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 산책 7] 미디어 방정식 : 독서 토론회 스케치
2013. 9. 10. 02:13ㆍ리뷰
피엑스디의 '심리학 산책 독서토론회'는 심리학 산책 시간에 연재되는 도서를 읽고, 서로 모여서 각자의 생각과 UX와의 모색을 나누는 시간입니다.
일곱 번째 독서 토론회는 지난 8월 21일(수)에 열렸습니다. 사람들은 미디어를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를 리뷰하고, 관련된 경험과 사례 및 적용 가능성에 대해 나누었습니다.
Session 1. 도서 리뷰
이번 도서는 <미디어 방정식>입니다. 리뷰는 김예리 주임이 해주셨습니다.
* 도서 소개에 대한 내용은 아래 글을 참고하세요.
[심리학 산책 6] 미디어 방정식
Session 2. 생각해 볼 문제
여러분이 단순한 기계나 미디어에 대해 사회적으로 반응했던 경험이 있다면? 다른 사람들의 사례를 본 적이 있다면?
그 경험에서 UX의 어떤 요소가 사회적 반응을 불러 일으켰을까?
그 경험에서 UX의 어떤 요소가 사회적 반응을 불러 일으켰을까?
1) Intelligent Agent Service
- 김예O : 아이들은 미디어에 더 적극적으로 반응하는 것 같다. 친구의 아이가 TV 시청 중에 다음 방송 안내 멘트(예. 잠시 후 OOO가 방송됩니다)에 대답한다고 한다. 미디어를 사람과 비슷하게 인지해서 반응하는 것 같다.
- 마음경험 : 운전 중에 내비게이션의 안내음성에 ‘싫어’ 라고 할 때가 있다.
- 이가O : 자취할 때 혼자 있는 시간이 길어서, TV 켜놓는 습관이 있었다. 공간이 시끌벅적한 느낌이 있는데, 사람과 같은 느낌은 아니지만 비슷한 존재로 인식하는 것 같다.
- 김예O : 일본에 성별과 나이를 선택하면 상대해 준다는 DVD가 있다고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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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경험 : 이 책에서는 TV인데도 불구하고 그 앞에서 벌거벗으면 부끄러워한다고 언급했다. 지금까지는 미디어에서 표현되는 말소리나 화면 상의 표현들에 대한 경험을 얘기했는데, 좀 더 단순한 미디어에 반응한 적이 있는지 궁금하다.
- 이재O : MS Office에 문법이나 철자를 확인해 주는 기능을 미국에서 처음 접했다. 빨간 줄로 표현되는 이 기능의 도움을 받곤 한다(빨간 밑줄은 철자법 오류, 초록 밑줄은 문법 오류를 표시). 그런데 다른 미국인 대학원 동료들을 보니 이 빨간 줄이 나오면 속으로 ‘내가 너보다 미국 문법 더 잘 알아’ 라고 말하며 짜증 내는 것을 보았다. 아마도 과거에 선생님들이 항상 해주는 간섭처럼 느꼈던 것 같다. 그리고 이 책의 영향으로 나오게 된 MS의 클리피(Microsoft Clippy)도 굉장한 비난 대상이 되었다.
<그림 1. Microsoft Word의 ‘Green and Red Underlines’ >
<그림 2. Microsoft Clippy>
- 마음경험 : 한국어로 작성해도 빨간 밑줄 표시가 나올 때가 있는데, 비슷한 느낌이 든다. 고유명사 같은 경우는 맞는데도 인식하지 못하고 오류로 표시할 때가 있더라. 상대방이 나에게 조언을 해주는 느낌이 들 때, 그것이 잘 받아들이다가도 엉뚱한 얘기를 하면 받아들이기 싫은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이처럼 미디어가 사람과 유사한 느낌이 드는지 의견을 듣고 싶다.
- 이재O : 미디어를 사람처럼 대하느냐에 대해 크게 두 가지 가능성이 있을 것 같다. 첫 번째는 사람으로 대하는 게 익숙해서, 두 번째는 이 미디어 뒤에 누군가 사람이 있다는(개발자라도) 간접적인 반응 말이다. 둘 다 관련이 있겠지만 전자가 더 가까운 답 같다. 오래전에 PC가 소위 ‘잘 죽는다’고 말할 정도로 말썽이 있었던 시절에는 컴퓨터랑 싸우게 되는 얘기가 종종 들렸었는데, 그것을 개발한 사람에 대한 분노라고 생각하진 않았던 것 같다.
