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xd talks 48] How robots can be with us
2014. 7. 8. 00:25ㆍpxd talks
로봇이라는 흥미로운 주제를 가지고 시작된 이번 pxd talks는 삼성전자 UX Center에 재직 중이며 산업 디자인을 기반으로 휴먼로봇 분야에 다양한 경험을 갖고 계신 김윤경 책임님을 모시고 로봇에 대한 다양한 관점과 그에 따른 실험, 고민 이야기들로 진행되었습니다.
이번 토크의 주제인 "How robots can be with us". 어떻게 로봇을 디자인해야 사람들과 공존할 수 있을까요? 지금부터 디자이너의 입장에서 고민해온 이야기들을 들어보겠습니다.
로봇. 예전부터 각광받을 분야라 예측되었지만 아직까지도10년 뒤에는, 10년 뒤에는 하면서 로봇 청소기 말고는 딱히 성공한 사례를 찾기 힘든 것이 현실입니다. 이런 연유로 많은 사람들이 로봇 산업 분야를 먼 미래의 일이라고 생각 하는것 같습니다. 하지만 정말 앞으로 10년 안에는 뭔가 나올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굵직굵직한 기업들의 로봇기술을 가지고 있는 회사에 대한 투자/인수가 그 이유인데요. 작년까지 구글의 행보를 보면, 8개의 로봇 회사(보스톤 다이나믹스, 오터퍼스, 봇앤드돌리, 홀롬니, 인터스트리얼퍼셉션, 레드우드, 로보스틱, 메라로보틱스, 샤프트)를 인수했고 소프트뱅크, 혼다 등 다른 여러 기업에서도 로봇 기술 개발에 투자를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Boston Dynamics - Wild Cat
이렇게 점점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로봇.
로봇이 우리 생활 속에 공존하기 위해 우리는 어떤 디자인을 해야할까라는 고민 이전에 우선 지난 로봇 발전의 역사에 대해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1. 로봇의 역사 - Where does the word "Robot" come from?
로봇의 어원은 1928년 W. H. Richards 원작의 희극 "Eric"에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내용은 우리가 기존에 흔히 알던 로봇 소재의 영화와 비슷한 스토리인데요, 인간이 노동을 위해 로봇을 쉼 없이 가동하다가 로봇이 반란을 일으킨다는 내용이라고 합니다.
W. H. Richards 원작의 희극 "Eric"속 로봇 (발표자료 발췌)
이야기 속의 로봇이 아닌 자동적으로 움직이는 기계라는 개념으로 본다면 로봇의 기원은 기원전 15세기 이집트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이집트 문명에서는 햇빛을 받으면 소리가 나오고 물이 나오고 하는 기계들이 있었다고 합니다. 이처럼 자동으로 움직이는 기계들은1700년 대에 시계장인들의 기술로 선보인 인형으로 발전되어 왔습니다. 시계장인들은 기술의 정교함을 선보이기 위해 기어와 태엽을 활용해 피아노를 치는 인형, 그림그리는 인형, 글쓰는 인형을 선보였었다고 합니다.
시계장인의 인형 (발표자료 발췌)
이렇게 시대가 지날수록 사람의 모습을 닮은 형태로서 로봇은 로보트 태권V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에 이르기까지 점점 더 다양해졌는데요. 기계이면서 사람같이 움직이는 로봇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아주 다양한 기술들이 필요하지만 현재 로봇 기술의 수준으로는 완벽하게 사람처럼 걷는 로봇을 구현하는것도 어려운 과제라고 합니다. 한편으로 사람처럼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기능으로 사람들에게 접근하고 있는 로봇도 있습니다. 강아지 로봇과 같은 장난감 로봇, 사람이 다가오면 움직이는 마네킹 로봇, 공장에서 사람 대신 작업을 해주는 로봇팔, 집안을 돌아다니며 알아서 청소해주는 로봇 청소기, 사람과 소통하는 소셜 로봇 등이 있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개념으로 만들어지는 로봇들. 김윤경 책임님은 그 중에서도 사회적으로 사람과 소통하는 로봇, 즉 집에서 청소도 하고 같이 이야기도 하면서 여러 일을 도와주는 소셜로봇에 대해 연구를 해오셨다고 합니다. 소셜로봇은 어떤 로봇을 말하는 것일까요? 관련된 여러 개념과 사례들을 살펴보겠습니다.
