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xd talks] 계산기 말고 엑셀처럼... AI와 함께 일하는 ‘언러닝’의 기술

2026. 3. 30. 07:50pxd talks
seulgeekim

pxd talks는 여러 분야의 연사님을 초빙해 인사이트를 나누는 시간입니다. pxd 구성원들이 더 넓은 시야로 무언가를 새롭게 발견하거나 자신을 성장시킬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말이죠. 그리고 그 경험은 [pxd talks] 아티클로 기록합니다. pxd 구성원들이 함께 보고 듣고 느끼고 배운 것들이 사라지지 않고 pxd story에 남아 더 넓은 세상으로 뻗어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다들 일할 때 AI 많이 사용하시나요? 이제 AI 없는 일터는 상상하기 어려운데요.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고 싶거나 참고자료를 찾을 때, 중요하지 않지만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 필요할 때 AI를 찾곤 하죠. 단순히 ‘일할 때 AI를 쓴다’를 넘어, AI 중심으로 업무 방식을 재구성하고 조직 문화, 운용 구조에 반영하는 ‘AI 전환(AI Transformation. AX)’을 목표로 하는 기업도 늘어나고 있어요. 

그중 삼양라운드스퀘어 DXT팀은 성공적인 AX 사례를 보여주는 조직이에요. 올해 성과를 내야 하는데 개발자는 없고, 채용도 외주도 어렵다면?  막막한 상황에 처한 DXT팀이 선택한 건 바로 'AI 주도 개발(AI-Driven Development)'이었어요. 기존의 성공 방정식을 과감히 버리고 AI와 함께 전 팀원이 바이브 코더(Vibe Coder)가 된 DXT팀의 실험과 도전, 그 생생한 이야기를 PM 최동운 님과 pxd talks로 만나볼게요.

 

용기로 뗀 첫걸음 “일단 해보자!”

‘불닭볶음면’으로 전 세계 입맛을 사로잡은 삼양스퀘어라운지의 다음 스텝은 IT 신사업이었어요. 하지만 추가 채용이나 적절한 외주 업체를 찾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죠. 소수의 팀원이 단기간에 성과를 보여야 하는 상황에서 DXT팀은 ‘바이브 코딩’이라는 돌파구를 발견했다고 해요.

 “모두가 코딩을 해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했어요. 힘들겠지만, 어쩌면 기회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죠.” 

DXT팀은 ‘우리의 아이디어를 프로토타이핑해 보자’를 목표로 챗GPT와 레플릿(Replit)를 적극 활용했어요. 챗GPT로 요구사항을 정리하고 레플릿으로 배포하기까지, 단 4시간이면 충분했죠. 

노션(Notion), PPT, 피그마(Figma)를 동원해 자료를 공유하고 관계자를 설득해야 했던 기존 방식과 비교하면 획기적인 효율이었어요. 최동운 님은 이 프로토타입 덕분에 경영진과 수월하게 소통할 수 있었고 빠르게 다음 단계로 진입할 수 있었다고 해요.

 

코딩을 AI가 하면, 사람은?

실제 제품 개발에 들어가면서 DXT팀의 개발 풍경은 완전히 달라졌어요. 실험적 성격의 프로토타입과 달리 높은 완성도를 확보해야 했거든요. 개발 초기에는 모든 팀원이 AI 에이전트 클로드 코드(Claude Code)와 커서(Cursor)를 활용해 코드를 썼죠. 

이러한 환경에서 사람의 역할은 ‘실행’에서 ’결정’으로 옮겨갔어요. 최동운 님은 “마치 주니어와 일할 때처럼” AI가 만든 결과에 대해 취향과 판단력을 발휘해 좋고 싫음, 맞고 틀림을 정해야 한다고 강조했어요.

문제는 작업량이 늘어나서면서 발생했는데요. 팀원 각자가 AI와 쓴 코드들이 서로 충돌하고, 맥락을 놓친 AI가 “헛소리”를 늘어놓으면서 점점 결과의 품질이 하락하기 시작했다고 해요.

“AI 천국인 줄 알았는데 지옥이었어요. 다시 피그마, 지라(Jira)로 돌아가고 싶은 유혹에 시달렸습니다.” 

