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xd 교육사업팀 이야기 2/2 - 사람이 하는 디자인씽킹

2015.05.19 07:50UI 가벼운 이야기
by 개암

1편에서는 교육사업팀이 초기에 ‘초등학교 교사를 위한 디자인씽킹 B2C 교육’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에 대해서 디자인씽킹을 통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방식을 기반하여 정리해 말씀드렸습니다. 2편에서는 이런 과정을 통해서 형성된 디자인씽킹을 원활하게 활용하기 위한 문화와 규칙을 다루고자 합니다.

1편: 팀이 하는 디자인씽킹
2편: 사람이 하는 디자인씽킹


프로젝트를 통해 학습한다.


나의 목표, 나의 역할 찾기


한 번의 iteration은 다음 번 iteration을 위한 준비입니다. 그리고 모든 iteration은 팀이 궁극적으로 하려는 계획의 연장선상에 있어야 합니다. 결과적으로 개개인은 팀 내에서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이 때 각각의 iteration 과정은 개개인이 성장하기 위한 배움의 길이 될 수 있었습니다.

교사를 위한 디자인씽킹 프로젝트가 유보되면서 그 동안 배워왔던 UX, 디자인씽킹, 교육을 활용할 수 있는 B2C 워크숍을 만드는 방향으로 전환되었습니다.


- 현재 시장: UX의 기본 개념을 이해하고 UX 문화를 형성하고자 한다. 대기업 및 기업설립 아카데미 위주의 B2B UX 교육
- 2차 시장: UX 전문성을 강화하고자 한다. UX 종사자를 위한 B2C 교육
- 3차 시장: 디자인씽킹이라는 새로운 관점을 습득하고 싶어한다. IT업계 종사자 및 교사, 강사 등의 비UX 종사자를 위한 B2C 교육


3차 시장의 고객군을 대상으로 하는 방향에서 한 걸음 물러나 2차 시장이 당장의 목표가 되었습니다. 적합한 시기가 오기까지 팀의 역량과 가능성을 가늠하고 성장하기 위한 단계입니다. 현업에 지친 UX 종사자가 실전에서 활용할 수 있는 교육을 목적으로 시작하였습니다.


저는 워크숍 위주의 교육을 받는 경우, 교육이 끝나고 시간이 흐르면 교육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것을 기억하기에 어려움을 겪곤 했습니다. 특히 직접 참여하는 워크숍 활동의 기억이 강렬하였기 때문에 방법론은 기억하더라도 이론이나 의의는 잘 잊어버렸습니다. 간혹 프로그램북을 통해서 워크숍의 목적을 확인할 수 있었지만, 워크숍을 경험한 것과 강의에서 이해하는 내용(이론과 같은), 글을 통해 전달받는 내용(브로셔, 프로그램북 등)은 매체가 달라서인지 머릿속에서 쉽게 합쳐지지 않았습니다. 이런 내용이 일관성 없이 따로따로 인식되었고, 경험하고 배운 내용을 실제 상황에서 응용하기에 한계가 있었습니다. 이에 제가 해결하고 싶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용도로 브로셔를 맡기로 하였습니다.


‘현업에 지친 UX 종사자’라는 기준을 명확하게 하는 단계에서 주제가 다른 방향으로 구체화되었습니다. ‘현업에 지친 UX 종사자’는 ‘책임을 지는 자리에 올라가기 전인 1~2년차 UX 종사자’로, ‘실전에서 활용할 수 있는’은 ‘실패하는 법을 배울 수 있는’이 되었습니다. 실패를 통해 더 나은 방향으로 가는 정신인 디자인씽킹의 iteration 방식을 차용하여, UX 각각의 프로세스를 반복하여 진행하는 과정으로 워크숍을 구성하였습니다. 실패를 긍정적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툴킷을 활용하고 이 툴킷을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자 하였고, 저는 강사 없이도 툴킷을 활용할 수 있도록 UX와 워크숍의 모든 것을 담은 책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UX의 각 과정이 무엇인지, 왜 이 과정을 하는지, 이 과정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결과물은 무엇인지, 결과물은 다음 과정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 각 과정은 어떤 순서로 이루어지는지를 구체적으로 알려줌으로써 워크숍을 하는 과정마다 교육을 듣는 사람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정확히 알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툴킷의 목적이었습니다. 그렇게 아무도 읽고 싶어하지 않을 정도로 복잡하게, 열심히 작성하면서, 이 많은 내용들이 어떻게 해야 자연스럽고 쉽게 전달될까 고민했습니다.


