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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xd talks 29] 음악 기획자의 마음

알 수 없는 사용자 2013. 6. 10. 00:01

지난 5월 23일에는 작곡가이자 연주자이신 조현일 교수님께서 '음악 기획자의 마음'을 주제로 pxd talks를 진행해 주셨습니다.

조현일 교수님은 어렸을 때 꿈 꾸던 ‘뮤지션’에 대한 꿈을 잊지 못하고 대학 졸업 후 다시 미국의 버클리 음대에서 음악을 전공했습니다. 미국에서의 공부를 마치고 故 임택수 작곡가님의 인연으로 KBS의 각종 드라마, 다큐멘터리 등 다수의 영상 음악을 기획하고 현재는 숭의여자대학교에서 후배 양성에 힘쓰고 계십니다.

이번 강연을 통해 음악 기획에 대한 기획 과정, 협업 방식 등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음악 기획이 디자인 기획과 같은 기획 분야로써 어떤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지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1. 영상 음악이란?

1-1. 영상 음악의 등장과 발전
영상 음악은 고대 그리스 호메로스의 극 예술을 시작으로 18c의 오페라를 거치고 영화로 이어져 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마치 인간의 본성처럼 이야기와 음악은 계속 함께 했습니다. 영화가 처음 등장했을 때에는 초기 영화 상영관의 열악한 시설, 영사기의 덜덜거리는 소리와 관객들을 상쇄시키기 위해 음악을 사용했습니다. 그러다 영상과 음악을 싱크시키는 기술이 발달해 감에 따라 영상 음악은 독자적인 분야를 이루게 되었고 이제는 영상에서의 현실을 과장시키는 역할과 함께 감정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1-2. 영상 음악가가 갖추어야 할 자질
영상 음악은 시각 + 청각의 조화를 통해 시너지를 내어 다양한 분야들을 ‘음악’을 통해 소통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영상 음악 기획은 독립적인 음악이 아닌 영상과 어울리는 음악을 만들어내야 하기 때문에 우선 영상/스토리(내러티브)에 대한 이해도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음악을 만들 수 있는 작곡 & 프로듀싱 능력이 필요합니다. 최근에는 엔지니어링, 전기/ 물리적인 음악을 관리할 수 있는 최종 프로덕션의 능력도 요구되고 있습니다.



2. 영상 음악의 제작과정

2-1. 영상 제작과정의 프로세스
영상은 Pre-production → Production → Post-production 3단계로 나뉘어집니다. 영상 음악은 Pre-production의 단계에서는 대략적인 음악의 밑그림, 타이밍을 구성(guide)을 짜고 Post-Production 단계에서 가편집 된 영상 본을 보면서 감정, 타이밍을 세세하게 검토한 뒤 정식 녹음을 하게 됩니다. Sound 작업은 Post-Production 단계에서도 가장 후반에 작업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기한 내에 작업하는 것이 영상 음악을 작업하는 데 있어 기본 중의 기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영상 음악의 역사가 오래 된 미국은 영상 음악에 대한 규정이 확실해 Sound를 작업할 수 있는 시간이 보장되어 음악에 대한 질이 대체로 높은 경우가 많습니다.



「영상 제작의 3단계」

2-2. 영상 음악의 종류와 기능
강연에서 소개된 영상 음악에 관한 종류와 용어를 정리해보았습니다.

Cue :
영상 음악에서는 각각의 음악을 '곡' 또는 '노래'라는 표현 대신 'Cue'라고 지칭한다. 각각의 cue는 순서대로 1m1, 1m2, 1m3으로 표기된다. (앞의 숫자는 reel번호, m은 music, 뒤의 숫자는 음악번호 순)

Theme :
영화나 애니메이션의 특정 인물이나 배경에 관련되어 대위법적으로 사용하는 배경 음악. 보통 영화 한 편당 4곡 정도의 테마음악이 수록되고 드라마는 Theme에서 자유로운 경향이 있다. 장/단조의 변환을 통해 같은 테마여도 다른 느낌을 제공하기도 한다. 영화 내에서 theme가 많으면 산만해지고 기억에 남는 곡이 없어지기 때문에 영화를 관객에게 각인시키기 위해 theme 곡 개수를 1개만 넣기도 한다.

디제시스적 사운드(Score music) :
영화 프레임 내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소리, 즉 배우들의 대사(dialogue), 음향(sound effect), 공간음(ambient sound) 등을 포함한다.

