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입 경로와 검색어 기반으로 사용자 세분화하기
사용자 경험 기반의 상품을 개발하거나 서비스를 구축할 때, 또는 개선할 때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 퍼소나(Persona)입니다. 타겟층을 명확히 하고, 그들이 원하는 바를 파악해 상품과 서비스에 녹여내는 것이죠. 그리고 퍼소나를 만들 때 주로 인터뷰, 설문 조사 등 정성적인 방법을 주로 사용합니다. 하지만 이는 적지 않은 시간과 비용이 투입되는 작업이죠.
피엑스디(pxd)는 구글 애널리틱스(Google Analytics, GA)의 정량 데이터를 바탕으로 사용자를 세분화해서 퍼소나 구축에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 드리븐 퍼소나(Data Driven Persona, DDP)’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퍼소나를 구축하기 전에 피엑스디 홈페이지 및 블로그 데이터로 사용자를 분류하는 예시를 보여드리겠습니다.
DDP는 GA 데이터를 사용자별로 세분화해 보로노이 트리맵(Voronoi Treemap), 히트맵(Heat Map) 등의 차트로 보여주는 데이터 분석 도구입니다. 사용자의 서비스 이용 형태를 유입, 전환, 잔류, 이탈 지점에 따라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으며, 사용자를 세밀하게 분류해 퍼소나를 부여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분류한 데이터는 상품 개발과 서비스 구축 단계에서 사용자 데이터 기반의 PMF(Product Market Fit) 구축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어디'를 통해 방문했을까
먼저, 사용자 유입 경로를 알아봅니다. 검색 엔진을 사용했는지, 사이트 주소를 직접 입력했는지에 따라 사용자가 서비스를 이용하는 배경과 목적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또, 사용자에 따라 검색 엔진을 이용하는 방식이 달라서 유입 경로는 사용자를 이해할 때 기본으로 파악하는 정보입니다. 위 이미지처럼 유입 경로 데이터가 많을 때는 대표 주소로 묶어보면 한눈에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피엑스디 블로그는 대부분의 사용자가 검색 엔진을 통해 들어오며, 자체 링크나 브런치 소개 글 또는 부산대 맞춤법 검사기를 거쳐 방문하는 사용자도 있습니다.
'어떤' 키워드로 검색했을까
다음으로는 유입 키워드를 확인합니다. 키워드에는 사용자의 니즈 또는 관심사가 담겨있어 사용자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검색 키워드는 워드 버블(Word Bubble) 기능을 사용해 비슷한 의미 또는 버블(클러스터) 개수로 묶어서 봅니다.
워드 버블로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키워드를 비교하면 트렌드에 맞춰 마케팅, 상품 전략 등을 세울 수 있습니다. 2월에 가장 비중이 컸던 ‘UIUX’가 5월에는 작아졌습니다. 해당 키워드 검색이 줄었다는 것이죠. 반면, ‘조형 요소와 원리’ 키워드로 유입된 사용자가 늘었습니다. 이는 학기 중이라 전체 사용자에서 학생들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늘어나면서 디자인 분야의 중요 개념을 검색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클릭률(Click Through Rate, CTR)이 높은 키워드도 보여줍니다. 파란색에 가까울수록 유입이 많은 키워드입니다. 버블의 크기는 크지만, 색이 옅은 ‘UX’ 같은 키워드는 유입이 많긴 하나, 다른 웹페이지의 검색 결과도 많아서 피엑스디 블로그로 일부만 유입된다는 뜻입니다. 반면, 워드 버블 오른쪽 상단의 ‘최초의 마우스’처럼 진한 파란색은 피엑스디 블로그가 검색 결과 상위에 노출돼 유입이 많은 키워드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각 키워드 아래의 수치는 전체 방문자 중 해당 키워드로 방문한 사용자의 비율입니다.