그 와중에 팀의 방향이 다시 바뀌었습니다. 툴킷의 목적이 현장에서의 활용가능성이라면, 워크숍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현장에서 다른 사람들과 툴킷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즉 워크숍을 통한 UX 교육이 아니라 UX 퍼실리테이터 양성 과정을 위한 교육이 적절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실패와 반복이 중요하기 때문에 워크숍 과정 자체가 실패와 반복을 권장할 수 있도록 강의를 최소화하고 실전 위주로 프로그램을 변경했습니다. 어떤 장소에서라도 누구나 워크숍을 진행할 수 있도록 강의를 대체하는 목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책이 아니라 영상의 형태로 워크숍을 안내하기로 하였습니다. 워크숍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편의를 생각하면서 워크숍 사전에 보는 영상, 직전에 보는 영상, 사후에 보는 영상을 이론, 순서, 노하우, 디테일 등으로 나누어 제작하는 방향으로 틀을 짰습니다. UX에 흥미를 가지고,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영상의 목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작업이 영상의 목적에 적합한지 검증할 수 있는 단계에 도달하기도 전에, 워크숍을 검증하거나 UX 전 과정을 다루는 영상을 만들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팀이 제한된 시간동안 운용할 수 있는 컨텐츠의 질과 양을 고려하여 디자인씽킹을 이용한 빅게임(을 가장한 워크숍)으로 방향을 전환하였습니다. 디자인씽킹 빅게임으로 사람들을 유도할 브로셔를 만드는 것이 이번의 목표였습니다. UX보다 가볍게 진행할 수 있는 디자인씽킹이니 만큼 브로셔도 내용을 가볍게 하는 방향으로 고민했습니다. 디자인씽킹의 프로세스에서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포인트만을 짚어 ‘워크숍 디자인씽킹을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보드게임’을 형식으로 잡았습니다. 빅게임을 준비하는 도중에 새로운 B2B 교육이 여러 개 잡히면서 B2B 교육 준비와 빅게임 콘텐츠 구성작업을 겸하는 것이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신입사원을 위한 B2B 디자인씽킹 교육이 1월의 최종 목표가 되었습니다. 브로셔의 목적과 형식, 내용에 대해 달라진 관점을 기반으로, 저는 제가 워크숍 위주의 교육을 받았을 때 아쉬운 점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았습니다. 퍼소나는 저 자신이 되었고, 무게를 다 덜어내고 이 브로셔를 5개월동안 교육사업팀에서 디자인씽킹에 대해 제가 느끼고 해석한 것을 담는 그릇으로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콘텐츠를 어떻게 구성할지, 무엇을 위주로 만들지에 대한 기준은 지난 5개월의 과정을 통해 이미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다음과 같은 브로셔가 만들어졌습니다.

브로셔의 콘텐츠들이 장표에 포함되면서, 디자인씽킹을 설명하는 방식을 통해 강의에서 익힌 콘텐츠를 브로셔에서 다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툴킷팀의 툴킷이 워크숍의 진행을 이끌었습니다. 저는 기존의 디자인씽킹 워크숍에서는 UX와 디자인씽킹이 어떻게 다른지 개념적으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만 이번 워크숍에 퍼실리테이터로 들어갔을 때 적어도 제 문제는 해결되었음을 느꼈습니다.


