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라이팅 어시스턴트, Writone 개선기

2026. 7. 30. 07:50pxd AI툴 이야기
Yejin.lee

들어가며 

2024년 9월, pxd story를 통해 UX Writing을 돕는 AI 툴에 대한 실험기를 공유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우리는 'AI가 우리 회사만의 가이드라인을 학습해 글쓰기를 도와줄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한 프로덕트였습니다. 그로부터 약 7개월, 우리가 발견한 건 단순히 기술적인 답이 아니었습니다.

"AI Writing 어시스턴트가 실제로 쓰이려면, 사용자의 경험 중 어디에 있어야 하는가?"

그 답을 Uxer로서 찾아가는 과정, UX의 필터를 통해 AX 서비스의 마켓핏을 찾아갔던 경험을 공유합니다.  

 

1. 수천 페이지의 가이드라인은 어디로 가는가?

많은 기업이 막대한 비용을 들여 브랜드만의 UX Writing 가이드라인을 만듭니다. pxd도 여러 UX Writing 프로젝트를 거치며 기업의 가이드라인 제작을 함께해 왔습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마주하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공들여 만든 UX 라이팅 가이드라인이 사내 클라우드 깊숙한 곳의 PDF 파일로 잠들어 있는 것입니다. 디자이너와 기획자는 바쁜 마감 일정 속에서 수백 페이지의 문서를 뒤져 "우리 브랜드가 '경우' 대신 '하면'을 쓰기로 했었나?"를 확인할 여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pxd는 이 문제를 해결해 주는 Writone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2. 마켓핏을 찾는 열쇠: 실무자의 하루를 들여다보기

pxd가 가장 먼저 한 것은 실무자의 하루를 들여다보는 것이었습니다. UXer의 방식으로,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을 먼저 이해하려 했습니다. UX 디자이너의 하루는 단순하지 않습니다. 기획 문서를 열고, Figma에서 화면을 그리고, 텍스트를 넣고, 동료에게 리뷰를 받고, 다시 수정하는 과정이 반복됩니다. 그 흐름 속에서 UX Writing 검토가 필요한 순간은 언제일까요? 생각보다 훨씬 자주, 그리고 항상 Figma 안에서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버튼 라벨을 적다가 "이게 맞는 표현이었나?" 하는 순간, 에러 메시지를 쓰다가 "우리 브랜드 톤이 이랬나?" 하는 순간. 이 모든 의문은 작업 과정에서, 작업 공간 안에서 발생했습니다.

그런데 UX 라이팅 가이드라인을 확인하려고 하면 우리의 작업 흐름은 완전히 끊깁니다. Figma에서 나와 PDF 파일을 열고, 적합한 규칙을 찾고, 규칙을 반영하기 위해 Figma로 가져와야 합니다. 이 작은 마찰이 반복될수록 실무자는 문구 검토 작업에서 점점 멀어지게 됩니다. 결국 가이드라인 확인을 포기하고 자신의 감각에 의존하게 됩니다. 

"UX Writing 검토의 필요성은 인지하지만, 그것을 위해 흐름을 끊는 전환 비용이 너무 크다."

저니를 따라가며 우리가 발견한 핵심 인사이트는 이것이었습니다. 이 인사이트는 Writone의 방향을 결정했습니다. 실무자에게 좋은 AI 엔진을 제공하는 것보다, 그들의 흐름 안에 자연스럽게 존재하는 것이 먼저였습니다. 기술이 아닌 사람의 흐름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제품이 있어야 할 자리가 자연스럽게 결정되었습니다.

 

3. 해답은 Figma 플러그인이었다

실험기에서는 범용성을 위해 웹 버전을 시도하기도 했지만, 정식 출시를 준비하면서부터는 Figma로 완전히 돌아왔습니다. 실무자의 작업 흐름을 끊지 않는 것, 그것이 가장 중요한 제품 가치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피그마 플러그인"을 선택했습니다. 실무 프로세스를 깊게 이해한 결과, 제품이 있어야 할 자리가 자연스럽게 결정된 것입니다.

피그마에에서 바로 문구 검토를 시작

 

작업 환경의 일치
Figma 안에서 텍스트 박스를 클릭하고 '검토하기' 버튼만 누르면 수정된 문구가 디자인 시안에 즉시 반영됩니다.
다른 탭으로의 이탈, 복사와 붙여넣기의 반복은 사라집니다.

