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5. 26. 07:50ㆍpxd 다이어리 & 소소한 이야기
디자이너, 등산을 시작하다.
코로나19로 인해 수영장, 헬스장이 문을 닫았다. 그동안 힘들게 운동 루틴을 만들어 놓았는데 운동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원천 봉쇄된 것이다. 한동안 무기력하게 지내다가 대체할 수 있는 다른 운동을 찾아보았다. 자연스럽게 등산이라는 운동을 떠올렸다. 적어도 등산은 코로나19로 인해 봉쇄되지 않았던 것이다. 그렇게 주말에 등산을 시작하게 되었다. 등산을 시작한 지 아직 몇 달 되지 않았다. 처음에는 정말 올라가는 과정이 힘들었는데, 이것도 몇 번 하다 보니 조금씩 적응이 되어간다.
등산을 추천하는 이유는?
하고 많은 운동 중에서 필자는 왜 등산을 선택했는가?
1. 훌륭한 유산소 운동이다.
등산은 기본적으로 걷기 운동이기 때문에 유산소 운동에 속한다. 비슷한 유산소인 수영, 걷기보다 장시간 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한번 올라가면 정상 찍기 전까진 내려올 수 없다!) 칼로리 소모도 높은 편이다. 하산해서 엄청나게 과식하지만 않는다면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된다.
2. 하체 근력을 키우기에 좋은 운동이다.
보통 근력운동을 하다 보면 하체 운동을 잘 안 하게 된다. 등산은 하체를 주로 사용하는 운동이므로, 등산을 하다 보면 하체 근력이 자연스럽게 좋아진다.
3. 지루하지 않다.
걷기나 달리기의 경우 주로 일직선으로 가거나 단조로운 코스로 인해 지루함을 느낄 수 있다. 등산을 하면 자연 풍경을 볼 수 있고, 다양한 스타일의 길을 접할 수 있어서 상대적으로 걷는데 지루하지가 않다. 정상 근처에 도달하면 확 트인 풍경도 감상할 수 있다.
4. 정신을 맑게 해 준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다. 자연과 함께라 그런진 몰라도 정신이 맑아지는 효과가 있다.
등산을 하기 위한 준비물
동네 뒷산을 가더라도 히말라야를 등반할 것 같이 준비하는 게 우리 디자이너들 아니던가? 등산을 하는 데 있어 필요한 기본 장비는 다음과 같다. 모든 장비를 다 갖추고 시작하는 것보다는 기본 장비부터 시작해서 흥미가 생기면 차츰 늘려나갈 것을 추천한다. 저렴한 장비를 구매하려면 '라푸마'나 '센터폴' 같은 저가형 브랜드의 이월 상품을 구매하는 방법이나, 주로 등산 초입에 있는 등산 매장 아웃렛의 할인 상품을 구매하는 방법을 추천한다.
해당 준비물들은 당일 등산 기준이다. 일박 이상을 하게 되면 준비물의 구성과 종류가 더 다양해질 수 있다.
1. 필수 준비물 (옷, 등산화, 등산 양말, 물병)
봄, 여름, 가을의 경우 땀 배출에 용이한 타이즈 형태의 상의, 하의를 입는 것이 좋다. 타이즈형 하의를 입었을 경우 반바지를 함께 입어야 한다. 타이즈가 부담스럽다면 땀 배출에 용이한 의상을 착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등산화, 등산 양말도 준비해야 한다. 등산화의 경우 간과하기 쉬운데, 서울 근교의 산은 산세가 험한 돌 산이 많아서 돌에 미끄러지지 않는 등산화가 있어야 위험 부담이 적다. 등산화의 경우 발목의 길이에 따라 종류가 다양하므로 신중히 선택해야 한다. 땀 배출이 많은 운동이므로 산행 시 물병에 물을 담아가야 한다. 집에 굴러다니는 물병을 활용하면 된다.
2. 선택 준비물 (수건, 헤어밴드, 등산 스틱, 장갑, 가방, 선글라스, 모자)
땀이 많이 나는 사람의 경우 땀을 닦을 수 있는 수건이나, 헤어밴드를 준비하자. 산에 따라 등산 스틱이 필요한 곳이 있으므로 등산 스틱도 구비해야 한다. 등산은 무릎에 무리가 많이 가는 운동이다. 등산 스틱을 활용할 경우 무릎에 무리를 덜 가게 할 수 있다. 산세가 험한 산의 경우 어딘가 잡을 수 있는 등산용 장갑도 있어야 한다. 등산용 장갑이 없다면 아무 장갑이나 써도 괜찮지만, 손 앞부분이 뚫려있지 않은 것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등산용 가방은 백팩 형태의 작은 가방을 구비하는 것을 추천한다. 이 또한 집에 굴러다니는 가방을 우선 활용해보자. 필요에 따라 눈부심을 방지할 수 있는 선글라스를 착용하면 좋다. 햇볕을 차단할 수 있는 등산용 모자를 써도 된다.
