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게임을 책으로 배웠어요 2편 - 누구나 게임을 한다 & 노력금지

2015. 7. 21. 07:30리뷰
알 수 없는 사용자

지난 1편에서는 게임의 재미와 매체로서의 무궁한 가능성에 대해 다룬 '라프코스터의 재미이론’과 게임이 아닌 분야에 게임의 방식을 적용하는 게이미피케이션에 대한 개론서와 같은 '게이미피케이션 : 웹과 모바일 앱에 게임 기법 불어넣기’를 소개드렸습니다.
이번 편에서는 게임은 게임이되, 기존의 게임과는 조금 다른 개념의 게임인 ‘대체현실게임(Alternate Reality Game, ARG)’과 '빅게임(Big game)’에 대해 다룬 두 권의 책을 소개합니다. 두 권의 책은 대체현실게임 전문가인 제인 맥고니걸의 ‘누구나 게임을 한다’와 게임을 기반으로 다양한 활동을 펼치는 크리에이터 집단 놀공발전소의 ‘노력금지’입니다. 두 권에 대한 간단한 독후감과 대체현실게임, 빅게임의 개념에 대해 소개해드리고 ‘게임의 본질과 특성’, ‘게임과 교육의 연결고리’에 대해 두 책에서 다루는 내용을 함께 소개드리려 합니다.

게임을 책으로 배웠어요 1편 - 게이미피케이션 & 라프코스터의 재미이론
게임을 책으로 배웠어요 2편 - 누구나 게임을 한다 & 노력금지



누구나 게임을 한다
제인 맥고니걸 지음(2011) Reality is broken by Jane McGonigal

간단 독후감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인 ‘게임, 세상을 흔들다’에서는 사람들이 게임에 대해 가지는 편견 - ‘게임은 시간 낭비다’와 같은 -에 대해 반론을 제기하며, 게임은 사람을 몰입시키고 행복을 주는 경험이라고 주장한다. 2부와 3부에서는 게임이 현실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고 이야기하며 ‘대체현실게임’의 개념과 다양한 사례를 소개한다. 책에 등장하는 대체현실게임의 사례는 때로 유치하고, 낙관주의자들밖에 할 수 없다는 생각도 들지만 그 발상 자체가 흥미로운 건 부정할 수 없다.

대체현실게임(Alternate Reality Game)에 대하여


175p
‘허드렛일 전쟁’은 대체 현실 게임(Alternate Reality Game, ARG) 즉 현실을 더욱 즐겁게 살 수 있도록 현실(가상 환경이 아니다)에서 플레이하는 게임이다. ‘허드렛일 전쟁’은 한마디로 ‘와우’의 축소판인데 두드러지는 차이가 하나 있다. 온라인 퀘스트가 모두 현실 세계의 청소와 연결되고, 낯선 사람이나 멀리 있는 친구가 아니라 가족, 동거인, 직장 동료와 함께한다는 점이다.

182p
“대체 현실은 ‘반도피주의’ 게임이다.”
다시 말해 대체 현실 게임은 현실에서 도피하고자 플레이하는 게임과 정반대로 현실을 더욱 알차게 살고자 플레이하는 게임이다.

184p
좋은 대체 현실 게임은 모두 두 가지 중요한 특징이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첫째, 좋은 게임이 다 그렇듯이 좋은 ARG도 ‘선택’이어야 한다. (not 의무)
둘째, 일단 활동이 시작되고 나면 마음을 사로잡는 목표, 흥미로운 장애물, 잘 디자인된 피드백 시스템이 필요하다.

대체현실게임 사례>>

Superbetter (https://www.superbetter.com/)
- 몸과 마음의 고통을 겪는 사람이 그 병에서 회복하도록 돕는 게임. 플레이어는 슈퍼 히어로가 되고,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자신만의 미션을 격파한다.

<Superbetter 홈페이지 화면. 플레이어는 현실에서 수행한 미션을 여기서 기록하고 점수를 쌓는 등의 행동을 할 수 있다.>


노력금지
놀공발전소(2013)

간단독후감


책 제목인 ‘노력금지'는 한 쪽에서는 ‘독하게 경쟁에서 살아남아라’라고 외치고, 한쪽에서는 ‘다 버리고 떠나라’라고 외치는 상반된 메시지 사이에서, 독해지지 않아도 떠나지 않아도 행복해지는 방법에 대한 대답이라고 한다. 굳이 노력하지 말고, 재미있으면 장땡!이라고 한다. 책 전반부는 놀공발전소의 구성원과 문화, 철학에 대해 이야기하고, 3장 ‘재미있는게 이기는 거다’를 통해 놀공이 생각하는 게임의 본질, 구성요소 등이 나오고 이후에는 그동안 놀공이 만든 게임 사례와 만든 과정이 자세하게 소개된다. 이런 회사도 있구나, 이런 게임 경험도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해주는 유쾌한 책이다.

