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2018년에 읽은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이 글쓰기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어, 책 소개도 해볼 겸 저를 위해서도 내용을 정리해보려 합니다. 논리적 글쓰기를 꾸준히 잘 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할 만한 책입니다. 입사하면서 글을 꾸준히 써보자는 욕심이 생겨 글쓰기 관련 책을 이것저것 들추어 보았는데요. 이 책은 매번 읽을 때마다 제 글쓰는 습관을 반성하게 하는 책입니다.
1. 문학적 글쓰기와 논리적 글쓰기
글에는 재능이 매우 중요한 장르와 덜 중요한 장르가 있다. 문학 글쓰기는 재능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무언가를 지어내는 상상력, 남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느끼는 감수성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논리 글쓰기는 아무나 할 수 있다.
- p.50,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우선 저자는 문학적 글쓰기와 논리적 글쓰기의 영역을 구분하며 시작합니다. 문학적 글쓰기는 타고난 재능이 필요합니다. 시, 소설, 각본을 예로 들수 있습니다. 재능의 영향을 많이 받으며, 상상력과 감수성이 특출 나야 합니다. 예술에 가깝지요. 논리적 글쓰기는 훈련으로 향상할 수 있는 기능이기 때문에 아무나 잘할 수 있습니다. 안내문, 사용 설명서, 칼럼 등이 논리적 글쓰기에 해당됩니다.
2. 글쓰기 근육 기르는 법, 발췌 요약에서 시작하라
많이 쓸수록 더 잘 쓰게 된다. 축구나 수영이 그런 것처럼 글도 근육이 있어야 쓴다. 글쓰기 근육을 만드는 유일한 방법은 쓰는 것이다. 여기에 예외는 없다.
-p.62,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저자는 뛰어난 헬스 트레이너의 지도를 받아도 실제 몸을 쓰지 않으면 복근이 생기지 않는 것처럼, 글도 뛰어난 작가의 지도를 받아도 본인이 쓰지 않으면 훌륭한 글을 쓰기 어렵다고 이야기합니다. 글을 쓸수록 더 잘 쓰고, 빨리 쓰게 된다고 이야기합니다. 이건 여러 다른 사람들의 글쓰기 강의에서도 반복해 나왔던 내용입니다.
글쓰기의 출발점을 발췌 요약에서 시작 하라고 조언합니다. '발췌'는 텍스트의 중요 부분을 선택하는 것이고 '요약'은 텍스트의 핵심을 압축해 표현하는 것입니다. 좋은 글을 많이 요약해 봄으로써, 주장을 할 때 필요한 논리적 근거를 탐색하는 연습을 할 수 있습니다. 저자가 제일 많이 판매했던 책 <거꾸로 읽는 세계사>는 100% 발췌 요약한 내용이었습니다. 요약을 잘하는 것 하나만으로 베스트 셀러 작가가 된 것입니다. 텍스트 요약은 남의 이야기를 귀기울여 듣는 것과 비슷합니다. 남이 공감하는 글을 쓰고 싶다면, 내가 먼저 남의 글을 이해할 줄 알아야 합니다.
3. 잘 쓴 글은 무엇인가
쉽게 읽고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는 글이어야 한다. 그리고 논리적으로 반박하거나 동의할 근거가 있는 글이어야 한다.
-p.74,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주장을 제대로 논증하는 글입니다. 단순한 취향고백과 주장을 구별합니다. 주장을 제시하는 이유와 근거를 밝혀야 합니다. 뒷받침하는 사실과 정보, 그리고 제시하는 정보의 관계를 밝혀냅니다. 기준을 세우고 데이터를 통해 주장을 검증합니다. 이를 읽은 사람은 기준이 틀렸다거나, 데이터에 오류가 있다고 반박할 수 있습니다. 논증 없는 주장으로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합니다.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하고 규정만 하고 뒷받침할 합리적 근거를 대지 못한다면 단순한 개인의 취향 고백일 따름입니다.
하나의 주제에 일관되게 집중하는 글입니다. 감정에 휘둘리다 보면 하나의 주장을 일관되게 밀고 나가기 어렵습니다. 관련 없는 문제나 정보를 끄집어 오기 쉽습니다. 호불호가 분명한 사람은 쉽게 '논점 일탈의 오류'에 빠지게 됩니다. 애초에 하려고 했던 이야기가 무엇인 지 잊지 말고 처음부터 끝까지 직선으로 밀고 나가야 합니다. 첫문장을 쓸 때 주장하려는 바를 한 줄로 요약하여 내지릅니다. 정말 하고 싶은 말을 단문으로 내지르고, 뒤에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를 일관되게 작성해 나갑니다.
적절한 어휘와 문장으로 표현한 글입니다. 글을 쓸때도 번역을 할때도, 말하듯이 쓰는 것이 좋습니다. 논리적 글쓰기를 하려면 추상적 개념을 담은 어휘를 많이 알고, 명료한 문장을 쓸 줄 알아야 합니다. 그러한 개념을 많이 익히려면 문학 작품 뿐 아니라 인문학, 자연과학 도서를 골고루 읽어야 합니다. 좋은 문장으로 쓴 흥미로운 교양서를 자주 읽는 것도 문장력 향상에 도움이 됩니다.
4. 못난 글은 무엇인가
못난 글은 다 비슷하지만 훌륭한 글은 저마다 이유가 다르다. 훌륭한 글을 쓰고 싶다면 훌륭하게 쓰려는 욕심을 버려야 한다. 못난 글을 쓰지 않으려고 노력하기만 하면 된다.
-p.168,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텍스트를 소리내어 읽어봅니다. 입으로 소리내어 읽기 어렵다면, 귀로 듣기에 좋지 않다면, 뜻을 파악하기 어렵다면 못 쓴 글입니다. '~적', '~화'가 붙은 한자말이 반복되거나, 일본말, 서양말이 즐비하면 어렵습니다. 문장 구조에서 일본말 조사와 수동태를 따라 쓰는 경우에도 좋은 표현이 아닙니다. 주술 관계가 맞지 않는 문장도 많습니다. 독자가 편하고 읽기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쓰는 것이 기본입니다. 기본을 지키기만 하면 최소한 못나지 않은 글을 쓸 수 있고, 개성을 입히면 독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훌륭한 글이 됩니다.
5. 사는 만큼 쓴다
글쓰기는 자신의 내면을 표현하는 행위다. 표현할 내면이 거칠고 황폐하면 좋은 글을 쓸 수 없다.
-p.260,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글은 지식과 철학을 자랑하려고 쓰는 게 아닙니다. 내면을 표현하고 타인과 교감하려고 쓰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의 공감을 끌어내지 못하면 의미가 없으며 사람의 마음에 다가서야 훌륭한 글입니다. 그런 면에서 기술만으로는 훌륭한 글을 쓰지 못합니다. 글 잘 쓰는 기술을 아무리 공부해도 내면에 표현할만한 가치가 있는 생각과 감정이 없다면 아무 의미 없습니다.
이 글은 박재현 모니카의 브런치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