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xd & UXR 밋업 현장 스케치

2025. 7. 3. 07:10pxd AI툴 이야기
yewon.jang

안녕하세요! pxd & UXR 밋업 블로깅을 맡게 된 인턴 장예원입니다. 저는 최지호 인턴님과 함께 이번 행사를 도왔는데요. 지난 5월 28일, pxd에서는 사용자 리서치에 관심 있는 분들이 모여 경험을 나누고, 인사이트를 교류하는 pxd & UXR 밋업 행사를 열었습니다.

"이렇게 리서처들이 많이 모여 있는 걸 처음 보네요."

밋업은 자기소개와 함께 각자의 새로운 발견을 한 가지씩 공유하면서 시작됐습니다. 그중 참석자 한 분이 공유해 주신 유쾌한 발견이 특히 인상 깊었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분야의 UX 리서처, 마케터들이 모인 새롭고 재미있는 자리였습니다.

 

프로그램은 크게 3개의 섹션으로 진행됐습니다.

  1. pxd 전성진 대표팀의 "pxd UXR" 소개
  2. pxd 한상택 소장님의 "정성조사의 새로운 패러다임" 발표
  3. 무신사 UX 리서처 권해솜 님의 "실무 리서치 툴 활용 사례" 소개

이후 간단한 QnA와 네트워킹 시간도 가졌답니다.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 지금부터 공유합니다!

 

pxd는 어떤 방식으로 유저 리서치를 하나요?

pxd UX 리서치팀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사람에 대한 공감과 이해입니다. 현장에서 직접 사람들을 관찰하고 만나 보면, 그들의 행동 이면에 있는 목적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더해, 발견한 디자인 솔루션을 실현할 수 있도록 비즈니스 관점까지 함께 고려하는 점도 중요한 철학 중 하나입니다.

간단한 아이스브레이킹 이후, 대표님께서 pxd가 지금까지 지나온 세 가지 UX 리서치 단계를 소개해 주셨는데요. pxd는 국내 최초로 정성 기반 리서치 방법론을 도입하고 시도한 회사입니다. 이후 UX와 기술이 발전하면서 데이터 드리븐 UX로 방향을 넓혔고, 최근에는 다시 정성 데이터에 주목, LLM을 활용한 새로운 정성 리서치 방식에 대해 실험하고 있습니다.

 

정성적 데이터 기반 UX

UX 리서처의 목표 지점은 무엇일까요? pxd는 "모델링"이라고 말합니다. pxd의 문제 해결 프로세스는 '문제를 잘 정의하고 → 패턴을 분석해 → 모델을 만드는 것"입니다. 이 "모델링"은 디자인 단계로 넘어가기 전, 디파인(Define)과 디벨롭(Develop) 사이, 리서처의 핵심 역할에 해당합니다.

사용자맥락을 모델링의 두 가지 축으로 놓아 봅시다. 이 두 가지 축이 곧 모델링의 두 가지 방법이 됩니다. 바로 목표 지향 디자인(Goal-Directed Design)과, 맥락 기반 디자인(Contextual Design)이죠. 리서처는 리서치 내용을 정리하고, 행동 변수를 찾고, 이를 패턴화 하여 가설을 설정한 뒤 모델링을 진행하게 됩니다.

 

디지털 기반 UX

정성 데이터의 시대가 지나고, 우리는 어느새 GA와 같은 툴에 익숙해졌는데요. 사용자의 행동이 핸드폰 위로 옮겨 왔기 때문이죠. 디지털 기반 UX에서는 로그 데이터가 곧 사용자의 행동 데이터입니다. 그럼 로그 데이터는 어떻게 분석하면 될까요? 데이터가 어디에 많이 몰리고, 어떤 시간대에 가장 많은지 등, 사용자의 데이터가 가지고 있는 시각적 특징을 파악해야 합니다. 특징을 파악하면 사용자 행동 패턴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발견한 패턴은 우리에게 결과만을 보여 주지, 이유를 보여 주지는 않습니다. 메이저한 패턴이 무엇인지 결정하고, 사용자 행동에 대한 이유를 알아내기 위해 인터뷰를 진행합니다. 기존엔 사용자 조사를 통해 역으로 알아냈던 것을 이제는 데이터를 통해 추측하고, 확인하게 된 것입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퍼소나의 행동 변수에 대한 신뢰도를 높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로그 데이터를 사용하는 방법의 경우엔 GA 등을 통해 데이터를 얻기 쉬운 경우에만 가능한데요. pxd 같은 에이전시가 아니라 인하우스 조직의 경우에 더 적합하다는 점도 짚어 주셨습니다.

