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사용자 조사 가이드

2015. 4. 23. 07:50UX 가벼운 이야기
알 수 없는 사용자

해외 시장과 사용자를 타겟으로 하는 프로젝트가 늘어감에 따라 pxd도 출장이 많아졌습니다.
사용자를 만나는 일은 프로젝트에서 가장 설레는 부분 중 하나입니다. 또 한편으로 그만큼 많은 준비가 필요하기도 하지요.
해외 사용자를 만나는 일은 조금 더 까다롭습니다. 언어문제부터 시작해서 문화권에 대한 차이, 기타 실무적인 이슈까지 많은 대비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이 포스팅은 앞으로 해외 사용자 조사를 계획하게 될 피엑스디 사람들을 위해 사내 공유용으로 작성한 내용을 다시 정리한 글입니다.

* 시작하기에 앞서
- 이 포스팅은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수행하는 사용자 조사에 대하여, 다양한 사용자 조사 방식들의 공통적인 프로세스 위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사용자 조사 수행시의 lead Agency 입장에서 작성되었으며 Local Agency, Client와의 협업에 대하여 담고 있습니다.


intro.


누구를, 무엇을, 어떻게 볼 것인가?


조사 주제와 목적에 따라, 사용자 조사의 형태와 설계방식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조사 포커스와 그 수행방법을 고민하는 것이 사용자 조사의 시작일텐데요, 각 조사방식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이번 포스팅의 성격과 맞지 않을테니 “장소”와 “형식”에 따른 기준으로 구분한 몇가지 조사 방법에 대한 리스트업만 해두려고 합니다.

다양한 사용자 조사 방법들
- 퍼실리티 Facility에서 수행하는 조사들 (Focus Group, In-depth Interview, Usability test 등)
- 가정 방문 조사 (Home visit)
- 가게 방문 조사 (Shop visit)
- 타운 워칭 Town watching
- 스트리트 인터뷰 등

- 쉐도잉 Shadowing
- 미스터리 쇼핑 Mystery shopping
- Service Safari
- A day in the life
- Diary Study 등

무엇을 확인하고 싶은지를 정하고, 누구를 어떻게 볼지가 정해지면 대략적인 조사의 틀이 잡히게 됩니다. 이렇게 조사계획을 정리해가면서 실제 현지에서 사용자 조사를 수행할 업체를 컨텍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먼저, 해외 사용자 조사의 전체 프로세스를 살펴보도록 합시다.
개인적인 경험과 사내 프로젝트 사례를 토대로 정리한 해외 사용자 조사의 프로세스는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해외 사용자 조사 프로세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클라이언트, pxd, 그리고 현지업체가 어떠한 프로세스로 협업하며 사용자 조사를 진행하게 되는지 잘 이해가 되시나요?

지금부터는 이 프로세스들 중, Lead Agency (pxd) 입장에서의 주요 Key step(빨간색 원) 위주로 살펴보려고 합니다.


Key step 1.


현지 업체 컨텍/선정하기
해외 사용자 조사의 가장 큰 장벽은 아무래도 언어와 문화적 차이가 될 것입니다. 짧은 기간 안에 이 장벽을 극복할 수는 없기에 현지 사정과 문화를 잘 알고 있는 현지업체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즉, 현지업체는 우리를 대신하여 현지 언어로 직접 사용자 인터뷰를 수행하고 현지에서의 실무적인 진행과 조율을 담당하게 됩니다. 사용자 조사의 성격에 따라 어느 수준까지 현지 업체의 도움을 받을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여러 사항들이 고려되겠지만 아래의 내용을 한번 더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 현지 업체의 과거 프로젝트 경험 & 특화영역
- 업체 위치 및 주요 프로젝트 수행지역
- 한국인 스태프 협업 가능 여부
- 한국 회사와의 프로젝트 경험여부

현지업체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다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할 수 있습니다.아래와 같은 UX 글로벌 네트워크나 글로벌 컨설팅 협회 등의 사이트에 리스트업 되어있는 업체목록을 참고로하여 시작해 볼 수 있습니다.

[참고 링크] Global network of UX consultancy
UXalliance   http://www.uxalliance.com/ (pxd 등 25개사)
UX Fellows   http://www.uxfellows.com/ (U2시스템 등 22개사)
International UX Partners http://iuxpartners.com/ (팀인터페이스 등 17개사)
UXPA 컨설턴시 디렉토리 https://uxpa.org/consultants-directory

  


Key step 2.


조사 대상자 리쿠르팅하기
1) 현지 업체의 리쿠르팅 프로세스 확인하기
조사 포커스에 적합한 사용자를 만나기 위해, 현지 업체의 리쿠르팅 프로세스를 이해해야 합니다.
리쿠르팅 시의 예상 소요 일정, 필요한 스크리너 Screener의 수준, 수용 가능/불가능한 조건 등에 대한 사전 조율 및 확인이 필요합니다. 또한, 다이어리 등 사용자가 사전에 과제를 수행해야 하는 경우, 어떻게 과제를 전달하고 확인할지에 대한 논의도 이루어져야겠지요.

