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문화재단의 My First AAC에 박수를!
2014. 5. 30. 01:29ㆍUI 가벼운 이야기
AAC가 무엇일까요?
뇌의 이상, 심리적 불안정, 조음기관 이상 등 다양한 이유로 의사소통이 어려울 경우, 언어장애라고 불립니다. 이럴 때 언어 이외의 도구를 사용해 보완하여 의사소통을 돕는 것을 보완대체 의사소통(AAC.Augmentative and Alternative Communication)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자면, 제 친구도 성대 이상으로 언어장애가 있는데, 대화할 때 키보드로 쳐서 문자를 보내거나 특정 이미지, 장소를 손가락으로 지목하는 등 우회적으로 의미전달을 합니다. 이미지 사전처럼 여러 이미지를 즉각적으로 찾을 수 있다면, 더욱 대화가 원활해 지겠죠? 이렇게 보완대체 의사소통과 언어 발달을 돕는 교구와 App들이 상당히 국내외에 개발되어 있습니다.
UI기획자가 한번 보면 무조건 App로 만들고 싶어지는… AAC
위 사진만 보셔도 아시겠지만 대부분의 보완대체 의사소통 보조도구는 이미지 혹은 아이콘, 단어, 음성 녹음, 플레이 버튼 이렇게 4가지 요소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쉽게 말해, 단어암기 Flash Card UI죠. UI기획자 관점에서는 App으로 디지털화 할 경우의 얼마나 멋지게 변화할지 눈에 선합니다. 물론, 실제로 손으로 만지며 자극을 받는다는 교구 자체의 장점은 잃어버리겠지만요. 예상되는 App으로서 발전 방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지속적으로 단어를 업데이트하고 (심지어 사용자간), 녹음 및 촬영을 하여 개인화하고, 좀 더 재미있게 게임처럼 반복적으로 연습할 수 있는 등 다양한 확장이 될 것입니다. 당연히 많은 회사 혹은 개인들이 보완대체 의사소통 보조도구 AAC를 App으로 만들었습니다.
저 역시 제 친구를 위해서 AAC App을 만들고 싶었기에 살짝 공부를 한 적이 있었는데요, 그때 인상 깊었던 멋진 AAC App 두 가지를 소개합니다. 첫째로는 MyVoice사의 ‘TalkRocket Go’ 라는 App입니다. 학습보다는 의사 소통 자체를 돕는 솔루션입니다. http://myvoiceaac.com/
TalkRocket Go App의 특징은
1. 위치를 기반으로 상황에 맞는 표현 추천
2. 기존 AAC와 다른 놀랍도록 직관적이고 깔끔한 인터렉션. 써보고 싶은 매력적인 UI!
3. 강력한 편집기능으로 개인화, 별도의 PC저작도구도 제공.
둘째로는 게미피케이션을 활용해 언어 발달을 돕는 ‘AACORN ACC’
http://aacornapp.com/
AACORN ACC 특징으로는
1. 순차적으로 단어를 선택하는 게임을 통해, 자연스럽게 문장을 익힌다.
2. 역시 아이들 눈높이에 딱맞게 시인성 높고 깔끔한 인터렉션과 매력이 철철넘치는 UI!
3. 아이의 언어 발달에 따라 함께 성장하는 시스템. 참 잘 생겼다.
잘 생겼다.
잘 생겼다.
퍽 안타까운 것은 한국어를 지원 안한다는 것.
쓸 수 없다ㅠㅜ. 제발 한국어 지원 해주세요.
국내의 경우에도 매년 HCI학회에 가서 AAC에 관련된 논문과 발표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지식경제부, 보이스웨어, 이화여대 등 학계, 업계, 정부의 합작으로 만들어진 ‘마이토키’가 유명합니다. 마이토기 사용 동영상이 정말 잘 만들어져 있습니다. 이 영상을 통해 AAC에 대한 이해를 더할 수 있습니다.
언어장애를 가진 성인이 일상생활 중 의사소통 도구로 쓸 수 있을 정도로, 국내에도 이렇게 완성도 높은 AAC 가 있다는 데 자부심을 가집니다. 장기간 연구와 제작으로 수고하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이번에 ‘2014굿게임쇼’에 가서는 한 번 더 충격을 받았는데요. 바로 엔씨소프트문화재단의 My first AAC 를 본 것입니다.
My first AAC를 써보니 다음과 같은 멋진 부분이 있었습니다.
- 일단 타겟 사용자군을 말을 배우기 시작하는 만2~5세 사이로 명확히 한정시켰다는 면에서 선택과 집중을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등장하는 단어도 아동들이 주로 쓰는 300단어로 선별했고 인터페이스도 그들의 눈높이에 맞춰 아기자기하고 귀엽습니다.
- 아이패드, 아이폰에서 무료로 받을 수 있다. (이런 파격적 사회환원은 어쩌면 국내의 기존 AAC관련 산업을 무너뜨릴 수도 있었겠지만, 아동에 집중했다는 것에서 일단 그런 비난은 피해갈 듯)
- 녹음, 사진찍기, 단어추가 등도 개인화 기능도 훌륭합니다. 편집모드로 들어가는 언락 버튼이 너무 깜찍합니다. ‘다음 그림 중 개구리를 선택해주세요.’
굿게임쇼에서 엔씨소프트문화재단 부스에 제가 아이들을 데리고 갔더니, 설명해주시던 직원 분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더군요.
“장애아 뿐 아니라, 일반 아이들이 언어 학습하는 데도 충분히 도움이 되도록 만들었습니다. 이제 시작 단계이고 앞으로 더욱 다듬어갈 생각입니다. 지켜봐주세요.”
확실히 AAC본연의 기능에 충실해서 좋았습니다. 이 정도 완성도 있는 프로그램이 무료라니… 엉엉. 기존 AAC도구들이 몇 십에서 몇 백만원이었고, 정부지원금이 있다해도 자기부담금이 상당했던 것을 감안하면, 어깨춤이 절로 나옵니다. 게다가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하실 예정이라고 하시니 더욱 기대가 되네요. 또 같은 부스에서 전시 중이던 인지 장애 아동을 대상으로 한 ‘인지니’도 상당히 인상깊었습니다. 엔씨소프트문화재단의 발걸음에 박수를 보내며, 글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