- 마음경험 : 컴퓨터를 포함해서 기기나 도구에 감성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은 만든 사람의 감성을 느껴서 나오는 반응인가 싶었는데 그것을 반박하는 얘기가 이 책에 있다. 세 가지 다른 조건의 컴퓨터에 대한 반응을 볼 때, 만든 사람이 같아도 표현이 달라서 다르게 반응한다고 하면 그것은 표현 방식 때문에 반응한다는 해석이 있다. 그렇게 본다면 MS Word의 맞춤법 검사 밑줄은 개발한 사람에 대한 반응인지, 밑줄 자체의 반응인지 궁금하다.
- 이재O : 복합적일 것 같은데 왠지 컴퓨터 자체에 반응하는 것 같다. 기분이 미묘하게 안 좋게 되는 건 빨간 줄에 대한 과거 경험 때문일 것이다. 10대 시절에 선생님이 해주던 검사같이 말이다.
- 마음경험 : 클리피에 대해서 조금 더 설명하자면, 미국에서는 페이퍼 클립이고 한국은 강아지 이미지가 기본 설정이었는데 어쨌든 수많은 비난을 받았다. 이 비난으로 개선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결국엔 2007년도에 없어지면서 대대적인 이벤트(사형선고를 내리고 던지는 식의 행사)가 생겼었다.
* 참고
Office Blog(Microsoft) : Yes, Clippy is dead
MS 워드 25주년, ‘좌충우돌의 역사
http://knowyourmeme.com/memes/clippy
Office Blog(Microsoft) : Yes, Clippy is dead
MS 워드 25주년, ‘좌충우돌의 역사
http://knowyourmeme.com/memes/clippy
- 마음경험 : 클리피의 아버지 격으로 Microsoft Bob이라고 있다. 실제 환경을 모사하면 쉬울 것이라는 전제로 만들어졌는데주소록을 보려면 주소 그림을 클릭한다는 식이다. 실제로는 실패했고 우리나라에는 더더욱 잘 알려지지 않은 인터페이스인데 오늘 책의 저자인 클리퍼드 네스Clifford Nass가 이 프로젝트에 영감을 주고 영향을 끼쳤다. 그리고 이때 나온 캐릭터들이 MS 오피스의 도우미 캐릭터와 관련된 환경 전반에 걸쳐서 등장했었다.
<그림 3. Microsoft Bob>
- 이가O : 강아지 모양의 클리피가 나왔을 때 나는 초등학생이었다. 그 당시에는 너무 귀여웠다고 기억하지만 실제로는 잘 사용하지 않아서 사람들이 왜 싫어하는지 이유를 잘 몰랐다.
- 마음경험 : 만든 사람도 비슷한 느낌으로 시작했을 것이다. 사회적인 상호작용이 프로그램 사용에 도움이 될 것이라 시작했겠지만 아쉽게도 구현이 잘 되지 않은 된 것 같다. 클리퍼드 네스의 다른 책을 보면 MS와 이것을 어떻게 개선할 지를 제안했다고 한다. 그 제안인즉슨, 문제가 있으면 클리피가 같이 화를 내고 공감을 하는 것이었고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테스트했더니 반응이 꽤 괜찮았다고 한다. 그러나 비난의 대상이 MS 자신이었기 때문에 적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일부는 클리퍼드 네스가 클리피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도 하는데 그가 직접 만든 것이 아니라 영감의 원천 정도라고 보는 게 맞다.
- 이재O : 한국이 페이퍼클립보다 강아지 캐릭터를 선택한 것은 좋았다고 본다. 페이퍼클립은 인간과의 사이에서 표정도 다소 거만하고 인간보다 낮은지 아닌지의 레벨도 애매한데, 강아지는 인간보다는 낮다는 일반적인 전제가 있어서 그런지 그나마 안좋은 소리나 멍청한 반응을 해도 이해할 만했다고 본다.
