책 보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책 내용은 현재 좋은 단초들을 보여주고 미래에 성장할 것으로 보이는 기업들의 혁신 사례(집카,에어비엔비,스트리트 스쿠터,렌트더런웨이 등)들을 다양하게 소개한다. 평소에 트렌드에 시간을 많이 투자하지 못했다면 이런 부분을 한 번 주욱 읽어보는 것만으로도 매우 훌륭한 자료집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정기적으로 이런 책이 나온다면 아예 트렌드 리서치를 안 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다루고 있는 키워드와 서비스만 봐도, 작은 경제(공유경제)를 통해 셰어링 서비스(소카,집카,에어비엔비)등을 다루고, 소비자 중심 시장에서는 푸시 마케팅에서 풀 마케팅으로의 변화를 살펴본다. 분산 자본주의에서는 새로운 유통 체계를, 협업 경제에서는 크라우드 소싱을, 사회적 기업에서는 성과보다 행복을 중시하며 파괴적 혁신을 이루는 지속가능성에 주목하는 기업을 다룬다. 특히 단순한 기부가 주는 피해를 강조하고 스스로 산업을 일굴 수 있도록 한다(얼마전에 소개한 지속가능한 적정 기술과 유사하다) 또 소셜 미디어창조적인 서비스를 키워드로 제시한다.

2부에서는 창조와 공감을 중심으로한 직업의 탄생, 소비자와 함께 생산하고 디자인하기, 미래에 대한 창의적 욕구가 충만한 C세대,스스로를 파괴하는 혁신빅데이터 등을 다루고 있다.

많은 사례와 인사이트 중에서도 가장 관심을 끈 것은 노동의 형태가 바뀌고 있다는 부분이었다.(p170)

과거에는 주로 육체 노동자였는데, 20세기 이후 '지식 노동자'가 주류를 이루게 되었다. 여기서 '주류'를 이룬다는 말은 결코 육체 노동자가 낮은 등급이라거나, 없어진다는 뜻이 아니다. 기존에 없던 형태가 나타나 수가 늘어나고, 많은 사람들이 쉽게 떠 올리는 대상이 된다는 뜻이다. 새로운 형태가 나타나면 사람들은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게 되고, 사람들의 선호에 따라 수요가 부족한 형태는 더 높은 임금을 받게 된다. 현재 우리나라 대기업에서 생산직 노동자들은 대부분의 사무직 노동자들보다 급여가 월등히 높다. 이것은 한때 사람들이 육체 노동을 기피한 결과이다. 반면 어떤 육체 노동은 급여가 올라가는데도 공급이 없어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하기도 한다. 이러한 현상이 바로, '지식 노동자'에게도 나타날 수 있다. 왜냐하면 새로운 노동의 형태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책에서는 보스턴 컨설팅 그룹의 리치 레서 Rich Lesser를 인용하여 '인사이트 노동자 Insight Worker'를 미래 노동자의 '주류'로 소개한다. 지식 노동자가 하던 역할의 핵심인 '지식'이 인터넷에 널리게 되면서, 할 수 있는 일이 보다 단순화된다. 즉 육체 노동자가 근육을 움직이는 방식과 마찬가지로 지식 노동자도 뇌를 사용하게 될 것이다. 육체 노동의 일부를 로봇과 기계가 대신해 나가는 것과 비슷하게 지식 노동의 일부를 컴퓨터가 빠르게 대체해 나갈 것이다.

'인사이트 노동자'는 지식 노동자와 달리, 정보를 다루고, 데이터를 분석하는 일들은 컴퓨터에게 맡기고, 비판적인 사고, 공감 등 기계가 하기 어려운 영역을 할 것이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인사이트 노동자'보다는 '창조 노동자'라고 하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생각한다. 설명하려는 바는 '인사이트'가 훨씬 더 정확하게 짚어 내지만, 지향하는 바나 목적을 넓게 확장 시키는데는 후자가 더 낫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특히 디자인 분야의 사람이라면 이어지는 설명에서 나오는 소비자와 함께 생산하고 디자인하기 = '공감'과 '창조'에 더욱 주목해야할 것이다. 지난 10년간 미국에서 유행하는 '디자인 사고 Design Thinking' 혹은 창조형 인재 등이 이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지식 노동자로 남을지, 육체 노동자도 되돌아 갈지, 아니면 창조 노동자로 나아갈지는 개인의 몫이다. 가치도 다를테고, 원하는 바도 다를 것이다. 어쩌면 어떤 육체 노동자의 연봉이 가장 높고, 다수 창조 노동자의 연봉이 가장 낮을 수도 있다. 하지만 '창조 노동자'가 미래의 주류가 되리라는 건, 누구도 부정하기 힘들다.

[참고]
네이버 북스
하이컨셉 & 하이터치 (저자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