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xd talks] 메타버스, 10년 후 미래를 먼저보다

2022. 6. 16. 07:50pxd talks
박찬혁 Jason Park

들어가며

지난 4월 25일, 인지과학자이자 경희대 경영대학원 교수이신 김상균 연사님을 모시고 메타버스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강연을 진행해주신 김상균 연사님은 누적 독자 100만 명의 인기도서 '메타버스'의 저자이시기도 한데요. 연사님은 최근 집필하신 '메타버스 II, 10년 후 미래를 먼저보다'를 소개하며 앞으로 10년 이내에 우리를 둘러싼 공간, 조직, 인간관계를 비롯하여 유통, 방송, 게임, 금융, 의료 등 각 산업 분야가 큰 변화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메타버스는 우리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까요? 또 당장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변화에는 기대와 두려움이 공존합니다.

글에서는 메타버스가 우리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무엇을 경계해야 할지 그리고 나아가 메타버스 플랫폼과 세계관을 어떻게 디자인하고 운영할 것인가에 관한 이야기를 공유합니다.

 

지난 200년을 압도하는 10년이 온다

200 전에 등장해 인류의 삶을 가장 많이 바꿔놓은 물건이 있습니다. 바로 컴퓨터입니다. 그리고 컴퓨터를 바탕으로 스마트폰, 태블릿 PC 같은 다양한 디바이스가 등장했습니다. 만약 현재 우리에게 컴퓨터, 스마트폰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요? 일상이 마비되는 느낌이 같습니다. 이처럼 우리 삶에 깊숙이 자리 잡아 200 전과는 비교할 수도 없이 변화를 가져온 '컴퓨터'보다 빠르고 놀라운 변화가 10 미래에 발생한다면 어떨까요?

 

메타버스와 스토리 리빙(Story living)

출처 : Trendsetter Games

2021 9, 세계를 뜨겁게 달군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가 있습니다. 바로 오징어 게임입니다. 그런데 단순한 드라마였던 오징어 게임이 우리가 직접 플레이할 있는 게임으로 재탄생했습니다. 로블록스 Trendsetter Games라는 유저에 의해서 말입니다. 그리고 현재 게임은 300 명이 넘는 사람들이 플레이하고 있습니다. 아마추어 개인 유저가 만든 게임이, 제아무리 인기 드라마를 오마주한 게임이라고 해도 어떻게 이렇게 많은 사람의 참여를 끌어낼 있었을까요?

조금 극단적인 사례를 들어보겠습니다. 로블록스 같은 모습의 플랫폼을 기업의 40 이상 임원분에게 보여드리면 보통 "나는 이거를 청소년들이 하는지 당최 이해할 수가 없다. 재미가 없어 보인다."라는 말씀을 많이 하십니다. 메타버스라고 하면 레디 플레이어 원처럼 시각적으로 화려하거나 입체감이 느껴지는 기대했는데,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메타버스에서 중요한 것은 캐릭터 위에 붙어있는 '아이디' 혹은 '닉네임'입니다. 게임이 드라마 오징어 게임처럼 현실감 있고, 화려하지는 않지만 '' 주체가 되어 역할을 정하고, 선택을 있는 공간이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가장 원동력이라고 생각합니다. , 현재 시점에서 메타버스를 좋아하는 이들은 시각적인 화려함, 물리적인 실재감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는 새로운 세상에서의 경험, 스토리 리빙(Story living) 좋아하는 아닐까 생각합니다.

 

디지털 현실 = 메타버스

메타버스를 어떻게 정의할 있을까요? 누군가는 메타버스가 현실을 초월하는 가상 세계라고 말합니다. 반면, 어떤 이는 메타버스를 현실에서 도피할 있는 세계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메타버스가 어떤 세계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많은 논쟁이 오가고 있습니다. 메타버스를 동안 연구한 김상균 교수님은 '디지털 현실'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메타버스가 어떤 세계이든, 메타버스는 물리적 현실과 마찬가지로 실존하는 다른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메타버스에는 물리적 현실과 마찬가지로 좋은 사례와 나쁜 사례 모두 공존하고 있습니다.