- 마음경험 : 페이퍼 클리피는 지능에 대한 얘기도 있지만 다른 요소 때문이라고 보는 것 같다. 클러퍼드 네스가 MS의 개선안에 대해서 ‘핵심은 지능의 수준보다 커뮤니케이션 방식의 문제이다’고 언급했었다.
- 박OO : 클리피의 가장 문제점은 사람에게 자꾸 문제를 제시하고 답을 요구해서 자꾸 귀찮게 했던 것 같다.
- 이재O : 게다가 엉뚱한 제안을 하거나 제대로 해결해 주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 마음경험 : 그럼 이건 어떤가, 윈도우에서 문제가 생기면 문제해결마법사 같은 걸 보여주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 이가O : 아까는 강아지가 귀엽다고 생각했지만 돌이켜보니 마냥 그런 도우미들이 좋았던 적이 별로 없다. 예를 들어, 인터넷 연결을 실패할 때 계속 대화창에서 무언가를 제시해 준다. 따라 하면 잘 해결 안 될 때가 많고 반복되다 보면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고, 자꾸 쓸데없는 대답을 하는 경우를 종종 봤다.
- 마음경험 : 그러면 클리피의 표정이나 강아지의 캐릭터보다 커뮤니케이션의 방식이 달라지지 않으면 캐릭터의 유무는 큰 상관이 없다는 것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 이재O : Persuasive technology 관련된 책들을 보면 계측기에 나오는 메시지 텍스트를 좀 더 잘 쓰고 부드럽게 표현하면 보이는 정보가 더 정밀하게 느껴진다고 한다. 마음경험님 얘기처럼 꼭 캐릭터가 있을 필요는 없고 말하는 방식이 중요하다는 점에 동의한다.
반대로 캐릭터가 중요한 경우도 있는데, MIT에서 60년대에 만든 심리상담 프로그램인 엘리자ELIZA는 상대방의 말을 따라 하는 기능이 있다고 한다. OO 했다고 얘기하면 ‘OO 했다고?’ 와 같이 대화를 흉내 내듯이 반응한다고 한다. 실제로 사람이 그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공감해 준다는 것만으로도 상담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이후에 나온 연구 중에 해상도가 좋은 여자 이미지와 낮은 해상도의 거친 이미지를 사용할 때 신뢰도 차이가 꽤 난다는 식의 시각적 효과가 의미가 있다는 주장도 있고별 의미 없다는 연구도 있다고 한다.
- 마음경험 : 우스갯소리로, 남자가 여자와 커뮤니케이션 할 때의 노하우는 ‘세상에, 아~, 정말?’과 같은 반응이라고 할 정도로 핵심의 포인트는 공감이라고 볼 수 있겠다. 애플의 시리Siri 가 출시된 이후로, 내용을 이해하는 데에 한계가 있어서 유사 서비스들이 의미상으로 못 알아 듣는 일이 생기지만 어떻게 반응해주느냐에 따라서 굉장히 다른 반응을 주는 것 같다. 미디어의 경우 사람보다 더 우월할 것이라 기대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물론 기본적인 기능이 안 되면 역효과일 것이다.
- 한상O: 시리한테 무언가를 물어봤을 때 '엘리자한테 배웠다’는 반응이 나온다는 기사들을 봤었다.
- 마음경험 : 덧붙이자면, 이러한 인텔리전트 에이전트로 보이는 몇 가지 사례들은 대부분 실패했다. 그래서 이러한 식의 시도들을 막는 효과를 가져왔다는 것이 아쉽다.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좋게 만들 수도 있는데 미디어나 컴퓨터의 소셜적인 반응에 대한 시도를 못 하게 하는 문제가 생기는 것 같다. 비슷한 시도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좀 전의 예들을 언급하면서 결국 실패할 것이라고 방해하는 선례로 작용하는 면도 있다. 왜 실패했는지 어떻게 좋게 할 수 있는지 등의 세부적인 스터디가 필요하고 성공사례가 생겼으면 좋겠다.
그 점에서 시리는 참고할 만한 사례다. 비주얼 적인 의인화는 없지만 대화하는 방식에서 훨씬 더 지능적이기 때문이다.