컴포넌트의 노드 정보와 맥락을 읽어 규칙을 찾아 교정

 

맥락을 아는 AI
피그마에서의 글쓰기를 고민하는 상황이라면, 디자이너가 작업 중인 맥락을 AI가 이미 알 수 있을까?라는 부분이 중요해집니다. 바로 이 부분이 Figma 플러그인이기에 가능해졌습니다. AI가 레이어 이름(Node 정보)을 인식해 이 문구가 '버튼'인지 '토스트 메시지'인지 스스로 판단합니다. "버튼이니까 명사형으로 종결하자" 같은 구체적인 교정이 가능해집니다.

4. Writone의 AI Writing 성능을 UX로 고도화하기

곧바로 다음 질문에 직면하게 됩니다. 

"어떻게 해야 실무자가 실제로 신뢰하고 사용할 수 있는 성능을 구현할 수 있을까?" 

아무리 좋은 기능이라도, 사용자가 납득하지 못하거나 그 결과에 의존할 수 없다면 좋은 사용자 경험(UX)이라고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경험을 가장 먼저 생각하는 관점은 Writone의 AI 엔진 설계에도 그대로 적용되었습니다. 즉, 사용자 경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AI의 기술적 고도화 또한 필수적이었습니다.

 

4-1. AI의 사고방식 체계화: 인지 모델을 빌려온 구조 설계

방대한 규칙을 한꺼번에 제공하면 AI에게 혼란을 주어 성능이 저해될 뿐 아니라, 실무자가 받는 결과물도 일관성을 잃게 되고, 실무자 입장에서는 무엇을 기준으로 규칙의 옳고 그름을 판단할지 알기 어렵습니다. 즉, AI가 제공하는 결과에 사용자 신뢰도가 떨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는 UX 분야의 인지 모델을 빌려왔습니다. Aarron Walter의 사용자 요구 계층 모델입니다. 사용자의 경험에도 위계가 있듯, 사용자의 글쓰기 규칙에도 위계가 있다는 관점에서 출발했습니다. 이 프레임을 통해 UX Writing 규칙을 4가지 층위로 구조화했습니다. AI가 규칙을 평면적인 리스트가 아닌, 의미 있는 계층 구조로 인식하도록 했습니다. 이로써 AI는 규칙 간의 이슈를 유형화하고 위계와 연관성을 파악하여 필요한 규칙을 찾을 수 있게 되고, 더욱 정교한 교정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실무자는 이 규칙이 어떠한 계층의 위계에 따라 적용되었는지를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Level 1 : 용어(Terminology) - 서비스의 '신뢰성'
가장 기초가 되는 단계입니다. 금칙어와 권장어를 기반으로 용어를 통일하는 일관성(Consistency)은 사용자에게 주는 가장 기본적인 약속이자 신뢰의 뼈대입니다. 예) 익월'-> '다음 달', '당사'-> 'OO증권'

Level 2 : UI 규칙(UI Rules) - 환경에 따른 '사용성'
글은 놓이는 공간에 따라 기능이 달라집니다. 버튼(Button) 라벨은 간결해야 하고, 툴팁(Tooltip)은 친절해야 하죠. 컴포넌트별 글쓰기 규칙을 이해하고, 검토 시 피그마의 노드 정보를 통해 교정할 문구의 위치를 파악하고, 그에 맞는 규칙을 매칭시킵니다. 오류 메시지, 도움말, 버튼 라벨 등 특정 UI 컴포넌트나 상황에 따라 규칙이 유연하게 적용되어야 하는 부분을 다룹니다.

Level 3 : 문법(Grammar) - 소통의 '가독성'
오탈자나 비문은 서비스의 성의를 의심하게 만들고, 가독성을 크게 떨어뜨립니다.  문장 구조, 서식, 톤 앤 매너 등 규칙을 적용하는 구체적인 틀과 방식을 정교하게 이해하고 교정할 문구를 검증하여 정보 전달의 노이즈를 제거합니다.  

Level 4 : 라이팅 원칙(Principles/Tone) - 브랜드의 '인격'
모든 UX 글쓰기의 근간이 되는 가장 기본적인 철학과 불변의 원칙을 담고 있습니다. (명확성간결성사용자 중심적 언어 사용). 브랜드가 추구하는 페르소나와 톤앤매너를 입히는 과정은 모든 글쓰기의 근본에 필요한 과정입니다

 

4-2. AI 검색 엔진의 고도화: 사용자가 납득할 수 있는 교정을 위해

UX Writing 가이드라인은 단순한 '좋은 예/나쁜 예'의 사례 모음이 아닙니다. "\~경우는 \~하면으로 쓴다"와 같은 추상적인 규칙의 집합입니다. 하지만 '유사도' 기반의 단순 검색 엔진은 규칙을 단순히 '비슷한 텍스트'로 검색하기 때문에, 결과를 받아도 "왜 이렇게 고쳐야 하는지"를 납득하기 어려웠습니다. 이를 해결하고자, AI가 '규칙(Rule)'을 우리가 앞서 구분한 글쓰기 구조에 따라서 이해하는 Rule-based RAG 아키텍처를 활용하여 AI 검색 엔진을 고도화했습니다. 