 

정성적 데이터 x LLM 기반 UX

이제는 AI의 도움을 받아, 사람의 손으로 분석하던 정성 데이터를 LLM이 분석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pxd는 새로운 리서치 방식을 실험하고 있는데요. 이 흐름 속에서 탄생한 브랜드가 바로 pxdAIX(AI eXperience)입니다.

 

pxdAIX, 정성조사의 새로운 패러다임

두 번째 세션은 pxd의 UXtech lab을 운영 중이신 한상택 소장님이 진행해 주셨습니다. pxdAIX가 개발하고 있는 서비스 중, 어피니티 버블을 소개해 주시면서 현재 UX 리서치 프로세스에 대해 어떤 고민들을 하고 있는지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깊고 넓게 보는 방법

우리는 보통 정성조사는 깊고 좁게 보고, 정량조사는 얕고 넓게 본다고 생각합니다. pxdAIX가 하고자 하는 일은 기계의 도움을 받아 정성조사의 양을 크게 확장해 보자는 것입니다. 그러나 정성조사의 양이 늘어나면, 모든 데이터를 사람이 일일이 읽고 분류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생깁니다.

따라서 pxdAIX는 디자인 프로세스 중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하는 단계인, 디파인(Define) 단계에 집중했습니다. 특히 유저 모델링과 어피니티 다이어그램에 AI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하며, 깊이를 잃지 않으면서도 정성조사의 양을 늘리는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어피니티 다이어그램은 사용자의 발화를 정리하는 데 널리 활용됩니다. 이때 사람이 텍스트를 분리하고, 묶고, 레이블을 붙이고, 계층적으로 단순화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지금까지는 비슷한 텍스트를 묶는 작업을 기계가 처리하기 어려웠지만, 텍스트를 벡터로 나타내 비교하는 텍스트 임베딩 기술이 등장하면서 이제는 AI가 이 과정을 도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람이 감으로 분석하던 정성 데이터를 구조적으로 인식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어피니티 버블을 이용한 정성 데이터 분석

저속노화식단에 대한 어피니티 버블

텍스트 임베딩 기술을 활용하여 pxdAIX는 어피니티 다이어그램 툴인 어피니티 버블을 만들었습니다. 어피니티 버블의 작동 원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텍스트의 벡터값을 비교합니다.
  2. 비슷한 것을 덩어리로 묶습니다.
  3. 덩어리를 보고 주제를 뽑아냅니다.
  4. 뽑아낸 주제를 다시 분류해서 상위 레이블을 붙여 줍니다.

보로노이 트리맵의 원리 / 출처: 위키피디아

어피니티 다이어그램은 정성 데이터를 계층적으로 군집화하는 작업인데요. 보로노이 트리맵이 계층적 데이터의 구조와 크기를 동시에 보여주는 가장 적합한 시각화 방법이라 이 둘의 결합이 어피니티 버블의 핵심 발상이라고 합니다. 보로노이 다이어그램은 각 점에서 같은 거리에 있는 공간을 분할하는 수학적 구조인데, 자연에서 자주 나타나는 패턴입니다. 보로노이 트리맵은 보로노이 다이어그램을 계층적으로 사용해 정보 밀도를 높인 시각화 방법입니다.

알라딘 21세기 최고의 책 시각화

실제로 알라딘에서 수집한 "21세기 최고의 책" 리스트를 어피니티 버블로 나타낸 사례입니다. 큰 버블은 상위 분류를, 그 안의 작은 버블들은 하위분류를 담고 있어, 정보의 구조와 관계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습니다. (더 자세히 살펴보고 싶으신 분은 여기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이 사이트는 무려 인터랙티브합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어피니티 버블로 인사이트 리포트까지 자동 생성할 수 있는데요. 해당 리서치를 어떻게 분석할 수 있을지 다양한 관점에서 정리해 주는 기능입니다. 이번 밋업에서도 이 리포트에 대해 특히 긍정적인 반응이 많았습니다. 인사이트의 품질이 기대 이상이었거든요.

처음에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이 큰 메리트로 다가올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관점을 계속해서 다르게 볼 수 있다는 것이 어피니티 버블이 제공하는 가장 큰 가치입니다. 다양한 관점을 보고, 거기서 기회를 찾는 것이 목적이죠. 어피니티 버블은 리서처가 관점을 묻고, 협업할 수 있는 파트너 같은 툴이 될 것입니다.