배운 것 나누기

스타트업을 위해 각자 주제를 정해서 책을 읽고 스터디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서로 책을 통해 얻은 정보가 많았기 때문에 공유과정은 어떤 지식을 획득했는가보다는 내가 무엇을 배웠느냐를 중심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이런 스터디를 통해 얻은 정보나 프로젝트를 위해 진행했던 데스크리서치가 별개의 과정이고 처음에는 관련이 없어 보였습니다만, 팀의 목표 내에서 지식이 활용되는 하나의 큰 흐름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iteration이 자주 발생하고, 궁극적인 목표는 함께 공유하고 있으며, 하나의 워크숍을 별개의 여러 개의 팀이 함께 준비하는 경우가 잦았기 때문에 서로 진행상황을 공유하는 과정 또한 필요했습니다. 매주 한 번은 오전에 배운 것을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공유할만한 정보, 함께 일할 때의 마음가짐, 상대방으로부터 배운 것 등 발표내용은 자유로웠습니다.


알아서 하기

교육사업팀에서는 iteration을 할 때마다 팀 내 구성이 바뀌었습니다. 각자의 위치가 때로는 연소자가, 때로는 상대적으로 팀 문화에 적응하지 못한 자가, 때로는 따르는 자가 되지만, 때로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각자의 역할과 역량, 하고자 하는 것에 따라 팀이 구성되고, 팀원에 따라 팀의 진행방식이 달라지는 이 상황에서 지위나 나이와 상관없이 오늘 할 일, 앞으로 할 일은 스스로 결정하고 속도도 스스로 조절하게 되어있었습니다.


교육사업팀 내에서는 서로를 직책으로 부르지 않습니다. 일단 팀에 들어오면 각자 자신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두 글자의 이름으로 만들어 ‘호’로 정합니다. 대독이나 해투, 부웅은 그런 호 중 하나입니다. 호에는 나는 어떤 사람이고 무엇을 추구하는가가 담겨 있습니다. 서로를 부르는 호칭에 지위 대신에 개개인의 가치가 들어있었기 때문에 호를 부르는 과정에서 서로에 대한 가치관이나 어떤 사람인지 인식하게 됩니다. 호는 의견을 내거나 논쟁을 하는 과정에 거리낌보다는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주었습니다.


‘이렇게 하면 되나요?’ 라는 질문은 금기입니다. 팀 내에서 각자 배운 것을 통해 팀원과 호흡을 맞추어 진행했고, 팀원들은 주어진 환경에서 가능한 것을 물어보기보다는 하기로 결심한 것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요청하게 되었습니다. 각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을 하기 때문에, 실패를 허용하기 때문에, 팀원을 이해하려고 하기 때문에 저희는 일 외적인 것이나 당장의 성과에 대한 부담 없이 도전할 수 있었습니다.


정답은 없다.