2. 소셜로봇 - What robots have people imagined?
소셜로봇에 대한 정의를 내리기 위해 Levels of Social Organization(Hinde, 1976)의 구조에 로봇을 반영 해보았고 다음과 같은 정의를 내렸다고 합니다.
"사회적 시스템 안에서 사회적 역할을 가지며(Structure), 인간과 사회적 관계를 맺고(Relationship), 사회적으로 행동하는 로봇(Interaction)."
이러한 개념을 기반으로 로봇 연구자들은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관찰하고 한쪽에 로봇을 대입하여 사람과 로봇의 관계를 관찰해왔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관찰 방법을 Three levels of design(Donald A. Norman) 중의 Visceral과 Behavioral의 관점에서 살펴보았습니다.
1) Visceral - Anthropomorphic
Visceral은 외형적으로 어떻게 보여야 할까? 하는 것을 알아내기 위한 관점입니다. 로봇에 대해 어떻게 의인화 해서 표현해야 할까? 하는 부분에서 고민 한다면, 로봇을 외형적으로 정말 사람의 모습과 같게 만들어야 할까? 어떻게 표현되어야 사람이 거부감을 가지지 않을까? 등의 다양한 부분에 대해서 고민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외형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청소 로봇과 로봇 청소기의 차이점은 무엇일까요?
사람을 닮은 청소로봇 vs 둥글고 납작한 형태의 로봇청소기
두 로봇은 모두 청소 기능을 수행하고 있지만 제품의 본질 자체를 다르게 보아야 합니다. 사람의 형태를 한 청소로봇이라면 사람들은 흔히 보아왔던 납작하고 동그란 로봇청소기와는 다른 기대감을 갖게 됩니다. 사람처럼 생겼기 때문에 걸레가 더러워지면 직접 빨아서 쓸 것 같고, 청소 외에 무언가 다른 것들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이 생기게 되는 것입니다. 반면에 동그란 형태의 로봇청소기를 보며 사람들은 청소만 잘하면 되지 하고 생각하며 그 외에 다른 것을 기대하지는 않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로봇이 사람에게 더욱 친근하고 접근성이 좋을까요? 이 부분을 알아보기 위해 진행한 흥미로운 실험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는데요. 사람이 집에 왔을 때 로봇청소기가 아는 척을 해주는 것과 안해주는 것과 함께 아는 척을 해준다면 어떤 방법으로 하는 것이 효과적인지 알아보았다고 합니다. 간단히 결론만 말하자면, 사람은 모션을 통해 아는 척을 해주는 것을 선호한다고 합니다. 실험 결과를 놓고 생각해보면 사람 대 사람일 경우 직접 바라보지 않고 손만 흔들어서 반응을 해주었다면 서운한 감정을 느낄수도 있지만 로봇 대 사람이라면 상대방이 로봇이라는 인지를 하고 있기 때문에 감정적으로 허용되는 부분들이 있는 것입니다. 이런 허용이 어느 정도까지 되어야 할까 하는 것도 로봇의 디자인을 위해서 고민되어야 할 부분이라고 합니다.
2) Behavioral - Social interaction
앞에서 살펴본 Visceral와는 달리 Behavioral은 행동적인 부분을 알아보기 위한 관점입니다. 로봇이 어떻게 행동해야 사람들에게 친숙하고 감정적으로도 잘 소통 할 수 있을까요? 감정교류를 기반으로 한 소통을 위해서는 로봇이 사람의 목소리나 표정 등을 인식해서 감정을 알아내고 반응을 해야 합니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감정을 인식하는 알고리즘 등, 다양한 분야로의 연구가 계속되고 있다고 합니다.
현재 일반적으로 알려진 로봇으로 강연 중 예시로 소개해 주신 제품은 Tele-presence Robots(이하 TP로봇)입니다.
Tele-presence Robots
TP로봇은 쉽게 설명하면 사장님이 출장 갔을 때 로봇을 원격으로 조종해서 회사를 돌아다니며 회사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도록 해주는 로봇입니다.
