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산책9] 숨겨진 차원 : 독서 토론회 스케치

2013. 12. 9. 00:11리뷰
알 수 없는 사용자

피엑스디의 '심리학 산책 독서토론회'는 심리학 산책 시간에 연재되는 도서를 읽고, 서로 모여서 각자의 생각과 UX와의 모색을 나누는 시간입니다.
아홉 번째 독서 토론회는 지난 11월 19일(화)에 열렸습니다. 공간의 문제에 대해 관련 사례와 UX의 관점에서 다양한 논의가 이루어졌습니다.



Session 1. 도서 리뷰

도서 리뷰는 김예리 주임님께서 해주었습니다.

* 도서 소개에 대한 내용은 아래의 글을 참고하세요.
[심리학 산책 9] 숨겨진 차원


Session 2. 생각해 볼 문제


시각과 다른 감각 기관을 통해서 공간이나 다른 사람과의 거리를 어떻게 느껴본 경험은?

 
1) 청각, 온도

- 마음경험 : 사람 간의 거리는 중요한 요소인데(건축의 공간에 대한 얘기는 쉬운 데 반해), 시각이 아닌 청각이나 감각기관에 대한 경험이 있는지 궁금하다. 책에서는 공간은 시각이 아닌 다른 감각 기관으로도 느낄 수 있다고 자주 언급하고 있다.

- 문OO : FPS(First-person shooter, 1인칭 슈팅게임) 게임에서 소리나 발자국으로 상대방의 거리를 확인하곤 하는데, 그 사례가 떠올랐다.

- 마음경험 : 예전에 했던 게임에서 소리에 따라 음산한 기분이 들거나 한 적이 있다.

- 정OO : 버스 안에서 문 앞에 앉아있는데, 정류장에서 새로 타는 사람이 오면 느껴지는 냉기로 밖과의 거리와 버스 안 공간이 다른 느낌을 받곤 했다.

- 마음경험 : 방이 더우면 답답하다는 느낌이 드는데, 그 느낌이 공간과 연관되는 게 아닌가 싶다. 같은 공간에서 온도가 높아지면 답답하다는 느낌이 있는 것 같다. 예전에 영어를 번역할 때 답답하다는 느낌을 바꿔야 했었다. 그런데 답답하다는 것은 시각적이라고만 볼 수 없이 복합적이라 적절한 언어로 표현하기가 어려웠던 기억이 난다. 


2) 시각, 시력

- 정OO : 신촌에 있는 어둠 속의 대화 전시에서 시각장애인 체험을 한 적이 있다. 어둠 속에서 공간을 다니면서 시각이 아닌 다른 감각으로 세상을 느끼도록 하는 취지인데, 공간에서 느끼는 소리의 울림을 그때 느꼈다.

- 마음경험 : 음악 얘기를 좀 하면, 스튜디오에서 녹음하면 잔향을 어떻게 넣느냐에 따라 앞에 있느냐 뒤에 있느냐가 느껴지도록 하는 방법이 있다.

- 이재O : 예전에 유럽 배낭 여행할 때, 기차 안에서 내 앞에 프랑스 남녀가 한 명은 내 앞에, 나머지는 뒤에 있어서 어쩔 수 없이 내가 둘 사이에 있게 되었는데, 둘이 말을 하지 않고 손짓을 하는데 공간이 느껴지더라. 내 생각엔 둘 사이에 사람들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말을 통해 이야기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 같았다. 그런 비슷한 경험들을 하고 한국에 왔는데, 대체로 사람들이 내가 사이에 있어도 아무렇지 않게 얘기할 때는 마치 내가 압착되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 의미에서 공간감이 소리가 들려서 생기기도 하고 안들려서 생기기도 하는 것 같다. 아마, 기차라는 공간이라서 더 느꼈을 지도 모른다. 소리가 비슷하더라도 배치에 따라 다를 수도 있을 것 같다.

