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소개] UX 디자이너가 읽어야할 심리학 책 10가지 - 심리학 산책

2013. 1. 7. 07:00리뷰
알 수 없는 사용자

'UX 디자인을 하려면 무슨 전공을 공부해야 하나?'
여기에 들르시는 여러분들이라면 한두 번쯤은 이런 의문을 접하신 적이 있을 겁니다. 언젠가 이런 질문을 해 보셨을 수도 있고, 아니면 이런 질문을 누군가에게서 받아본 경험이 있으실 수도 있겠네요.

그 답은 무엇이었나요? 저도 UX 디자이너로서 일하고 있지만 솔직히 한 두 가지로 콕 집어 답변하기 어려운 질문입니다. 제 주위에서 일하고 있는 동료들에게 물어보아도 그렇고, 또 실제로 그들의 전공을 살펴보아도 상당히 다양합니다. 결국 위 질문의 정답은 '여러 가지'라고 할 수 밖에 없겠지요. UX 디자이너가 되는 전공이 어느 특정한 분야로 한정되지 않아 여러 길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고, 한 분야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어떤 배경으로 출발해서 UX 디자인을 하든지 자기 전공 외의 분야에 대해 폭넓은 공부가 필요합니다.

심리학

저는 그 '여러 가지' 분야 중 하나인 심리학을 전공했습니다. 제 배경을 소개하면 심리학 책을 소개해 달라는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요, 그래서 이번 기회에 UX 디자이너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심리학 책을 10권으로 골라 보았습니다. 단, 심리학에도 매우 많은 분야가 있고 이 10권으로 그 모두를 다룰 수는 없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UX에 연관성이 높은 분야를 중심으로 선택했습니다. 또, 일부 책은 저자가 심리학자는 아니지만 책의 내용은 심리학으로 이해될 수 있기 때문에 포함시켰다는 점도 참고해 주세요.


그럼, 어떤 책이 선택되었는지 볼까요?



책 표지 -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
1.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 : 세상을 뒤바꾼 위대한 심리 실험 10장면
- 로렌 슬레이터 지음 / 조증열 옮김

Opening Skinner's Box: Great Psychological Experiments of the Twentieth Century
- by Lauren Slater 

현대 심리학에서 중요한 전환점들을 만들어낸 주요 실험 연구 10가지에 대한 소개입니다.  심리학의 여러 연구 분야를 포함하고 있다는 점에서 비전공자들을 고려한 첫 책으로 선정해 보았습니다.  또한, 연구 내용에 대한 소개뿐만 아니라 연구자 개인에 대한 이야기, 실험에 참가한 사람들의 이야기 등 비하인드 스토리 등도 함께 다루고 있어서 흥미 있게 읽을 수 있어서 좋습니다. 실험이라는 방법론이 현대 심리학의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했는데, 그에 대한 이해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책 표지 - 보이지 않는 고릴라
2.

보이지 않는 고릴라 : 우리의 일상과 인생을 바꾸는 비밀의 실체
- 크리스토퍼 차브리스,대니얼 사이먼스 지음 / 김명철 옮김

The Invisible Gorilla: And Other Ways Our Intuitions Deceive Us
- by  Christopher Chabris and Daniel Simons

우리 인간이 어떻게 생각하는가를 밝히는 것이 심리학인데, 알고 보면 우리는 스스로에 대해 잘 모르고 있습니다.  저자는 그런 점을 우리 자신에 대한 '착각'이라는 관점으로 가져와서 설명합니다. UX에 많은 부분 연관될 수 있는 주의(attention)와 기억, 지식, 원인 판단 등에 대해 다루면서도 '착각'으로 접근하기 때문에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책 표지 - 상식 밖의 경제학

3.
상식 밖의 경제학 : 이제 상식에 기초한 경제학은 버려라
- 댄 에리얼리 지음 / 장석훈 옮김

Predictably Irrational: The Hidden Forces That Shape Our Decisions
- by Dan Ariely

행동경제학은 이미 이 블로그에서 소개되었고, 또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계시죠. 경제와 관련된 많은 상황에서 사람들의 사고와 행동은 때때로 '비합리적'으로 보입니다.  놀라운 점은 그런 점이 많은 사람들에게 공통적이고, 그래서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하다는 것이죠.  심리학이 경제학 분야와 맞닿은 접점이기 때문에 그 바탕이 되는 기초 심리학 자체보다 UX에 더 가깝기도 하고 흥미롭기도 합니다. 


책 표지 - 생각에 관한 생각

4.
생각에 관한 생각 : 우리의 행동을 지배하는 생각의 반란!
- 대니얼 카너먼 지음 / 이진원 옮김
 
Thinking, Fast and Slow
- by Daniel Kahneman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심리학자의 저서로, 행동경제학의 출발이 된 내용입니다.  그래서 앞 책과 연결됩니다.  우리가 흔히 가지고 있는 상식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사람들의 사고와 행동을 이해하는 데, 그리고 연관된 여러 분야 심리학(그리고, 이 목록의 다른 책들)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하면서도 기초가 되는 개념들을 많이 다루고 있는 책입니다.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은 아니지만 읽으시면 많은 것을 얻으실 수 있습니다. 

