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xd talks 52] 창의적으로 살아가기 – 류재현 감독
2014. 9. 3. 01:00ㆍpxd talks
지난 8월 21일, 한국을 대표하는 댄스 음악 축제 ‘월드 DJ페스티벌’ 의 류재현 감독님이 ‘창의적으로 살아가기’ 라는 주제로 강연을 해주셨습니다. 강연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하여 공유합니다.
수수하고 자연스러운 몸짓에 부드러운 목소리를 가지고 계신 감독님은 알고보니 클러버(Clubber?)였다는군요. 감독님은 살아가면서 자주 받는 질문 중 하나가 ‘도대체 무슨 일을 하세요?’라고 합니다. 그에 대한 감독님의 대답은 ‘놀아요~’라고...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산업디자인학과에서 공업디자인을 전공했고, 학창시절 운동을 좋아해서 축구부에 입단해 최초의 미대생 축구 선수로 활동했다고 합니다. 타 학과 학생들이 모인 집단 내에서 감독님은 '디자인의 신'이 되었고, 축구부 활동을 하면서 아주 큰 깨달음이 있었는데 ‘디자이너는 디자이너를 만나지 말아야 한다.’는 것과 ‘나를 어디에 팔아야 하는지 알게 되었다.’ 라고 해 큰 웃음이 나왔습니다.
클럽과 춤에 빠지다
우연히 후배가 데려다준 홍대클럽의 매력에 빠져 주말마다 클럽에 가서 3시간 이상 날뛰며 춤을 추었고, 결국 홍대앞 3대 막춤댄서로 등극했다네요. 북적이고 화려한 대학가에서 젊음을 보내면서 홍대 클럽의 트렌드세터라고 불리게 될 정도였는데, 그러면서 클럽 문화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고 새로운 것에 대해 고민하며 '재미로부터 상상된 기획이 실행될 수 있도록' 시도했다고 합니다.
공생공존(共生共存), 상부상조(相扶相助)
해외 파티문화가 한국에도 본격적으로 들어오고 해외 아티스트들이 공연하는 큰 공연장에 사람들이 가기 시작하면서, 수용인원이 작은 홍대의 클럽들에 대한 불만은 커졌다고 합니다. 그래서 감독님이 먼저 클럽 업주 모임을 만들고, 클럽 마케팅을 구상해 처음으로 ‘클럽 데이’라는 개념을 만들었답니다.
클럽데이의 마케팅 비결은 클럽 간의 공생공존, 상부상조하는 비지니스 모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티켓 한장으로 행사에 참여하는 모든 클럽을 갈 수 있게 하고, 발행되는 티켓 수와 상관없이 클럽들은 수익을 똑같이 나누는 구조입니다. 클럽들 간 서로 협력하여 윈윈(win-win)하고 사람들에게는 시간대별로 이동 구간을 넓혀줌으로써 새로운 공간을 창출하며 경험의 가치를 높여주는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단순하지만 기발한 아이디어로 클럽 문화의 부흥기를 만든 류감독님의 아이디어는 지금까지도 많은 클럽에서 유용하게 쓰이고 있습니다.
류감독님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세운 삶의 철학은
무슨 일이든 하루에 3시간은 집중해라.
그것을 3년은 해야 한다.
그리고 10년을 버텨라.
그러면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되어 있을 것이다.
이 항목들을 지키기는 힘들지만, 성공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바로 이 세가지 포인트를 실행하고 있다는 것이랍니다.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좋아하는 분야에서 이 포인트들을 지키려고 노력한다면 어느 분야에서든지 전문가가 될 수 있다는 얘기에 조금은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류감독님은 광고대행사 피디로 일하면서, 그리고 서울시 정책개발 연구원으로 일하면서, 사람들에게 재미를 줄 수 있는 기획을 구상하고 공공의 이익이 되는 문화 컨텐츠 디자인 전문가를 꿈꾸었다고 합니다.
류감독님의 기획 특징은
문제점에 대한 대안을 찾는다.
다른 시각으로 다른 실행을 한다.
문화와 예술의 도시를 꿈꾸다
많은 문화 예술 축제와 행사를 기획하면서 쌓은 노하우로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를 문화적이고 새로운 공간으로 바꾸는 기획을 계속 시도하고 있다합니다. 명동 한가운데에서 무선이어폰을 사용하여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범위에 한해) 자신의 집마당에서 마음껏 뛰놀듯 테크노를 즐기는 사일런스 디스코 파티, 서울에 숨어 있는 문화를 만나는 날로서의 서울사랑 컬쳐 퍼레이드, 하이 서울 락(Rock, 樂) 페스티벌 등 남들이 시도하지 않았던 것들을 실행하여 나름의 성공을 이루었다고 하네요. 또한 물길을 따라 걷는 안양천의 물길 걷기대회, 부천 시장 살리기 프로젝트, 나이 없는 날, 돌예공 등 지역기반으로 세대를 넘어 시민들에게 행복과 즐거움을 선사하고, 사회 이슈를 문화적으로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하여 사람, 환경, 지역이 어우러진 사회적 분위기가 환기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합니다.
생활공간으로서의 도시를 만든 인간들이 도시의 문화나 환경을 새롭게 창조하려는 것은, 곧 인류가 문화와 예술의 도시를 꿈꿔왔기 때문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글을 마치며
창의적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은 자신의 삶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두려움을 갖는다고 합니다. 류감독님의 강의를 듣고나니 일상의 익숙함에서 조금 벗어나보는 시도를 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지, 그저 세상의 트렌드에 따라가면서 사회와 적당히 절충하며 살고 있진 않은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창의적으로 산다는 것은 (일반적인 통념을 기준으로 본다면) 황당하게 사는 것이다.’ 라고 류감독님은 말합니다. 남의 시선, 남들과 나와의 생각차이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해야 창의적으로 살 수 있다는 뜻일겁니다.
사람을 사랑하고 공동체를 배려하며 자유를 꿈꾸는 류감독님. 혁신적인 생각의 원천과 성공하는 상상을 꿈꾸게 해주는 유쾌한 강연이었습니다.
아이디어의 장인을 꿈꾸는 문화기획가, 끊임없이 새롭고 창의적인 발상을 위해 도전하는 남자, 류재현 감독님께 감사드립니다.
월드 DJ 페스티벌: http://www.worlddjfest.com
관련 영상: http://youtu.be/LBm0isXDRCw
[참고##pxd tal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