- 박OO : 나도 어둠속의 대화 전시에 갔었는데, 연애 초기에 가까워지기 좋은 것 같더라(웃음). 그리고 평소 업무에서 제품 디자인을 하기 때문에 헤드업 디스플레이 리서치를 한 적이 있었는데, 시야각이 넓고 사운드가 있어서 좋지만 외부 공간과는 차단되어 살짝 무섭더라. 시각도 굉장히 중요한 것 같다.

- 임OO : 시력이 안좋아서 렌즈를 끼는데, 안낄 때는 나와 가까운 것만 신경쓰는데 렌즈를 낄 때는 주변을 더 신경쓰는 느낌이 들었다. 얼마나 멀리 보이느냐에 따라 행동도 달라지는 것 같다.

- 이가O : 인형 동아리나 놀이공원에서 인형을 쓴 사람들이 있는데, 인형을 쓰면 부끄럽기보다 오히려 더 적극적이 된다는 얘기가 있다. 그러니까 인형탈을 쓰면 더 자신감이 있다고 한다. 선그라스도 그렇고.


사람들의 사회적 관계와 사람들 사이의 거리에 대해
우리나라 사람들은 어떠한 모습을 보이나?

 

3) 공공장소에서의 거리감

- 김OO : 공공장소에서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나는 엘리베이터가 떠오른다. 엘리베이터는 공간 자체도 좁고 사람들 사이의 거리도 가까워서 모르는 사람들이 있으면 조용한 게 예의이다. 그런데 몇몇이 같은 무리일 때는 주변 사람과 관계없이 떠드는 것 같다. 워낙 공간이 좁아서 울림도 심하고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것 같았다. 

- 이가O : 지하철에서도 사람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터치하는 에 대해 우리나라 사람들은 좀 무심한 거 같다. 아는 사람 밀듯이 할 때도 있다. 

- 김예O : 우리나라 사람들은 공간상 떨어져 있어도 친하면 가깝다고 느끼는 것 같다. 버스나 지하철에서 꽤 떨어져 있는데도 떠드는 것들을 자주 보곤 한다. 또 한참 얘기하길래 친한 분인가 했더니 서로 모르는 데 얘기하다가 각자 내리는 경우도 있었다. 

- 이재O : 내가 지하철에서 신문을 볼 때 옆에서 누가 보는 것 같으면 다음 페이지로 넘기기 민망할 때가 있다. 그래서 신문을 보라고 두고 갈 때가 있었다. 아니면 그 사람에게 보겠느냐고 물어보면 이미 다 봤다는 경우도 있다(웃음).


4) 방문화 - PC방, 노래방

- 임OO : 서양 사람들은 집을 사적인 공간으로 생각하는데, 우리나라는 집을 공동의 공간으로 본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방문화가 발달한 게 그런 것도 있다고 한다고 한다. 개인적인 공간을 침해받으니까…. 

- 이가O : 나는 좀 다른 생각인데 집에 개인 공간이 없으니까…. PC방 같은 데는 방이라고 보기에는 오픈된 공간같다. 방이라고 해도 같이 쓰는 공간 말이다.

- 마음경험 : 노래방과 PC방은 좀 다른 것 같다. PC방은 상관없는 사람과도 있고, 노래방은 같이 가려고 하는 사람들하고 가는 것 같다. 노래방을 생각해보면, 공간 자체가 도시가 과밀하므로 어쩔 수 없이 생기는 것 같다. 다른 사람하고 분리하고 싶으니까. 

- 이가O : 노래방은 대부분 밀실의 형태인데, 수노래방은 통유리로 되어 있어서 공간이기도 하지만 공개된 구조이다. 그래서 공간이지만 남들이게 좀 보여주고 싶은 게 아닌가 싶다. 과시하고 싶은 욕구가 있는 것 같다. 다른 면에서는 건전해 보일 수도 있을 것 같고….

- 마음경험 : 유리가 있는 것과 건전해 보인다는 것과의 연관성이 있는지?