이런 TP로봇을 디자인 한다면 어떤 부분을 고려해볼 수 있을까요?
- 첫번째, 어떻게 원격지 사용자의 Identity를 로봇에 표현해줄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합니다. 보통은 실제 사용자가 입던 옷을 입혀주기도 하고 물리적으로 비슷한 모습을 나타내기 위해 로봇의 크기를 원격지 사용자의 키와 같게 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 두번째, 어떻게 사용자의 인터랙션을 매칭 시켜줄 수 있을까? 이 부분은 로컬 사용자와 원격지 사용자가 소통을 하는 중에 필요한 인터랙션들을 어떻게 표현해야 양쪽 사용자 모두가 같은 현장에 있는것과 같은 느낌을 받게하기 위한 중요한 디자인요소라고 합니다.
- 세번째, 어떻게하면 사용자들간의 관계가 변하지 않고 그대로 유지될 수 있을까? 일반적으로 로컬 사용자들은 TP로봇의 크기에 따라서 자신보다 작으면 좀 더 자신감을 갖거나 크면 위축되는 느낌을 받는다고 합니다. 로봇(사장/상사)의 키가 자신보다 작을 수록 마음이 편해지는 것과 같이 사람의 심리에 대해서도 재미있는 점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요. 또한 실제 현장에 있고 없고에 따라 업무에 대한 책임감의 정도도 조금씩 달라진다고 합니다. 이와 같이 로봇이지만 서로 인터랙션을 나눌 수있는 상대방이라는 점에 있어서 TP로봇을 사용해도 진실된 관계를 유지하고 느낄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사람과 로봇과의 상호 교류에 대한 연구와 진행이 활발한 가운데 김윤경 책임님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심리학 이론을 사람과 로봇 사이로 끌어오는 연구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진행하셨다고 합니다. 그 중 하나로 우리집에 돌아 다니면서 나와 대화를 할 수 있는 Robot Companion 이라는 것이 있는데요. 개인간, 집단간에 생기는 인간감정의 이해/친근감의 정도를 말하는 심리학 개념인 사회적 거리(Social Distance)를 Robot Companion을 활용해 실험한 사례를 소개해 주었습니다.
이 실험은 로봇과 사람이 공동작업을 할 때 로봇과 사람 사이의 적당한 사회적인 거리와 물리적인 거리가 어느 정도인지 알아보는 것이었습니다.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 아래 표를 확인해 보겠습니다.
지금까지 흥미로운 로봇 실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는데요. 이처럼 다양하고 깊이있는 실험/연구들이 진행되고는 있지만 아직 사람과 로봇의 관계에 있어서 어떤 인터랙션이 정답이다 라고 말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로봇이 사람과 유기적인 관계로 사회에 공존하기 위한 연구는 장기적으로 지속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3. 당신이 꿈꾸는 로봇은? - What robots do you dream of being together?
강의를 마무리 하며 김윤경 책임님은 앞으로 우리와 함께 하는 꿈의 로봇에 대해 화두를 던지셨습니다.
여러분이 꿈꾸는 로봇은 어떤 로봇인가요?
김윤경 책임님은 기능, 인지 등 각 분야에 있어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로봇을 꿈꿔오셨다고 합니다. 즉, 단순한 기계가 아닌 로봇 공학과 인지 공학, 디자인 등 여러 가지 요소가 균형적으로 결합된 소셜로봇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로봇의 한 예로서는 인간의 감정을 읽고 그에 맞춰 물리적으로도 스스로를 제어할 수 있는 Dancing Robot이 있습니다.
Dancing Robot
출처) http://www.telegraph.co.uk/news/picturegalleries/picturesoftheday/5206731/Pictures-of-the-day-23-April-2009.html?image=27
사람과 사람의 생활 속으로 점점 더 가까워진 로봇과 함께 이런 로봇을 디자인함에 있어 디자이너가 어떤 고민과 생각을 할 수 있는지 이야기 나눌 수 있었던 뜻 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좋은 강연으로 pxd talks를 빛내주신 김윤경 책임님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참고##pxd tal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