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X 디자이너의 데이터 탐험기(2)_데이터가 보여주는 서비스 이용 유형과 행동 패턴

2024. 2. 19. 07:50Blockchain UX 이야기
이원용

프로덕트팀의 목표는 데이터를 활용해 이용자에게 최적의 서비스 경험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1편에서 말한 대로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의 로그 데이터(사용 기록)는 이용자를 특정하기 어렵습니다. 이 때문에 프로덕트팀은 DeFi(Decentralized Finance) 플랫폼의 방대한 데이터 가운데 필요한 것만 모아 확인하고 가공해 플랫폼에 최적화된 데이터를 추적하고 모니터링합니다. 프로덕트팀은 수많은 데이터 중에 어떤 데이터를 활용할까요?

플랫폼 관련 데이터 모니터링은 기본

우선, 프로덕트팀은 DAU(Daily Active Users), 신규 방문자 수 등 기본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하는 데이터를 확인합니다. 여기에 TVL(Total Value Locked), 거래량, 각 상품의 예치 수량, 플랫폼에서 거래를 지원하는 암호화폐의 가격, 외부 요인 등의 정보를 더해 이용자의 플랫폼 이용 방식을 살펴봅니다. 이런 데이터 모니터링만으로 이용자의 서비스 이용 형태와 변화를 알 수 있으며, 특정 이용 패턴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서비스별 거래량 데이터와 외부 요인

DeFi 플랫폼의 서비스별 거래량 데이터를 외부 요인과 함께 분석하면 더 통찰력 있는 결론을 도출해 낼 수 있습니다. 예컨대 다음과 같은 시나리오가 있을 수 있죠. 1월부터 12월까지 DeFi 전체 서비스의 한 해 거래량 데이터를 보니 열두 달 중 1월과 2월 거래량의 격차가 가장 컸습니다. 해당 기간 거래가 가장 많았던 서비스는 스왑이었습니다. 스왑 거래량은 두 배 이상 늘어났지만, 스테이킹, 풀과 같은 예치 서비스는 거래가 줄었습니다.

서비스별로 거래량 차이가 컸던 주된 원인은 당시 외부 요인으로 인한 주요 암호화폐의 가격 상승과 신규 토큰들 추가였습니다. 암호화폐의 가치에 민감한 이용자들이 시세 차익을 위해 상품 예치보다 스왑 서비스를 많이 이용한 것이죠. 이처럼 데이터와 외부 요인을 같이 살펴보면 이용자의 서비스 이용 방식뿐만 아니라 각 서비스의 이용 비율도 바뀌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서비스 거래 전후 이용자의 이동 경로

서비스 데이터를 여러 관점에서 분석하면 이용자들이 해당 서비스의 UX를 제대로, 불편함 없이 경험하고 있는지, 또 어떤 식으로 이용하고 있는지 알아볼 수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이용자들의 페이지 이동 경로를 추적해 보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이용자들이 스왑 거래 전후에 본 페이지를 확인하고, 그 이동 간의 연관성을 파악하는 것이죠. 만약 스왑 거래 이용자들이 아래처럼 이동했을 시 어떤 추론이 가능할까요?

스왑 거래 전후 이동 경로
1. 스왑 거래 전:
 스테이킹, 대시보드, 토큰 -> 스왑
2. 스왑 거래 후: 스왑 -> 스테이킹, 토큰, 스왑

이용자들이 스왑 거래 전후 페이지 이동 경로가 위와 같다면 거래 전에는 상품 관련 정보와 코인 가치를 확인하고, 거래 후에는 다른 서비스에 관심을 보인다고 유추할 수 있습니다. 이용자들이 서비스 거래 전후에 어떤 정보를 중요시하는지 알 수 있는 것입니다. 프로덕트팀은 자체 개발한 거래 전후 이동 경로 분석 툴을 사용해 이용자의 주 이동 경로를 확인하며, 이를 기반으로 서비스 이용 방식과 패턴을 분석하고 있습니다.

서비스 거래 후 이용 내역

블록체인상의 모든 거래 내역을 검색할 수 있는 익스플로러로 특정 서비스 거래 이후의 내역을 살펴보고, 다른 서비스 이용 여부에 따라 서비스 이용 방식을 유형화할 수 있습니다. 스왑 서비스를 예로 들자면 다음과 같이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겠습니다.

스왑 거래 이후 서비스 이용 내역
1. 스왑만 이용
2. 스왑 거래 후 상품에 예치

서비스 이용 유형과 행동 패턴 파악

‘기본 데이터 모니터링을 통한 현상 파악’과 ‘페이지 이동 경로’, ‘익스플로러 거래 내역’ 이렇게 세 가지 데이터를 종합해 서비스 이용 유형과 유형별 행동 패턴을 정의할 수 있습니다. 즉, 공통으로 보이는 특징에 따라 이용자를 분류할 수 있다는 것이죠. 앞서 가정한 스왑 서비스 시나리오의 이용자를 구분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스왑 서비스 이용 유형 및 행동 패턴
1. 시세 차익: 거래 전 토큰 페이지를 통해 코인 트렌드 및 정보 습득
2. 상품 예치: 거래 전 대시보드를 통해 서비스 상품들의 예치 수익률 확인 및 상품 파악, 거래 후 목적에 맞는 상품에 예치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의 데이터는 다양한 관점에서 파악하고 분석해야 합니다. 블록체인 기술 특성과 외부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한 가지 데이터만 분석해 결론을 내면 서비스 디자인 또는 개선이 실패로 돌아갈 확률이 높아집니다. 서비스 내부 데이터만으로는 이용과 관련된 특정 현상을 제대로 이해하기 힘든 점도 있습니다. 서비스 이용 시 이용자들은 외부 요인에도 영향을 받으니까요. 프로덕트팀은 언제나 이 부분을 염두에 두고 다각도에서 여러 데이터를 살펴보며 UX 개선 또는 디자인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글 작성. 이원용— UX Designer
글 편집. 최은주 — UX Wri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