진짜로 ‘더’ 가치있는 문제와 해결책을 찾기 위해

팀의 일 과정은 진짜로 가치가 있는 문제(Real Valuable Problem)를 찾는 과정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지금 하는 문제가 진짜(real)인가? 아니면 가짜인가? 가짜를 인식하는 것은 진짜를 파악하는 것만큼 중요하기 때문에 진짜라고 가정하고 첫째, 일을 한 번에 끝내려고 하지 않는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5개월 중에 한 번에 끝내려고 했던 적이 있긴 합니다. UX 영상을 만들면서 제작을 진행하지 않고 컨셉에 맞도록 영상에 들어갈 내용을 구체적으로 잡아나갔습니다. 작업을 하는 내내 제대로 하고 있는지 확신을 가질 수 없었습니다. 진짜 문제가 맞는지 확신하기 전에 시간 내 해결할 수 없는 작업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작업이 진짜 문제를 다루고 있는지, 진짜 문제에 적합한 해결방식인지 판단하기 전에 끝이 났고, 이후에 어떤 작업을 하면 좋을지 방향을 잃고 말았습니다. 진짜 문제를 찾기 위한 과정으로 생각하기보다 지금까지의 작업을 지키려는 욕심으로 임했기 때문에, 작업이 기준에 맞는지 확인하는 시점에서 되돌아가지도 앞으로 나아가지도 못하게 되었던 경우입니다. 다루고 있는 주제나 작업이 그 자체로 가치가 없기 때문에 가짜인 경우도 있지만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끄는 진짜가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가짜가 될 수도 있습니다. 지금의 작업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확인하는 단계를 멈추고 시간을 들이게 된다면, 작업에 대한 애정과 진짜일 것이라는 믿음 사이에서 길을 잃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둘째, 비슷한 맥락으로 완벽과 완성에 대한 집착은 버리는 것이 좋습니다. 워크숍 준비를 여러 팀으로 나누어 하기 시작하면, 같은 워크숍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서로 작업을 확인하고 테스트하고 의견을 물어보는 과정을 거칩니다. 테스트 이후에도 테스트를 반영할 시간이 필요하며, 이 때 방향이 바뀔 수도 있기 때문에, 일정을 구성할 때 테스트를 위해 주어진 시간은 작업을 마무리하기에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완성하려고 한다면 시간 내에 보여주는 것이 어려워지고 테스트가 늦어지게 됩니다.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작업을 보여줄 때 미완인 상태, 부족한 상태로 보여주는 것이 꺼려지는 사람이라면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만약 상대방에게 지적 등 부정적인 의견을 듣는 것을 두려워한다면 대충 만든 프로토타입으로 테스트하는 과정은 불편하고 괴로운 시간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디자인씽킹 과정에서 지적은 더 좋은 결과물, 더 나은 가치를 만들기 위한 최상의 선물이라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팀으로 작업하다 보면 내 의견이 버려지거나, 내가 제시했던 방향이 바뀌는 일이 흔하게 일어납니다. 위의 사례처럼 고민하여 만든 프로토타입이 좋지 않은 평가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셋째, 내 의견이 부정되는 것을, 그리고 마찬가지로 상대방의 의견을 부정하는 것을 민감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누군가의 의견이 실패라는 것을 초반에 인식하는 것이 오히려 권장됩니다. 가짜 해결책, 가짜 문제를 찾는 과정이니까요.


디자인씽킹 빅게임을 위한 브로셔를 작업 초기에 저와 팀원이 추구하는 방향과 서로가 생각하는 결과물의 형태가 달랐습니다. 저는 제가 원하는 것만큼 상대방이 원하는 것도 중요하고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고, 저희는 서로의 생각을 비판하지 않은 상태로 서로가 원하는 것을 하나로 만들어갔습니다. 브로셔의 목표, 용도, 표현방식에 대해서는 응원을 받아가며 진행했었지만, 그 프로토타입은 결국 특색없는 결과물이 되고 말았습니다.


애매한 의견 받아들이기

모두가 마음에 든다고 말하는 분위기에서 한 명이 이런 말을 합니다.


“전 좋은지 잘 모르겠는데요….”


경험과 관계없이 한 사람의 의견이 비논리적이거나 설명할 수 없는 것이라 하더라도 의견이 나오면 가능한 시간 내에서 왜 그 사람이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하는지 찾아봅니다. 애매한 의견은 그 순간에는 왜 그러한지 이해할 수 없지만, 그의 감이 찾아낸 것이기 때문에 논리적인 의견과 동등하게 받아들여졌습니다. 왜 그 의견이, 단어가 적합하지 않은지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오해의 여지가 없고,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에 적합한 방향을 찾아나갈 수 있었습니다.


디자인씽킹 방식은

정말 가치가 있는 문제를 찾고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 문제를 가치있다고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이 필요하고, 그 일을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이 있어야 하며, 하고 있는 일이 가치가 없음이 확인되었을 때 포기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디자인씽킹 작업에서는 목표를 세우고 목표에 맞게 기준을 설정하는 뒤엎기, 개개인이 성장할 수 있는 문화, 그리고 더 바람직한 상태를 추구하는 정신을 요구합니다.