빅게임(Big Game)에 대하여


213p

빅게임은 말 그대로 BIG GAME, 큰 게임이다. 당신이 무엇을 상상하든 그것보다 거대한 경험이다. 수십 명, 수백 명, 수천 명이 함께 공동의 목표를 향해 움직이거나 내가 발 딛고 있는 모든 곳이 게임판이 되는 것이 가능하다. 게임을 통해 내가 사는 세계가 커지는 것이다. 따라서 빅게임은 단순히 규모가 크다는 의미로 정리하는 것은 아쉽다. 삶의 반경과 생각의 깊이가 게임을 통해 확장되었다면 그 또한 빅게임이 된다.

빅게임 사례>>

파우스트 게임 http://www.nolgong.com/Being-Faust-Enter-Mephisto-1
- 주한독일문화원과 놀공발전소가 공동개발한 빅게임 프로젝트로, 괴테의 <파우스트> 문장을 가치와 매칭시키는 게임이다. 그동안 한국에서는 독일문화원, 교보문고, 국립극장 등에서 진행되었으며 남아공, 홍콩과 유럽에서도 진행되었다.

<2014년 국립극장에서 진행되었던 Being Faust 게임. 출처 : 놀공발전소>

게임의 본질과 특성에 대하여


<누구나 게임을 한다>


21p
전 세계에서 그토록 많은 사람이, 그토록 많은 시간을 게임 세계에서 보내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그 속에 담긴 중대한 의미와 진실을 알아차리라는 신호다. 그 중요한 의미란 바로 현대 사회의 현실이 충족시키지 못하는 ‘인간의 진정한 욕망’을 컴퓨터와 비디오 게임이 충족시킨다는 것이다. 게임은 현실이 주지 않는 보상을 주며 현실과 다른 방식으로 배우고, 느끼고, 움직이게 한다. 또한 현실과 다른 방식으로 우리를 하나로 묶는다.

42p
장르의 차이와 복잡한 기술들을 제외하면 모든 게임에는 4가지 본질적 특성이 있다.
목표(Goal) : 플레이어가 성취해야 하는 구체적 결과
규칙(Rule) : 플레이어가 쉽게 목표를 이루지 못하도록 제약을 만든다.
피드백 시스템 : 플레이어가 목표에 얼마나 다가섰는지 알려준다. 점수, 레벨, 진행률 등의 형태로 나타난다.
자발적 참여 : 플레이어는 마음대로 게임에 참여하고 끝낼 수 있는 자유를 가진다.

43p
게임을 한다는 것은 불필요한 장애물을 극복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도전하는 행위다. (by 버나드 슈츠)

45p
승리 가능성이 게임에 꼭 필요한 본질적 특징은 아니다. 절대 승리할 수 없는 게임도 있기 때문이다. 역대 최고의 컴퓨터 게임으로 꼽히는 테트리스가 좋은 예다.

47p
경쟁과 승리는 게임 고유의 특징이 아니며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본질적인 관심사도 아니다. 많은 게이머가 승리로 게임을 끝내기보다 계속 플레이하기를 원한다. 게임에 강력한 피드백이 있으면 게임에 고도로 열중하는 상태가 오히려 승리보다 더 만족스럽고 즐거울 수 있다.

<노력금지>


211p
“플레이어가 규칙으로 만들어진 가상의 갈등에 참여하고 그 과정에서의 측정가능한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시스템."
“A game is a system in which players engage in an artificial conflict, defined by rules that result in a quantifiable outcome."

이것이 놀공이 생각하는 게임의 본 모습이다. 게임이란 무한한 자유가 보장되는 아이들의 놀이판이 아니며 선정성이 부각되는 유해매체도 아니다. 게임은 철저하게 계산된 갈등에 플레이어가 직접 뛰어들고 그 안에서만 통용되는 규칙을 지키면서 구체적인 결과를 향해 나아가는 시스템이다. 현실의 문제를 포함해 도전해야 하는 과제가 발생하면 놀공은 이것을 극복할 수 있도록 가상의 갈등을 만들고 플레이어가 기꺼이 뛰어드는 방법을 고민한다.

215p
플레이어가 게임 안에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어떤 행동을 하게 할 것인가? 이에 대한 답변이 바로 게임의 코어 메카닉(Core mechanic)이다. (…) 게임을 정복하기 위해 플레이어가 가장 집중해야 하는 행동 한 가지를 설정하는 것이 게임 설계의 시작이자 끝이다. 인생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인생에서 원하는 것 한 가지를 설정하면 주력해야 하는 코어 메카닉은 뚜렷해진다.

