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러에 대처하는 UI人의 자세-미친UI 사례2

2010. 9. 15. 15:11UI 가벼운 이야기
이 재용

이번에는 미투데이에서 친구에게 바로 메시지 보내는 UI (이하 미친UI)에 대해서 써 보겠습니다.

트위터를 쓰다가 미투데이로 간 사람이라면 한 번쯤 겪었을 법한데, kindle 앞에 #을 붙여서 무언가 메시지를 작성할 때 나오는 에러 메시지 입니다.

보통 UI 를 공부한지 얼마 안 된 사람들은 이런 경우 무조건 화를 냅니다. 자기 기준에서 써 보고 잘 안되면 '왜 UI가 이렇게 엉망이야' 이런 식으로 말하죠. 하지만 생각이 어느 정도 익은 후에는 자기가 쓰는 한 경우에 에러가 났다고 해서 화를 낼 것이 아니라, 정말 많은 사람들에게, 특히 target user에게 적합한 것인가? 생각해 보게 됩니다.

며칠전 저런 에러 메시지를 보고 저도 일단 무조건 화를 냈습니다... 제 생각과 맞지 않는다는거죠. "왜 #을 이렇게 자기 마음대로 쓰지?"하는 식의 황당한 생각이죠. 하지만 저는 트위터에서 건너온 특별한 사용자이고, 미투데이가 트위터를 따라할 의무는 없습니다. 더군다나 트위터에서 넘어오는 사용자가 많지 않다면, 그 사람들보다는 원래부터 미투데이를 쓰던 사람들을 배려해야겠죠. 그리고 그것이 많은 미투데이 사용자들에게 익숙하고 편리하다면 그걸 유지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물론 제 입장에선 미투데이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저런 식의 기능(#으로 "시작할 때만" 사용자를 지정하여 직접 메시지 보내는 기능)이 얼마나 편리하고 유용한지는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에러 메시지를 조금만 손보면, 초보 미투데이 사용자(특히 저처럼 트위터에서 건너온 사람들)에게 시간 낭비를 줄여줄 수 있습니다.

"수신자를 정할 수 없습니다"라는 메시지 대신 " 'kindle'이란 수신자는 없습니다"라고 바꾸는 거죠.

메시지의 차이가 그렇게 크냐구요?

예, 매우 큽니다. 인간은 한 번 알게된 정보는 매우 지우기 어려운 특성을 갖고 있어서 #으로 시작하는 것이 사람을 지정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는 개발자/디자이너에겐 현재의 에러 메시지가 너무나도 명확하게 보이겠지만, 그걸 모르는 사용자는

"도대체 이게 무슨 말이야?"

하게 됩니다. 우연이든 의도이든, 여기에 메시지를 치면서 누군가에게 직접 가는 거라고는 '정말'상상하기 어렵기 때문에 현재의 에러 메시지를 봐도 대체 무슨 말인지 잘 모르는데, 후자의 메시지를 보여주면 "아! kindle이 문제를 일으켰구나. 어쩌면 kindle 앞의 #이 무슨 의미가 있나본데"하고 쉽게 유추하게 되죠.

사실 후자와 같은 에러 메시지는 무슨 새로운 형식도 아니고, 최근 몇 년간 에러 메시지의 트렌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핸드폰에서 'uxdragon'에 포커스가 가 있고, '삭제'를 눌렀을 때,

a. '삭제하시겠습니까?' b. 'uxdragon을 삭제하시겠습니까'

이 경우 a 보다는 b 로 메시지를 전하게 되면 훨씬 더 의미가 분명하고, 정확한 의미를 모르는 사람들이 빨리 파악할 수 있고, 작업이 미치는 대상을 명확하게 한정할 수 있습니다. (대개 프로그래머들은 싫어합니다... 코딩이 늘어나니까요. 은/는도 처리해야하고...)

에러 메시지나 팝업 메시지에는... '일반적인 메시지'를 쓰지 말고, '구체적인 대상'을 반드시 쓰도록 한다... 이것이 에러 메시지에 대처하는 UI人의 자세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