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를 위한 디자인 세미나 참석 후기
2014. 2. 11. 00:37ㆍUX 가벼운 이야기
2013년 2월 6일(목) 서울디자인재단 주최로 '100세 시대를 위한 디자인 세미나'가 열렸습니다. 100세 시대를 맞이하여 디자인의 역할과 가능성에 대해 함께 고민하기 위한 세미나였습니다. 이 세미나는 제품, 생활 환경, 커뮤니티 서비스, 도시 정책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하여 100세 시대를 대비한 연구 사례를 공유하고 디자인을 통한 문제 해결의 사회적 공감대를 마련하기 위한 자리로 마련되었습니다. 세미나는 총 6개의 강연으로 진행되었습니다.
- 종합발표 : 100세 시대를 위한 디자인의 비전과 전략(김광순-디맨드 대표)
- 사례발표1 : Policy / 전 세대를 아우르는 "100세 시대 디자인"의 정책적 방향(신윤재-서울디자인재단 시민디자인연구소 팀장)
- 사례발표2 : Product / Senior를 위한 제품 디자인 사례(박철웅-디자인 넥스트 대표)
- 사례발표3 : House / 서비스 디자인으로 준비하는 100세 시대(이정규-디자인 와우 부대표)
- 사례발표4 : Community / Age-friendly city design(김현선-김현선 디자인 연구소 대표)
- 사례발표5 : Service /100세 시대를 대비한 커뮤니티 서비스 디자인(이강오-서울그린트러스트 사무처장)
pxd에서는 김선오, 김예리, 김동후 선임연구원이 참석하였습니다. 참석한 세 명이 느낀 인사이트를 정리해보았습니다. 각자의 관심사가 다르다 보니 바라보는 관점이 달랐고, 다양한 인사이트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1. 시니어 스스로가 문제 해결의 주체가 될 수 있는 생태계 구축이 필요하다(김동후 선임연구원)
- "노인 자살률이 높아지는 것은, 노인의 삶에 밀접한 제품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박철웅-디자인 넥스트 대표 강연 내용 중)
- 시니어를 대상으로 하는 제품은 기능과 디자인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시니어용 제품은 시니어에게 외면을 받고 있을까요? 스마트한 기능들이 추가되고 디자인적으로 매우 훌륭한 제품들이 나오지만 가격이 현실적이지 못하고 노인들이 정말 원하는 것들은 빠져있는 것 같습니다. 노인의 삶 속에 담긴 문제에 대한 고민 없이 공급자의 입장에서만 제품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과연 노인들이 이런 것을 좋아할까?' 공급자가 일방적으로 문제와 솔루션을 규정짓고 있는 것이 아닌지 되돌아봐야 합니다. 공급자 관점에서 벗어나 사용자 관점에서의 재설계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100세 시대에는 사람들의 관계 구조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강오-서울그린트러스트 사무처장 강연 내용 중)
- 평균 연령층이 올라가는 100세 시대에는 고령한 연령층 자체가 두터워지고 절대적인 수가 많아짐에 따라 이전과는 다른 양상의 커뮤니티가 발전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시니어를 위해서 어떠한 디자인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 고민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시니어의 지갑을 열기 위한 디자인을 할 것인지? 복지를 위한 디자인을 할 것인지?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디자인을 할 것인지? 다양한 관점에서 고민을 해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단순히 시니어용 제품을 업그레이드 하는 수준이 아니라 시니어의 삶을 깊게 고려한 디자인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철저하게 시니어의 입장에서 문제를 바라보고 해결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느꼈습니다.
- "요즘 시대의 시니어는 인생 주기가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습니다. 예전의 시니어는 [교육-경제활동-여가]라는 인생 주기에서 '여가'에 해당되는 삶을 살아가는 연령대였습니다. 그러나 100세 시대의 시니어는 [교육-경제활동-여가]의 주기를 반복 하게 되는 패턴을 가지게 됩니다."
