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근성] 휠체어를 타면, 계단은 무용지물이다.

2010. 9. 1. 19:34UI 가벼운 이야기
알 수 없는 사용자

<이야기의 배경>
얼마전, 제가 맹장염에 걸렸는데, 동네 병원에서 근육통이라고 오진을 했었습니다.
그래서 파스를 붙이고 참다가 맹장이 터져버린 웃지못할 헤프닝이 있었습니다.

그 일로 복막염이라는 병을 얻어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고,
수술후 2~3일간은 복통이 너무 심해서 걷지 못하였습니다.
답답해하는 저를 위해 아내는 휠체어를 구해와서 태워주었습니다.
아내가 끌어주는 휠체어를 타는 경험은 소소하나마 즐거운 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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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하고싶은 말>
위처럼 휠체어를 타거나, 링거를 꼽게 되면 일단 결코 '계단'을 이용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1층에서 2층을 갈때도 붐비는 병원 엘리베이터를 15분 이상 기다려야 했습니다.
불편한 것은 둘째치고, '계단'으로만 이루어진 후문을 통해 별관으로는 아예 갈 수도 없었습니다.
정문으로 나가 한참을 걸어서 돌아가야 했습니다.

그러면서 웹 사이트의 접근성도 이와 유사한 경험이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얼마전 접근성 강의를 들었는데,
시각장애인 분들이 '소리로 듣고 웹사이트를 이용하는 것'을 저도 체험해 보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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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를 사용하여 정보를 습득하는
대표적인 프로그램 '센스리더'
점자책을 통한 학습보다 훨씬 더 효율적인
정보습득이 가능해졌지요.
출처 http://xvtech.com/





잘 보이지 않는 이에게
'UI 디자인'이란 철저히 '정보 구조information Architecture'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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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가고자 하는 Page를
Menu 순서대로 순차적으로 듣고,
전체 구조를 이해하여,
재사용 시에는 자신이 원하는
Page까지 SKIP하여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출처 http://www.wah.or.kr/






그러기에 구조 자체가 중첩되어 복잡하거나, 팝업 식으로 복합적이면 혼란스런 일이지요.
또한 문구 자체도 명확해야지, 중언부언 하면 '휠체어와 계단'처럼 무용지물 일 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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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 표준화 원칙'을 잘지켜서
건너뛰기 링크 등을 고려해 설계하면
'넓은 엘레베이터'를 설치해준 셈입니다.
출처 http://www.wah.or.kr/







사실 기획하면서, 이런 시각적으로 불편하신 분들까지 고려하는 일이 쉽지는 않습니다.
저도 단 한번도 실천 해본 적이 없지요. 부끄럽습니다.
뭐 소소하거나 작은 규모의 목적이 뚜렷한 App&Web이라면 피해갈 변명이 있겠지만,
우리 회사처럼 대기업과 규모가 큰 프로젝트를 하는 회사라면, 공익적으로 기획자가 챙겨야 할 부분이겠지요.

'이 App은 누가 만들었기에 이렇게 쓰기 불편해?' 기획하면서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허나, 남에게 묻은 겨를 탓하기 전에, 제 손에 묻은 똥을 닦아야 겠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제가 만든 App&Web이 사용성이 '0'라는 것은 분명히 지탄받아 마땅한 일이고,
법적으로도, 차후 2013년 부터는 누구나 고발할 수 있다더군요.^^*

누구를 위한 계단이냐 엘리베이터냐 따지지 않고, 어릴적 보았던 '스타트랙' 처럼.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곳까지 편하게 데려다주는 '순간이동'를 설계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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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