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 산책 2] 보이지 않는 고릴라 : 독서 토론회 스케치

2013. 4. 4. 00:08리뷰
알 수 없는 사용자

지난 3월 29일 금요일에는 심리학 산책의 두 번째 독서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이번에는 페이스북을 통해 신청하신외부 참가자 세 분이 처음으로 참여한 시간이었습니다.
두 번째 독서 토론회는 다음과 같은 순서로 진행되었습니다.

 - SESSION 1 : 도서 리뷰
 - SESSION 2 : 느낌, 흥미로운 점 및 질문거리 공유, 질의 응답
 - SESSION 3 : 관련된 도서 소개 및 정리

본 포스팅에서는 토론회 현장 모습과 주요 내용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SESSION 1 : 도서 리뷰

지난 첫 번째 모임에서 했던 짧은 도서 리뷰가 토론에 도움을 준다는 의견이 있어 이번 모임에서도 토론에 앞서 도서에 관한 짧은 리뷰가 진행되었습니다. 리뷰는 pxd 김규희 선임께서 해주셨습니다.
2013/03/05 - [심리학 산책 2] 보이지 않는 고릴라



SESSION 2 : 느낌, 흥미로운 점 및 질문거리 공유, 질의 응답

이번 토론회에서는 느낌이나 흥미로운 점, 질의 응답 시간을 따로 나누지 않고 하나의 Session으로 통합하여 자유롭게 진행되었습니다.

이번 도서 ‘보이지 않는 고릴라’는 착각에 대한 실험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토론에서 논의되었던 이야기를 같은 주제별로 묶어 보았습니다. 특히 자신감 착각과 주의력 착각에 대한 내용이 많았습니다.


자신감 착각

- 자신감 착각이 정말 확신에 차서 하는 것일까? 의문이 들었다. 확실해야만 해서 밀어 붙이는 것 같이 보였는데 이게 자신감 착각이라고 볼 수 있을까? 체스 장에서 질문을 했으면 무조건 자신감, 승부욕이 높은 상태에서 물어봤는데 이걸 자신감 착각이라고 볼 수 있을까? 그리고 그 예가 전부 미국인의 사례였다. 우리 같은 문화에서는 어땠을까?

- 개인의 성향, 상황이 주는 자신감이 있어야만 하는 상황 이런 것들이 자신감 착각으로 볼 수 있나?

- 자신감 착각이 제일 충격적이었다.  진짜 자신감인 건지 자기 방어적인 자신감인 건지..생각해 볼 필요는 있다. 자신감에 대해서 그런 문제를 통제하고 연구한 연구가 있을 것이다.

- 실제 내 경험에서 자신감을 내세울 때 불안감이나 그런 것을 감추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 인터뷰할 때 처음 말할 때 보다 점점 자신감에 차 가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이런 경우는 잘못된 자신감인 경우가 있다. 인터뷰 진행자가 참가자들의 반응에 긍정적으로 반응하게 되면 참가자들이 자신감에 차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렇다고 포커페이스를 하면 오히려 참가자를 경직시킬 수 있다. 그 다음 질문에서 정말 맞는지 재질문을 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된다. 맞장구를 쳐주면서 그게 맞는 것인지 아닌지 속으로 계속 판단해야 하는 것이 어려운 것 같다.

- 평소에 단언하는 스타일은 아닌데 면접을 볼 당시 단점을 감추기 위해 자신감을 내세운 적이 있다.

- 회의할 때 나의 의견을 더욱 더 강조하고 내세우기 위해 자신감을 내세우는 편이다.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정말 자신감이 있어서 말하는 것이 아닐 때도 종종 있다.

- 자신감 착각에서 생각해 잘하는 사람들은 적은데 상대적으로 못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피라미드 구조 혹은 정규 분포) 자신감 착각이 일어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 어느 위치에 있던 간에 능력 대비 오차가 있다. 그런데 치우침이 있다는 것이 문제인 것이다. 수준이 높을수록 과대평가 하는 일이 없다는 것은 다른 차원의 일이지만 수준이 높을수록 자신감이 덜하다고 하는 것은 개인적으로 맞다고 생각한다. 수준이 올라가면 자신이 못하는 것을 많이 보게 되기 때문이다.


주의력 착각

- 아이가 생기기 전에는 백화점에 유모차가 많은지 몰랐었는데 아이가 생기고 난 후 아기용품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이처럼 관심이 없으면 안보이게 되는 것이 많은 것 같다.

- 시각에서도 그런 것이 있는 것 같다. 신사동 근처에 노래방을 찾을 일이 있었는데 그제서야 모든 건물에 노래방이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4-5년간 인지하지 못했었다. 평소 치킨집이 별로 없는 줄 알고 치킨집 사업을 시작하려고 보니 실제로 치킨집이 많은 것을 알 수 있었다고 한다. 평소에는 주의 깊게 보지 않은 것이다..

- 주의, 전주의 처리과정이 완전 다르다고 한다. 주의해서 보는 것은 손톱만한 영역이고 나머지 부분은 그렇지 않다. 시각에서 보이는 것이 다 똑같은 해상도가 아닌데도 착각을 불러 일으키는 것이다. 실제로 아주 작은 부분만 주의해서 보는 것이다. 또한 아이트래커에서 응시하지 않은 곳은 전혀 관심이 없는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 글도 읽다 보면 무엇을 읽었는지 알 수 없을 때가 있다.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할 때도 2-3분 이야기해도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모르는 때가 있기도 하다. 시각과 마찬가지로 다른 부분들도 머리 속에서 정리해서 분류하지 않으면 인지가 힘든 것 같다.