- 한상O : 에이전트가 의도를 예측해서 맞추면 만족스럽고 틀린 예측을 하면 부정적인 반응이 생길 것이다. 이전까지의 에이전트 서비스들은 사용자를 방해할 때가 있었는데, 시리는 절대 먼저 방해하지 않고 사용자가 요청해야 대응을 한다. 이런 점들도 참고할 수 있을 것 같다.
- 마음경험 : 그렇다면 구글 나우Google Now는 시리와 다른 포지션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 한상O : 구글 나우는 회사까지 가는 빠른 길을 찾아준다던지 하는 정보를 상황에 따라 사용자가 요청(Pull)하기 전에 미리 제공을 하긴하지만 푸시(Push)가 아닌 앰비언트(Ambient)로 정보처럼 보여준다. 사용자가 정보가 필요해서 보면 원하는 것을 잘 예측한 것이고, 잘 못 예측했다고 해도 그러면 사용자가 안 볼테니까 헛똑똑이에게 방해받았다는 느낌이 들지는 않는다. 사용자는 에이전트의 잘 한 모습만 보게되므로 스마트하다고 느끼게된다.
- 마음경험 : 좀 전에는 지능보다는 태도나 방식의 얘기라고 하지만 제시하는 것을 얼마나 적극적으로 또는 조심스럽게 접근하느냐는 지능의 수준에 따라 다를 것 같다. 적극적으로 제시해도 될지 조심스럽게 제시할지 말이다.
- 이재O : 에이전트의 자신감도 있을 것 같다. 제시하는 정보가 사용자에게 유용할 확률이 높고 놓쳤을 때 위험도도 크면 적극적으로 인터럽트를 걸고, 유용할 확률이 있으나 놓쳤을 때 위험할 것도 없으면 앰비언트처럼 제시하는 방식도 괜찮을 것이다.
2) Facebook
- 이재O : 기계나 미디어가 사람처럼 한다는 관점에서 페이스북을 사람으로 생각해본 적이 있는지 궁금하다. 사실 자기 멋대로 정보를 주는 것 같다. 로직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고 상당히 지능적으로 정보를 제공해주는 것이라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을 것 같다. 내가 자주 반응하는 사람의 글을 보여주고 그 글에 달린 다른 사람들의 반응을 보여준다. 좋아요 등의 호응까지도 포함해서 보여주는데, 좀 더 사람처럼 골라줄 수도 있을 텐데 사람들이 페이스북에 대해 ‘이거 왜 이래’ 와 같이 비난할 때는 그런 로직이나 지능적이라는 생각은 안 하는 것 같다. 큐레이션 서비스가 대부분 그런 것 같다.
- 이가O : 내가 자발적으로 해야 큐레이션을 해준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나에게 맞는 정보를 받으려고 일부러 무언가 계속 만져줘야 하는 역효과도 있는 것 같다.
- 마음경험 : 평소에 다른 사람과의 상호작용에서 느낄 수 있는 감각 요소(말, 텍스트, 그림, 소리 등)가 별로 없어서 그런 건 아닐까. 맞춤법 검사에서는 밑줄이라는 요소가 기존에 사람과의 상호작용에 쓰이던 것이라 그렇게 느껴졌는데 페이스북은 그냥 메시지를 골라서 보여준다 아니다는 것은 감각요소 차이 때문은 아닐까.
- 김예O : 페이스북은 내가 내 아이디로 로그인하는 나의 페이지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다른 사람이라고 느껴지기보다는 내가 선택한 나의 페이지라는 느낌이 강할 것 같다.
- 이재O : 로그인하는 페이지들은 그런 혼란이 있을 수 있겠다. 표시되는 콘텐츠들도 내가 등록한 것들이고 내가 한 것이라는 생각이지 누군가가 골라줬다고 느끼기 어려울 수도 있다.
인간의 사회적 반응을 잘 활용한 UX 디자인 사례는? 또는 잘못 활용한 사례는?
사회적 반응을 적용할만한 UX 디자인 문제가 있는지? 그런 경우에 어떻게 적용하면 좋을까?
사회적 반응을 적용할만한 UX 디자인 문제가 있는지? 그런 경우에 어떻게 적용하면 좋을까?