217p
규칙이 없다는 것은 무한한 자유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규칙이 없다는 것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자유롭게 놀고 갑갑한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는 규칙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규칙을 만들어야 한다.

219p
선택과 그에 따른 결과. 이 두 가지 줄기가 서로 얽히고 설키며 게임을 완성하는 것이다. 따라서 게임 안에서는 플레이어의 모든 선택이 의미가 있어야 한다. 아무리 작은 선택이라도 게임의 목표에 영향을 주어야 하고 그 결과가 즉각적으로 표현되어야 한다. 이것이 얼마나 충족되느냐에 따라서 플레이어의 몰입과 참여가 결정된다.


게임과 학습의 연결고리


<누구나 게임을 한다>


52p
우리가 스스로 힘든 일을 선택하지 않는 까닭은 주로 일의 성격과 시기가 자신에게 맞지 않기 때문이다. 나에게 딱 맞는 일이 아니라서 강점을 다 발휘할 수 없고, 작업 흐름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없으며, 나의 노력이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확실히 알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나중에 어떤 보상을 받을지도 알 길이 없다.

56p
우리가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일이 실제로는 오히려 우리를 우울하게 한다. TV 시청, 윈도 쇼핑, 그냥 쉬기 등 우리가 즐거운 ‘휴식’거리로 생각하는 활동 중 거의 대부분이 실제로는 기분을 나아지게 하지 않는다. 처음에는 즐거운 것 같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의욕과 자신감이 떨어지고 열중하기가 어려워지면서 오히려 기분이 나빠진다.

185p
대체 현실 게임도 가장 좋은 게임은 우리가 더 만족스러운 일을 하고, 성공에 대해 더 큰 희망을 느끼며, 더욱 끈끈하고 활동적인 사회관계를 맺고, 나아가 더 큰 것에 기여할 기회를 선사하는 게임이다. 이 모든 목표를 달성한 대체 현실 게임이 바로 공교육 개선이라는 대담한 목표로 디자인된 ‘퀘스트 투 런(Quest to learn)’이다.

187p
이들이 이상적으로 보는 학교는 게임으로 학생을 가르치는 곳이 아니다. 하나부터 열까지 그 자체가 바로 게임인 곳이다.

192p
“오후 6시, 라이는 집에서 베티라는 가상 인물과 이야기하고 있다. 베티에게 대분수 나눗셈을 가르치는 게 목표다. 베티는 ‘퀘스트 투 런’에서 ‘교육 가능체’라고 하는 것으로, ‘아이들이 디지털 캐릭터에게 특정한 문제 해결 방법을 가르치게 하는 평가 도구’다."

“이러한 교육 가능체가 쪽지 시험을 대신하므로 압박감 속에서 문제를 풀 때 생기는 불안감을 줄인다. 교육 가능체를 가르칠 때 학생들은 학업 성취도를 평가받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자신이 습득한 지식과 능력으로 다른 사람을 가르치며 그것을 증명한다고 여긴다."

202p
“우리는 자신이 얼마나 잘하는지 보려고 게임을 하지, 승리가 보장돼서 게임을 하지는 않는다."


<노력금지>


448p
전통적인 관점에서 학습은 무엇에 관해서 배운다(Learning about something)라는 목표 아래서 진행되는 지식 전달이 핵심이었다. (…) 그러나 클릭 한 번으로 엄청난 양의 정보를 얻을 수 있는 21세기에는 정보 습득이 더는 의미가 없다. 놀공은 교육의 진정한 역할은 지식 전수가 아니라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알게 해주는 것’이라 믿는다.
내가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를 알기 위해서는 다양한 경험이 필요하다. 어떤 활동을 할 때 자신이 가장 즐거운지 알 수 있는 기회를 교육을 통해 제공해야 한다. 마치 게임 속에서 플레이어가 자신의 정체성을 마법사, 요정, 기사 등으로 자유롭게 선택하는 것처럼 자신의 정체성을 새로운 과제 앞에서 능수능란하게 전환하는 법을 알려 주고 싶었다. 즉, 놀공이 생각하는 교육 모델은 누군가가 되는 법을 배우는 Learning to be someone 형태였다.

451p
교육 모델을 만드는 4단계 설계 가이드
Step1. 알아야 하는 필요성 Needs to know
Step2. 공유해야 하는 필요성 Needs to share
Step3. 공유할 수 있는 상황 Occasion to share
Step4. 실제적 맥락과의 연결 Link to real world context

감사합니다.

[참고##독후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