좋은 사례 1 : 데뷔와 동시에 음원차트 1위를 달성한 이세계 아이돌

출처 : 왁타버스 WAKTAVERSE

버튜버라는 말을 아시나요? 사진처럼 가상의(Virtual) 캐릭터를 세워서 유튜브 방송을 하는 사람들을 칭하는 신조어입니다. 버튜버 국내에서 가장 크게 성공한 사례는 이세돌(이세계 아이돌)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들은 가상 아바타를 통해 아이돌팀을 구성하고 실제로 데뷔까지 했습니다. 뮤직비디오도 모두 가상 공간에서 촬영했습니다. 이들은 원래 유튜버 트위치 스트리머인 우왁굳의 방송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시청자들이었습니다. 우왁굳은 방송에서 VR Chat 통해 시청자를 아이돌 콘셉트로 활동시키면 재밌겠다는 아이디어를 냈는데, 이것이 정말 실현되어 현재는 음원차트 1, 뮤직비디오 조회수 540 회를 달성한 명실상부한 아이돌이 되었습니다.

좋은 사례 2 : 사람들에게 정체성을 인정받고자신감을 느끼게 갖게  13 성소수자 학생

출처 : 메타버스로 떠나는 시흥여행 플랫폼

교수님의 인터뷰 사례 13 소수자 학생에 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학생은 학교에서 자신의 정체성이 원치 않게 알려졌습니다. 때문에 또래 아이들의 괴롭힘을 받아 많이 힘들어했습니다. 그러다 펜데믹으로 원격 수업이 활성화되면서 메타버스 개의 플랫폼에 자기 아바타를 만들어서 활동하기 시작했습니다. 학생은 메타버스 속에서 알게 사람들에게 연대 의식을 느끼고 자신의 정체성을 털어놨습니다. 어떻게 됐을까요? 일부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지만, 다른 일부는 학생을 포용했습니다. 그리고 학생은 자신을 포용해준 사람들도 모두 현실에 사는 사람들인데, 현실에서 나와 연결될 있는 사람들을 많이 만날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조금 자신감을 느끼고 물리적 현실에서도 나를 이해할 있는 좋은 친구를 만나자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합니다.

좋은 사례 3 : 메타버스에서 예술가가 신체장애인

출처 : Courtesy Meta

메타버스에 특히 흥미를 갖고 계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바로 장애우분들입니다. 교수님께서 인터뷰하신 분 중에 용인에 거주하시는 분이 있습니다. 이분이 인사동에 가려면 지하철을 타고 최소 2시간을 편도로 사용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친구들을 메타버스에서 만날 수 있고, 또 이 안에서 그림을 그려서 크립토 픽셀 같은 작품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그랬더니 전시관이나 마켓에 연결되어 전시도 하고, 그림을 판매도 하게 되었고 자신에게는 차별이 없는 새로운 세상으로 다가왔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좋은 이야기들만 생기지는 않습니다. 최근 메타버스 내에서 불미스러운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나쁜 사례 : 온라인 그루밍을 통한 미성년자 성 착취 사건

출처 : ESPC

30대 남성이 메타버스 내에서 아바타를 만들고, 20살 정도의 대학생인 것처럼 행세하며 중, 고등학교 여학생들과 친하게 지내며 신뢰감을 형성했습니다. 이후 서로의 영상이나 이미지를 주고받다가 점점 성적인 요구를 해서 결국 성 착취물을 만들었던 사례입니다. 이외에도 아바타끼리 성추행하거나 성행위를 연출해서 상대방에게 고통을 주는 사례들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올해 초 BBC News의 한 연구원이 13세 소녀로 가장하여 메타버스 내에서 온라인 그루밍, 인종차별, 성폭행 위협이 실재하는지 조사하고자 했습니다. 연구원이 성교행위를 하는 아바타가 있는 방에 입장하자 곧 수많은 성인 남성 아바타에 포위당했습니다. 그는 "메타버스에서는 어린 사용자들이 쉽게 스트립 클럽이나 성적 그루밍, 성교 행위나 성폭행 위협에 노출될 수 있다"라고 조언했습니다.

