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이야기] 기억에 남는 칭찬이 있나요?
어느 날, 피드에 “칭찬은 꼬마 날라리도 직장인으로 만든다"라는 글이 추천되어 읽고 갑자기 옛 기억이 떠올라서 블로그에 일기를 써 보려고 합니다.
여러분은 떠올리면 언제나 웃음 짓게 되는 기억나는 칭찬이 있으세요?
나도 힘들고 그도 힘들었던 첫 직장 생활
저는 대학원을 마치고 25살에 첫 직장 생활을 시작했어요.
외국계 IT 컨설팅 기업의 첫 웹 디자이너로 입사를 했는데요, 웹 디자이너로서의 스킬도 없었고 업무의 감을 못 잡아 1-2년 정말 고생을 많이 했답니다. 대기업과의 프로젝트에 디자인을 전담하는 인력으로 투입됐지만 클라이언트 분으로부터 모진 말에 상처도 많이 받았고, IT 컨설턴트 동료들의 전문 용어를 이해하는 게 너무 힘들기도 했고요, 부족한 업무를 나름 보완하느라 몸을 혹사시켜 병이 나기도 했어요.
정말 에피소드가 많았는데 이런 장면도 떠오르네요. 어떤 대기업에서의 발표가 있었는데 제가 너무 떨어서 목이 메인 상태로 이야기를 이어 나갔더니 클라이언트 분이 뛰어 오셔서 물 좀 먹고 하라고 하신 적도 있어요. :)
이쯤에서 직장 생활을 해 보신 분은 벌써 머릿속에 이런 생각이 떠오르셨을 거예요.
“와, 주변 사람들은 더 힘들었겠다.”
맞습니다. ㅎㅎ 제 상사 분들은 제가 미숙했던 기간에 저를 가르치고 제 업무를 보충하고 수습하시느라 얼마나 힘드셨을지요? 지금은 그저 감사할 뿐이에요.
그 와중에 보석 같은 한마디
그런데 이런저런 고군분투로 자신감이 바닥에 있을 무렵 저에게 사소하지만 살면서 잊지 못하는 한 마디를 듣게 됩니다.
프리젠테이션 자료를 만들고 있던 중이었어요. 잘 기억은 안 나는데, 저는 웹 디자이너로서 나름대로 제 업무를 잘 설명하고 싶어서 내비게이션 방식에 대한 유형을 만들고 이 유형 중에서 우리가 지금 왜 이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을 하는 다이어그램을 만들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함께 일하던 직상 상사께서 그 장표를 보시더니, 아래와 같이 말씀하시는 게 아닌가요?
“너는 디자인을 논리적으로 설명하는데 장점이 있구나!”
와우! 이거 칭찬 맞죠?
저도 압니다. 사실 속뜻은 "아이고… 같이 일한 지 1년 동안 장점이라곤 찾아보지 못했는데 겨우 하나 찾았네!"라는 뜻이라는 걸요. 그런데, 저에게는 정말 전쟁 중의 꽃, 사막의 오아시스와 같은 말씀이셨어요. ‘나도 잘하는 게 있구나! 잘하면 되겠네!’라는 생각을 하게 됐고, 그 이후 일을 할 때 있어서도 좀 더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것에 대해서 고민하고 발전시키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지금도 이렇게 일하고 있는 것 같고요.
마치며
남들 보다 좀 더 오래 걸렸을 수 있는 1-2년 간의 사회 적응 끝에 계속되는 직장 생활에서는 칭찬도 많이 듣고, 보람 있는 순간도 많았습니다. 그런데 저 말씀만큼 제 기억에 강렬하게 남은 이야기는 없었다는 게 저도 신기합니다. 아마 저를 바닥에서 다시 끌어올려주었기 때문이겠지요? 저 얘기를 해 주셨던 분께서 이 글을 보면 아니 이 친구가 그동안 이렇게 착각을 하고 살았구나! 그거 칭찬 아니었는데....라고 하실 수도 있겠지만, 그게 중요한가요? 저를 살렸는데 말이지요!
글을 읽는 여러분들도 힘든 순간이 올 때 꺼내려고 간직한 인생 칭찬 한마디가 있나요? 또, 누군가에게 잊지 못할 칭찬을 전해 주신 적이 있나요? 우리 모두 소중한 기억 한마디씩 가지고 있기를, 가지게 되기를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