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1. 27. 00:18ㆍUI 가벼운 이야기
현재와 근미래, 3D 프린터의 가능성은 과연 어디까지 일까요? 이번에 기회를 내어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3D 프린터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합니다.
3D 프린터 - 1.기초편
3D 프린터 - 2.응용편
3D 프린터 - 3.실전편
퀴즈를 하나 내겠습니다.
a. 나랑 똑같이 생긴 미니어쳐 피규어 만들기
b. 우주에서 여분의 부품 만들기
c. 저렴한 의족 제작
d. 집(House) 짓기
e. 총기 제작
<출처 : http://www.gizmag.com/makerbot-replicator-2-3d-printer/24209/>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올해 초 국정 연설에서 "쓰리디 프린팅이 기존 제조 방식에 혁명을 가져올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3-D printing that has the potential to revolutionize the way we make almost everything)" 고 언급하며 쓰리디 프린터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켰습니다. 혹자는 쓰리디프린터가 "3차 산업혁명"을 시작할 것이라는 예상도 내놓는데요. 과연 그럴까요?
3D 프린터(Three-Dimension Printer)는 간단히 말해 3차원의 입체물을 만들어 내는 프린터입니다. 사실 쓰리디프린터 기술은 30년 전에(1984) 미국의 찰스 훌(Charles W. Hull)이 설립한 회사 3D 시스템즈에서 발명된, 나름 오래된 기술입니다. 이미 항공/자동차 산업에서는 시제품을 만드는 용도로 산업용 쓰리디 프린터를 사용해 오고 있었습니다.(그래서 Rapid Prototyping[신속조형]을 의미하는 RP가 쓰리디 프린팅의 동의어로 종종 사용되기도 합니다)
최근에 들어 이슈가 되는 이유는 기술 관련 특허가 풀리고, 이로 인해 가정에까지 보급될 수 있는 저렴한 프린터가 속속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대부분의 보급형 프린터는 120만원~250만원 내에서 구입이 가능합니다. 최근 킥스타터에는 $100라는 파격가에 쓰리디 프린트 & 스캔이 가능한 피치 프린터(Peachy printer)가 등장해 4천여 명으로부터 65만 캐나다달러 펀딩에 성공하기도 했습니다.
*참고 링크 - 쓰리디 프린터 전반
위키피디아 http://en.wikipedia.org/wiki/3d_printer
엔하위키 미러 http://mirror.enha.kr/wiki/3D%20%ED%94%84%EB%A6%B0%ED%84%B0
1. 쓰리디 프린터의 원리
쓰리디 프린터의 원리는 가장 크게는 절삭형과 적층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절삭형은 큰 덩어리를 조각하듯 깎는 것이고, 적층형은 층층히 쌓아올리는 것입니다. 요즘 나오는 쓰리디 프린터는 대부분 첨가식 가공(Additive Manufacturing) 원리를 사용하는 적층형 프린트입니다. 절삭형이 여분을 깎아내는 것이기 때문에 손실되는 재료가 있는 반면, 적층형은 여분 재료의 손실이 없다는 것이 큰 장점입니다.
적층형 원리를 이용하는 방식에도 약 20가지가 있는데, 이 중 가장 많이 쓰이는 FDM, SLA, SLS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고체형 재료를 사용하는 FDM(Fused Deposition Modeling) 방식
현재 보급형 프린터들이 대부분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필라멘트라고 불리는 얇은 플라스틱 실을 녹여 아래부터 위로 층층히 쌓아나가는 방식으로, 쓰리디 프린터 제조회사 스트라타시스(Stratasys)를 설립한 스콧 트럼프가 1988년 개발했습니다. 글루건으로 물체를 만드는 걸 상상하시면 좀 더 쉽게 이해가 되실 겁니다. FDM 방식의 프린터는 SLA나 SLS 방식에 비해 프린터 가격이 저렴하지만 출력물 표면이 거칠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제작 과정은 1분 22초부터 나옵니다)
2) 액체형 재료를 사용하는 SLA(SeteroLithography Appartus)방식
위에서 언급한 찰스 훌이 1984년 발명한 기술로, 빛을 받으면 고체로 변하는 광경화성 수지(액체 플라스틱)가 들어있는 수조에 레이저 빔을 쏘아서 필요한 부분만 고체화시키는 방식입니다. 레이저 광선을 이용해 속도가 빠르고 FDM 방식에 비해 제품 표면이 매끄럽지만 내구성은 떨어집니다.
