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I 가벼운 이야기

UX가 신규 입사자의 온보딩 경험을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까? -1편

jaeyi 2020. 4. 13. 07:50

들어가며

떨림과 긴장 가득한 첫 출근날을 기억 하시나요? 신입이든 경력직이든 첫 출근날은 대부분에게 인상적인 기억이실 텐데요. 인재를 뽑는 일은 회사입장에서도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많은 기업이 훌륭한 인재를 뽑기 위해 어마어마한 비용과 시간을 투자합니다. 이렇게 길고 긴 채용 과정을 거쳐 계약서를 작성하면 성공한 것일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지 않습니다. 채용의 궁극적인 목표는 인재가 빠르게 조직에 적응하고, 최대의 퍼포먼스를 내는 것입니다. 우수한 인재를 뽑았지만 그 인재가 회사에서 기대한 만큼의 역량을 발휘하지 못하거나, 퇴사를 해버린다면 의미가 없겠죠.

 

온보딩(On-Boarding)이란?

이렇게 신규 입사자가 합격 통보를 받고, 첫출근을 하는 날부터 회사의 문화와 업무에 적응하는 모든 과정을 온보딩이라고 지칭합니다. 온보딩은 직원뿐만 아니라 회사 입장에서도 매우 중요합니다. 성공적인 온보딩은 신규 입사자의 업무 속도가 50%정도 빨라져 목표 달성에 더 빠르고 효율 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평균적으로 온보딩에 걸리는 시간은 6개월에서 1년으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취업포털 사람인 조사에 따르면 작년 입사자의 31.4%가 조기 퇴사를 했다고 응답 했는데, 조기 퇴사자의 근무 기간이 평균 4.6개월이라고 합니다. 그만큼 직원의 첫 6개월의 경험을 어떻게 설계하느냐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성공적인 온보딩을 구성하는 요소는 멋진 입사메일, 합격 축하 꽃바구니를 보내는 것만 의미하지 않습니다. 합격한 그 순간부터 업무에 익숙해지고 적응하기까지의 과정 안에서 웰컴 문화, 업무 전달 방식, 인수인계, 조직문화, 함께 일하는 동료의 환영 등 모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성공적인 온보딩 사례

실제로 많은 기업에서는 온보딩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성공적인 온보딩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기업은 공통적으로 전체 여정 안에서 입사자들의 경험을 촘촘하게 설계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Twitter : Yes To Desk

unsplash@yucelmoran

트위터는 'Yes To Desk'라는 온보딩 프로그램을 갖고 있습니다. 입사 제안에 Yes! 라고 말하고 첫날 본인의 Desk에 도착할 때까지의 기간을 말합니다. 이 기간은 신규입사자, HR팀, 채용지원팀 사이에 무려 75가지의 터치포인트를 갖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신규 입사자가 자리에 앉기 전에 이메일 주소와, 티셔츠, 와인 한 병을 준비합니다. 신규 입사자의 자리는 함께 일할 팀원의 옆자리에 배치됩니다. CEO와 함께 아침 식사를 한 후 사무실을 둘러보고, 업무와 관련된 시스템과 툴에 대한 교육을 받습니다.

이처럼 신규 입사자의 첫날이 특별한 경험이 될 수 있도록 매우 신경 쓴 느낌을 받았습니다. 입사 제의를 받은 순간의 설렘과 긴장, 떨림과 불안감을 긍정적인 경험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LinkedIn : 90 day New Hire On boarding Plan