3) 에러 상황
- 이재O : 사회적 반응에 대한 얘기는 여러번 나왔지만 에러 상황의 디자인을 어떻게 할지가 중요하다고 본다. 특히 소비자에게는 감정적으로 안 좋은 상황일 텐데 소프트웨어의 신뢰 측면에서도 고려해야 한다.
- 김OO : 어떤 상황에서는 소프트웨어가 에러상황을 건조하게 표현하는데 어떤 상황에서는 매우 캐주얼하게 표현하는 것 같다. 장난스러울 수도 있지만 기분 나쁜 것을 누그러뜨리는 수준도 있는 것 같다. 크롬 웹브라우저를 사용하다가 오류가 났는지 페이지 표시가 안 됐는데 그때 찡그린 표정의 폴더 아이콘이 ‘앗, 이런!’ 이라고 해서 귀엽다는 생각을 했다.
<그림 4. 크롬 브라우저의 오류 페이지>
- 한상O : 이 아이콘은 Mac OS의 새드맥Sad Mac 아이콘과 유사한데 요즘 맥이 아닌 이전 버전들에서는 모든 자료가 없어진(날린) 상태에서 이 아이콘이 표시됐었다. 예전엔 이 아이콘을 보기만 해도 스트레스를 받았었다.
- 마음경험 : 오류 상황은 아니지만 참고할 만한 다른 예를 준비해왔다. 요즘 매킨토시는 아니지만 예전에는 초기 부팅 때 해피맥Happy Mac 이라는 게 나왔고 그 시절에 비교할 수 있는 MS 제품은 스크린에 텍스트가 뿌려진 형태로 나왔었다. 작은 요소이지만 한쪽은 사회적인 속성이 보이고 다른 사례는 기계적인 모습을 보이는데 이것만으로도 굉장히 맥을 좋게 받아들이고 기분 좋은 시작을 만들지 않나 싶다.
<그림 5. 부팅 화면 : Macintosh vs Microsoft Window>
* 참고
Macintosh startup
Macintosh startup
- 김OO : 나의 경우는 매킨토시 세대가 아니라서 그런지(?) 크롬 오류 아이콘이 보기만 해도 스트레스 받지는 않았다. 오히려 웹페이지는 오류가 나도 새로고침해서 제대로 보이면 내가 무언가를 날렸거나 잃었다는 느낌이 덜하므로 큰 거부반응은 없던 것 같다.
오히려 워드나 파워포인트와 같이 기록하고 저장해야 하는 프로그램이 갑작스러운 오류로 종료될 때가 있는데 그 때 오류보고서를 보내겠느냐는 메시지가 나오는 게 스트레스이다. 무언가 리포트를 보낸다고 하는데 제대로 알아주지도 않고 해결해주지도 않을 텐데 자꾸 Send 버튼을 누르라고 하는지 의문이다. 나중에는 그냥 ‘무시’ 버튼을 누르기도 한다. 보내면 내 이상한 정보가 보내질까 봐 우려되기도 하다.
<그림 6. Microsoft Error Reporting >
- 이재O : 새드맥도 비슷한데도 불구하고 반응이 다른 것 같다. 크롬은 상대적으로 괜찮다니 크리티컬하냐 아니냐에 따라도 다른 것 같다. 작은 사안은 넘어갈 수 있겠지만 큰일이 벌어졌는데 ‘앗, 미안’이라고 하니까. 결국 경중에 따라 다른 것 같다. 그런 공감이 필요할 것 같다. 예전에 pxd 블로그의 562번 글의 가운데 이미지를 보면, 오류메시지는 아니지만 프로그램 설치 후 다시 해야하는 일들에 대해 '큰일은 아니지만 귀찮은 일이 될거야 / This is required to complete the installation (sorry)’ 라고 적혀있다. 저 정도의 일에 저 정도로 미안하다 하니 용서가 된다는 것이다. 참고할 만한 사례라고 생각한다.
- 마음경험 : 이 책에서는 모방하면 굉장한 호감을 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에러메시지도 평소에 사용하는 말투나 어투로 만드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 이재O : 굉장히 잘 만들어야 할 것 같다(웃음)
4) 사운드와 음성인식
- 마음경험 : 에러뿐만 아니라 음성인식에서도 다른 가능성이 있을까? 내비게이션이나 음성으로 상호작용하는 것들도 사회적 이슈와 관련될 것 같다.
