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경제 심리학

2013. 5. 13. 00:23리뷰
이 재용

경제 심리학 경제는 감정으로 움직인다
The Upside of Irrationality
댄 애리얼리

이 책은, 무엇이 우리의 행동을 결정하는가?에 관한 책이다. 행동경제학 입문서라고 할 수 있는 '상식 밖의 경제학'의 저자 댄 애리얼리가 쓴 책으로서, 상식 밖의 경제학(Predictably Irrational)이 주로 인간의 비합리적인 판단에 의해 발생하는 부정적인 측면을 다룬다면, 이 책(the Upside of Irrationality)에서는 긍정적인 측면도 많이 다루고 있다.


1부 직장에서 벌어지는 인간 행동에 관한 진실

1장_높은 인센티브의 함정
"거액의 보너스가 오히려 생산성을 떨어뜨린다?"
디자인 조직, 웹 에이전시, UX 나 서비스 디자인 부서를 운영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 보아야할 장이라고 생각한다. 단순 사무가 아니라 창의적인 일을 해야할 때, 최소한의 보상을 넘어서는 성과급은 효과가 없다는 점이다. 아니, 어느 정도의 보상만 갖추어진다면, 창의적인 일에서 과도한 성과급은 오히려 결과를 망친다.
외부에 의한 동기가 아니라 내재 동기에 의해서 열심히 할 때, 오히려 더 좋은 성과를 내게 된다. 성과급에서 동기를 촉진하는 요소는 유지하면서 과도한 압박감으로 생산성을 저해하는 요소를 배제할 수 있다면 그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 것이다. 예를 들면 단기간(전년도) 성과를 기준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 5년간의 평균을 기준으로 하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UX에서도 단순히 즉각적인 성과급(포인트나 아이템)만 생각하기 보다 장기적인 성과급(결국 완성했을 때 나 스스로 만족하는 부분)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p76 참고.
(물론 많은 디자인 조직이 이 최소한의 보상을 넘지 못 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ㅠㅠ)

2장_일한다는 것의 의미
"무엇이 우리에게 일하는 즐거움을 가져다줄까?"
일하지 않아도 먹을 수 있는 먹이(그냥 컵에 담겨있다)와 일을 해야만(레버를 당겨야만) 나오는 먹이가 있다면, 뭘 선택하겠는가? 당연히 그냥 컵에 담겨 있는 먹이를 먹을 거라고 생각한다. 놀고 먹는건 모두의 꿈 아니던가? 그런데, 놀랍게도 물고기, 새, 흰쥐, 생쥐, 원숭이, 침팬지 등 많은 동물이 즉각적/직접적인 먹이 보다는 오래 걸리면서 간접적인 방식으로 먹이를 얻는 편을 선호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쉽게 먹이를 구할 수 있는데도 일을 통해 먹이를 얻는 편을 선호한다는 사실! (이 실험에서 유일한 예외는 고양이다. 어쩌면 고양이야말로 가장 합리적이고 경제적인 동물인듯) p91 참고
디자인 회사에 다니다보면, 제안에 떨어지는 일이 사람들에게 매우 큰 실망감을 안겨준다는 점을 알게 된다. 몇 개월간 진행한 프로젝트가 출시되지 않는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의 낭패감도 마찬가지이다. 사실 월급 받는 디자이너 입장에선 제안에 붙는다고 월급이 올라가는 것도, 떨어진다고 월급이 깎이는 것도 아닌데,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 우리에게 일은, 먹이 이상의 의미가 있다.

3장_이케아 효과
"사람들은 왜 자기가 만든 것을 과대평가할까?"
이케아 효과는 행동경제학에서 소유 효과(Endowment Effect)라고도 한다. 자기가 직접 조립한 것에 비합리적으로 가치를 더 주는 현상인데, UX에서도 고객들이 자신의 기호에 맞게 정보를 입력하거나 설정할 수 있도록 하는 경우가 많다. LinkedIn의 프로필 입력이 좋은 사례다.  처음엔 아주 단순한 정보만 입력하지만 순차적으로 하나씩 프로필을 완성하다보면 뿌듯해지게 되고, 다른 서비스를 사용하기가 싫어진다.
하지만 대충 만들고 '설정'해서 사용하라고 하는 건 효과가 없다. 정성들여 설정하고 나면 그 앱에 대한 애착이 늘 것 같지만, 오히려 반감만 늘게 된다. UX 담당자들은 고객이 UX에 참여하여 가치를 느끼는 것과, 귀찮은 설정을 하게 하는 것 사이의 '미묘한 균형'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p 139 참고.