unsplash@austindistel

링크드인은 첫날 신규 입사자가 오면 기존 팀원들과 아이스브레이킹을 하고, 회사의 문화에 대해 배웁니다. 신규 입사자들은 포스트잇에 자신의 이름을 적고, 전문성을 표현할 수 있는 제목을 적고 흥미로울만한 사실들을 적어 공유합니다. 또한 사무실 투어를 이후 “Investing [In] You”라는 이름으로 사내 복지 프로그램의 오리엔테이션을 합니다. 이후 임원과의 대화를 마치고, 신규 입사자는 필요한 프로그램이 설치 된 랩탑과 배낭을 받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신입사원의 온보딩을 돕기 위한 ‘90 day New Hire Onboarding Plan’ 제공입니다. 이는 새로운 역할에 적응하고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돕는 주별 가이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를 통해 신규 입사자들은 앞으로 90일동안 어떤 것을 하게 될 것인지에 대한 로드맵을 알 수 있습니다. 실제로 링크드인은 직원들의 복리후생에 수억달러를 투자하고 있지만 신규 입사자들은 그런 혜택이 있는지도 모르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이 플랜을 잘 따라가면 기본적인 복리후생, 사규, 정보들을 파악할 수 있고, 초기에 신규 입사자들이 조직의 시스템과 규칙에 들이는 학습의 비용을 줄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온보딩의 중요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해도 실제로 링크드인이나 트위터처럼 시행하려면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습니다. 특히 대규모 공개 채용을 하는 것이 아닌 상시 채용으로 신규 인력을 뽑거나, HR담당자 없이 실무진이 중심이 되어 채용하는 회사들이 그렇습니다.

신규 입사자가 특정한 시기에 입사하는 것도 아니고, 채용 규모도 불규칙적입니다. 만약 채용 담당자의 프로젝트가 바쁜 시기이거나 외부 회의, 출장을 가는 경우가 있다면 온보딩 과정에서 공백이 생기기 쉽습니다. 또한 프로젝트에 따라 인력이 구성되는 업무 진행 방식의 특성 상 신규 입사자의 온보딩을 지속적으로 팔로업하는 담당자가 없다는 것도 어려움 중 하나입니다.

 

pxd : On Boarding Experience

지난 2019년 8월에 pxd의 온보딩 경험을 알아보기 위해 2017년 이후 입사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와 In-Depth Interview를 진행했습니다. 구성원들이 실제로 채용을 경험하고 업무에 랜딩하는 과정에서 어떤 생각을 하고 어려움을 겪었는지, 반대로 어떤 점이 좋았는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채용을 담당하는 두 분의 인터뷰도 진행하였습니다. 신규입사자를 채용하는 과정에서 현실적인 어려움이 무엇인지,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신지 파악했습니다.

 

모든 인터뷰/설문 조사는 아래와 같은 온보딩 프로세스를 기반으로 진행하였습니다.

On-Boarding Process

 

  • Pre-Boarding : 신규 입사자가 합격 제의를 받은 순간부터 첫 출근 이전까지의 기간입니다. 보통 회사는 이 기간을 활용하여 필요한 서류를 준비하고, 회사의 문화, 기본적인 정보들을 전달하기도 합니다.
  • 1st-Day : 첫 출근날입니다. 계약서작성, 오리엔테이션 외에도 동료들과 첫 만남을 갖는 날 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신규 입사자가 충분히 환영 받고 있음을 느끼게 해 주는 것입니다.
  • 1st-Week : 첫 주는 회사와 동료들에게 적응하는 시기입니다. 사람들의 이름과 얼굴을 파악하고, 사무실의 위치를 익히는 단계입니다.
  • ~6 month : 신규 입사자가 첫 업무에 착수한 이후 수습기간까지의 기간입니다. 스스로의 역할과 목표를 정의하고 찾아나가며, 업무에 익숙해지는 시기입니다. 또한 회사의 문화와 사람들에게 녹아들며 조직에 적응을 하는 단계입니다.

 

Pre-Boarding

Pre-Boarding

pxd에서는 pre-boarding 안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과정을 주로 이메일을 통해 커뮤니케이션 합니다. 메일 내용은 건조하고, 템플릿이 없어 비공식적인 느낌이 든다는 의견을 이야기 하였습니다. 반면 채용 담당자는 무엇보다도 정확한 사실 전달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있었습니다.