2) 오버 리쿠르팅 고려하기
항상 그렇다고 하긴 어렵지만 경험상 외국 사용자들의 경우, 인터뷰를 취소하거나 사전과제를 중도포기하는 경우가 국내에서보다는 종종 발생하는 편입니다.
혹 계획에 차질이 생기더라도 출장 일정 내에 해결할 수 있어야 하므로 목표인원보다 넉넉하게 오버리쿠르팅 해둘 필요가 있으며 치터 Cheater나 no-show를 대비하기 위함이기도 합니다.

3) 현지 사정이나 문화에 대한 정보가 필요한 경우 도움받기
인터뷰 대상자를 선정하기 위해 스크리너를 작성하다 보면 현지 환경이나 사정에 대한 확인이 필요한 경우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당연했던 전제조건이나 문화적 인식들이 현지에서는 전혀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설거지, 요리 등 너무나 일상적인 task이기 때문에 현지 상황을 더 알기 어려운 경우도 많죠. 아무리 인터넷을 뒤진다고 해도 접할 수 있는 정보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럴 때에는 현지 업체에게 적극적으로 문의하고 조언을 얻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렇게 사전에 현지문화를 제대로 이해하고 포커스를 잡아야 이에 따른 적합한 사용자가 리쿠르팅될 수 있습니다.

[참고 용어]

스크리너 Screener
조사할 대상자들을 선정하거나 걸러내기 위해 작성한 것으로 여러 문항으로 구성된 질문지를 말함.

치터 Cheater사기꾼.
리쿠르팅 자격요건을 속이고 보수를 목적으로 거짓으로 인터뷰에 응하는 사람을 말함.

no-show
예약 불이행자. 인터뷰 등의 만남을 약속하였으나 막상 해당 시점에 연락없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를 말함. (업체나 국가에 따라 용어는 상이할 수 있습니다.)


Key step 3.


현지 문화 / 배경지식 이해하기
사용자를 만나기 전에 현지의 문화나 의식, 배경 등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다룰 제품이나 서비스가 실제로 어떻게 제공되고 있는지, 그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어떠한지를 먼저 이해하는 과정입니다.
현지의 대중적인 브랜드나 제품은 사용자들이 자연스럽게 언급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미리 이름이나 기능 등을 알아둘 필요도 있습니다. 현지에서 직접 확인하기 전까지는 은근히 접하기 어려운 정보들입니다.

여러 방법들이 있지만 다음과 같은 일정으로 간단하게 알아볼 수도 있습니다.- 마켓, 서비스 센터 등의 가게 방문 조사 (Shop visit)- 샵 내에서의 세미 인터뷰 (판매원, 제품 구매를 위해 방문한 고객들 대상) 등

[참고도서] 컬처코드, 생각의 지도
여유가 되신다면 ‘컬처코드’와 ‘생각의 지도'라는 책을 추천드립니다.
여러 문화권이 어떻게 다른가를 이해하는 방법들에 대하여, 특히 동서양의 차이에 대한 힌트를 얻으실 수 있을 겁니다. 두 책 모두 pxd 블로그에서 소개된 적이 있습니다.

컬처코드 | http://story.pxd.co.kr/909
생각의 지도 | http://story.pxd.co.kr/794


Key step 4.



사용자 조사하기
1) 모더레이터와의 협업하기
사용자 조사의 결과물은 전적으로 모더레이터에게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따라서 사전에 서로 조사 포커스를 정확하게 맞추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조사 시작 전 내부에서 미리 논의된 가설이나 프레임이 있다면 함께 전달하며 끊임없이 함께 의논하고 조율해 나가야 합니다. 조사 초기에는 아무래도 포커스를 맞춰가는 시간이 소요되기 마련이므로 중요한 사용자의 인터뷰는 일정 중반에 배치할 수도 있습니다.

2) 동시통역의 중요성
생생한 컨텍스트와 함께 사용자를 만나고 있는 이 순간을 눈앞에서 이해할 수 없는 것만큼 답답한 일도 없을 것입니다. 해외 조사에서는 반드시 실시간으로 모든 언어를 통역하여, 현장에서 완벽하게 이해를 끝내도록 도와주는 동시통역사가 필요합니다. 동시통역사는 현장에서 사용자의 언어나 몸짓, 표현들을 우리말로 즉시 통역하여 이해를 도와주며 이렇게 변환된 우리말은 훨씬 더 생생하게 기억됩니다. 조사를 마친 후에도 이후의 랩업 Wrap-up 단계에서나 Affinity diagram 세션을 진행하는 데에도 훨씬 효율적입니다. 통역은 조사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이루어지므로 시작 전, 미리 사용자에게 양해를 구하는 것이 필요하며, 통역내용도 함께 녹음하도록 합니다. 이렇게 동시통역과 함께 조사가 이루어지므로 국내에서의 사용자 조사보다 조금 더 여유있게 시간 배분을 하도록 합니다.