4장_개인주의 바이러스
"내 아이디어가 네 아이디어보다 낫다?"
물건에서 소유효과처럼, 무형의 아이디어에서도 자신의 아이디어가 아니면 가치를 낮게 보는 경향이 있다. NIH (Not Invented Here) 신드롬이라고 부르는데, 대부분의 기획 회의에서도 각자 자기 아이디어가 좋다고 싸우는 광경을 흔히 보게 된다.
그런데 디자인 회사에서는 오히려 이 현상을 이용할 수 있다. IDEO나 서비스 디자인 방법 등에서 '고객 참여 브레인스토밍'을 강조하는 이유는 바로 이것인데, 해답이 에이전시가 아닌 고객 스스로 생각해 냈다고 믿을 때, 프로젝트는 성공할 수 있다. 직장 상사(동료)를 설득하는 방법도 마찬가지. 성공하고 싶다면 조그만 아이디어라도 상대방이 참여하도록 장치해야한다. p159 참고.

5장_복수의 정당화
"복수에 집착하는 사람들에게 정의란 무엇인가?"
복수는 매우 강력한 보상이다. 서비스 디자인에 관심이 있다면, 반드시 읽어 보아야 할 장. 사과는 떠난 고객도 돌아오게 하지만, 잘못된 대응은 고객의 복수심을 키운다.


2부 가정에서 벌어지는 인간 해동에 관한 진실

6장_적응과 행복의 비밀
"쉽게 익숙해지는 것과 그렇지 못한 것의 결정적 차이"
사람들은 쉽게 적응하기 때문에 일정 수준의 행복감은 곧 사라지게 된다. 갑자기 돈이 생겼을 때 가장 오랫동안 행복해 할 수 있는 방법은, 작은 물건을 사고 즐거움을 충분히 누린 다음 또 작은 물건을 사는 식을 반복하는 방법이다. 한 번에 많은 것을 사고 나면 곧 행복도 끝난다는 점이다. UX에서 사람들에게 보상을 줄 때도 그렇고, 서비스 디자인에서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방법도 비슷할 수 있다. 작게 지속적으로 행복하게 만드는 편이 비용도 적게 들고, 더 오래 가는 방법이다. p274 참고

7장_연애와 외모의 상관관계
"용기 있는 추남은 미녀를 얻을 수 있을까?"
외모의 수준이 떨어지는 사람이 상대방을 받아들이는 방법은, 자신의 미에 대한 기준을 바꾸는 것도 아니요, 자신이 외모가 떨어진다는 사실을 부정하는 방법도 아니다. 오히려 그것을 인정하되 상대방이 외모 이외에 갖고 있는 장점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방법이다. 만약 다른 경쟁 제품보다 중요한 무언가가 부족하다면, 그것을 가리거나 왜곡하기 보다는, 소비자가 그것 외에 다른 장점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편이 낫다. p307 참고.

8장_시장이 실패할 때
"채팅으로 만난 사이는 왜 오래 못 갈까?"
온라인 데이팅 서비스는 제품 설계의 실패다. 온라인상에서 은퇴자금을 계산해 주는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은퇴시점에 얼마의 자산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지 알기 위해서 계산하여 돈을 알려주지만, 그 돈으로 어느 정도의 삶을 누릴 수 있는지는 알려주지 않는다. 동기부여도 되지 않는 이러한 방식 대신, 어떤 수준의 삶을 살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서비스는 어떨까? 보험 판매도 마찬가지다. p344 참고.

9장_동정심의 진화
"불행한 다수보다 불행한 한 사람에게 더 끌리는 이유"
사회적 서비스, 공공 서비스, 혹은 기부 서비스를 운영하는 사람들은 읽어보아야 하는 장.

10장_일시적인 감정의 후유증
"왜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할까?"
충동 조절과 최후 통첩 게임.

11장_경제학의 재발견
"비이성적인 세상으로부터 무엇을 배울까?"
우리는 비이성적인 성향을 많이 가지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우리의 직관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다양한 행위들을 볼 때 우리는 인간이 가진 비이성이 오히려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걸 알 수 있다. 완벽하게 이성적인 사람이 되기 위해 애를 쓰는 것 보다는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불완전성의 효과를 이해하고, 무엇을 극복해야하는지 파악하며,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한 UX나 서비스를 만드는 편이 더 나은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p 433 참고.

[참고##행동경제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