 

 

1st Day

1st Day

출근 첫날은 계약서작성, 인사교육, 업무 환경 셋팅, 환영 인사를 합니다. 신규 입사자들의 가장 큰 Pain-point는 ‘기약없는 대기'에서 발생했습니다. 불가피하게 대기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되는데, 사무실에서 방치된 기분으로 하루종일 긴장된 상태로 보내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반면 환영받는 기분이 들었고, 회사에 대한 이미지가 좋아졌다는 응답도 있었습니다. 상반된 응답이 나오는 이유는 관련 직원들이 채용만 담당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신규 입사자를 동일한 조건에서 챙겨주기 어렵기 때문이었습니다.

추가로 입사 첫날 대부분의 정보들이 구두로 전달되어 휘발되고, 긴장된 상태로 듣다보니 숙지가 제대로 안되는 경우가 있어서 어려움을 겪는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 6 Month

~6 Month

첫 6개월은 수습기간으로, 실제로 프로젝트에 배정이 되어 업무를 시작하게 됩니다. 하지만 프로젝트에 바로 배정이 되는 사람도 있지만 상황에 따라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프로젝트에 대한 정보가 불확실해 비공식 채널로만 듣게 되어 걱정되고 불안하다는 응답이 많았습니다. 대부분 프로젝트마다 인력을 구성하여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계속해서 바뀌는 업무 환경에서 발생하는 이슈가 많았습니다.



Employee Journey Map & Insights

위의 설문조사, 인터뷰 내용을 기반으로 pxd 신규 입사자의 Journey Map을 만들었습니다.

Preboarding~1st Day
~6Month

 

 

1. Pre-boarding의 커뮤니케이션은 오피셜 해야하며, 회사의 문화를 담아야 한다.

심리학에는 초두 효과라는 말이 있습니다. 처음 경험한 흔적이 머릿속에 강하게 남아 이후의 경험도 앞의 기준으로 평가하는 개념으로 첫인상의 중요성을 설명할 때 사용합니다. Pre-Boarding 단계는 신규입사자가 회사에 대한 첫인상을 만드는 중요한 과정입니다.

하지만 pxd의 첫인상은 실제로 입사 후 생활하며 느낀 회사의 이미지와 다르다는 응답이 많았습니다. 해당 과정에서는 이메일로 커뮤니케이션을 합니다. 대다수가 템플릿 없이 텍스트로만 내용이 전달되어 비공식적인 느낌이 나고, 회사의 아이덴티티가 보이지 않는다고 응답했습니다. 심지어 체계가 없다는 인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또 사실 전달에 그치는 커뮤니케이션으로 건조하다는 응답도 있었습니다.

해당 단계는 신규 입사자에게 회사에 대한 기대를 심고, 의욕과 동기를 갖고 첫 출근을 할 수 있게 만드는 중요한 기회입니다. 공식적인 태도로 신뢰를 주는 것과 더불어, 구성원으로 충분히 환영을 받고 있다는 느낌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또 온보딩을 시작하기 전의 단계로 회사의 조직문화와 분위기를 느끼고,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좋습니다.

 

 

2. On-Boarding을 위한 프로세스 구축이 필요하다.

첫 출근 날이 되었습니다. 출근 후 경영지원팀의 안내에 따라 계약서를 작성하고 인사 교육을 받습니다. 알려주신 자리로 가니 Welcome-Kit와 랩탑과 모니터가 있습니다. 점심이 되어 팀장님과 팀원분들을 만나 인사를 나누고 함께 점심식사를 합니다. 점심을 먹고나니 메일이 생성되었습니다. 안내에 따라서 전 직원에게 입사 인사 메일을 보냅니다. 이후 사내 SNS계정을 만들고, 명함을 신청합니다. (...)

