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CI & UI/UX Seoul summit 2019 후기 (1/2)

2019. 4. 11. 07:50UI 가벼운 이야기
알 수 없는 사용자

들어가며

지난 3월 15일 HCI & UI/UX Seoul summit 2019가 잠실에서 개최했습니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IoT와 같은 기술 발전이 가져온 4차 산업혁명에서 우리 삶은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 공개된 삼성 갤럭시 폴드는 12년 만에 단순 스크린 크기가 아닌 모바일 폼펙터를 바꿔 놓았습니다. 강연에서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새로운 사용자 경험에 대해 고민한 경험을 소개해 주셨습니다. 그중 인상 깊었던 몇 가지 세션을 소개합니다.

     

 

카카오뱅크 어플리케이션 - 카카오뱅크

먼저 카카오뱅크의 고정희 서비스 총괄님이 발표해주신 온라인 뱅킹 혁신 사례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과거 은행 어플리케이션을 보면 이런 생각 한 번씩 해보셨을 겁니다. 

'대체 뭘 어떻게 눌러야 하지?', 'PC 공인인증서를 어떻게 모바일에 옮기지?' 

저는 온라인뱅킹 초기에 공인인증서까진 웹의 가이드를 보고 모바일에 옮기는 데 성공했지만 체크와 신용카드의 어플리케이션이 분리되어 있는 걸 보고 사용을 포기한 적 있습니다. 앱은 지우고 그냥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어 해결했습니다.  

출처 :  http://www.myworks.co.kr/xe/iphone/3492

하지만 카카오뱅크가 등장하면서 완전 새로운 개념의 뱅킹 어플리케이션이 나오게 됩니다. 카카오뱅크는 기존 은행에서 사용하던 두 가지 패러다임을 바꾸었습니다. 

출처 :   http://it.donga.com/26774/

 

1. 파편화된 은행 서비스들을 하나의 채널로 통합하여 풀 서비스를 지원한다. 

기존엔 카드 사용 명세 확인과 계좌 확인을 다른 어플리케이션에서 확인했어야 했습니다. 제가 온라인뱅킹 초기에 사용을 포기했던 그 이유기도 합니다. 하지만 카카오뱅크는 기존 어플리케이션들과 달리 하나로 모든 기능을 지원합니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같은 은행의 업무를 왜 다른 어플에서 하는 지 이해가 안됐는데 속시원하게 해결해 준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2. 인증 프로세스 변경 

'공인인증서'는 스마트뱅킹의 진입 장벽을 높이고 불편함의 주요 원인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아직도 대다수의 온라인 뱅킹 업무는 공인인증서 없이 안되는 게 많습니다. 하지만 카카오뱅크는 공인인증서가 아닌 스마트폰에서 사용하는 패턴, 비밀번호, 생체 인식과 같은 인증 방식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사용자들에게 친숙한 경험을 뱅킹에 적용한 사례라 볼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에 조금이라도 익숙해지면 어렵지 않게 누구나 인증 할 수 있죠. 이런 방식을 적용하기까지 고정희 총괄님은 당시 진행한 인증 알고리즘을 사진으로 살짝 보여주셨습니다. 이 알고리즘의 길이만 대략 2m정도라고 하니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는 지 알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하라주쿠 Funtainment flagship store - 제일기획

지난 3월 12일 도쿄 하라주쿠에 7층 규모의 삼성 갤럭시노트9 체험관인 Funtainment Flagship store가 개관했습니다. 그동안 1~2층 규모의 체험관만 기획하다가 7층 규모를 디자인한 경험을 제일기획의 김민아 팀장님이 공유해주셨습니다. 먼저 김민아 팀장님은 UI와 UX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마케터 입장에서 아래와 같이 정리해 주셨습니다.

1. UX란? 우리만이 전해 줄 수 있는 경험이다.

2. UI란? 그 경험에 최적화된 인터페이스다.

따라서 하라주쿠의 체험관을 기획할 당시에도 중점적인 아이디어는 '우리만이 줄 수 있는 새로운 경험을 어떻게 전달해줘야 좋을까?'였다고 합니다. 