- 임OO : 평소에는 방방 뛰는 모습을 보이지 않지만, 수노래방처럼 오픈되어 있으면 기존의 닫힌 노래방보다 더 신이 나고 더 일탈하는 기분이 있는 것 같다.

- 김예O : 최근에는 1인 노래방이 유행하는 것 같다. 

- 마음경험 : 예전에 먼나라 이웃나라 책에서, 일본의 가라오케를 소개하는 문화를 기계에 대고 혼자 노래 부른다는 것으로 표현한 적이 있던 게 기억난다. 이 밖에도 책에서 우리나라와 일본의 얘기에서 다르거나 한 점이 있었나?

- 이가O : 유럽사람들은 야외를 즐기는 것 같다. 영국 여행 때, 밖에서 밥을 먹으니까 비둘기도 오고 좀 지저분해 보여서 밖에서 먹기가 싫어졌다. 그런데 영국사람들은 아무렇지도 않아 하더라. 야외에서 먹는 걸 왜 좋아하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5) 사무실에서의 공간감

- 마음경험: 사무실에서 같은 팀원 사람들이 얘기하는데, 명시적으로 나를 끼워주지는 않았다. 어느 때 끼어들어야 할까 말까 하는 고민될 때가 있다. 팀장이 대체로 그럴 때 곤란해한다고 한다. 들은 것이기 때문에 안다는 상태에서 말해야 하는지 모르는 척 기다려야 하는지 말이다. 거기에 영향을 주는 게 칸막이 높이인 것 같다. 

- 임OO : 제니퍼 소프트 회사에서는 마케팅 부서에는 칸막이를 낮게 하고 개발하는 부서는 칸막이를 높게 한다고 한다.

- 박OO : 우리 회사가 이사할 때 칸막이를 제거했는데, 좋긴 하지만 집중할 시간에는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 정유O : 지하철에서 누가 통화할 때 들리는 얘기로 맥락이 파악될 때가 있는데, 노이즈일 때는 시끄럽겠지만 들릴락 말랑하거나 알 것 같은 단서가 있다면 더 짜증이 난다고 한다. 추리한다거나 생각하는 데에 영향이 더 크다고 한다. 

- 임OO : 공간과 관계에 대해, 화이트 보드를 두고 서서 했는데, 펜을 들고 있는 사람이 권력을 갖는 것 같다. 그런데 동그란 원탁에서 했더니 평등한 권력을 갖는 것 같았다. 같은 사람인데도 달라지는 것에 신기했다.


6) 주거공간에서의 거리감

- 김선O : 자취를 오래 하다가 부모님과 살기 시작했는데, 혼자 있는 느낌이 들지 않더라. 부모님이 방문을 열지는 않지만 혼자라는 느낌이 안들더라.

- 이재O : 우리나라는 접촉식 문화이기에 개인 공간에 대해 잘 배려하지 않는 문화일 것만 같다. 그런데 오히려 건축을 보면, 우리나라 집들이 옛날부터 각자의 방을 독립적으로 유지하는 구조로 되어있고, 작은 집도 마루 주변으로 배치되었다든지 한다. 그리고 이 책에서 서양에는 18세기 이전에 방과 방이 계속 연결되는 구조였다고 한다. 이것은 방이 아니라 복도이자 방인데 이런 점들이 놀라웠다. 서양에서는 방이 독립적인 게 얼마 안 되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 마음경험 : 지금의 우리나라 아파트의 구조는 옛날하고는 다른 구조가 아니었나 싶다. 옛날에는 안채와 사랑채가 엄격하게 구분되었다고 한다.

- 이재O : 아무리 가난한 초가집도 방이 다 독립되었는데, 가족들이 밥을 먹을 땐 공용공간에서 하듯이 오히려 더 독립적인 것 같다. 미국의 아파트나 스튜디오는 다른 것 같다.

- 이가O : 우리나라 기숙사는 복도 길에 방이 있는데, 미국에는 단독주택 하나에 여러 명이 사는 것 같다. 오히려 서양이 유대관계가 있는 그런 구조로 사는 게 아닌가 싶다. 