비 디제시스적 사운드(underscore) :
영화 프레임 밖에서 발생하는 소리, 즉 보이스 오버(voice over)나 내레이션(narration), 영화 음악(original sound track music)을 포함한다.
*디제시스 : 영화적 공간, 영화의 내러티브를 이루는 모든 허구적인 세계를 총칭. 배우의 말, 행동, 모든 연기와 배경 등 스크린에서 행해지는 모든 것

스포팅(spotting) :
사운드 작업을 위한 연출 회의로, 영화 전체의 사운드 요소에 대한 시놉시스를 감독, 사운드 슈퍼바이저, 믹싱 기사, 사운드 편집자, 음악 감독, 동시녹음기사 등 모든 사운드 관련 스태프들이 모여 편집본 시사를 통해 전체 사운드의 목표와 더불어 신 또는 컷 단위로 사운드의 포커스와 위치를 결정하는 것을 말한다.

* 네이버 지식백과를 참고해서 작성

영상음악의 기능은 물리적/심리적/기술적 기능 총 3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1) 물리적 기능 :
음악을 통해 Scene에서 장소, 공간의 특성, 날씨 등 물리적인 배경을 설정하거나 시대적/문화적 배경을 암시할 수 있다.

2) 심리적 기능 :
사람들이 보통 이야기하는 영상음악의 주된 기능이다. 주로 영상의 전체적인 분위기나 주제를 제시하는 전주곡의 역할이나 심리적인 분위기의 연출(공포, 고요함, 즐거움 등)을 생각하지만 장면의 분위기를 중화시키거나 관객의 심리적 반응을 유도하는 기능을 적절히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3) 기술적 기능 :
분절화 된 영상을 작품 전체의 연속성과 일관성을 음악을 통해 연결한다.

이 세가지 기능은 독립적으로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어우러지면서 영상을 다채롭게 만드는 기능을 합니다.

2-3. 영상 제작자와의 의사소통
앞서 용어에서 소개된 ‘Spotting’은 짧게는 2~3일, 길게는 1주일 정도로 진행되는 PD/제작자/작곡가들이 모여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과정입니다. 가편집 본(workprint)를 보면서 각 부분에 어떤 음악이 들어가는지 세세하게 결정합니다. Spotting에서 회의를 통해 중요한 내러티브와 스텐스를 결정하고 프레임 단위로 자세하게 음악 설계도(spotting note)를 작성합니다. Cue가 5프레임만 먼저 나와도 영상이 분위기가 180도 달라지기 때문에 Spotting 과정에서의 협업은 영상 제작에 있어 매우 중요합니다.


「The Simpsons에 사용된 spotting note」
(출처 : http://simpsonsmusic500.wordpress.com/2011/08/03/music-editing-101-music-spotting-notes/)

아래와 같은 질문을 통해 PD/제작자/작곡가는 의견을 조율하게 됩니다.

1. 왜 음악이 있어야만 하는가?
2. 어디에 음악을 사용하여야 하는가?
3. 음악이 어떤 기능을 할 것인가?
4. 언제 음악이 시작되고 멈추어야 하는가?
5. 어떠한 종류의 음악을 제작할 것인가?
6. 어떤 방식으로 녹음할 것인가?

2-4. 다양한 영상음악 기법
소개된 영상 음악의 종류 외에도 영상에는 다양한 영상 음악 기법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딜레이 타임을 이용해 여러 대의 악기가 한꺼번에 울리는 듯한 효과를 내는 Doubling, 영상에 집중 시키기 위해 일부러 없어지기 위한 cue를 주어 갑자기 고요함을 나타내기 등 형식에 구애 받지 않는 다양한 영상 음악 작업을 통해 영상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 수 있습니다. 그 밖에도 음악을 사용할 때 음악적인 완성도도 중요하지만 내러티브의 맥락과 의미를 고려해 상황에 맞는 음악을 사용하는 것도 영상 음악을 작업하는데 있어 매우 중요합니다.


3. 결론

"Art is a lie I use to tell the truth."
                             -Pablo Picasso(1881-1973)

‘예술은 진실을 이야기하기 위해 사용되는 거짓말’이란 파블로 피카소의 말처럼 음악 기획도 시각적인 요소, 대사에서 전달되는 내러티브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이야기를 끝으로 강연은 마무리 되었습니다. 조현일 교수님의 음악 기획에 대한 강연은 좋은 기획을 하는데 있어 클라이언트와의 커뮤니케이션, 새로운 방법론, 맥락의 우선 순위에 대한 고민 등은 기획 분야를 불문하고 어느 곳에서나 중요하다는 것을 배울 수 있는 매우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참고##pxd Tal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