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트래커의 활용 2편 - 아이트래커로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관찰하기

2015. 4. 30. 07:50UX 가벼운 이야기
알 수 없는 사용자

아이트래커의 활용 1편 - 아이트래커의 역사와 분석 방법
아이트래커의 활용 2편 - 아이트래커로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관찰하기
아이트래커의 활용 3편 - (미정)

요즘에는 많은 분들이 스마트폰을 자동차 내비게이션으로 활용합니다. 처음 스마트폰을 내비게이션으로 사용할 때 어떤 위치에 놓는게 보기에 편할지 몰라서 이곳 저곳 옮겨가며 자신에게 편한 위치를 찾곤 합니다. 운전하는 사람의 성향에 따라 선호하는 위치가 많이 다를 수도 있지만 스마트폰 위치에 따라서 운전자의 시선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아이트래커를 활용한 가상의 실험을 해보았습니다. 가장 보편적으로 활용되는 아이트래커 중에는 고정형과 이동형 두가지 종류가 있는데요, 고정형 아이트래커는 주로 디스플레이 장치의 화면과 사용자의 시선을 녹화 할 때 사용되고, 이동형 아이트래커는 사용자의 움직임에 따라 변하는 화면과 시선을 녹화 할 때 사용됩니다. 운전자의 시선을 관찰하기에는 이동형 아이트래커가 더 적합하고 이번 포스팅에서 이동형 아이트래커를 활용하여 이에 대해 먼저 알아보려합니다.



내비게이션의 설치 위치

이동형 아이트래커 (Mobile Eye Tracker)


이동형 아이트래커는 말그대로 아이트래커를 착용하고 이동할 수 있는 장치입니다. pxd에서 보유하고 있는 이동형 아이트래커는 SMI의 ETG 2.0 모델입니다. 약 십여년 전까지만 해도 아이트래커는 크기도 크고 상당히 거추장스러웠었는데요, 최근 개발된 장비들은 안경형태의 아이트래커와 소형의 레코더만 착용하고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을 정도로 간편합니다. ETG 2.0도 스마트폰 레코더를 착용하면 사용자가 자유롭게 돌아다니면서 실험할 수 있는 장비입니다. 장비가 간편해지고 움직임이 자유로워진것 말고도 실험 초기 단계에 캘리브래이션하는 과정 또한 기술이 발전하면서 더욱 간편해졌습니다. 예전에 필자가 대학원 시절에 사용해본 아이트래커는 캘리브레이션 하는데만 30분이 넘게 걸리고 초기 세팅하는 과정이 참 힘들었던 기억이납니다.

ETG 2.0 (이미지 출처: eyetracking.co.kr)

하지만 이동형 아이트래커를 활용할 때는 치명적인 단점이 하나 있습니다. 고정형 아이트래커는 고정된 화면의 내용을 보는 것이기 때문에 녹화된 데이터가 자동적으로 분석이 가능합니다. 이동형 아이트래커를 이용해 실험하는 경우에는 일정한 화면이 녹화되는 것이 아니라 피실험자가 직접 바라보는 화면이 녹화되는 방식이기 때문에 피실험자마다 녹화되는 화면의 데이터가 많이 달라지고 자동으로 분석하는 것은 어렵다고 합니다. 그래서 수동으로 프레임 마다 한땀한땀 데이터를 맵핑해줘야 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자동으로 분석을 해주는 소프트웨어도 있다고 하지만 컴퓨터가 자동으로 분석하는데도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아직은 정확성도 그리 높지 않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동형 아이트래커를 활용할 경우에는 1회의 실험 시간이나 분석에 소요되는 시간도 미리 예상해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고정형 아이트래커 녹화 영상


이동형 아이트래커 녹화 영상

실험 준비하기


실험 준비하는 모습

실험을 진행하는 당일 어떤 코스로 진행을 하면 적당할지 알아보기 위해 일단 한강으로 나가서 실험 주행을 해보았습니다. 한강에서의 실험 주행이 나름 파일럿 테스트가 되어 도움이 되었던것 같습니다. 실험은 스마트폰의 위치를 바꿀 때 마다 목적지를 랜덤으로 정하고 주행하는 방식으로 진행하였습니다. 실험에 사용된 장비는 ETG 2.0 아이트래커, 노트북, 폴라로이드 큐브를 활용하였습니다. 실험 진행하는 환경을 촬영하기 위하여 폴라로이드 큐브를 사용하였는데요. 큐브 바닥 부분에 자석이 있어서 창문의 프레임 부분에 고정하기도 쉬워 여러 각도로 촬영해보면서 유용하게 활용하였습니다. 아래의 동영상이 큐브로 촬영한 것입니다.