7) 사람 사이의 거리감 - 동양과 서양

- 김OO : 유럽여행을 하다 보면, 값싼 비용으로 숙소를 해결하려고 민박이나 게스트하우스를 찾아볼 때가 있는데 한인이 운영하는 것 말고 다른 것들은 남녀 혼숙 옵션이 제일 싸더라. 모르는 사람하고 같은 공간에 있는 것도 불편한데, 남녀 혼숙은 왠지 더 꺼림칙해서 이용 못 하겠더라.

- 이재O : 미국에서 살던 후배가 우리나라에서 아들만 데리고 지하철 탔는데, 모든 사람이 애의 옷 가지고 한마디씩 해서('춥겠다 옷 좀 입히지') 다시는 타고 싶지 않았다고 한다. 모르는 사람들로부터 그 공간에서만큼은 부족한 부모로 취급받는 느낌이 있었다고 한다.

- 이가O : 우리나라에서는 친한 여자친구들과 있으면 팔짱도 끼고 손도 잡는데, 서양에서는 동성애로 오해를 산다고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거리감에 대해 더 거리낌 없는 건가 싶다.

- 정OO : 인도를 갔는데 남자들이 친구끼리 깍지를 끼고 다니더라. 그런 식의 거리감을 좁히면서 친근함을 표현하는 것 같다. 


8) 도시에서의 밀집도 

- 마음경험 : 문화적, 생물학적, 감각적 사이의 혼란이 느껴지는데, 손을 잡을 수 있는 거리도 중요한 것 같다(물리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거리냐 아니냐의 문제). 충분히 공간이 있을 때(불가피하게 과밀하지 않을 때)는 보편적일 수가 있는데, 우리나라 서울같이 대도시에서는 어쩔 수 없이 버티면서 익숙해진 게 아닌가 싶다. 만약에 조금 더 여유가 있다면 서양처럼 또 다른 양상이 있지 않을까. 우리나라에서는 대체로 사람들이 부딪히면 사과를 잘 하지 하는데, 과밀하지 않은 상황에서는 좀 다르지 않을까.

- 이재O: 나는 잘 모르겠다. 왜냐면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다는 말이 있다. 그 말인 즉 슨, 우리나라에서는 사람들이 자주 스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는 것 같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사람 사이에 스쳤을 때 그것이 기분이 나쁘지 않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겠다는 게 있지 않나 싶다.

- 이가O : 예전 조선 시대 인구는 100만이 아니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 속담이 있지 않았나.

- 마음경험 : 아랍 쪽인가 중동 쪽인가 그런 데에서는 유목이 많아서 누구든지 만나면 무조건 먹여주고 재워줘야 하는 게 불문율이었다고 한다. 상황이 그래서 사람들 간 접촉이 적으니까 접촉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자연조건이나 밀집도 때문에 영향을 미치는 게 크지 않을까. 

- 임OO : 밀집도뿐만 아니라 사람들 사이의 인식도 관여할 것 같다. 미국 여행에서 카페에 갔는데 6인에도 모르는 사람끼리 다 앉더라. 

- 마음경험 : 식당에서 테이블을 잘라놔서 물리적으로는 붙어있는데, 시각적으로 잘라놔서 일행이 와도 문제없고 혼자 와도 공간을 구분해 주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패스트푸드 음식점 테이블은 통으로 큰 타입이 아니다. 공공장소 의자도 일부로 하나씩 쪼개놓은 경우가 많다. 물리적으로 불편하게 만드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인간의 공간 지각과 행동 측면에서 불편하거나 문제를 느꼈던 상황이 있다면?
어떤 요소 때문이었을까?
그런 문제가 잘 해결된 사례가 있는지? 이 책의 개념과 이론들로 해결해 본다면?