개인이 아무리 디자인씽킹 방식에 익숙해졌다 하더라도 소속된 곳에서 디자인씽킹이 요구하는 뒤엎기, 문화, 정신을 허용하지 않는다면 디자인씽킹은 이루어지기 어려울 것입니다. 또한 디자인씽킹 프로세스를 거쳐 일을 하는 곳이라 하더라도 그 구성원들이 디자인씽킹이 요구하는 뒤엎기, 문화, 정신을 이해하지 않는다면 디자인씽킹은 이루어지기 어려울 것입니다. 저희 구성원 한 명 한 명이 디자인씽킹에 대해 배우고 활용할 수 있게 된 까닭은 환경과 개인 모두가 디자인씽킹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실에서의 가치 있는 문제를 찾아가기 위해서 방향을 바꾸거나, 각자 하고 싶은 일을 찾거나, 각자 해야 하는 일을 만들거나, 현재 무엇을 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은, 그리고 실패, 시도, 실험에 도전하는 것은 저희 모두에게 권장이 아니라 필수였습니다. 팀원 각각은 배경도 가치관도 잘하는 것도 다르기 때문에 팀에서 그에게 가장 잘 맞는 역할을 찾아나갔고, 각자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일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디자인씽킹 방식은 경험을 통한 학습방식이기 때문에 옆에서 보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일이 제대로 진행이 되고 있는지 알 수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을 거쳐 교육이란 영역에서 많은 것을 배워나갈수록, 이를 응용할 수 있는 기회가 거짓말처럼 찾아왔습니다. 빅게임을 고민하자 빅게임 전문 회사가, 초등학교 교사와 디자인씽킹을 고민하자 디자인씽킹을 연구하는 초등학교 교사 모임이, 툴킷을 고민하자 툴킷을 만드는 회사에서 연락해왔습니다.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작업방식도 쉽게 적응할 수 있는 작업방식도 아님은 분명하지만,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주는 방식이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참고##디자인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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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oon2015.05.21 13:04

    글 잘 읽었습니다. UX와 디자인씽킹이 어떻게 다른지 개념적으로 어려움을 겪다가 워크샵을 통해 해결하셨다고 했는데, 저도 궁금한 부분이어서요. UX와 디자인씽킹은 어떻게 다르며, 어떤 과정을 통해서 깨닫게 되셨나요?

    • 프로필사진
      개암2015.06.05 02:22 신고

      안녕하세요? pxd 교육사업팀 이야기를 썼던 대독(글쓴이명 개암)입니다.
      제가 느끼고 있는 차이를 어떻게 서술하면 좋을지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 바람에 너무 늦게 답변을 드리게 되어 죄송합니다.

      UX와 DT의 차이에 대해서는 저도 여러번 주변 사람으로부터 질문을 받았던 근본적인 부분이고, 제 이해가 pxd 교육사업팀에서의 개념과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글을 쓰기에 조심스럽네요.
      (왜 개인적 이해의 차이가 팀에서의 개념과 차이가 있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아래에 적어놓았습니다)

      우선 UX와 DT의 개념에 대한 설명은 제가 애매하게 정리하기보다는 다음 글을 참고하실 것을 추천드립니다.
      http://story.pxd.co.kr/549
      http://story.pxd.co.kr/554
      (교육사업팀에서의 DT에 대한 개념은 본문의 제가 만든 브로셔에 요약해두었습니다. 브로셔의 가장자리를 오른쪽 위에서부터 시계반대방향으로 읽어보세요)

      pxd 교육사업팀에 들어가기 전까지 저는 UX와 DT에 대해

      "UX는 사용자 경험, DT는 디자인 씽킹으로
      전자는 무엇을 디자인할 것인가-와 관련하여 디자인 영역에 대한 것이고 후자는 어떻게 생각하는가-로 디자이너들의 사고방식이다. 두 가지는 흡사해보이지만 어느 하나가 다른 것에 종속되지 않는 독립적 개념이다.