(김광순-디맨드 대표 강연 자료 중)
-100세 시대의 시니어는 60세,70세가 되어도 교육에 참여할 수 있고 경제 활동을 한다는 것입니다. 시니어는 단순히 보살핌을 받는 세대가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시니어가 상대적으로 신체적인 능력이 떨어질 수 있으나 경험에 의한 생각의 범위가 넓습니다. 세미나 발표 자료에 의하면 노인들도 어떠한 문제가 있는지 다 인식하고 있으며 심지어는 해결 방법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스스로 아이디어를 내고 개선 포인트를 찾아낼 수 있도록 환경 조성을 해주고 정책적인 지원(비용, 인력)을 제공해준다면 스스로 문제해결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시니어 스스로가 고령화 시대에 대비하고 Ownership을 가질 수 있도록 디자인 생태계를 구축해주는 것. 100세 시대를 대비하는 디자이너의 역할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2. 100세 시대란 실버 세대만을 위한 시대가 아니라 전 세대를 아우르는 시대이다(김예리 선임연구원)
- "실버 시대만을 위한 디자인은 실버 세대에게 외면 받고 있다"
(박철웅-시니어를 위한 제품 디자인 사례 강연 중)
- 마케팅에서도 실버 제품을 홍보할 때 실버 제품이라는 것을 절대 강조하지 말라고 합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실제 제품을 디자인 할 때에도 실버 세대에 초점을 맞추면 안 될 것 같습니다. 'Senior를 위한 제품 디자인' 사례 발표에서도 실제 실버 세대를 위한 제품이 정작 그 세대에게는 외면 받고 있다고 합니다. 너무 기능에만 초점을 맞춘 나머지 내 자신이 실버 세대가 되었을 때 조차 그 제품을 사용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는 것입니다. 이를 해결 하기 위해 실버 세대의 신체적 조건을 인간공학과 UX측면으로 심도 있게 고민해야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또한 실버 세대를 고려하여 기능적인 면도 고려해야 하겠지만, 그들이 정말 사용하고 싶게 만드는 디자인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한다면 실버 세대 뿐 아니라 전 세대가 사용해도 자연스러운 제품을 디자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 "교육, 경제, 여가의 형태가 한번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순환되는 형태가 되어야 한다."
(이강오-100세 시대를 위한 디자인 비전과 전략 강연 중)
- 그 동안의 교육, 경제 활동, 여가의 형태는 주기 별로 나뉘어 있어 일회성의 성격을 띠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100세 시대가 도래하면서 가족의 의미가 변화하고, 독신 문화가 보편화 되었으며, 생애 주기에 걸친 여가, 노동, 교육 참여, 유니버셜 디자인의 보편화 등 사회적 파급효과가 커짐으로 인해 교육, 경제 활동, 여가의 형태가 일회성의 성격이 아닌 순환 구조를 띠어야 한다고 합니다. 늘 100세 시대라고 하면 은퇴 후의 삶을 걱정하고 노인층을 위한 솔루션을 제시하기 위한 고민을 해왔었는데 이번 강연을 들으면서 100세 시대를 새로운 관점으로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100세 시대는 노인층, 은퇴 후에 대한 삶이 아닌,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지금 현재 삶에 대한 이야기일 수 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현재의 삶을 어떻게 살아갈지에 대한 고민과 현재의 기술, 디자인을 좀 더 넓은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경험이 쌓인다면, 100세 시대를 위한 새로운 관점의 솔루션을 찾아낼 수 있을 것입니다.
3. 사람과 사람, 사람과 공간을 잇는 커뮤니티 디자인으로 가능한 참여 주도형 시니어의 등장(김선오 선임연구원)
'참여주도형 시니어'는 위 1번 글에 언급된 '문제 해결의 주체가 되는 시니어'와 방향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각 세대와 동일 그룹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공간과의 소통이 활발히 이뤄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커뮤니티 디자인이 시니어의 주도적인 참여를 가능케 하고 있습니다. 특히 수요자 중심의 접근이 디자인의 핵심이라는 것을 각 발표 사례들을 통해 알 수 있었습니다.
