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X에서 소셜 프루프와 사회적 동기

2020. 6. 26. 07:50UI 가벼운 이야기
박재현 (Jaehyun Park)

제니퍼 티드웰의 ≪Designing Interfaces≫ 3판을 번역하게 되어, 출판사의 허락을 맡아 2판과 달라진 내용 위주로 블로그에 업로드하려 합니다.

소셜 프루프란 사회 심리학자 로버트 시알디니가 ≪설득의 심리학≫에서 처음 언급한 용어로, 사회적 증거라고 번역되기도 합니다. 다른 사람의 행동에 개인의 의사결정이 영향을 받는 심리적 현상을 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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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 미디어, 소셜 프루프, 협업 (Social Media, Social Proof, and Collaboration)

"다른 사람은 어떻게 생각할까?"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본인의 의견이 강할 수도 있지만 주변 사람들이 이야기하고 행동하는 것에 영향을 받는다. 우리는 다른 사람으로부터 인정을 받고 집단에 소속되는 것에 강하게 끌린다. 우리는 소셜 네트워크에서도 정체성이 있으며, 우리에게 소중한 집단과 친구를 돕고자 한다.

동료의 직∙간접적인 조언은 사람들이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영향을 미친다. 온라인에서 물건을 검색하고, 거래하고(이걸 사야 할까?) 게임을 하고(다른 유저는 여기서 어떻게 했지?) 심지어 뭔가를 만들 때도 다른 사람의 도움으로 훨씬 효과적으로 임무를 완수한다. 혹시 효과적이지 않더라도, 최소한 결과에 대해 더 행복해한다.

우리는 지인이 추천했거나, 과거나 현재 지인이 사용하고 있는 서비스라는 걸 알면 액션을 취할 확률이 훨씬 높다. 시청하고, 읽고, 구매하고, 가입하고, 공유하고, 코멘트하는 모든 행위가 포함된다. 이를 소셜 프루프(social proof)라 부른다.

사회적 기능의 예시는 다음과 같다.

사용자가 작성한 리뷰와 댓글

개별 사용자가 군중의 지혜를 엿보게 하는 기능이다. 리뷰가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평가할 수 있고, 좋은 리뷰를 많이 남기는 사용자라면 유명세를 얻거나 다른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카카오맵

_[카카오맵] 가려고 하는 곳을 찍으면 하단에서 장소 평점과 리뷰 개수를 볼 수 있다. 상세 화면으로 진입하면, 내가 평가를 하도록 유도하는 기능과 함께 상세하게 사용자의 평가와 해당 리뷰가 얼마나 도움이 되었는지 '좋아요'로 표시하는 기능이 있다. 밑으로 더 내리면 블로그나 티스토리에서 끌어온 해당 장소의 상세 리뷰를 볼 수 있다. 초반에는 간단하게 필요한 소셜 프루프 정보만, 진입하고 스크롤할수록 상세한 정보를 볼 수 있다. _

망고플레이트

_[망고플레이트] 리뷰를 '맛있다', '괜찮다', '별로'라는 3가지로 구분한다. 특히 리뷰를 볼 때 사람들은 긍정 리뷰보다 부정 리뷰를 보고 결정하는 경우가 있어서 부정 리뷰를 모아보기 용이하다. 망고플레이트 내에서 사용자 아이디를 누르면, 어떤 리뷰를 남겼는지 볼 수 있어서 이 사용자는 항상 긍정 리뷰만 남기는지,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사용자인지도 확인할 수 있다. 양질의 리뷰를 많이 남긴 사용자에게 'HOLIC'이라는 등급을 부여해서, 파티와 오프라인 모임에 초대한다. _

모든 게 사회적인 대상

게시물, 이미지, 비디오, 체크인을 비롯해 사용자들이 소셜 미디어에서 만드는 모든 것은 사람들이 가상으로 모여들 수 있는 대상이 된다. 어떤 것이라도 공유하고, 평가하고, 스레드에서 논의하는 등의 활동을 할 수 있다.

인스타그램

_[인스타그램] 이전에는 TV를 통해 광고를 보거나, 길거리 포스터를 통해 보는 일방향적이었다면 이제는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 보는 광고에서도 사람들이 댓글을 달고, 질문하고, 평가를 한다. 나는 광고를 보고 관심이 생기면 다른 사람은 이걸 보고 어떻게 생각하나 싶어서 댓글 창에 한번 가보기도 한다. _

페이스북

_[페이스북] 창작가는 자신의 작업물을 소셜미디어에 올릴 수 있다. 보는 사람은 좋아요, 댓글 달기, 공유하기 등을 통해 작업물에 관해 의견을 표현할 수 있다. 창작자는 이를 통해 사람들이 작업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지 대략적인 반응을 볼수 있다. _

협업

비즈니스 생산성과 커뮤니케이션 소프트웨어는 서로 다른 시공간에 존재하는 사람들을 함께하도록 돕는 소프트웨어로 변화했다. 토론 스레드, 문서 리뷰, 화상 회의, 상태 확인, 실시간 및 비동기 커뮤니케이션을 비롯한 여러 기능으로 협업이 용이해진 것이다.