현재 디지털 현실, 메타버스를 자세히 보면 인간은 아직 도시를 만들지 못했고, 제도화된 문화도 만들지 못했습니다. 단지 물리적 현실의 일부가 이주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때문에 메타버스 내에서는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할 있는 좋은 면과 경찰도, CCTV 없는 무법지대로 활용될 있는 나쁜 면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메타버스를 통해 변화할 일상

앞서 현재 메타버스에서 발생하고 있는 사람들의 행태 가지는 사례를 들어  말씀드렸습니다. 그러면 앞으로 메타버스를 통해 우리의 일상은 어떻게 달라질까요? 게임 측면에서 메타버스가 어떤 것을 가능하게 할지 구글의 자회사 '나이언틱' 사례를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출처 : Niantic, Inc.

AR(증강현실) 게임 가장 유명한 게임은 아마 '포켓몬 ' 겁니다. 나이언틱이 개발을 맡았던 게임이죠. 나이언틱은 AR 기술을 활용해 증강현실 개발 플랫폼 '라이트십'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누구나 쉽게 증강현실 기술을 활용해 앱을 개발할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우리는 라이트십을 통해 FPS, MMORPG 등의 게임을 평면 스크린이 아닌 현실에서 더욱 실감 나게 즐길 있을 같습니다. 현실에서 즐기는 AR 기반 게임이 많아질수록 게임 산업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고, 사회 전체가 받아들이는 놀이 문화로 인식 있을 같습니다.

다음은 교육 측면인데요. 부산시에서 진행한 사례입니다. 부산에 용두산 공원이라는 유명한 공원이 있습니다. 용이 승천한다는 의미가 있는 공원이죠. 부산시에서는 매년 백일장을 진행했는데, 펜데믹의 여파로 진행할 없어서 메타버스 속에서 용두산 공원을 만들어 백일장을 열었습니다.

출처 : 김상균의 메타버스 유튜브

사실 처음 부산시의 생각은 '나가서 실제 용두산 공원에서 하면 훨씬 좋은데, 어쩔 없이 여기서 한다' 것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막상 메타버스에서 진행해보니, 아이들이 미션을 완료할 때마다 공원의 원래 의미였던 '용이 승천해서 날아가는 모습' 있었습니다. 그리고 소수의 잘하는 학생들만 시상하는 기존 백일장과 다르게, 메타버스 백일장에서는 아이들이 서로의 그림을 보고 '좋아요' 누르고 댓글을 달며 적극적으로 참여했습니다. 아이들은 상을 받아도 누군가에게 라이크를 받았고, 의견도 듣고 서로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고받았습니다. 결과, 아이 대부분이 물리적인 경험보다 좋았다고 대답했습니다.

식음료 대해서도 살펴볼까요? 제가 만난 학생들과 식음료 메타버스 이야기를 나누면 대부분 국내에 들어오지 않은 브랜드, 예를 들어 Five Guys 같은 가상현실에서 먹어보는 가능하냐고 물어봐요. 아쉽게도 관련 연구를 하는 해외 학자들의 자료를 보면 기대보다는 아직 많이 아쉬운 수준입니다. 그러면 식음료는 메타버스와 멀리 있을까요?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출처 : Coinparative

버드와이저는 북미 쪽에서 보통 경마를 함께 즐긴다고 합니다. 최근 버드와이저를 만든 엔하이저부시라는 회사는 메타버스 형태의 경마장을 만들었습니다. 여기에 들어가면 말을 마리 주는데, 관리해서 경기에 내보낼 있습니다. 말이 경기를 뛰고, 성적이 좋아지면 가치도 올라갑니다. 고객이 경마장에 없기 때문에 낮은 비용으로 평소에도 버드와이저를 즐기게 하기 위한 전략인 거죠. 우리는 앞으로 입으로만 먹지 않을 입니다. 미각적 자극에 다양한 경험이 더해져 입체적인 경험을 있을지도 모릅니다.