출처 : https://news.samsung.com/kr/

일본의 하라주쿠를 방문해 보신 분은 알겠지만 정말 복잡한 지역입니다. 하라주쿠는 패션, 예술, 유행을 선도하는 곳이며 학생이 많은 지역입니다. 팀장님은 당시 디자인을 할 때, 저 조명 시간을 일치시키는 노고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말씀하셨습니다. 근데 들으면서 그 복잡한 하라주쿠에서도 시간과 거리에 따라 이목을 확실히 끌 수 있는 외관 인테리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매장을 방문하면 1층에서 갤럭시노트9 체험용 장비를 지급해 준다고 합니다. 그리고 층마다 갤럭시노트9의 기능을 하나씩 체험해 볼 수 있는 구조라고 알려 주셨습니다. 각 층마다 어떤 체험인지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는 없었지만 카메라 순간 포착 기능 체험관과 VR을 체험할 수 있는 전시관을 소개해주셨고 현지인들의 만족도도 굉장히 높다고 합니다.  

하라주쿠 funtainment와는 상관없지만 VR 기능을 효과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최근 세브란스 병원에서 공포증 치료 프로그램으로 갤럭시노트9 VR을 이용한 사례도 소개해주셨습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노출되는 정도에 따라 체계적 둔감화 또는 홍수법이라고 하는데 환자의 상태에 따라 위험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실생활 적용엔 무리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AR/VR은 팀장님이 소개해주신 체험관처럼 엔터테인이 가장 최적화된 전달 방법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본질을 통한 새로운 경험을 디자인 - 고스디자인

마지막으로 고스디자인의 정석준 대표님 강연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대표님은 먼저 흥미로운 질문으로 강의를 시작하셨습니다. 물을 기르러 1시간씩 걸어가는 인도 사람들을 위해 우물을 만들어줘도 여전히 인도 사람들은 1시간씩 물을 기르기 위해 걸어 갔다고 합니다. 왜 그랬을까요? 그저 우물이 익숙하지 않아서였을까요?

출처 :  https://www.gfa.org/

인도 사람들은 '우물'을 만들어주면 시간이 줄어드니까 당연히 많이 사용하겠지? 라고 생각한 대로 행동하지 않았습니다. 나중에 물어보니 이 1시간의 거리가 인도의 여성들에겐 신분 제도에서 벗어나 마음껏 수다를 떨 수 있는 시간이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예상과 달리 그 긴 거리는 인도 여성들에겐 즐거운 공간이었습니다. 여기서 정석준 대표님은 결론과 마찬가지인 두 개의 메세지를 전달 주셨습니다.

그렇다면 본질 중심의 UX는 무엇인가?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 것을 발견하는 것이다.

또한 UX의 본질은 무엇인가? 새로운 경험을 창출하는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본질을 디자인에 적용할 수 있을까요? 대표님은 중국의 화장실 경험을 제품에 적용한 사례를 전달 주셨습니다. 중국에서 화장실을 가 본 경험이 있으신가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중국인들에게 비데는 매우 낯선 경험이었습니다. 비데를 떠나서 양변기의 보급률도 높지 않은 편이었다고 합니다. 중국인들에게 현재 익숙한 화장실 문화를 바꾼다는 것은 새로운 경험의 가치를 제공해주지 않으면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따라서 고스디자인에서는 중국인들에게 비데를 소유와 부의 상징으로 제시하며 위생의 새로운 경험을 제공했습니다. 그리고 대표님은 벤치마킹 대상으로 비데 업체들이 아닌 자동차를 주목합니다. 당시 현지 조사로 중국인들이 소유와 부의 상징으로 생각하는 대상이 자동차가 많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자동차 좌석의 경험을 비데에서도 경험할 수 있도록 우리에게 친숙한 기존 비데의 디자인을 변경했습니다. 

출처 : http://www.designgoth.com/bbs/board.php?bo_table=works&wr_id=31

위 사진이 중국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비데입니다. 이 심플한 디자인을 적용한 사례로 HEGII&TAKA는 확실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보유하게 됐고 중국 비데 시장에서 1위 기업으로 성장했다고 합니다. 디자인은 감각이 아니라 전략이라는 걸 배운 시간이었습니다.

 

 

느낀 점

오늘 우리에게 매우 익숙하고 친숙한 것들이 디자인 혁신에는 허들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개한 세 개의 세션 모두 기존엔 우리에겐 너무 친숙한 대상들을 바꾸기 위해 다른 방법으로 접근했고 이런 노력들이 혁신으로 이어진 사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현상의 본질을 파악하고 접근 해야하는 전략적인 접근과 어떻게 해야 가장 최적화된 방법으로 전달 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하는 마케팅적인 시각을 배운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