9) 사무실 공간에 대해

- 정OO : 사무실 공간이 오픈되어 있어서 그런지, 인턴 할 때 사람들이 지나갈 때 인사를 언제 어느 정도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처음에 적응하는 데 애를 먹었다. 
 
- 이가O : 사무실은 잘 모르겠다. 나는 고립된 느낌을 싫어한다. 도서관에 가면 칸막이 자리에 앉기 싫다. 
 
- 임OO : 오히려 사무실이 오픈되어 있으니 더 열심히 일하게 되는 것 같다.
 
- 문OO : 나는 개발 업무가 많아서 그런지 밀폐된 공간에 있어야 집중력이 늘어난다.

- 김OO : 지금 사무실은 칸막이가 낮아져서 그런지 오히려 사람들하고 얘기할 때 일어나서 이동하지 않아도 얘기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 그런데 내 뒤에 누군가가 있을 때는 여전히 시선을 받고 있는 것 같아서 가끔 신경 쓰이기도 한다. 

- 마음경험 : 얼마나 보이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 일을 하다 보면 임시로 모여서 한 공간에서 일할 때가 있는데, 크게 두 가지 패턴이 있다. 하나는 같이 있어서 뒤에 누가 없게 하는 것, 그리고 다른 하나는 뒤에 누가 있더라도 벽을 보고 앉는 것. 그런 경험이 있는지? 공간은 같아도 배치에 따라 전혀 다를 수 있다.

- 이재O: 나는 뒤에 누가 있더라도 벽을 보는 게 좋다. 내가 다른 사람을 보지 않고 일하는 게 오히려 나은 것 같다. 

- 문현O : 내가 회사의 전산 업무도 담당하곤 하는데, 자리를 옮겨서 사람들에게 더 노출되니까, 내가 하고 있는 일은 똑같은데 업무 빈도가 훨씬 늘었다. 

- 마음경험 : 칸막이가 낮으면 아예 낮고 높으면 아예 높더라. 커뮤니케이션을 방해하지 않는 선으로, 절충적인 높이를 조절할 수 있거나, 시각적으로 투명도를 조절해서 투명하지만 뿌옇거나 틈이 있지만, 적당히 가릴 수 있는 변형들이 있지 않을까. 그런 점에서 섬세한 접근이 있지 않을까.

- 김선O : 어떤 사람들은 컴퓨터에 보안 필름 같은걸 붙이기도 하더라. 보안뿐만 아니라 가리고 싶어서 하는 것 같더라. 

- 마음경험 : 책에서 의자를 옮긴다든가 하는 게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문화권이 있고 아닌 곳이 있다고 하는데, 그런 걸 경험한 적이 있나.

- 이재O : 예전에 어느 컨설팅 회사 사람들 말로, 자기네 자리가 없는(항상 파견) 경우가 많은데, 클라이언트의 책상에 가족 사진이 있는 걸 보고 울컥했다고 한다. 
요즘 우리 회사에서 가장 고민인게 자리인데, 사람들이 대개 자리에 대해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자기 자리와 같이 고정된 공간에 대해 편하게 느끼는 것 같다. 그러나 프로젝트 단위로 움직이는 우리회사의 경우, 프로젝트 룸에는 사람이 많고 개인 자리는 빈 경우가 많다. 그래서 시간을 두고 책상을 조금씩 바꾸려는 계획이 있다. 이동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방을 더 많이 만드는 것 보다 자기 자리를 쉽게 이동할 수 있다던지 해서 자기 자리라는 것을 없애려고 한다. 


10) 병원 공간

- 김선O : 병원에 일주일 정도 입원했을 때 가장 큰 고민이 어느 시점에서 내 침대 주 커튼을 닫아야 할까였다. 커튼을 닫으면 옆 침대 사람이 TV를 보지 못할 것 같아서이다. 
 
- 김OO : 병실의 커튼 하니까 생각나는데, 나도 작년에 맹장염에 걸려서 수술하고 며칠 입원을 했었다. 그런데 병실이 모자라서 암병동의 6인실에 배정받았는데, 다들 암 투병 환자들이었고 나도 같이 더 아픈 느낌이 났었다. 그래서 좀 고집스럽게 커튼을 쳤던 기억이 난다. 차단된 느낌을 받고 싶었던 것 같다. 
 