3) 랩업 Wrap-up 회의하기
매 인터뷰가 완료되면 인터뷰 내용을 돌아보는 회의가 필요합니다. (이하 랩업으로 통일함.)

매 인터뷰를 마치고 나면 모더레이터와의 랩업이 필요합니다.인터뷰 중 놓쳤거나 이해되지 않는 부분, 모더레이터의 의견 등을 추가로 확인하고, 이번 인터뷰에서의 진행내용을 바탕으로 이후 인터뷰의 방향을 한번 더 조율합니다.

현지에서 워낙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얻어오기 때문에 제대로 정리가 되지 않은 상태로 돌아오면 내용이 모두 휘발되어 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프로젝트 팀원들과, 함께 동행하는 클라이언트와 사용자 조사 전 세웠던 가설이나 조사 과정에서 얻게 된 프레임에 대해서 끊임없이 논의하며 중심가지를 놓치지 않도록 합니다. 랩업 일정과 장소를 미리 정해두거나 고민해 두어야 할 수도 있습니다.


Key step 5.


조사 마무리하기
1) 인터뷰가 부족한 경우,
인터뷰가 취소되거나 사용자가 치터로 확인된 경우, 목표인원과 대비 인터뷰 수가 모자라는 상황이 됩니다. 여유일정을 남겨두었다면 이 기간을 이용하여 부족한 인터뷰를 수행합니다. 바람직한 상황은 아니지만, 혹 귀국일정으로 인해 Lead Agency가 추가 조사에 참여할 수 없는 경우, 현지업체가 추가 조사를 진행한 뒤, 조사결과와 수집자료들을 공유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2) 인터뷰 데이터 챙기기
녹음파일, 현장 사진 등 여럿이 함께 수집했던 데이터들을 놓치지 않고 챙기도록 합니다.

3) 휴식시간 가지기
경험상 출장일정 완료 후, 체력 회복 + 시차적응에는 대략 일주일 정도 소요됩니다. (미국 기준)
프로젝트 진행일정을 고려하여 일정 중 적절하게 휴식을 취하며 컨디션을 조절하시기 바랍니다.


Outro.


사소하지만 효율을 좌우하는 소소한 사항들

많은 일이 그렇지만 출장지에서는 사소한 일들을 해결하는 데에 생각보다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하는 경우가 생기곤 합니다. 다음과 같은 내용들을 한번 더 점검해 보면 어떨까요?

1) 출장 공식일정 뒤에 하루 더 여유두기
사용자가 갑자기 인터뷰 일정을 취소하거나 거짓 사용자 Cheater인 경우, 추가 인터뷰가 필요한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를 고려하여 가능하다면 working day로 하루쯤 더 여유를 두어 일정을 계획할 것을 추천드립니다.

2) 회의 장소(공간) 정해두기
매일의 인터뷰 내용을 돌이켜보거나 회의가 필요한 상황은 꽤 자주 있습니다. 숙소가 호텔이라면 더욱 제약을 받을 수 있습니다. 출장 인원이 혼성이거나 클라이언트 또는 현지업체와 많은 회의가 예상되는 경우, Airbnb 등을 통해 거실 등 미팅공간이 별도로 있는 숙소를 빌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어두침침한 호텔보다 탁트인 거실이 있던 Airbnb에서의 경험이 업무하기에는 더 편하고 좋았습니다.

3) 정말로 사소한 준비물 잊지 않기
멀티 콘센트, 멀티탭 (휴대폰과 각종 촬영 장비들을 한번에 충전할 때 유용), 포스트잇, 펜 등

4) 장소이동 방법 확인하기
인터뷰 상황에 따라 장소이동이 많은 경우라면 별도로 차량을 렌트하거나 운전사가 필요하기도 합니다. 이동시간을 고려하여 인터뷰 일정과 식사시간도 조율해야 하니 미리 대비가 필요합니다.


이상으로 해외 사용자 조사의 각 Key step을 모두 살펴봤습니다. 해외 사용자 조사를 계획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에게 미흡하지만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서두에서도 밝혔듯이 이 글은 pxd와 같이 사용자 조사시, Lead Agency의 입장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클라이언트나 Local Agency의 입장에서 이 글을 보고 계시다면 추가로 도움될만한 내용을 코멘트해 주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모쪼록 안전한 출장길이 되시길 바랍니다.

[참고##조사 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