 

 

책 표지 - 설득의 심리학

5.
설득의 심리학
- 로버트 치알디니 지음 / 이현우 옮김

Influence: The Psychology of Persuasion
- by Robert B. Cialdini

UX가 Usability 이상으로 확장해 나간다면 무엇을 다룰 것인가?   그 대답으로 저는 '사람들의 행동 자체를 변화시키는 것'을 들고 싶습니다.  행동경제학에도 그런 요소가 있습니다만, 이 책은 좀 더 본격적으로 '설득'을 다루고 있습니다.  

 

책 표지 - 드라이브

6.
DRIVE 드라이브 : 창조적인 사람들을 움직이는 자발적 동기부여의 힘
- 다니엘 핑크 지음 / 김주환 옮김

Drive: The Surprising Truth About What Motivates Us
- by Daniel H. Pink

사람들을 행동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요소가 '동기'입니다.  UX가 Usability를 넘어서 사람들의 행동 자체를 바꾸는 방향으로 확장해 나간다면 꼭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책 표지 - 미디어 방정식

7.
미디어 방정식
- 바이런 리브스, 클리퍼드 네스 지음 / 김정현, 조성민 옮김

The Media Equation: How People Treat Computers, Television, and New Media Like Real People and Places
- by Byron Reeves and Clifford Nass

이 책은 CASA라는 중요한 Paradigm을 다루고 있습니다.  CASA는 사람-사람 관계가 사람-컴퓨터 관계에도 적용된다는 뜻입니다.  이것은 UX 또는 HCI에 아주 커다란 의미가 있습니다.  사람  사이에서 작동하는 심리학이 컴퓨터(또는 컴퓨터처럼 지능적으로 반응할 수 있는 현대의 전자 제품과 서비스들)에도 적용된다는 중요한 발견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즉, 사람들에 대한 심리학이 HCI로 확장되는 핵심 고리를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책 표지 - 생각의 지도

8.
생각의 지도 : 동양과 서양, 세상을 바라보는 서로 다른 시선
- 리처드 니스벳 지음 / 최인철 옮김

The Geography of Thought: How Asians and Westerners Think Differently...and Why
- by Richard E. Nisbett

UX에 관련된 문제 중의 하나가 문화권에 따른 차이입니다. 한국의 사용자들은 미국의 사용자들과 같은가? 상식적으로 차이가 있다고 생각은 하지만, 어떻게 다른가에 대해서는 쉽게 답변하기 어렵습니다. 특정 상황에서의 차이점들은 사용자 조사를 통해인서 알게 되기도 하지만, 그것들의 근본 바탕은 무엇일까요?  이러한 의문에 힌트를 줄 수 있는 책입니다. 


책 표지 - 보이지 않는 차원

9.
 
숨겨진 차원 : 공간의 인류학
- 에드워드 티 홀 지음 / 최효선 옮김

The Hidden Dimension
- by Edward T. Hall


공간적 환경이 우리의 심리와 행동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에 대한 책입니다. Proxemics라는 개념을 내세워 여러 가지를 설명하고 있는데, UX나 서비스 디자인에서 공간을 다루게 되는 일이 앞으로 더욱 많아질 것이고, 그럴 때 참고하면 좋을 내용입니다.

*2013.9.23 '보이지않는 차원' 에서 '숨겨진 차원' 책으로 변경하였습니다.



책 표지 - 오래된 연장통

10.
오래된 연장통 : 인간 본성의 진짜 얼굴을 만나다
- 전중환 지음

진화심리학은 그 내용이 어떤 분야에 한정된 것은 아닙니다. 분야라기보다는 관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현재 인간이 가지고 있는 심리적 매커니즘이 어떤 과정으로 만들어지게 되었는가를 다루는 것입니다. 진화가 신체 또는 육체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마음의 구조에도 적용된다는 뜻이죠. 이 전에 소개할 책들을 통해사람의 마음은 '어떻게' 움직이나에 대한 이야기들을 알게된다면, 그 다음 가지게 될 질문, '왜' 그렇게 움직이게 되었는가에 대한 답변을 제시하는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간의 심리 매커니즘 자체보다는 관점을 이해하는 차원이기 때문에 진화심리학 분야의 여러 책 중에서 상대적으로 쉽게 읽을 수 있는 것을 골랐고, 결과적으로 우리나라 저자의 책이 되었네요.




어떠신가요? 흥미가 느껴지시는지요?
이 10권이 심리학을 모두 마스터하게 해 드릴 수는 없지만, 안내자로서의 역할을 하기에는 충분하리라 생각합니다.

각 책에 대해서는 앞으로 한 달에 한 권씩 차례대로 좀 더 자세히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이 연재와 함께 매달 1권씩 읽으신다면 유익하고 보람있는 1년이 되지 않을까요?

이 글은 수잔 웨인쉔크의 "The Top 10 Psychology Books You Should Read"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심리학 산책을 연재해 주실 마음경험님은 피엑스디의 구성원이 아닙니다. 다른 모든 글도 그렇지만, 블로그의 글은 모두 개인의 생각이며 피엑스디의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참고##심리학 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