위처럼 모든 과정을 빈틈없이 받고 프로젝트에 바로 투입이 되는 신규 입사자는 운이 좋은 편입니다. 경영지원팀의 인사교육 및 계약서 작성을 제외하고는 직원마다 겪은 경험이 조금씩 달랐습니다. 누군가는 동료와의 인사가 늦어졌고, 다른 누군가는 장비 지급 및 안내가 늦어지기도 했습니다. 때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몇 시간이 흐르기도 하였습니다.

실제로 많은 기업이 직원들의 경험에 의존해 온보딩을 진행한다고 합니다. 사실 조금만 고민해보면 대략 신규 입사자가 어떤 것을 필요로 하고 무슨 정보를 원할 지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경험을 갖고 있는 직원이 외근이나 출장으로 자리를 비웠다면, 혹은 프로젝트가 바빠서 신규 입사자를 신경 쓸 수 없는 상황이라면 그 공백은 오롯이 신규 입사자의 몫이 되어버립니다.

온보딩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각 단계가 누구에 의해 어떻게 이루어 져야 하는지 명확하게 관리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담당자가 없다면 누가 신규 입사자의 온보딩을 도와야 하는지까지 자세하게 말이죠. 프로세스에는 계약서 작성, 사내 시스템 안내, 업무 교육 이외에도, 처음 신규 입사자가 왔을 때 어떻게 환영할 것인지, 언제 동료들과 인사를 할 것인지, 회사의 문화에 대해 어떻게 소개할 것인지 등 정서적인 교류까지 포함되어야 합니다.

 

 

3. 신규 입사자를 위한 매뉴얼 제공을 통해 불필요한 리소스를 절약해야한다.

신규입사자들이 입사 후 공통적으로 겪었던 어려움은 필요한 매뉴얼이 없거나 분산되어 있어 찾기 어렵다는 것이었습니다.

업무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모르면 업무가 불가능하거나 소소하게 곤란한 정보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와이파이 비밀번호, 휴가 사용절차, 회의실 예약방법 등이 그렇습니다. 회사 생활에 꼭 필요한 정보들이고, 알고 보면 굉장히 간단한 정보들입니다. 하지만 해당 내용은 물어볼 채널이 명확하지 않고, 때로는 물어보기 민망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존재조차 몰라서 불편함을 느끼거나 헤매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업무와 직접적으로 관련 된 정보도 필요했습니다. 신입, 경력직과 무관하게 신규 입사자들은 pxd가 어떻게 일하는지 가장 궁금해 했습니다. 특히 프로젝트가 어떤 프로세스로 진행이 되는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건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습니다.

위 내용을 담은 매뉴얼은 불필요한 리소스를 줄이고, 러닝커브를 낮출 수 있습니다. 사실 입사 초 사내 시스템과 규칙과 관련된 내용은 매뉴얼 제공으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것들이 대다수입니다. 신규 입사자는 ‘무엇을 어떻게 알아야 하는지'에 힘을 덜 들이고, 기존 직원들은 ‘반복적인 답변'에 힘을 덜 들일 수 있습니다.

 

 

마치며

위 조사를 진행하며 저의 온보딩은 어땠는지, 반대로 신규 입사자가 왔을 때 스스로는 어떻게 했는지 돌아보게 되었는데요. 실제로 다른 직원분들의 인터뷰를 하면서, 제가 느꼈던 것들과 비슷한 것도 있었고 새로운 관점도 볼 수 있어서 재미있었습니다. 또 신규 입사자가 왔을 때 프로젝트가 바쁘다는 이유로 의도치 않게 무관심하지 않았나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온보딩은 리더, HR담당자만의 일이 아닌 구성원 모두의 일이라는 생각을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는데요. 우리 회사는 어떤 문화를 갖고 있는지 점검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실제로 pxd에서 온보딩을 개선하기 위해 어떤 시도를 했는지에 대한 내용으로 찾아뵙겠습니다.

 

 

(위 조사와 글 작성에 도움을 주신 이승윤님, 김민우님, 조영인님, 김성경님 감사합니다)

 

 

 

 

 

참고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