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교육]Vienna Design Week 2013

2013. 12. 20. 00:31GUI 가벼운 이야기
알 수 없는 사용자

이번에 회사에서 제공하는 해외교육 기회를 통해서, 오스트리아의 수도 비엔나에서 열리는 Vienna Design Week 2013을 다녀왔습니다. 기간은 2013년 9월 27일 ~ 10월 6일까지였고, 10일간 빈 도시 전체가 ‘디자인'이라는 테마로 열린 하나의 축제인 듯 한 느낌이었습니다. 분야는 제품 디자인, 공업 디자인, 커뮤니케이션 디자인, 공공 디자인 분야에서 실험적인 디자인까지 도시 안의 박물관, 디자이너들의 샵 등에서 작품들이 전시되거나, 시티투어, 교육, 워크샵, 프리젠테이션, 파티 등 100개 이상의 이벤트가 진행되었습니다.


출처: http://www.viennadesignweek.at
처음 생각과 다르게 전반적으로 독일어로 프로그램이 진행되거나 전시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영어로 되어 있지 않아서, '눈요기'는 열심히 했지만, ‘잘’ 이해하기는 힘들었던 점이 너무 아쉬웠습니다. 그래서 Vienna Design Week 2013에서 진행되었던 여러 디자인 분야 중 제가 평소에 관심을 두고 있었던 에코 디자인/업사이클링에 포커스를 맞춰서 공유하고자 합니다. ;-)


1. SECOND LIFE. UPCYCLING GLASS DESIGN FROM FINNLAND

출처: http://esel.at/termin/66778
'SECOND LIFE'는 두 명의 핀란드 출신 유리공예가인 Jukka Isolta와 Jan Torstensson의 전시회입니다. 다양한 색깔과 패턴, 모양으로 표현된 작품이 아름다웠고, 버려진 유리병으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이 신기했는데요. 작품들을 유심히 보니, 빨간색 불꽃 모양의 스티커와 찬 바람같은 파란색 스티커가 붙여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는 서로 다른 제작 공정을 이미지화하여 두 작가의 작품을 구분하기 위한 각자의 표시같았습니다.
Jukka Isolta는 버려진 유리병을 녹이는 공정 없이 원형의 일부를 자르고 sandblasting으로 자른 부분을 갈아서 작업하는(Cold Processing) 반면, Jan Torstensson은 유리병 전부를 녹이는 것이 아니라, 부분만을 녹이고 뜨거운 상태에서 작품을 만든다고 합니다. 버려진 유리병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 넣어주는 같은 주제 안에서 서로 다른 제작 공정으로 인해 달라지는 작품들을 보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광을 내기 위해 애시드 용액을 사용하지 않고, 제작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에너지를 최대한 절약하는 등 재료 뿐만 아니라 제작 과정에서도 환경을 생각하면서 나름의 기준으로 작품을 만들어가는 부분이 인상 깊었습니다.
출처: http://www.evolum.fi 출처: http://isatrends.at/friends/claudia-hubmann/47960/diese-vasen-waren-mal-eine-ziemliche-flasche

2. UPCYCLING DESIGN GABARAGE

출처: https://www.facebook.com/gabarage 

Gabarage는 여러 버려진 물건들에 기발한 아이디어를 더해서 새로운 용도로 쓰이게 하는 Upcycling Design Shop입니다. 국내,외에서 여러 업사이클 제품들을 보았지만, 정말 다양한 종류의 쓸모없는 물건들이 변신한 모습은 그야말로 신선한 충격이었는데요. Upcycling한 제품들을 보면서 신기하기도 했고, 작가들의 위트있는 아이디어에 미소짓기도 했습니다. 

천막을 가방, 커버 등으로 만드는 것은 프라이탁이나 국내 사회적 기업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것이었지만, 그 외 필름으로 만든어진 화려한 파티룩, 에스컬레이터로 만든 소파와 탁자, 오래된 책을 쌓아 만든 책상과 의자, 낡은 소방호수로 만든 그네, 화병으로 변신한 볼링핀과 축구공, 동전으로 만든 주얼리 등 쓸모 없는 물건을 쓸모있는 새로운 형태로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 흔적이 보입니다.
출처: https://www.facebook.com/gabarage
출처: http://www.gabarage.at
출처: http://dip.mak.at



