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7. 29. 07:50ㆍAI 이야기
Adobe(어도비)에서 주최하는 Make it(메이크 잇) 행사에 다녀왔습니다. 여러 분야의 전문가가 모여 생성형 AI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생성형 AI를 업무에 활용했던 경험을 공유할 거라는 소식을 접했기 때문이죠. 생성형 AI에 관심 많은 디자이너로서 놓칠 수 없는 행사였죠.
행사에서 접한 여러 사례 중, 특히 생성형 AI로 디자인 자산을 효율적으로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브랜드의 코어를 구축해 나가는 사례가 인상 깊었습니다. 이 글을 통해 ‘우아한청년들' 크리에이티브팀의 김관우 파트장과 ‘스매치코퍼레이션'의 조중현 CDO가 공유해 주신 인사이트를 함께 살펴보고자 합니다.
생성형 AI로 브랜드 자산 만들기│김관우 파트장, 우아한청년들
어떤 브랜드를 생각했을 때 곧바로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는 건 어쩌면 모든 브랜드 디자이너의 바람 중 하나가 아닐까요? 배민을 대표하는 캐릭터 ‘배달이'는 찰흙으로 빚어 만든 듯한 독특한 질감으로 많은 이들이 기억하는 배민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배민을 이용해 보신 분이라면 서비스를 이루는 다양한 이미지 또한 배달이와 닮은 점이 많다는 걸 알고 계실 겁니다. 일관된 속성을 유지한 채, 브랜드의 자산이 되는 이미지를 만든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겠죠. 알고 보니 생성형 AI는 여기에서도 조용하게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우아한청년들의 김관우 파트장은 강연을 통해 Adobe의 생성형 AI인 Firefly로 배민의 디자인 자산을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배민을 상징하는 찰흙의 질감을 Firefly가 참조할 수 있도록 업로드하고, 만들고 싶은 이미지를 입력하는 방식을 활용해서 말이죠. 현장에서 곧바로 배민의 아이덴티티가 담긴 스쿠터와 사과 이미지를 제작하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생성형 AI가 순식간에 이미지 시안을 제공하고, 김관우 파트장이 즉석에서 가장 배민과 적합한 이미지를 골라 CRM 마케팅 이미지를 만드는 시연이 인상적이었죠.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생성형 AI는 많은 이미지를 빠르게 도출해 낼 수 있습니다. 김관우 파트장은 모든 디자이너가 ‘디렉터'가 될 것을 강조했습니다. 그동안 디렉팅을 관리자급 디자이너의 영역이라고 생각했다면, 이제는 모든 디자이너가 AI가 만들어준 시안을 바탕으로 더 나은 방향의 결과물을 위한 ‘감각'을 기르는 데 집중할 필요가 있음을 전하며 강연을 마쳤습니다.
디자인 리소스 효율화를 위한 한 가지│조중현 CDO, 스매치코퍼레이션
스매치코퍼레이션의 조중현 CDO는 하나의 질문을 던지며 강연을 시작했습니다. 디자인 업무에 들어가는 리소스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이었는데요. 여러 답변이 머릿속을 오가는 사이, 그는 브랜드의 아이덴티티와 디자인 원칙 등을 포괄한 ‘브랜드 코어'를 질문의 답변으로 제시했습니다. 잘 구축된 브랜드 코어가 있다면 명확한 판단 기준이 생기므로 생성형 AI를 활용하더라도 좋은 퀄리티의 디자인 작업이 가능해지고, 이를 바탕으로 디자인 리소스를 절감할 수 있다는 의미였죠.
스매치코퍼레이션은 상업용 부동산 솔루션을 제공합니다. 업무 과정에서 건물 외관, 인테리어 등 다양한 사진 이미지가 필요합니다. 만약 모든 이미지를 직접 촬영한다면 물리적인 시간과 장소는 물론, 모델의 일정과 의상 등 신경 쓸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겠죠. 조중현 CDO는 강연에서 생성형 AI로 작업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면서도 좋은 퀄리티의 디자인 결과를 만들었던 업무 사례들을 공유했는데요. 이 과정에서 스매치코퍼레이션의 브랜드 코어가 단단하게 구심점이 되어줬음을 전했습니다.
조중현 CDO는 ‘AI 시대에 천편일률적인 디자인이 판을 칠 테니, 신선함과 기민함 사이에서 브랜드 코어를 잘 설정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하며 ‘AI로 생산성을 극대화해 시간을 절약하고, 브랜드 코어 설정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할 것'을 조언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결국 가장 중요한 브랜드 코어만큼은 AI가 아닌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사실을 강조하는 것을 잊지 않았습니다.
Adobe Make it, 잘 다녀왔습니다
그동안 생성형 AI가 디자이너의 일자리를 위협할 거라는 우려 섞인 목소리를 접해오곤 했는데요. 이런 우려에 대해 김관우 파트장과 조중현 CDO는 생성형 AI는 겁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업무 효율성을 높여주는 도구라고 같은 목소리를 냈습니다. 우리의 경쟁 상대는 생성형 AI가 아니라 생성형 AI를 잘 다루는 사람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특히 인상적이었죠. 생성형 AI를 보고 두려운 마음이 들었다면, 그건 우리가 아직 생성형 AI를 잘 모르기 때문이 아니었을까요? 생성형 AI는 분명 큰 잠재력을 지니고 있지만, 모든 것을 대체할 수는 없습니다. 이제는 그 사실을 잘 알고 있기에 AI를 도구로서 더 이해하고 AI가 가진 한계를 제대로 인식하는 게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크게 남았습니다.
글 작성. 김지인—Graphic Designer 글 편집. 정우재— UX Writ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