      UX를 할 때 DT의 사고방식으로 할 수 있겠지만, UX는 다양한 영역을 가진 사람들이 여러가지 관점을 가지고 진행하다보니 모두가 DT를 하고 있지는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 중 넓은 영역이 아닌 좁은 영역의 소위 디자이너들이 가지고 있는 디자인을 할 때의 독특한 사고방식이라고 볼 수 있다."

      라고 생각했습니다. 둘을 구분할 생각은 애초에 하지 않았고, 그냥 UX는 UX로 DT는 DT로 글자 그대로 받아들였던 거죠.

      저에게 둘 간의 개념이 문제로 작용했던 계기는 UX와 DT를 전달하는 시점에서 발생했습니다.
      워크샵을 통한 교육은, 결국 실무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짧은 시간만이 주어지기 때문에, 그 개념을 막연하게나마라도 전달할 수 있도록 진행이 됩니다. (팀장님이셨던 부웅의 말을 빌리자면 - 정확하게 교육을 하기 위해서라면 전문가와 함께 UX 프로젝트를 처음부터 끝까지 해봐야지요. 몇 시간, 며칠의 워크샵을 통해서 완벽하게 가르치려고 하는 것 자체가 오만입니다) 이에 교육에서는 개념, 필요성, 프로세스, 방법론 등을 설명하고 워크샵을 통해서 직접 하는 단계를 거칩니다.

      이 과정에서 UX나 DT가 가지고 있는 (문화인류학적 관점에서의) 사용자와 현장의 강조, 확산과 수렴의 반복과 같은 분명하지만 유사한 특징들이 강조됩니다. UX와 DT가 이론상으로나 개념적으로 차이가 있음을 인식함에도 불구하고, 워크샵을 하다보면 실질적으로 거의 같은 관점으로 같은 과정을 거치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DT는 '단순히 사고야!' 라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방법론을 가지고 있었고, DT를 활용할 수 있는 툴킷이나 DT를 가지고 하는 프로젝트가 있는 이상, 애매하게 '얘는 영역이고 얘는 사고야! 그건 다른 거잖아.'라고 말할 수 없게 된 것이죠.

      따라서 구체적으로 저의 고민은 'UX와 DT'의 개념의 어려움이 아니라 'UX와 DT 교육'의 개념의 어려움에 가까웠습니다.
      (이전의 제가 UX와 DT의 개념이 명확하게 인식하고 있었냐 하면 그건 또 다른 이야기가 되겠습니다만)

      이에 이하의 내용은 UX와 DT를 교육을 통해서 접할 때 인식하게 되는 체험적 차이에 대해 저의 경험을 기반으로 서술합니다. 글 너무 길어서 죄송해요...

      초기에 저희는 DT가 아니라 새로운(혹은 더 나은) UX 교육을 만들고자 했었습니다.
      사업팀에서 UX 교육에 대해서 초점을 맞추고 있던 문제 중에 하나는 UX의 프로세스(더블다이아몬드)의 각각의 단계는 다음 단계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이전 단계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으면 이후 단계도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인터뷰 과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그 데이터를 가지고 퍼소나를 만드는 것이 어려워지고, 퍼소나가 정교하지 않을 경우 HMQs 또한 깊이가 없습니다. 따라서 어느 순간 데이터가 적절하지 않거나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이전 과정으로 돌아가 다시 진행하여 보충하지 않는다면, 이후 단계를 진행할 수 없거나, 진행하더라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상황이었습니다.

      UX를 단 얼마간의 교육으로 온전히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 욕심이라는 것을 모르는 것은 아닙니다만, 이런 고민을 할 정도로 UX는 철저하고 무게가 있습니다. 위와 같은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20시간 정도의 짧은 시간을 들여 UX 교육을 강의라는 형태로 진행하는 것의 한계점이기도 했을 겁니다. 제 본문에서 저희가 초반에 이터레이션을 고통스럽게 여겼던 까닭에는, 한번 프로세스를 밟을 때 진지하게 시간과 노력을 많이 들이기 때문도 있을 거에요.

