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1. 20. 07:00ㆍAI 이야기
AI를 공부하면 할수록 실제로 사용해 보면서 이해도를 높여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AI가 아무리 편하다고 하지만, 업무에 활용하려면 미리 연습이 필요하죠. 앞으로 능숙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AI와 함께 모의 서비스를 기획하기로 했어요. 지금부터 여러 서비스 기획자와 ‘신입사원 AI’가 한 팀을 이뤄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할게요.
우리의 첫 번째 목표는 기존 서비스 현황을 살피고 사용자의 불편을 개선할 수 있는 기능을 정리하는 거예요!
기존 서비스의 UI/UX를 알아보자
프로젝트 주제는 ‘반려동물 동반 가능 장소 검색 및 추천 서비스' 개발로 정했어요. ‘반려 인구'가 1,500만 명에 달하는 시장 상황과 우리 팀원 모두가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어 소비자 의견을 잘 알고 있다는 점을 고려했죠.
이제 주제에 맞게 데스크 리서치를 해야 해요. 데스크 리서치란, 여러 데이터를 활용해 기존 서비스와 대상으로 하는 사용자를 분석, 검토하면서 우리 프로젝트의 방향성을 잡아나가는 일을 말하죠.
기존 서비스 파악을 위한 조사는 챗GPT(ChatGPT), ‘챗 사원’에게 맡겨볼게요. 프롬프트에 챗 사원의 역할과 우리 프로젝트의 목표, 필요한 내용을 적었어요.
나: “ 너는 서비스 기획자야. 반려동물 동반 카페, 식당, 숙소 추천 서비스를 만들려고 해. 비슷한 서비스를 알려주고 서비스마다 특징을 정리해 줘.” 챗GPT: “When planning a service that accommodates pets in cates, restaurants, and lodging, looking at existing models can provide valuable insights. Here’s a summary of services from Singapore and Montreal, highlighting their unique features: Singapore - Pet-Friendly Dining and Stayca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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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한국어로 프롬프트를 입력했지만, 챗 사원은 영어로 대답했어요. 그 바람에 다시 ‘한국어로 번역해 줘'라고 부탁해야 했는데요. 프롬프트를 위해 따로 번역기를 쓰는 건 업무상 비효율적이기 때문에 한국어로 어느 정도 수준의 답변을 얻을 수 있는지 확인할 겸, 꿋꿋이 한국어로 대화를 이어갔어요.
당황스럽게도 챗 사원이 찾은 건 싱가포르와 몬트리올에 있는 반려동물 동반 카페 또는 식당 목록이었어요. 서비스의 목적을 자세히 입력하지 않아서 우리 프로젝트의 목적을 착각한 거죠. 원하는 대답을 한 번에 얻기가 쉽지는 않아요. 챗 사원에게 목적을 좀 더 구체적으로 알려줄게요.
나: “반려동물이랑 같이 갈 수 있는 카페 알려주는 앱 추천해 줘” 챗GPT: “반려동물과 함께 갈 수 있는 카페를 찾아주는 앱을 찾으시는군요! 여러 앱이 있지만, 특히 반려동물 친화적인 장소를 찾아주는 몇 가지 앱을 추천드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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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쓸만한 대답이 나왔어요. 챗 사원이 추천한 앱을 살펴보고 우리 프로젝트에 적합한 정보나 기능은 무엇인지 상의했죠. 팀원들은 사용자이기도 하지만, 서비스 공급자이기도 한데요. 이 때문에 의사 결정을 위해 공급자의 입장을 배제한 외부 사용자의 의견을 참고하는 일이 필요해요.
사용자 리뷰를 분석하자
기존 사용자 의견을 알아보기 위해 처음 시도한 방법은 특정 앱의 리뷰를 하나하나 엑셀 파일에 옮겨 놓는 거였어요. 그다음엔 챗 사원이 읽을 수 있는 PDF로 변환한 뒤에 전체 내용 중 키워드를 뽑아 분류하고 분석해달라 요청했죠. 챗 사원은 모든 리뷰를 ‘반려동물’, ‘편리함' 등의 키워드를 기준으로 분류했는데, 유사한 내용을 묶기엔 편리했지만 서비스를 기획하는 데에 필요한 키워드는 아니었어요.
2차 시도에서는 사람이 직접 문서를 정리하고 변환하는 작업부터 챗 사원에게 맡겨봤어요. 챗 사원에게 특정 앱의 모든 리뷰를 웹 크롤링할 수 있는 파이썬(Python) 코드를 적어달라고 했고, 챗 사원은 자세한 설명과 함께 파이썬 코드를 알려줬어요. 필요에 따라 바꿔 써야 하는 부분도 짚어줬죠. 이 코드를 실행하면 앱에 대한 모든 사용자 리뷰가 제이슨(JavaScript Object Notation, JSON) 파일로 저장되고, 챗 사원이 이 파일을 분석해요.
앞서 ‘키워드를 뽑아 분석’하라는 프롬프트로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했으니, 이번에는 챗 사원에게 ‘리뷰 내용을 긍정과 부정으로 나누고 사용자가 언급한 개선 사항을 정리’하라고 구체적으로 지시했어요. 그 결과, 기존 서비스에 어떤 기능을 더하고 빼면 좋을지 정하는 데에 도움이 되는 자료를 얻을 수 있었죠.
자료에서 사용자들은 추천받은 장소의 ‘위치’를 빠르게 알고 싶어한다는 점을 발견했어요. 반려동물과 함께 다닐 때는 이동 거리와 소요 시간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죠. 또, 이용 후기를 포함한 여러 정보를 나눌 수 있는 커뮤니티 기능을 원하는 사용자가 많았는데요. 그래서 장소 위치 탐색, 커뮤니티 기능은 꼭 넣기로 했죠.
챗 사원과 함께 일해보니, 정확한 답보다는 답을 찾는 과정에서 필요한 인사이트를 효율적으로 얻을 수 있었어요. 덕분에 서비스에 필요한 기능을 정의할 수 있었고요. 특히 여러 서비스에 대한 사용자 의견을 빠르게 모으고 분석할 수 있는 웹 크롤링 코드는 추후 실제 프로젝트에서도 적극적으로 활용해 볼 계획이에요.
지금까지 서비스 기획을 위한 데스크 리서치를 진행했는데요. 다음 편에서는 리서치 결과를 바탕으로 생성형 AI와 함께한 UI 디자인 과정을 공유할게요.
글. 김수지 - UX 디자이너
편집. 임현경 - UX 라이터
그래픽. 정예지 - BX 디자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