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영혼을 잃지 않는 디자이너 되기
2012. 1. 16. 21:07ㆍ리뷰
영혼을 잃지 않는 디자이너 되기
How to be a graphic designer, without losing your soul
by 아드리안 쇼네시
클라이언트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는 자료를 수집하다가 '한국HCI연구회' 페이스북 페이지에 질문을 올렸더니, 'Jae Kang Kim'님이 이 책을 추천해 주셨다. 책을 읽어 보니 재미있는 내용도 많은데다 번역자(김형진 유진민 옮김)들께서 꼼꼼하게도 한국 디자이너들을 추가적으로 인터뷰하여 내용을 보강하여 얻을 수 있는 내용이 많았다. 아마도 이 시대에 디자이너로 사는 사람이라면 꼭 한 번쯤 읽어 보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대학생이라면 앞으로의 진로에 대해서 고민해 볼 수 있고, 어떤 회사에 취직해야할지, 또 어떻게 취직해야할지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거의 모든 내용이 한국과 유사하므로 남의 나라 이야기라는 느낌이 드는 부분은 5% 미만이다) 회사에 다니면서 프리랜서나 독립 스튜디오를 꿈꾸는 사람들에게도, 이제 막 스튜디오를 차린 사람들에게도 큰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p37 독립 스튜디오가 일을 수주하기 위하여 경쟁 PT (영어 용어가 궁금하다)를 어쩔 수 없이 하게 되는데 이에 대한 폐해를 지적하고 있다. 용기가 있다면 경쟁 PT를 거절하는 것도 가능하다. (미국*한국의 몇몇 스튜디오들을 실제로 그렇게 한다) 그게 아니라면 적어도 제안 비용을 받으려고 노력하거나, 같이 경쟁에 참여하는 회사들에 대한 정보를 요구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p48 많은 디자이너들이 '내가 꿈꿔 왔던 건 이게 아닌데'하면서 회사에서 디자인하는 것을 지루해하고 결과로 회사를 옮기려하지만, 자기가 하고 싶은 디자인, 재미있는 디자인을 하는 사람들은 극소수에 불과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생업은 생업으로 인정해야한다고 주장한다. 네덜란드의 대가 디자이너들도 (한국의 정통부 단가 같은) 조합 표준 단가로 비용을 청구한다고 덧붙인다.
p119 "디자인 스튜디오를 성공적으로 운영하는 비결은 직원들을 신처럼 대접하는 것이다." 이 말에 110% 공감한다. 책의 본문에도 나오지만 '나보다 직원들이 더 중요하냐?'라는 배우자의 공격을 막아낼 수만 있다면 말이다.
p121 채용에서 중요한 것은 '항상 당신보다 나은 사람을 고용하라'라고 말한다. 피엑스디 설립 9년만에 깨달은 내용이 '지금 있는 사람들보다 한 부분이라도 더 나은 사람만 채용하자'라는 것이다. 이 책에는 이처럼 오랜 세월 후에 깨달은 내용이 많이 들어있다. '능력있는 사람은 결국 떠나게 마련이다'라는 진리도 써 있다. '자기 사업을 하고 싶은 사람을 우선적으로 고용하라' p126 우리가 사람을 뽑는 것 같지만 실은 인재들이 회사를 선택하는 것이다.
p164 내가 디자인 초년생들로부터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는 "어떻게 하면 클라이언트가 내 작업을 계속 바꾸는 것을 그만두게 할 수 있을까요?"라는 것이다. 안타깝지만 여기에는 정답이 없다. 게다가 만약 작업에 흠이 있거나, 잘못 이해되었거나, 볼품없이 만들어졌다면 당연히 수정을 해야 한다. 작업에 문제가 없다는 가정 하에 클라이언트가 좋은 작업에 손상을 입히는 것을 막는 유일한 방법은 처음부터 적당한 관계를 확립하는 것이다.
p186 회사에 다니는 개인 디자이너에게나, 이제 설립한 디자인 스튜디오에게나 홍보(Self-promotion)는 매우 중요하다. 이 책의 8장에서는 디자이너들이 간과하기 쉬운 홍보의 방법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사실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고 대개 모든 사람들이 다 아는 (안다고 착각하는) 방법들이다. 중요한 건 개인이나 스튜디오가 얼마나 홍보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얼마나 진지하게 진행하느냐이다. 피엑스디 역사에서 가장 큰 실수가 있었다면 아마 초기 홍보를 등한시한 점이라고 할 수 있다. 오히려 방법론 노출을 꺼려 꽁꽁 감추려고 했던 어리석음은 지금 생각해봐도 안타깝다.
p224 디자이너가 직면하는 가장 큰 적은 바로 공포이다. 클라이언트에 대한 공포, 실패에 대한 공포, 아이디어에 대한 공포. 공포를 극복하는 능력은 아마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최고의 기술이 될 것이다. ...<중략>... 우리는 대부분 익숙하고 안전한 곳으로 한걸음 물러남으로써 공포에 대처한다. 하지만 우리가 이러한 모습을 보이면 보일수록 돌아서서 '아, 삶은 따분해.'라고 말 할 자격을 잃게 될 것이다. 영혼을 잃고 싶지 않다면, 우리는 공포를 극복해야 한다.
[참고##디자이너직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