3. 간식
김밥 같이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것을 준비해서 정상에서 먹으면 좋다. 칼로리바 같은 당을 충전할 수 있는 것이나 수분 보충에 용이한 오이, 방울토마토도 좋다. 보온병에 따뜻한 물을 담아가서 컵라면을 먹는 사람들도 있던데 그렇게 해보지는 않았다.
4. 계절에 따른 준비물
여름의 경우 자외선 차단을 할 수 있는 선크림을 챙겨가서 덧발라야 한다. 자외선 차단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하루 만에 엄청 탄다.
겨울의 경우 길이 미끄러우므로 겨울용 등산화가 필요하다. 눈이 쌓인 경우 등산화에 아이젠을 꼭 착용해야 한다. 등산복을 입을 때 가벼운 옷을 덧입어서 온도에 따라 옷을 입었다 벗었다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또한 방한 장갑과 방한모자도 구비해야 한다. 발목에 눈이 들어가지 않도록 스패츠도 필요하다.
서울 근교의 가볼 만한 산과 코스
최근에 필자가 갔던 산과 코스를 공유한다. 동일한 산이라도 어디서 출발하느냐에 따라, 그리고 어떤 코스를 타냐에 따라 난이도와 왕복 시간이 달라진다. 그래서 산의 난이도보다는 코스에 따른 난이도라고 이해하면 좋겠다.
1. 북한산 (난이도 - 상)
북한산우이역 → 하루재 → 영봉 → 하루재 → 백운대 → 만경대 → 노적봉 → 용암봉 → 시단봉 → 진달래능선 → 백령사 (왕복 5시간 30분)
단순히 백운대만 찍고 가는 것이 아니라 빙 둘러서 백령사까지 가는 코스이다. 코스의 길이나 난이도면으로 봤을 때 쉽지 않다. 북한산우이역에서 출발해서 백운대 찍고, 다시 왔던 길로 내려온다면 조금 더 산행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
2. 수락산 (난이도 - 상)
장암역 → 수락산 정상 → 수락산역 (왕복 4시간 30분)
장암역에서 출발해서 수락산 정상을 찍고 수락산역으로 돌아가는 코스이다. 수락산 정상으로 가는 길에 밧줄로 등반하는 코스가 있는데 정말 무섭다.
3. 관악산 (난이도 - 중)
서울대 관악매표소 → 호수공원 → 연주암 → 연주대 → 하산 (왕복 3시간 30분)
서울대 관악매표소에서 출발해서 호수공원을 따라 걸어가는 코스이다.
4. 삼성산 (난이도 - 중)
서울대 관악매표소 → 호수공원 → 제2광장 → 삼거리 → 제1깔딱고개 → 국기봉 → 거북바위 → 삼성산정산 → 하산 (왕복 3시간 30분)
삼성산은 관악산 바로 옆에 있는 산이다. 보통 사람들은 관악산을 자주 가는데, 삼성산도 하나의 선택지로 갈 수 있다.
5. 청계산 (난이도 - 중하)
청계산역 → 윈터골입구 → 윈터골 약수터 → 깔딱고개 → 헬기장 → 매봉 → 하산 (왕복 3시간)
처음 등산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도전해볼 만한 난이도의 산이다. 계단이 많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매봉 들렀다가 옥녀봉을 간다면 시간이 더 걸린다.
6. 용마산~아차산 (난이도 - 하)
용마산역 → 용마폭포 → 용마산 정상 → 아차산 정상 → 해맞이광장 → 고구려정 → 아차산 생태공원 (왕복 2시간)
용마산에서 출발해서 아차산으로 하산하는 코스이다. 비교적 난이도가 낮다.
7. 인왕~안산 (난이도 - 하)
윤동주 시인의 언덕 → 인왕산 → 무악재 구름다리 → 안산 (왕복 2시간)
인왕산은 오르막길은 계속 계단이지만, 정상 찍고 내려오는 길이 돌산이다. 안산은 비교적 난이도가 낮다.
8. 북악~인왕산 (난이도 - 하)
독립문역 → 인왕산 → 북악산 → 안국역 (왕복 2시간 30분)
둘레길 수준의 산책 코스이다.
등산은 어르신들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등산은 젊은 사람들에게도 추천할만한 운동이다. 이번 기회에 주말에 집 근처 등산을 시도해보면 좋겠다.
그리고 등산 시에는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 등산 전에 준비운동은 필수이다. 무릎이 좋지 않으신 분들은 각별히 등산에 유의해야 하며, 무릎보호대를 착용할 것을 권한다.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마스크 착용과 탐방 안전거리 2M를 유지하자.
필자도 이제 등산을 막 시작했기 때문에 전문가가 봤을 때는 공유하는 정보가 한참 부족할 수 있다. 이에 등산을 이제 시작하려는 사람들이 참고했으면 좋겠다. 또한 잘못된 정보가 있다면 추후 정정하도록 하겠다.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말을 되새기며, 몸과 마음이 건강한 디자이너가 되었으면 한다.
*이 글은 위승용 uxdragon의 브런치 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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