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과 디자인, 그리고 벤처캐피탈

2015. 3. 24. 07:50GUI 가벼운 이야기
이 재용

전 세계적으로 창업 열풍이다. 아직은 엔지니어 중심이다. 그런데 시장에서는 디자인이 정말 중요하다. 그래서 좋은 디자이너를 채용하든지, 공동 창업해야 한다. 그러나 엔지니어 창업자들은 어디에서 좋은 디자이너를 찾을지 모른다. 혹은 좋은 디자이너를 판단할 능력이 안된다. 또 찾았고, 알아 보았다 하더라도, 기술자 중심의 회사에서 어떻게 디자이너와 협업해야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고, 그래서 디자이너들이 더 안 간다.


그래서 스타트업 창업자들을 만나면 이런 종류의 도움을 원하는 경우가 많은데, 아직 우리 나라에서는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이 많지 않다. 앞 글에서 디자인 에이전시의 창업(스타트업) 지원에 대해서 살펴 보았다. 이 글에서는 스타트업 투자 환경에서 디자인 도와주기를 살펴 보고, 다음 글에서는 창업에 직접 참여하는 디자이너와 이를 뒷받침하는 기관에 대해 알아보려고 한다.



Google Ventures

Google Ventures는 창업자들에게 투자와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기관이다. 제일 대표적으로 Nest에 투자한 뒤 구글에 인수시켰다. 이 곳에서는 금전적인 투자 뿐만 아니라 마케팅, 엔지니어링, 제품 설계 등의 실질적인 부분을 도와준다. 그 중 한 분야로 Design 이 들어있다. 

일반적으로 투자기관에서 '도와준다'란 말은 간단한 조언이나 도움을 주는 것을 의미하지만, GV의 디자인은 실제 풀타임 디자이너들이 3주간 디자인을 도와준다. 특히 이들이 도와주는 방식이 매우 Lean 하여 눈여겨 보게 되었다.

전형적으로는 이렇다.


Day 1. Understanding (User Story를 이해하거나 실제로 User Research)

Day 2. UI Sketch

Day 3. Strategy (Decide what to prototype)

Day 4. Prototype

Day 5. Quick User Testing


이렇게 1주일을 하나의 스프린트로 진행한 후, 이것을 3주간 반복한다. 그들은 이런 과정을 통해서 웹사이트에 참여하는 비율을 300% 늘리거나, 실제 앱을 사용하는 사람을 50%씩 늘리곤 했다. (전형적인 과정을 보여주는 보고서를 꼭 보자)

이들의 블로그도, 스타트업 디자이너라면 꼭 읽어볼만 하다.

http://www.gv.com/design/



Betaworks

일반 회사들이 제품을 만드는 것처럼, 이 회사는 회사를 만든다. "We Build Companies"가 이 회사의 모토다. 

대개 10만불 이하의 금액을 투자하고, 창업자들이 뉴욕에 있는 베타웍스 스튜디오에서 일하면서 다양한 사람들/회사들의 도움을 받아 실제로 성장하게 하는 모델이다. 일반적으로 투자 회사들이 적어도 10% 이상의 지분을 받아 크게 성공시키는 것과는 달리 아주 작은 지분을 얻되 다양항 회사들이 성공하게 하고, 조금씩 이익을 취하는 이 모델은, 그래서 그런지 포트폴리오 회사가 무척 다양하다. 우리가 알만한 회사들이 Bitly, InstaPaper,Estimote, IFTTT, Kickstarter, Medium, Path, Songkick, Summize, Tumblr, Yo 등이 있다.


그들의 활동 중에 Brooklyn Beta Camp라는 것이 있는데, 디자이너와 개발자가 한 팀이 되어 선발되면 25000불을 투자받고 (지분 6%) 여러 멘토들에게 조언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데, 이 프로그램을 자세히 보면 매우 '디자이너'관점이 많이 녹아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갈수록 디자인이 더 중요해지는 이 시점에서, 투자자들이 창업자 팀을 볼 때, CTO의 역량을 중요하게 평가하는 것 만큼이나, 디자이너가 창업자에 들어 있는지를 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을 한다.

http://betaworks.com/

<베타웍스 홈페이지>




KPCB

클라이너 퍼킨스 코필드 & 베이어스(KPCB, Kleiner Perkins Caufield & Byers)는 월스트리트저널에 의하면 미국 최대의 벤처캐피탈이다. 1972년 네 명에 의해 설립되었으며, 이들의 이름을 따 회사 이름을 지었다. 이들이 투자한 회사는 Amazon, Google, Netscape, Zynga 등 500개가 넘는다. 이들이 아마존에 투자하여 얻은 수익률은 55,000%라고 한다. 이 회사에 존 마에다(John Maeda)가 파트너로 들어가게 되었다고, 2013년 12월 4일 보도되었다.

존 마에다는 MIT Media Lab.의 전설적인 교수로, 이전 6년간 최고의 디자인 학교 (RISD, Rhode Island School of Design)의 학장을 맡았는데, 투자 회사의 디자인 책임자로 자리를 옮긴 것이다. 이는 앞으로의 스타트업 투자에서 디자인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점을 암시해준다. 

KPCB는 이번 영입이 자사의 디지털 인터넷 부문 투자, 투자 대상 기업의 제품 개발 지원에서 핵심이 되는 디자인의 역할을 반영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마에다는 앞으로 KPCB의 디자인 협의회(Design Council)를 이끌며, 업계의 유망한 디자이너들과 함께 함께 일하는 한편, 디자이너 육성 프로그램인 디자인 펠로(Design Fellow)의 지원 역할을 맡게 된다. 존 마에다는 KPCB의 영입 제안을 수락하며 다음과 같은 소감을 밝혔다. “지난 세기 과학과 기술이 그러했듯, 21세기에는 예술과 디자인이 경제를 바꾸어놓을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 KPCB에 합류하여 재능 있는 투자 전문가, 기업과 함께 디자인을 리더십과 혁신의 최전선으로 끌어올릴 기회를 거절하기란 어려운 일이었다.” 출처:디자인DB

http://www.kpcb.com/




다음 글은 디자이너에 의해 직접 창업하는 경우와 디자이너의 창업을 돕는 기관은 어떤 곳이 있는지 알아볼 계획이다.


[참고1]

美 실리콘밸리에선 디자이너 몸값이 '상한가' 머니투데이, 2015.03

[참고##디자인 경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