슬랙

_[슬랙] 포스트를 올리면 간단하게 이모지로 참석 여부를 체크하기도 하고, 스레드를 만들어서 업무 관련 이야기를 할 수 있다. 내 상태를 미팅 중, 휴가, 재택 근무 중 등으로 설정해서 다른 사람에게 내 상태를 알릴 수도 있다. _

소셜 프루프는 사람들이 행동하도록 동기를 부여한다. 사회적 집단 정체성, 사회적 참여와 인정은 사람들에게 강력한 보상이 된다.

인터페이스에 이런 사회적 기능을 추가하여 사용자의 참여, 보상, 성장을 유도하는 사회적 동력을 만들어낼 수 있다.

이 책의 패턴 중에 2장의 도움말 시스템(Help Systems)이 소셜 프루프를 가장 직접 다루고 있다. 온라인 지원 커뮤니티는 여러 애플리케이션에서 도움말 시스템을 완성하는 데 중요하다. 소셜 미디어 디자인을 더 깊이 알고 싶다면, 크리스천 크럼리시와 에린 멀론이 집필한 ≪소셜 인터페이스 디자인: 사용자 경험을 향상시키는 패턴과 원리≫(인사이트, 2011)를 참조하라.

애플 커뮤니티

_[애플 커뮤니티] 2장에 나오는 도움말 시스템에서, 지원 커뮤니티가 사례로 나온다. 사용자가 깊이 관여하고 자주 사용하는 제품일 때 서로 도움을 주고 받는 커뮤니티를 활성화할 수 있다. 회사가 자체적으로 커뮤니티를 활성화할 수도 있고, 네이버 카페나 다음 카페에서 사용자들이 자율적으로 형성할 수도 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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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블로그에 올리려고 임의로 추가한 중간의 예시는 이탤릭체로 작성하였습니다. 표현이 어색하거나 이해가 가지 않는 문장이 있다면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소셜 프루프를 소셜 프루프라고 하는 게 좋을지, 사회적 증거라고 하는 게 좋을지도 고민입니다.

이번 번역문을 쓰면서 조금 더 소셜 프루프에 대해서 찾아보았습니다. 전에 저는 소셜 프루프라는 건 "N명의 사용자가 실시간으로 같은 상품을 보고 있습니다.", "재고가 2개 남았습니다, 서두르십시오!", "30대 서울에 거주하는 여성 56%가 이 상품에 5점을 주었습니다."처럼 구매를 유도하는 장치라고만 생각했습니다.

앞서 소셜 프루프라는 용어를 처음 언급한 로버트 시알디니는설득의 심리학》에서 설득의 무기로 6가지 원칙을 제시하는데, 소셜 프루프는 '사회적 증거의 원칙'으로 번역되었습니다. 특히 어떤 행동을 해야할 지 불확실한 상황일 때 (익숙하지 않은 상황, 애매모호한 상황일 때 극대화된다) 다른 사람이 내린 결정을 근거 삼아, 결정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제시하는 예시는 코미디 프로에서 웃음소리를 삽입하거나 방청객의 웃음소리를 들으면 나도 웃게 되는 것, 지하철에서 위급한 상황에 처한 사람을 봤을 때 목격자들이 눈치만 보고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 것(군중심리)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로버트 시알디니는 다른 사람의 행동을 따라서 결정하는 것이 편리하지만, 동시에 부분만 보거나 거짓에 속기 쉽다고 경고합니다. 잘못된 정보를 통해 다수가 잘못된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인데요. 플랫폼에서는 댓글이나 검색어 순위 조작과 같이 거짓된 정보로 사회적 증거가 엉뚱한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 지 점검해야 합니다.

사용성 테스트를 해보면 개인 성향에 따라, 관여도가 낮은 사용자는 소셜 프루프에 의존도가 높은 성향, 제품에 관여도가 높은 사용자는 소셜 프루프는 참고로 자기만의 기준으로 비교해 선택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각자 리뷰, 댓글, 인플루언서의 언급을 객관적으로 해석하고자 하는, 경험을 기반으로 한 자기만의 방식을 만들어가고 있었습니다.

제니퍼 티드웰이 이번 장에서 언급한 소셜 프루프는 "모든 것이 사회적인 대상"이라고 하는 것처럼 범위가 넓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 제가 쓰고 있는 소프트웨어만 생각해도 남들과 협업하고, 의견을 주고받는 커뮤니티 기능이 없는 건 개인 메모장, 시계, 리마인더 정도밖에 생각나지 않습니다. (심지어 메모장, 리마인더 역시 공유해서 같이 쓰는 기능이 있어요) 노래를 들을 때도 영화를 예매할 때도, 이제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창구가 없는 앱/소프트웨어는 거의 없습니다.

그렇다고 했을때, 책 내용에서 사회적 기능을 디자인할 때 우리가 유의해야 할 사람들의 심리, 긍정 리뷰만 있으면 오히려 의심이 생긴다거나, 어느 정도 선택지를 스스로 좁히고 나서 다른 사람의 의견을 확인한다던가 하는 디테일한 내용이 있었더라면 어땠을까 하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참고]
로버트 치알디니, <설득의 심리학 1>, 자평의 네이버 블로그
What is the social proof?, Psychology notes HQ
The science and secrets of social proof, Benjamin Ligier
Social Proof: Why We Look to Others For What We Should Think and Do, fs blog
전환율을 높이는 쉽고 구체적인 15가지 social proof 전략, 김도연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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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박재현 모니카의 brunch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