‘바이브 코더’인 팀원들은 코드를 꼼꼼히 살펴보며 AI에 피드백을 줄 수 없었고, 방대한 코드를 매번 다른 동료나 제미나이, 챗GPT에 물어볼 수도 없는 노릇이었어요. 이때 최동운 님의 머릿속에 불현듯 한 단어가 떠올랐어요. 바로 ‘맥도날드’!

 

전 세계 어디서든 같은 맛을 내는 맥도날드처럼

맥도날드가 전 세계 매장에서 동일한 품질을 유지하듯, DXT팀에도 ‘일관성’과 ‘예측가능성’이 필요했다고, 최동운 님은 설명했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일의 기준을 명확히 정의하고 동일한 방식으로 실행하게 만드는 시스템과 규칙을 갖춰야 했죠. 최동운 님은 맥도날드의 본사, 지점장, 알바생의 역할을 아래와 같이 정의하고 DXT팀에 내재화했어요.

- 🏢본사(테크 리드): 운영 매뉴얼과 레시피 (워크플로, 콘텍스트, 프롬프트)를 정의. 위생 관리처럼 반드시 지켜야할 항목은 프롬프트 대신 자동화된 스크립트로 관리.

- 👨‍💼지점장 (프로덕트 빌더): 본사 레시피와 규칙 안에서 각자 직원들에게 작업을 지시하고 관리. 메뉴 또는 레시피에 대한 피드백 본사에 제공.

- 🤖직원 (코딩 에이전트): 표준화된 지시에 따라 성실하게 코드를 짜고 작업을 수행.

 

먼저, 모든 회의를 녹음하고 녹취록을 노트북LM(Notebook LM)에 저장했어요. 문서화 과정에서 왜곡 가능성을 줄이고 모두와 일관된 콘텍스트를 공유했죠. 가이드와 프롬프트 등은 깃허브(Github)에 업로드해 모두가 확인할 수 있도록 했고요. 

콘텍스트를 바탕으로 요구사항을 정의할 때도 AI를 적극 활용했어요. 여러 AI에 사용자, 디자이너, 임원  등 다양한 관점에서 어떻게 생각할지를 질문해 토론 시뮬레이션을 돌려보고 논리적 허점을 발견해 보완하거나 인사이트를 도출했죠. 최종적으로는 사람이 직접 컨펌했고요.

템플릿을 만들어 디자인을 표준화할 때는 아스키 아트와 같은 로우파이 와이어프레임을 그려 AI 코딩 에이전트에 학습시켰어요. 커서, 클로드 코드 등 AI가 생성한 코드는 또 다른 AI인 코드 래빗(CodeRabbit)이 검토해 사람의 부담을 덜어줬고요. 

이러한 방식 덕에 DXT팀은 불필요한 의사소통을 줄이고, 일관된 품질 기준을 유지하며 빠르게 합의하고 실행하는 AI 기반 업무 문화를 구축할 수 있었다고 해요.

 

새로움을 가능케 한 ‘언러닝’

최동운 님은 과거의 경험, 작업 방식을 잊는 ‘언러닝(Unlearning)’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어요. DXT팀이 시행착오를 감수하며 실험을 이어간 결과,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변화와 성과를 얻을 수 있었던 것처럼요. 최동운 님은 ‘AI가 나보다 더 나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막히는 부분이 생긴다면 주저 말고 AI에 물어보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전했어요.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것은 실패가 아니라, 망설이다 기회를 놓치는 것입니다.”  

제한적인 조건 안에서 다소 무모하게 보일 수 있었던 DXT 팀의 실험은, AI와 함께 일하는 새로운 업무 방식을 가능하게 만들었어요. DXT팀의 경험은 지금 많은 조직이 고민하고 있는 ‘미래의 일’에 대한 실마리를 보여준다고 볼 수 있어요. 기술 변화를 기민하게 받아들이고 AI를 적극 활용해 새로운 일 문화를 구축해 낸 DXT팀의 이야기가 pxd를 비롯한 여러 회사 또는 팀에 많은 영감을 줄 것이라고 확신해요. 



글. 김슬기

편집. 임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