- 박OO : 음성도 중요하고 비프음도 의미 있을 것 같다. 언어가 아니어도 사운드만으로도 가능할 것 같다.
- 마음경험 : 픽사 로고 애니메이션에서 전등의 단순한 소리만으로도 감성이나 의도가 느껴지는 것 같다. 언어가 아니어도 가능성이 있는 말에 공감한다. 일종의 AUI(Auditory User Interface) 접근에서는 음악적 관점을 많이 쓰는데 긍정적인 상황에서는 협화음을, 에러나 부정적 상황에서는 불협화음을 주는 식이 있었다.
- 이재O : 오히려 사회적 반응에서는 에러상황에서 부드러운 사운드를 줘야 하지 않을까? 사람이라면 잘못했을 때는 좀 부드럽게 대해줘야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처음에는 부드럽게 대해주고 그러다가 정 안 되면 조금 더 강하게 해주고..
- 마음경험 : 교통카드를 체크하면 ‘삑’ 하는 확인음과 안내음성이 나온다. 그런데 어른은 ‘감사합니다’고 하면서, 학생은 ‘학생입니다’고 반응하는 게 떠오른다. 구분을 위한 것이지만 메시지 자체가 묘하고 어색하다고 본다. 나중에는 학교를 안 다니는 미성년자 때문에 ‘삑’과 ‘삐비빅’으로 바뀌었다고 하는데 화자와 듣는 사람과의 관계가 어색했다고 본다.
5) 사회적 반응의 가능성
- 마음경험 : 이 책의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사람들 사이의 법칙을 제품에 잘 녹여내면 훨씬 부드럽고 쉽게 쓸 수 있지 않겠느냐일 것 같다. 실패한 클리피 사례가 있었지만 제품 전반을 담당하는 인터페이스 방식에서 사회성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가능성이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을까?
- 이재O :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우리가 심리학 산책 시간에서 공부했던 것들을 적절히 활용할 수도 있지 않나? 소프트웨어가 핵심 기능을 먼저 쓰게 하고 부가적인 것은 나중에 더 쓰게 하도록 유도할 수도 있고,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호의를 먼저 베푸는 방식을 사용하여 앱에서 초기에 무료로 개방하고 더 즐기기 위해 다음부터 결제하도록 유도하는 방식도 있는 것 같다. 대부분 사람과 사람 사이 관계 법칙을 이용해서 인터페이스 설계에 일부 반영할 수 있을 것 같다.
- 이가O : 내비게이션에서 여자 목소리가 기본인 이유는 부드럽고 호감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한다. 기계에서 나오는 음성 안내에서 기계에 능숙하다고 생각되는 남자보다는 부드럽고 톤이 높아서 잘 들리는 여자가 더 호감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화에 따라 다를 수 있을 것 같다.
Session 3. 마무리
- 이재O : 나는 96년도에 처음 읽었고 이후에 나오는 논문들도 읽었던 것 같다. 그 당시에는 굉장히 충격적이었고 지금도 그 느낌이 기억난다. UX 분야에서 고전 중의 고전이지만 꼭 읽어야 할 책 리스트에 포함된다고 생각한다. 우리 회사 사람들이 많이 읽었으면 좋겠다.
- 마음경험 : 다시 봐도 충분히 의미 있는 내용이다. 그러나 아직도 충분히 활용이 잘 안 된 것 같아 안타깝다. 이 책의 원칙은 보편적이고 기초적인 내용인데도 그 동안 잊고 있었다는 생각과 동시에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칙은 기본적인데 활용이 어렵다.
- 심리학을 소개하는 입장에서 자동적인 반응은 곧 무의식적 반응과 연관이 깊다. 시스템 1에 의한 것이고 높은 수준의 사고가 필요한 것처럼 보이지만 굉장히 자동화된 것이 내재하여 있다는 것이다. 그것을 다시 생각하게 해준다는 것은 이 책의 중요한 포인트이다.
이 책의 저자가 이후에 낸 <관계의 본심>이라는 책도 꼭 읽기 바란다.
수고하셨습니다!
[참고##심리학 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