- 아이트래커를 연구에 써보려고 많이 하는데 이런 착각(시선은 가고 있어도 실제로는 보지 않는)들이 걱정이 되지만 두 가지 관점으로 사용해 볼 수 있지 않을까?
1. 실험 결과, 아닌 경우도 있지만 확률적으로 보면 맞는 것이 더 많으니 연구에 사용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혹은 여러 사람의 데이터와 다양한 상황을 섞으면 대체로 비슷한 곳을 보는 경우가 많지 않을까?

2. 시선을 통제하는 연구가 있다. 어디를 보고 있다가 어디에 자극이 오는지를 보는 연구이다. 현재 보고 있는 것에도 과제를 주고 그 과제를 처리하면 다른 곳에서 어떻게 자극을 처리하는지 보는 것이지만 현재 보고 있는 곳의 과제를 처리하지 못하면 쳐다 본 것이 아닌 것으로 간주하고 데이터를 버리게 된다. 이런 연구에서 아이트래커를 활용해 볼 수 있지 않을까?

- 자동차 UX 에서 라디오 조작 시 운전할 때 주의력 때문에 잘 못 보게 되는데 비슷한 이야기인 것 같다.

- fMRI가 간편해 진다면 아이트래커와 같이 쓰는 것이 효과적일 것 같다.

- 주의력은 심리학에서 복잡한 개념이다. 일반적으로 눈에 들어오는 것을 초기에는 부분적으로 처리하게 되고 그것을 종합해서 처리하는 데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제한적인 자원으로 모든 것을 다 처리할 수는 없으니 의미있는 것들만 모아서 처리하는 것이다. 처리를 안 하는 것 같은데 처리를 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주변이 시끄러운 파티에서도 상대방에게만 주의를 기울이면 나머지 주변 말소리는 무시할 수 있다. 이것을 '칵테일 파티 효과'라고 한다. 그런데, 그럴 때에도 주변에서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는 처리를 한다. 주변 소리를 처리하지 않고 무시한 것이 아니라 대충 처리하고 있다가 나에게 의미 있는 것들만 모아서 중요하게 처리를 하는 것이다.
처리 깊이가 얕고 깊은 것에 차이가 있는 것이다. 얕은 것은 주로 감각적인 것들, 깊은 것은 주로 의미있는 것들을 처리한다. 10개의 단어를 불러주고 기억하라는 과제를 줄 때 처리해야 하는 정도를 다르게 주면 기억하는 정도가 달라진다. 예를 들어 단어들이 동사인지, 명사인지 판단해보시오, 반대말을 생각해보시오, 라고 과제를 주면 의미를 좀더 생각해 볼 수 있는 과제를 줄 때가 기억을 더 많이 하게 된다. 이처럼 의도적으로 처리의 깊이를 깊게 만들려고 하는 것이 더 좋은 것이 될 수 있다.

- 주의가 왜 중요한가? 경제성 때문이다. (인지 경제성) 결과적으로 진화 심리학과 연결되는 것 같다. 컴퓨터의 발달이 인지과학에도 영향을 주었다고 하는데 이것이 참 재미 있는 것 같다. 사람의 인지의 틀을 모형화 하는 것을 컴퓨터에서 가져왔기 때문이다. 컴퓨터를 통해 사람을 들여다 보고 있는 것이다.


기억력 착각

- 기억이 불완전하다는 내용은 흥미롭지 않았다. 최근 들어 기억에 대한 불완전함을 많이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빨리 간다고 느끼는 것은 기억력 감퇴로 인한 것일까?

- 시간이 상대적으로 흐르는 것이 정보의 자극 때문이다. 광고를 처음 보게 되면 길게 느껴지고 그 광고를 다시 보게 되면 짧게 느껴지는 것과 같다.

- 길을 찾을 때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초행길에서는 오래 걸리는 것처럼 느껴지는 길이 다음 번에 다시 가게 되면 별로 안 멀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 시간 지각에 관한 연구 분야가 있다. 어떤 문제를 풀게 한 다음 시간이 얼마나 걸린 것 같은지 물어 본 후 실제 시간과 비교해서 난이도, 흥미도 등을 측정하는 방법이 있다. 얼마나 걸린 것 같은지 물어보고 실제 시간과 비교해서 난이도 흥미도 측정하는 방법을 쓰기도 한다. 어려울수록 더 많이 시간이 갔다고 체감하더라….



SESSION 3 : 관련 책소개와 정리

토론회를 마무리하며 마음경험님께서는 책에 나왔던 Change Blindness와 관련된 Choice Blindness 에 대한 동영상을 보여주셨습니다.

Choice Blindness란 자신이 선택한 대로 결과를 얻지 못해도 이를 인식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이와 관련하여 피실험자들을 대상으로 두 장의 사진을 보여주며 둘 중 매력이 있다고 느끼는 사진을 선택하도록 하고 왜 매력이 있다고 느꼈는지 말하게 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하지만 실험을 반복하면서 선택한 사진이 아닌 사진을 주어도 자신이 선택하지 않았던 사진임을 알아차린 사람이 거의 없었다. 심지어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사진 속의 인물에 대해 어떤 매력을 느껴서 선택하게 되었는지 자세히 설명했다.

이를 통해 우리의 의지가 의사판단 행동의 원인이 되는 것인지 아니면 사후 해석에 불과한 것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 참고 서적
- 인지심리학과 그 응용 (존 로버트 앤더슨 저)
- 인지 심리학 (이정모, 강은주, 김민식 외 2명 저)


이번 토론회는 외부 참여자 분들과 함께 했던 첫 시간 이었습니다. 그래서 좀더 다양한 의견을 나눌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 진행될 토론회에서도 많은 분들의 다양한 관점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참고##심리학 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