(제작 과정은 34초부터 나옵니다)
3) 파우더형 재료를 사용하는 SLS(Selective Laser Sintering) 방식
SLA와 비슷한 방식인데 파우더형 재료(미세한 플라스틱 분말, 모래, 금속 가루 등)를 사용합니다. 파우더가 담겨있는 수조에 레이저를 쏴서 얇은 막(Layer)을 형성하는 원리입니다. 막이 형성된 뒤에 다시 파우더를 뿌리고, 다시 레이저를 쏘는 과정을 반복해서 물체를 조형합니다. 레이저가 아니라 접착제를 사용하는 형태도 있다고 합니다. 프린팅이 끝난 다음에 가루 더미에서 물체를 꺼내는 과정이 재밌습니다. 마치, 모래 더미에서 보물을 발견하는 느낌이랄까요. 속도도 빠르고, 재료도 다양하며, 완제품도 정교하지만 프린터 자체가 고가에 부피가 크고, 사용을 위해 전문적인 교육이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제작 과정은 1분 50초부터 나옵니다)
사실 쓰리디 프린터의 원리는 직접 보지 않는 한 이해가 쉽지 않습니다. 동영상을 참고하시고, 기회가 되시면 꼭 실제로 쓰리디 프린터를 보는 걸 추천드립니다.
*참고 링크 - 쓰리디 프린터의 원리
etnews - 쓰리디프린터, 공장 없는 제조업의 미래 만든다(2013-06)
네이버 캐스트 - 3D 프린터
2. 쓰리디 프린터의 재료
현재 가장 널리 쓰이는 쓰리디 프린터의 재료는 플라스틱입니다. FDM방식의 보급용 프린터에서는 PLA(폴리락틱산Poly Lactic Acid) 플라스틱과 ABS(Acrylonitrile Butadiene Styrene) 플라스틱이 주로 사용되는데요. PLA는 옥수수 가루를 원료로 만들어져 자연분해가 가능한 친환경적 소재이며 ABS에 비해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싼 편입니다. ABS는 유독가스를 제거한 석유 추출물 재료로, 가격이 저렴한 편이지만 PLA에 비해 쉽게 수축되는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플라스틱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가격이 매우 저렴하다는 점입니다. 쓰리디 프린터에 사용할 수 있게 플라스틱을 실 형태로 만들어놓은 것을 필라멘트(Filament)라고 하는데, 1kg의 ABS 플라스틱 필라멘트 한 롤의 최저가는 17600원, PLA는 26000원 정도입니다.(네이버 지식 쇼핑 최저가 기준)1kg의 플라스틱은 체스말 300개 정도를 뽑을 수 있는 양입니다. 물론 어떤 모양/크기/속을 채우는 정도에 따라 다르겠지만요.
출처 : http://3dprintingsystems.com/new-abs-filament/
고가의 산업용 프린터에서는 티타늄, 알루미륨, 나일론, 세라믹, 금, 은 등의 재료를 사용하여 다양한 제품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세라믹 재료로 제작된 달걀 받침대
금속 재료로 제작된 팔찌
티타늄 재료로 제작된 말발굽
쓰리디 프린터의 미래는 재료에 달려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쓰리디 프린터에 사용되는 재료의 범위가 넓어질수록, 쓰리디 프린터의 활용도 역시 무궁무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3. 쓰리디 프린터의 디자인
출처 : Stratasys
출처 : 3D systems
위 사진은 세계 쓰리디 프린터 시장의 양대 산맥이라고 할 수 있는 Stratasys와 3D systems의 대표모델 디자인입니다. 뭔가 거대하고 어려운 느낌을 줍니다. 아직까지는 전문가용/산업용의 고가 쓰리디 프린터가 대표 제품의 역할을 하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요즘은 가정용/보급용의 저렴한 3D프린터가 주목을 받으면서 다양한 디자인의 쓰리디 프린터가 출시되고 있습니다.
다음은 올해 1월 3D systems에서 출시된 Cube 모델입니다.