'어떻게' 웹사이트를 이용했을까
사용자의 이동 경로를 키워드별로 분석하면, 특정 검색어로 방문한 사용자의 니즈에 따라 사용 패턴의 차이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어떤 페이지나 상품에 관심을 보이는지 알 수 있는 것이죠. 원의 크기는 방문자 수를, 화살표의 크기는 이동 빈도를 나타냅니다. 원이 클수록 많은 사용자가 방문한 페이지이며, 화살표가 굵을수록 이동이 많은 경로입니다.
네이버(NAVER)를 통해 피엑스디 홈페이지에 들어온 많은 사용자가 검색한 키워드는 ‘디자인 시스템’과 ‘디자인 가이드’입니다. 두 키워드로 유입된 사용자들은 해당 콘텐츠만 확인하고 바로 이탈합니다. 그러나 회사명으로 검색한 사용자들은 전체 사이트의 모든 페이지를 살펴봅니다. 피엑스디라는 회사를 인지하고 있으며 회사에 관한 더 많은 정보를 얻기 위해 방문한 사용자라고 유추할 수 있습니다.
세분화된 사용자의 서비스 사용 유형
약 한 달간 피엑스디 홈페이지를 처음 방문한 사용자들이 웹사이트를 어떻게 이용했는지 유의미한 경로를 보인 유형부터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첫 번째는 잠재 고객일 가능성이 높은 유형입니다. 전체 방문자 중 10%로, 회사의 업무 내용과 포트폴리오를 보여주는 워크(work) 페이지를 방문했습니다. 홈 화면에서 work로 이동한 뒤 이탈하거나, 상세 페이지까지 확인하고 홈페이지를 벗어났습니다. 상세 페이지 확인 여부 및 탐색 정도에 따라 관여도가 다를 테지만, 피엑스디의 역량이 궁금한 잠재 고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중에는 포트폴리오를 참고하기 위해 방문한 내부 또는 타사 직원도 포함돼 있을 겁니다.
홈을 거치지 않고 워크 페이지를 방문한 경우(8%)는 ‘피엑스디가 어떤 일을 했는지’가 궁금한 것이 아니고, 프로젝트와 연관된 검색어를 통해 들어온 경우여서 잠재 고객일 가능성이 적습니다. 전체 중 11%인 두 번째 유형은 채용(jobs)과 조직 문화(people), 연락처(contact) 관련 페이지에 머문 것을 보면 채용 정보를 확인한 구직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각 페이지에서 채용 정보와 지원 방법, 회사의 조직 문화 등을 찾아본 것으로 생각됩니다.
한편, 방문자 중 가장 많은 44%는 홈 화면에만 머문 것으로 확인됩니다. 홈 화면에서 다음 경로를 찾지 못한 것인지, 웹사이트를 잘못 방문해서 곧바로 나간 경우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당장은 유의미해 보이지 않더라도 많은 사용자의 이용 방식은 분석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중에 잠재 고객이 있거나,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 방식이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전체 방문자 중 11%는 디자인 시스템 페이지로 방문해 다른 이동 경로 없이 웹사이트 이용을 끝냈습니다. 이들의 유입 키워드를 확인하니 ‘디자인 시스템’과 ‘디자인 가이드’로 검색해 해당 콘텐츠에 관심 있는 방문자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상품을 개발하거나 서비스를 구축할 때는 사용자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사용자를 세세하게 구분해서 살펴봐야 하죠. 사용자의 행동을 데이터로 파악하고, 비슷한 특성을 가진 사용자들을 그룹으로 묶으면 쉽게 유형을 나눌 수 있습니다. 데이터 분석 역량을 갖추지 않은 조직에서도 이렇게 분류한 사용자를 목표에 따라 전략적으로 분석하면 퍼소나를 만드는 데 활용할 수 있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세분화한 사용자 데이터를 바탕으로 퍼소나를 구축하는 과정에 대해 다루겠습니다.
글. 한상택 - UXtech Lab. 소장
편집. 최은주 - UX 라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