- "실제 봉사활동을 하고 계신 노년층에 대한 인터뷰를 기반으로 진행된 자원 봉사 사업에서 주도적인 참여와 생산활동을 하는 노인분들을 뵐 수 있었습니다."
(신윤재-전 세대를 아우르는 "100세 시대 디자인"의 정책적 방향)
- 100세 시대에 접어들면서 세분화된 노인계층과 함께 정책 과제들도 경제, 사회, 환경에 걸쳐 다방면으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사례로 자생 가능한 자립형 도시 구축을 중심으로 진행했던 커뮤니티 디자인 사업은 노년층이 자원봉사활동을 통해 배냇저고리를 만들고 이는 미혼모를 위한 사업에 다시 연결되도록 진행하였습니다. 이번 사업에서 활발한 생산활동을 하며 주도적인 참여를 하는 노인분들이 가능했던 것은 실제 봉사활동을 하고 계신 어르신을 인터뷰하여 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시행했기 때문에 더 의미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 "노인 이용자와 상호 이해관계자의 행동 패턴을 정확히 파악하여 디자인 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정규-서비스 디자인으로 준비하는 100세 시대)
- 100세 시대를 맞아 요구되는 서비스 디자인에 있어 노인은 근육과 같은 신체 능력이 저하되었을 뿐, 사고 능력은 훨씬 높다는 것을 인지하고 접근해야 하며 그들이 관계 맺고 있는 사람과 공간에 대한 이해와 분석을 통해서만 노년층에게 성공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와우에서 진행한 경로당 환경 개선 과제를 사례로 들면, 경로당 어르신의 니즈는 인터뷰와 관찰을 통해 파악하고 이렇게 파악한 개선사항은 사업제공자인 지자체의 한정된 예산과 시행일정 안에서 적용되어야 합니다. 실제 어르신의 걸음속도에 맞춰 주변 지역 동선을 파악하는 방법은 활성화 되지 않은 지역을 노인분들에게 홍보하는 것으로도 발전될 수 있어서, 어르신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지속적인 서비스 확장을 가능하게 함을 알 수 있었습니다.
- "전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Age Friendly와 함께 각 세대와 노년층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공간이 소통하는 디자인."
(김현선-Age-friendly city design)
- Age Friendly란 전 세대를 아우르는 디자인에 적용되고 있는 개념입니다. 모든 사람들은 특별한 존재를 제외하고 따로 정의되어 구분되는 느낌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이는 특히 노년층과 장애층에 더 예민하게 받아들여집니다. 주변 환경과의 소통이 매우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사항임에도 불구하고 접근하기 힘든 그룹과 공간으로 노년층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를 성공적으로 개선한 디자인 사례를 소개합니다. 뉴욕은 노인센터 주변에 노인을 위한 벤치를 설치했는데 지금은 전 세대가 그 내용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참여하는 등, 강한 파급력을 가져왔습니다. 또한 폰트 사이즈를 조정하는 표지판 디자인 개선과 함께 집과 집 사이의 오솔길을 만들어 산책을 통한 이웃+공간과의 소통을 유도하는 것도 커뮤니티 디자인의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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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시대를 위한 커뮤니티 디자인은 시니어가 주변 환경(사람+공간)과 더 긴밀히 이어질 수 있도록 도와주고 나아가 시니어가 사회적 약자보다 주체적이고 스스로 가치를 창출하는 존재임을 알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아래에 도움이 되는 링크를 덧붙입니다.
영상 : [시니어를 이해하기 위한 한 디자이너의 노력 - 페트리샤 무어의 노인체험]
참고 도서 : [커뮤니티 디자인(안그라픽스/야마자키 료)]
[참고##국내교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