3. NOMADIC FURNITURE 3.0;New Liberated Living?

출처: http://www.detnk.com/node/140619
처음에 위와 같은 사진의 리플렛을 보고 Nomadic Furniture라는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알고보니 Nomadic이란 사전적 의미로 '유목민의'라는 뜻이고, 한 곳에 오래 머무르지 않고 자주 거주지를 옮기는 사람들을 이야기 한다고 하네요. 그래서인지 전시회에는 공간과 가구를 하나로 함축시켜 논 공간 효율적인 가구들과, 스스로 조립하고 분해할 수 있는 DIY로 만들어진 가구들, 시중에 판매하는 가구를 새로운 형태로 재해석하여 표현하는 등 심플하지만, 흥미롭고 실험적인 작품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나무처럼 생겨서 가지에 책들이 걸쳐져 있는 작품을 볼 수 있었는데, 이는 “tree for living”이라는 작품으로 파리 디자이너 Matali Crasset이 James Hennessey와 Victor Papanek이 저술한 DIY 매뉴얼 'Nomadic Furniture'의 Living cubes에 영감을 받고 디자인했다고 합니다. 그녀는 자신의 작품에 대해서 프리젠테이션하고 사람들과 함께 이야기를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또, 전시 주제와 관련하여 여러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다른 Lab에서는 아이들, 청소년,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워크샵을 열어 디자이너들만의 축제가 아닌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고 디자인으로 소통하는 기회를 만들었습니다. 저도 함께 참여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언어의 장벽을 넘지 못해서 너무 아쉬웠습니다. ^^;

출처: http://mak.at/en/program/event/nomadic_furniture_30?reserve-mode=active
출처: http://www.domusweb.it/en/news/2013/08/06/nomadic_furniture.html 
출처: http://www.detnk.com/node/140619 
출처: http://www.innerdesign.com/events/show/Nomadic-Furniture-3.0-NEW-LIBERATED-LIVING 


4. BUZZI SPACE; AN ACOUSTIC EXPERIENCE WITH FURNITURE

출처: http://www.buzzispace.com 
Buzzispace는 Belgian acoustic furniture 제조회사로 이번에 Acoustic Furniture들을 전시회에서 소개했습니다. 직접 BuzziBooth나 BuzziHub에 앉아보니 생각보다 조용하고 안락해서 놀라기도 했습니다. 가끔 회사에서 클라이언트, 친구, 가족과 편하게 통화하고 싶을 때나 휴식을 취하고 싶을 때가 있는데요. 혼자 있는 공간이 아니다보니 좀 더 조용하고 안락한 공간을 찾아다니게 됩니다. 저희 회사에도 하나 있으면 정말 좋을듯 한데...^^

Buzzispace는 OVAM ECODESIGN AWARDS PRO에서 수상 경력이 있을 만큼 디자이너로서 환경에 대해 책임감을 가지고 지속가능한 제품을 디자인한다고 합니다. 소재로 사용하는 펠트는 소음도 흡수하고 4,5번이나 재활용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Buzzispace 제품이 소음을 없애고 안락한 환경을 제공해주는 것처럼 저도 디자이너로서 꼭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닌 것에서 친환경적인 요소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출처: http://www.buzzispace.com 
Vienna Design Week 프로그램 외에도 비엔나 곳곳에서 에코 디자인적인 요소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훈데르트바서의 쿤스트하우스에서는 보드블럭조차도 올록볼록했는데요. "The straight line leads to the downfall of humanity." 라는 훈데르트바서의 명언에서도 볼 수 있듯이 직선 자체를 인위적이라 생각해서 그의 작품 어디에서도 직선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그정도로 자연스러움, 자연 자체를 사랑하는 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MAK 건물 안에 있었던 oesterreicher im mak이라는 레스토랑 천장에 달려있던 유리병 샹들리제도 잊을 수 없네요. ;-)



이번에 약 2주동안 해외교육 겸 오스트리아와 프랑스 남부 여행을 하면서 많은 것을 보고 배웠습니다. Vienna Design Week 2013을 통해서는 현대적인 감각을, 클림트, 에곤쉴레, 훈데르트바서, 샤갈, 마티스 등 여러 예술가들의 작품들을 보면서는 고전적인 영감을 모두 담아올 수 있었습니다. 비록 제가 찍은 사진들이 제대로 나온 것들이 없어서 Vienna Design Week의 생동감 있는 현장을 전달해드리지 못한 것이 아쉽지만, 즐겁게 봐주셨으면 좋겠네요. ;-)
[참고##해외교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