 

무신사 UX 리서처의 실험, 어피니티 버블과 좋은 질문 찾기

마지막으로는 무신사 UX 리서치팀이 어피니티 버블을 실제로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그리고 UX 리서치의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해 함께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무신사 UX 리서치팀은 어피니티 버블의 초기 테스트 단계부터 실제 업무에 활용해 온 주요 협력 파트너이기도 합니다. 설문 데이터 분석 과정에서 겪는 고민들을 공유하며, 어떤 맥락에서 어피니티 버블이 유용했는지를 생생히 전해 주셨습니다.

 

꼼꼼히 읽어 보겠습니다! 어떻게 하냐고요?

"무신사 개선점에 대한 설문을 어피니티 버블로 시각화했더니, 따로 공유하지 않아도 다른 부서에서 먼저 가져가더라고요."

권해솜 님의 이야기입니다. 시각적으로 한눈에 어떤 주제가 많이 언급되었는지 파악하기 쉬워서, 주관식 설문에서 계속 활용하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든든한 어피니티 버블이 있다 보니, 무신사 뉴스레터에서도 사용자에게 "무신사 플레이어에 바라는 점"을 물을 수 있었고, 실제로 플레이어팀도 그 결과를 의미 있게 받아들였다고 해요.

마케팅팀에서도 어피니티 버블을 활용해 VOC와 앱 리뷰를 분석하고 있으며, VOC 트래킹에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고 합니다!

 

단 하나의 질문을 찾아서

위 사례가 실무적인 활용이었다면, 이번엔 리서처로서의 깊은 고민도 함께 나눠주셨습니다. 어피니티 버블 덕분에 새로운 설문 실험이 가능해졌고, 앞으로 해 보고 싶은 도전이 하나 있다고 하셨는데요. 바로 "모든 무신사 고객에게 던질 단 하나의 질문을 발굴하는 것"입니다. 예시로는 다음과 같은 질문들을 들려주셨습니다.

Memory: 무신사에 대한 첫 기억은 언제인가요?
Reflection: 지금 무신사는 당신에게 어떤 브랜드인가요?
Expectation: 앞으로 무신사가 어떻게 변화하길 바라시나요?

이처럼 한 브랜드의 과거, 현재, 미래를 연결할 수 있는 질문들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죠.

그동안 리서처들은 NPS, CSAT, PMF Survey처럼 수치를 통해 고객의 마음을 이해하려고 노력해 왔습니다. 하지만 어피니티 버블이 있다면, 열린 질문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정성조사가 가능하지 않을까요? 그 시작은 '좋은 질문'을 만드는 데에서 출발합니다.

 

마지막으로, 권해솜 님이 공유해 주신 어피니티 버블 활용의 레슨 런을 소개합니다.

1. 설문 조사에도 라포 형성이 필요하다.
열린 질문이 가능해졌지만, 기존과 다른 방식의 설문이 응답자에게 갑작스럽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마음을 열 수 있도록, 설문 안에도 '라포 형성' 과정이 필요하다는 논의가 있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대화형 질문 설계가 도움이 될지도 모릅니다.

2. 질적 설문조사(Qualitative Survey)를 위해서는 좋은 질문을 해야 한다.
주관식 설문이 가능하다고 해서 자동으로 질적 조사가 되는 건 아닙니다. 어떤 질문이 좋은지, 어떤 방식이 응답자의 생각을 더 깊게 이끌어 내는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3. 고도화된 설문 기획이 중요해진다.
라포 형성과 질문의 퀄리티를 포함해, 설문 전체의 흐름 역시 중요해졌습니다. 마치 챗봇을 기획하듯 설문도 정교하게 설계해야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런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우리가 디자인한 도구는 곧, 우리가 어떻게 디자인하는지를 다시 디자인하게 만든다." 도구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그 도구를 가지고 더 잘 일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고민해 봐야겠습니다.

 

마치며

세 가지 세션 이후 간단한 QnA와 네트워킹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번 밋업을 통해 리서치 방법에 대해 고민을 나눌 수 있었는데요. pxd와 무신사처럼 비슷한 고민을 하고 계신 분이라면 댓글로 의견을 나눠 주세요. 함께 더 좋은 논의로 발전시켜 나가면 좋겠습니다.

또한, pxd의 어피니티 버블도 한번 체험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아래 링크에서 베타 버전을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피드백은 언제나 환영입니다.

어피니티 버블 사용해 보기

 

글: 장예원
사진: 최지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