 

Platform 세상을 창조하는 10가지 원칙

교수님은 학부생 시절에는 컴퓨터 공학에 빠져 로봇 알고리즘을 만들기도 하셨고, 석사 때는 산업공학을 배웠으며 이후 미국에서는 교육과학을 공부하셨습니다. 이때 다양한 게임을 연구하셨는데, 경험을 토대로 메타버스 플랫폼 세상을 만들려고 한다면 무엇을 고려해야 할지 정리하셨다고 합니다. pxd인들이 궁금해한 3가지 원칙에 대해 부연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1. 세상의 주인공을 정하라.
  2. 필요하다면 빌런도 만들어라.
  3. 인간의 3대 욕망을 충족시켜라.
  4. 현실적 경험을 제공하라.
  5. 다양한 몰입 요소를 마련하라.사회적 문제에 대비하라.
  6. 창작하며 소비하게 하라.
  7.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라.
  8. 권리를 보호하라.
  9. 사회적 문제에 대비하라.
  10. 끊임없이 자신을 돌아보라.

첫 번째는 '필요하다면 빌런도 만들어라.' 빌런은 나쁜 놈인데 왜 필요할까요? 빌런은 사용자를 각성시키는 자극제이자, 나를 비추는 거울로 활용됩니다. 또 집단을 움직이는 외력이 되고 목표 의식의 원천이 되기도 하죠. 따라서 디지털 현실에도 약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메타버스는 이야기가 짜여진 공간은 아닙니다. 단지 공간을 제공하고, 아이템을 주며 상황을 만들어주는 거죠. 이럴 때 빌런이 있다면 내부 단합, 집단화에 큰 도움이 됩니다.

두 번째는 '다양한 몰입 요소를 마련하라.'입니다. 게임이건 혹은 다른 서비스이건 사람들이 몰입할 수 있는 즐거움, 재미를 주는 게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 재미는 사람마다 상대적으로 다릅니다. 스토리 기반의 유명 오페라나 고전을 바탕으로 한 게임이 주는 즐거움도 있고 FPS, MMORPG같이 경쟁의식이 강하고 가학도도 높은 게임이 주는 즐거움도 있습니다. 혹은 지식이나 과학적 발견이 될 수도 있습니다.

번째는 '사회적 문제에 대비하라.'입니다. 혹시 VR 게임을 오래 해보신 있나요? DPDR이라는 이인증이 찾아올 있다고 합니다. 이인증은 몸과 정신이 분리된 것처럼 멍해지고, 현실을 비현실적으로 느끼는 현상입니다. 외에도 온라인 성범죄나 탈세 등에 메타버스가 악용될 있습니다. 이런 문제를 대비하는 것은 사용자의 윤리를 지킬 있을 뿐만 아니라 기업의 이익에도 도움이 됩니다. 메타버스가 악의적으로 이슈 라이징 되는 것을 예방할 있기 때문이죠.

 

마치며

메타버스라는 단어는 많이 들었지만, 실체에 대해 마주한 적은 없었습니다. 오늘 강연을 통해 막연하게 생각했던 메타버스가 어떻게 활용되고 있으며, 앞으로 어떻게 우리 생활을 바꿀 있을지 알게 되었습니다.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메타버스에 대해 공부하고자 교수님께 추천을 부탁드렸는데요. 교수님이 직접 집필하신 <메타버스> 시리즈나 SF소설 <브레인 투어> 추천받았습니다. 외에도 메타버스 산업 동향에 대해서는 CITI그룹의 <Metaverse Report> 추천한다고 하셨습니다. 훌륭한 강연을 해주신 김상균 교수님께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