      UX가 이렇게 사용자의 맥락을 고려하여 문제에 대해 차근차근 접근한다면, DT는 빠른 반복을 통해 문제를 해결합니다. DT에서는 사용자에 대한 공감이나 사용자의 맥락마저도 처음부터 철저하게 조사하고 진행하기보다는, '이미 나는 전문가야. 어느 정도는 내 생각이 맞을거야. 라고 생각하며'(제가 그랬다는 이야기입니다) 무수한 직관을 기반으로 반복을 통해 익혀나갑니다. 전 DT를 일종의 문제를 찾아내고 인식하고 받아들이는 개인적인 기준을 만드는 학습과정으로 봅니다. 개인의 기준이 현재 적합한가 그렇지 않는가를 판단하는 잣대로 사용자에 대한 공감과 현장에서의 맥락에 적합한가를 따지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UX와 DT는 흡사하게 여겨지게 됩니다.

      기존의 UX 교육이 UX 전체의 과정을 이해하고 워크샵이라는 짧은 시간동안이라도 한번이라도 방법론을 직접 해봄으로써 프로세스를 밟을 수 있을 것을 고려했다면, 새로 만든 DT 워크샵은 구체적으로 빠르고, 가볍고, 한 번 프로세스를 끝까지 갔을 때, 실패라 하더라도 전혀 마음의 부담 없이 다시 과정을 거치는 것에 더 초점을 두었습니다.

      따라서 브로셔에서도 프로세스를 표현할 때, UX처럼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순환하도록 닫힌 삼각형으로 만들었어요. 되돌아간다!가 아니라 그냥 계속 나아가는 형태이지요. 더 구체적으로는 삼각기둥을 완만한 기울기로 나선을 그리며 올라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실패하더라도 어떤 부분이 '아닌 것인지', 왜 '아닌 것인지'에 대해서 학습한 것이고, 이에 따라 삼각형을 반복해서 그릴 수록 그만큼 학습하게 되거든요.
      (이런 개인의 학습이 강화되어 성장할 경우, 그것을 공유함으로 인해 개인의 성장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팀의 학습, 팀의 성장으로도 이어지는 것이지요. 제가 본문의 글을 쓴 것은 저 개인의 학습을 글로써 표현한 것이었고, 이 덧글도 저 개인의 학습에 따른 것이라서... 제가 팀 내에 있었을 때에는 팀의 생각이 저에게 영향을 미치고, 제 생각이 팀의 생각에 반영되었겠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교육사업팀의 생각과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한 것입니다)

      워크샵도 이에 맞춰 진행했습니다. 비록 DT의 Empathize, Ideate, Prototype는 그 워크샵에서 한 번만 진행되었지만, 마지막에 만든 프로토타입은 완성작이 아니었습니다. 프로토타입 과정 이후에 상대편 사람으로부터 프로토타입에 대한 평과와 의견을 들으면서 프로토타입을 통한 Empathize를 경험하고, 이렇게 사용자에게 공감하는 과정을 가졌습니다. 어떻게 더 발전하면 좋은지에 대해 개인적인 생각들을 나누었지요. 위에서는 한 번만 진행했다고 썼지만, Empathize를 두번 한 셈입니다.

      결과적으로는 UX와 DT 교육을 할 때 무엇을 전달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서 했느냐-에 대한 이야기에요. 지금 나열한 것이 기존의 UX 교육과 흡사하기 여겨졌던 DT 교육보다는 저에게 긍정적으로 인식되었지만, 또 다른 방식의 DT 교육, 더 DT를 받아들이기 용이한 또 다른 기준이 있을 거에요. 그렇기 때문에 간단하게 쓰지 못하고 이렇게 장황하게 나열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원래 글을 복잡하게 쓰는 경향이 있어요. 그래서 질문하셨던 것에 대해 대답이 잘 되었는지 의심스럽습니다.... 제 글을 관심 가지고 읽어주시고, 또 질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