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0x01] 거래내역, DeFi에 대두된 ‘신용’

2023. 6. 5. 07:50Blockchain UX 이야기
sanghee.park

블록체인은 관련 주체들과 사회적이고 기술적인 환경이 상호작용하며 하나의 생태계를 이루고 있습니다.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하는 우리는 모두 블록체인 생태계의 일부지만, 그 전반을 알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블록체인 연대기(the Blockchain Chronicle)]는 블록체인 생태계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살펴보고 또 기록합니다. 차곡차곡 쌓아나간 블록체인 생태계의 오늘이 내일을 향한 어제의 기억이 될 수 있도록 말이죠.

 

블록체인 생태계에서 지갑 주소를 기반으로 한 모든 거래 활동은 기록으로 남습니다. 이러한 거래내역은 블록체인상에 저장된 정보로서, 위변조가 불가능하고 누구나 볼 수 있으며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죠. DeFi가 활성화되고 이용자가 늘어날수록 정보량은 많아집니다. 이에 따라 다양한 서비스들이 거래내역을 응용하기 시작했습니다. 그중에서도 이용자의 거래내역을 블록체인 생태계에서의 ‘신용도’로 삼은 서비스들에 주목할 만합니다.

 

DeFi에 나타난 신용의 기준

Spectral.Finance의 MACRO Score. 출처: Spectral.Finance 블로그

Spectral.Finance는 개인 지갑의 신용도를 측정하는 서비스인데요. 지갑 속 자산의 규모와 안전성, 그간의 거래내역을 바탕으로 신용점수를 측정합니다. DeFi 서비스에서의 예치량, 대출 및 상황 기록 등이 포함되죠. 이는 기존 금융서비스의 신용점수제와 유사한 방식이라 볼 수 있습니다. 다만 기존 금융서비스가 중앙기관이 관리하는 정보를 토대로 점수를 매겼다면, Spectral.Finance를 비롯한 관련 서비스들은 블록체인 생태계에서 누구나 확인할 수 있는 거래내역을 기준으로 투명한 평가 체계를 구성합니다. 서비스 거버넌스의 의사결정권을 가진 개인 또는 조직이 함께 평가 기준을 정하고 이를 모두에게 공개함으로써 신뢰성을 높이죠.

 

DeFi 서비스가 신용도를 활용하는 방법

Roci.Fi의 등급별 대출조건. 출처: Roci.Fi 노션

 

신용점수 측정 서비스로 이용자의 신용도를 구별할 수 있게 되면서, DeFi 서비스들은 새로운 대출 상품을 출시했습니다. 신용도를 알기 어려울 때는 담보를 기반으로 일관적인 LTV(Loan To Value Ratio, 담보인정비율)를 적용했지만, 이젠 신용도에 따라 LTV를 다르게 측정해 차등 혜택을 제공할 수 있게 된 것이죠. 예컨대 Roci.Fi는 지갑의 신용도를 10단계 등급으로 분류한 후 이를 증명하는 NFT를 발급합니다. 이용자의 신용등급이 높을수록 상향된 LTV 또는 낮은 이자율로 대출을 받을 수 있습니다. 서비스 제공자는 혜택 제공을 통해 고객 충성도를 높이고 TVL(Total Value Locked, 총 예치자산) 증가와 함께 서비스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합니다.

 

나날이 커지는 신용도의 중요성

Cred Protocol의 신용 보고서 예시. 출처: Cred Protocol 트위터

이용자는 더욱 다채로운 서비스를 이용하고 혜택을 누리기 위해 신용점수를 올리길 원합니다. 서비스 제공자는 이용자의 상환 가능성을 판가름하기 위한 지표가 필요하죠. 이렇게 신용도가 DeFi에서 이용자와 서비스 제공자에게 중요해짐에 따라, 신용도 관리의 필요성이 대두됐는데요. 이를 위해 생겨난 서비스 중 Cred Protocol은 지갑의 신용점수를 관리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이용자는 신용점수 보고서를 보며 지갑의 거래내역을 확인하고 그에 따른 점수 변화를 살필 수 있습니다. 자신의 신용점수가 어떤 방식으로 측정되는지, 점수를 어떻게 높일 수 있는지도 알 수 있죠.

현재 블록체인 생태계에서는 DeFi 서비스들이 거래내역을 활용해 기존 금융서비스의 신용점수제를 차용하는 흐름을 보인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DeFi에서 이용자의 신용도가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죠. 익숙한 금융 체계를 새로운 기술인 블록체인에 적용한 지금의 흐름이, 블록체인 생태계에 최적화된 방법이라 단언하긴 어렵습니다. 기존 금융의 레거시를 블록체인과 접목한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또는 완전히 레거시를 탈피한 다른 체계를 구축해 나가야 할지. 블록체인 생태계에서의 다양한 선택과 결과를 지켜볼 일입니다.

 

글 작성. 박상희 — UX Designer
글 편집. 임현경 — UX Wri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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