- 마음경험 : 병원 입원실에서 6인실, 2인실, 1인실이든 사람 수에 따라 공간이 다른데 어떤 의미가 있는지 궁금하다. 
 
- 김OO : 2인실에 묶어본 적이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6인실보다 더 불편했다. 세 명 이상이 있으면 개인행동 하는 사람이 많아서 내 개인행동이 묻히는 것 같은데 2인실은 1대 1의 관계 같아서 더 조심스러워졌던 것 같다. 부모님과 얘기해도 더 조용하게 얘기했었다.
 
- 마음경험 : 여러 사람이 같이 쓰는 공간일 때는 퍼블릭이라는 개념이 생겨서 타인의 행동에 대해 그러려니 하는데, 두 명 세 명의 소수가 되면 상대방을 의식하게 되는 것 같다. 이 책에서 공간을 잘 조절하면 사람들끼리 얘기하게 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것 같다. 


11) 친밀감과 공간의 관계

- 이재O : 미국에서 여자 순경들이 3년 뒤에 어떤 요인으로 친해지게 될까를 연구했는데, 종교, 성격 등 여러 요인 중에서 처음 순경이 되기 위해 입교했을 때 옆에 앉았다는 게 친해지는 유일한 요인이었다고 한다. 

- 이가O : 대학 오리엔테이션 때 이름순으로 해서 지금도 친한 사람들이 비슷한 이씨다. 

- 마음경험 : 마주 보는 것보다 나란히 앉는 게 더 친해지는 데 도움이 되지 않나? 마주 보는 것과 물리적인 거리보다 방향이 중요한 요소인가 싶어서이다. 예를 들어 의사와 환자가 진료실에 있을 때, 대체로는 마주 본다. 모니터를 90도로 배치를 하면, 의사가 어떤 모니터는 환자와 같이 보게끔 하고 어떤 모니터는 본인만 보게 해서, 감성적으로 마주앉는 관계가 아닌 나란히 앉는 관계로 했다는 사례도 있다.

내가 다니는 회사에서는 테이블을 삼각형이나 변형된 각도(ㄱ자)로 앉을 수 있게 해서 사람들이 모여있어도 덜 마주 보게끔 하는데, 공간의 효율성 측면에서는 아쉬울 수는 있지만 어떤 면에서는 또 효과가 있지 않나 싶다. 

그리고 예전에 은행에서는 보통 창구직원과 손님이 마주 보는 각도로 하는데, 섬처럼 해서 공간 구조를 바꾼 일종의 혁신사례가 있다고 한다. 


Session 3. 마무리

- 마음경험 : 이 책이 이전 책에 비해 어려운 부분도 있을 것이다. 우리가 이 심리학 산책 시간에서 공간이라는 요소를 평소에 생각해볼 기회가 없었는데 좋은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굉장히 여러 수준(동물, 화학적 반응, 감각기관, 문화적 차이, 예술 등)들이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느냐는 점에서 재미있을 수 있다. 또, 지각이라는 부분이 복합적이라는 면인데, 감각이나 지각에 대한 대중서가 별로 없어서 선정한 책이다. 다음 책은 '관점'에 대해 보면 좋겠다. 사람이나 심리가 왜 이렇게 되었을까에 대해, '왜' 라는 것은 다시 말해 해석인데, 그것에 대해 조금 생각해 볼 수 있는 의미에서 보면 좋을 것이다. 

수고하셨습니다!

다음 시간은 2013년에 피엑스디에서 기획한 <심리학 산책 - UX 디자이너가 읽어야 할 10가지>의 마지막 서적입니다.
특별히 <오래된 연장통>의 저자 전중환 교수님을 모시고 해당 도서에 대한 독서 토론회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참고##심리학 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