Rule-based RAG 아키텍처

 

Rule-based RAG 아키텍처 
PDF 가이드라인에서 "경로 표기는 '→'로 통일한다"와 같은 추상적 규칙을 AI가 스스로 추출하여 목록화합니다.

문맥 맞춤형 교정
사용자가 문구를 입력해서 검토를 요청하면 AI 이슈를 식별하고가장 적합한 가이드라인 규칙을 매칭해 수정안을 제안합니다.

 

5. 결과만 뱉는 도구가 아닌, 신뢰할 수 있는 '협업자'로

AI 엔진을 고도화했다면, 다음은 사용 경험의 고도화를 고민할 차례였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한 가지 근본적인 질문에 직면했습니다

"아무리 AI가 좋은 결과를 주더라도, 실무자가 이를 이해하고 신뢰하지 않는다면 의미가 있는가?"

이 질문은 AI 기술 전반에서 가장 핵심적인 과제이기도 합니다. McKinsey의 2024년 AI 현황 조사에 따르면, 생성형 AI 도입에서 기업들이 꼽은 가장 큰 리스크 중 하나가 바로 '설명 가능성(Explainability)'이었습니다. AI가 아무리 정확한 결과를 내놓더라도, 사용자가 그 결과를 이해하지 못하면 신뢰하지 않고, 신뢰하지 않으면 쓰지 않습니다.  UX 관점에서 이 문제는 더 구체적으로 보입니다. AI 시스템이 결과만 제시하고 이유를 보여주지 않을 때, 사용자는 그것을 '블랙박스(Black box)'처럼 느낍니다. 블랙박스는 사용자에게 불안을 낳고, 불안은 불신으로 이어집니다. 따라서, AI가 어떻게 결론에 도달했는지를 보여주어야 사용자는 AI의 결과를 이해하고, 믿고 협업하는 파트너로 인식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실무 현장에서 AI를 쓸 때 발생하는 또 다른 위험이 있습니다. 바로 자동화 편향(Automation Bias)입니다. AI의 제안을 비판적으로 검토하지 않고 그대로 수용하는 경향입니다. 이러한 경향은 실무자의 전문적 판단력을 오히려 약화시킬 수 있습니다.  따라서, 특히 UX 라이팅처럼 사람의 맥락적 판단과 인지가 중요한 영역에서는, AI가 '대체자'가 아닌 '조력자'로 설계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따라서, 이 두 가지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Writone의 UX는 세 가지 원칙을 중심으로 설계했습니다.

교정 결과와 함께 매칭된 교정 유형과 규칙을 제공하는 UI

 

투명성(Transparency): 근거를 함께 보여준다
Writone은 문구를 교정할 때 반드시 가이드라인의 어느 페이지, 어떤 원칙에 근거했는지를 함께 노출합니다. 사용자는 "AI가 마음대로 고쳤다"가 아니라 "가이드라인에 따라 제안받았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AI의 판단 근거가 보일 때, 비로소 사용자는 그 결과를 검토하고 수용할 수 있습니다.

설명 가능성(Explainability): 이유를 이해할  있게 한다
근거를 단순히 노출하는 것을 넘어, Writone ' 이렇게 고쳐야 하는지' 실무자가 납득할  있는 언어로 설명합니다복잡한 알고리즘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해당 교정이 어떤 라이팅 원칙에서 비롯된 것인지를 명확히 전달합니다이해할  있어야 신뢰할  있고신뢰할  있어야 실제로 쓰입니다.

교정 적용 결과를 선택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UI

 

사용자 주도권(Human Control): 최종 판단은 사람이 한다
자동화 편향을 막는 가장 효과적인 UX 설계는, AI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제안'하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Writone 실무자가 AI 제안을 맹목적으로 따르는 것이 아니라브랜드의 원칙을 다시 한번 상기하며 스스로 최종 문구를 결정하도록 설계했습니다. AI 선택지를 제시하고판단은 사람이 합니다.

 

마치며

많은 AI 기반 도구들이 쏟아지는 시대입니다. pxd는 이러한 흐름에서도 UXer로서의 사용자 경험을 중심으로 접근합니다. 
Writone은 완벽한 정답을 내놓는 기계가 아닌, 실무자가 더 가치 있는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곁에서 돕는 가장 똑똑한 조력자입니다. 잠들어 있던 가이드라인이, 이제 모든 실무자의 손끝에서 살아 움직이는 경험을 직접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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