출처 : http://reviews.cnet.com/3d-printers/3d-systems-cube-2013/4505-33809_7-35567003.html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인 킥스타터에는 개인 또는 소규모 스타트업에서 만들어진 다양한 쓰리디 프린터가 등장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왼쪽부터 Peachy printer, Form1, The Buccaneer
다양한 쓰리디 프린터의 디자인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크기나 디자인에 따라 쓰리디 프린터가 놓여지는 상황이나 장소가 달라질 것이고, 이에 따라 쓰리디 프린터의 활용 역시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전자레인지처럼 생긴 거대한 쓰리디 프린터가 연구실이나 공작실 같은 곳의 구석에 놓여져 있을 때와, 작고 친근한 디자인의 쓰리디 프린터가 컴퓨터 옆에 놓여져 있을 때 사용자가 뽑아내는 제품은 다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4. 쓰리디프린터를 낳는 쓰리디프린터, 렙랩(RepRap) 프로젝트
이렇게 다양한 디자인의 쓰리디 프린터가 나올 수 있는 이유는, 렙랩(RepRap)이라는 쓰리디 프린터 하드웨어 오픈소스 프로젝트 덕분입니다.
출처 : http://reprap.org/wiki/RepRap
렙랩(RepRap)은 Replicating Rapid Prototyping의 약자입니다. 기존 쓰리디 프린터의 주된 용도가 신속한 시제품 제작(Rapid Prototyping)이기 때문에, 쓰리디 프린팅 자체가 Rapid Prototyping과 동의어로 쓰이기도 하는데요. 즉 렙랩은 '쓰리디 프린터 복제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누구라도 3D 프린터를 만들어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을 목표로 아드리안 보이어(Adrian Bowyer)라는 영국의 기계공학 교수에 의해 2005년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렙랩에서는 쓰리디 프린터 제작에 필요한 도식과 정보가 모두 오픈소스로 공개되어 있습니다. 소프트웨어에 리눅스가 있다면, 쓰리디 프린터 하드웨어에는 렙랩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현재 개인이 직접 제작하는 거의 모든 쓰리디 프린터 설계는 렙랩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아프리카의 청년이 버려진 컴퓨터 고물을 이용해 약 $100의 비용으로 스스로 쓰리디 프린터를 만들어 기사화되기도 했습니다.
렙랩 쓰리디 프린터의 재밌는 점은 자가 복제(Self-replicating)가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많은 부품이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렙랩 쓰리디 프린터를 이용해 다른 쓰리디 프린터를 만들 수 있습니다. 쓰리디 프린터가 또 다른 쓰리디 프린터를 낳고, 그 쓰리디 프린터가 또 다른 쓰리디 프린터를 낳고... 뭔가 번식하는 느낌이지 않나요? 그래서 모델 이름도 멘델(Mendel)인가 봅니다.
출처 : wikipedia
5. 쓰리디프린터, 거품일까?
IT 리서치 전문회사 가트너(Gartner)는 매년 '기술 하이프 주기(Technology Hype Cycle)'라는 그래프를 발표합니다. 하이프(Hype)는 환상 또는 과대광고의 의미로 사용되는데요.
대부분의 IT 기술들이 마치 곧 세상을 바꿀 것처럼 언론에 의해 조명되고, 이 때 대중의 관심도 가장 높지만 막상 이 시기에는 대중이 사용할 수 있는 기술 수준이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게 과도한 기대가 절정을 치고(Peak of Inflated Expectations) 실망을 안겼다가, 기술 수준과 기대 수준이 비슷해지는 시기를 지나며 본격적으로 시장에 보급되는 수순을 밟습니다.
출처 : 가트너
쓰리디 프린팅 관련 기술은 네 가지가 보이는데요. 산업용 쓰리디 프린팅(Enterprise 3D printing)은 이미 기대 절정기를 지나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고, 개인용 쓰리디 프린팅(Consumer 3D Printing)은 현재 과도한 기대의 절정에 있는 걸 알 수 있습니다. 3D스캐너(3D scanners)와 3D 의료 프린팅(3D Bioprinting)은 점점 기대를 모아가고 있네요.
가트너의 그래프대로, 개인용 쓰리디 프린터 분야는 언론에 의해 과도한 조명을 받고 있는 걸까요? 다음 편에서는 쓰리디 프린터가 실제로 활용되는 분야와 관련 기술(3D 스캐닝, 모델링 등)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참고 도서
3D 프린터의 모든 것: 한권으로 끝내는 실전 활용과 성공 창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