실험 진행 영상

동영상을 보면 운전자의 양옆 시야가 많이 가려지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실험을 실제 진행 할 때도 좌우시야가 조금 방해가 되는 것 같다는 말은 오갔지만 실제 영상으로 확인해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더 큰 장애요소로 보였습니다. 이렇게 주변 환경을 관찰함으로써 실제 실험을 진행하면서는 발견하기 힘든 장애요소나 개선해야 할 사항들을 발견 할 수 있고 결과 자료를 좀 더 객관적으로 해석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장인정신이 필요한 AOI (Area of Interests)



Scan Path와 AOI


AOI

AOI 분석은 SMI BeGaze를 사용하였습니다. 동영상에서 보이는 반투명 빨강색의 타원형으로 내비게이션의 위치에 AOI를 설정해주고 바뀌는 화면마다 AOI를 옮겨 주었습니다. 스마트폰의 위치에 따라 녹화된 영상은 세개였습니다. 첫번째 영상을 작업할 때는 처음부터 프레임마다 한땀 한땀 옮겨 주었습니다. 그랬더니 영상 1분에 대략 한 시간 정도 걸리더군요. 하다 보니 요령이 생겨서 영상 1분을 작업하는데 10분 정도 까지 작업시간을 줄일 수 있었습니다. AOI 설정을 해주는 대상이 하나일 때 이 정도의 시간이 걸리고 대상이 늘어난다고 하면 당연히 작업시간은 배로 늘어나겠죠. 그래서 처음 실험 설계를 할 때 피실험자 수, AOI 수, 영상 시간 등을 고려해 분석에 소요되는 시간을 미리 가늠해보는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모든 분석이 이처럼 오래 걸리는것은 아닙니다. 영상의 변화가 얼마나 큰지에 따라 분석하는 시간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운전이나 스포츠 같은 분야의 영상은 머리의 움직임이 상당히 동적이고 시야의 변화가 크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머리는 고정하고 시선만 움직이는 책읽기나 스마트폰 사용과 같은 주제의 영상을 분석한다면 분석시간은 좀 더 줄어들 수 있을것 같습니다.

AOI 결과

이렇게 AOI 작업을 마치고 나면 설정된 영역에 대한 데이터가 자동적으로 계산이 됩니다. AOI 결과 데이터에는 전체응시시간(Dwell time), 전체응시횟수(Revisits), 평균응시시간(Average fixation) 등을 비교해 볼 수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정량적인 결과를 활용한 분석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정량적인 분석을 하기 위해서는 실험 설계 단계에서 부터 피실험자 수, 주행 코스, 주행 환경, 주행 시간 등 고려해야 할 요소들이 많기 때문에 이번에 진행한 실험을 통해 나온 정량적인 결과는 분석을 하기에는 다소 부족한 점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실제 분석을 할 때는 정량적인 분석뿐만 아니라 정성적인 분석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운전자 마다 운전 성향이나 습관, 내비게이션을 활용하는 습관이나 숙련도도 많은 차이가 있기 때문에 정성조사를 통해 사용자의 특성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용자의 특성에 따라 왜곡된 데이터는 없는지 실험중에 사용자가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무엇인지 등등의 중요한 인사이트들을 발견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마치며...


이번 포스팅에서는 이동형 아이트래커를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소개해드린 AOI 분석은 많은 시간이 소요되지만 특정 영역에 대해 정확한 정량 데이터를 얻을 수 있습니다. 필요에 따라서는 별다른 분석 없이 녹화된 시선의 움직임만을 관찰할 수도 있습니다. 제한된 자원에 따라서 분석을 하는 정도는 달라질 수도 있지만 더욱 의미있는 결과를 찾기 위해서는 사용자의 실제 목소리를 들으며 사용자 시선의 뒤에 숨겨진 의미를 찾는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음 편에서는 고정형 아이트래커를 활용한 사례에 대해서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참고##아이트래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