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Wanted con. Creative & design 후기 #2

2020. 6. 19. 07:50리뷰
유진 이

2020 Wanted con. Creative & design 후기는 총 두 편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1편 - 2020 Wanted con. Creative & design 후기 #1
2편 - 2020 Wanted con. Creative & design 후기 #2 (현재글)

 

원티드에서 주최한 Wanted con. Creative & design의 6월 9일 일요일 세션에 참석했습니다.
앞선 '2020 Wanted con. Creative & design 후기 #1'에 이어 인상 깊었던 세션을 공유하려 합니다.


# 1. 사유가 담긴 Identity Design

전채리, CFC

사진 출처 : https://www.behance.net/gallery/79876867/BTS-Map-of-the-Soul-Persona


 아이돌 BTS의 "Map of the soul : PERSONA" 앨범을 디자인하여 큰 이슈가 된 CFC의 전채리 디자이너가 일요일 세션의 문을 열었습니다. CFC가 아이덴티티 디자인에 접근하며 파생되는 생각과 고민, 그리고 소비자와 브랜드에 대한 이해가 디자인으로 연결되는 과정을 공유했습니다. 아이덴티티 디자인에 대한 사유가 UX 디자인과 맞닿는 지점이 있어, 디자인 본질 자체에 한 발짝 다가설 수 있었습니다.

 전채리 디자이너는 아이덴티티 디자인 과정을 크게 3가지로 나눠 설명했습니다.

"Contents - Context - Form"


 첫 번째, Contents는 '브랜드에 대한 이해' 과정입니다.
실존하는 브랜드 혹은 앞으로 만들어나갈 브랜드에 대해 다양한 각도에서 최대한 많은 정보를 찾아냅니다.
일차적으로 브랜드 관련 데스크 리서치를 진행하며, 더 나아가 현장에 있는 고객 혹은 직원을 인터뷰합니다.
UX 디자인 과정 속 사용자 조사와 유사한 방법론이 적용되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두 번째, Context는 '브랜드에 대한 해석'입니다.
전채리 디자이너는 본 단계를 사유가 담긴 디자인을 위한 가장 중요한 지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첫 번째 과정에서 수집한 갖은 정보를 어떤 기준으로 갈무리할지 그리고 어떤 '다움'을 만들지 고민합니다.
수렴을 거듭하는 과정에서 발견한 핵심 키워드를 토대로 고객 가치 제안을 위한 발산을 동시에 거치기도 합니다.

 세 번째, Form은 '브랜드의 실체화' 단계입니다.
브랜드에 부여할 새로운 '다움', 즉 아이덴티티가 정해지면 이를 어떤 방법을 통해 어떤 형태를 만들지 고민합니다.
디자이너의 그래픽 스킬과 더불어 시각화 능력이 요구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위 세 단계를 거쳐, 사유가 담긴 아이덴티티 디자인이 완성됩니다.
이제 구체적인 디자인 예시와 함께 CFC가 사유하는 과정을 만나보겠습니다.


 > 사유가 담긴 디자인을 하는 방법

사진 출처 : http://www.studiovase.com/


'히포크라타 클리닉'이라는 기능 의학병원 브랜딩 프로젝트를 통해 설명을 시작했습니다.
'히포크라타'라는 단어는 의학계의 거장인 '히포크라테스'의 철학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 1. Contents
 '히포크라타 클리닉'에 다가서며 CFC는 '히포크라타 클리닉'을 이해하기 위해 병원 현장에서 고객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Contents 조사 단계에서 나온 주요 정보는 총 5가지였는데요, '1. 환자 파악 과정 - 2. 치료 과정 - 3. 환자를 대하는 태도 - 4. 환자의 시간을 대하는 태도 - 5. 환자가 경험하는 공간'으로 나눠집니다.
병원 측은 기계적인 인터뷰 방식으로 질병 유무 판단에 집중하는 진료 경험을 개선하고자 했습니다. 더불어 결과적으로 나타난 증상을 해결하기 위한 대증 요법의 치료 과정, 딱딱하고 경직된 분위기의 병원 공간에 문제의식을 느꼈습니다.


- 2. Context
 '기능 의학 주의'라는 업에 대한 정의 CFC는 이를 토대로 'Context' 첫 단계에서 브랜드의 주요 타깃을 정했는데요, 아래의 내용과 같습니다.

Target

1. 본인의 건강 문제를 대증요법이 아닌 종합적인 관점으로 파악하고 싶은 사람들
2. 근본적인 면역력 향상을 통해 증상의 발현을 예방하는 건강한 라이프 스타일을 지향하는 사람들
3. 개개인의 특성에 맞춘 프리미엄 진료 경험을 원하는 사람들
4. 국내 평범한 의료 시스템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환자군


 타깃을 정한 후, 브랜드에 담아낼 아이덴티티를 구체화하기 위해 핵심 키워드를 가려냈습니다.
바로 'Rapport - 신뢰감 있는 진료 경험' 그리고 'Premium Comfort - 프리미엄 한 공간 경험'입니다. 깊은 소통과 세심한 진료를 바탕으로 환자의 역사와 현 상태를 파악하는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여 환자와 주치의 간의 상호 신뢰 관계를 만드는 것. 이를 나누는 공간인 병원을 심리적인 긴장감을 완화해줄 수 있는 편안한 공간으로 만드는 것.

 위 두 가지 핵심 키워드를 어우르는 'Functional Medicine - 기능 의학 주의'에 대한 정의가 이뤄졌습니다. '기능 의학 주의'라는 업에 대한 정의 과정에서는 새로운 발산을 끌어내기도 했습니다. '환자 개인 - 증상 - 치료'로 가지를 뻗어 나갔고, 그 중 '환자 개인'의 '신체/정신/유전적 요인'에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발산의 끝자락에서 갈무리한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는 아래와 같습니다.

'병의 증상만이 아닌 환자 개인의 과정 및 현재 전체를 연결하여 깊이 있게 바라보는 세심한 주치의'


 사유가 담긴 아이덴티티 디자인의 핵심 단계인 Context는 위와 같은 '기능의학주의'라는 업에 대한 정의와 맞닿아 있었습니다.


- 3. Form
 사유를 공간에 담아내며 브랜드에 대한 이해를 거쳐 CFC만의 해석을 만들어내면, 이를 시각화하는 Form에 다다릅니다. 전채리 디자이너는 '기능 의학 주의'라는 업에 대한 정의에서 원소 형태의 구조화된 이미지를 그려냈습니다.
 그래픽 요소를 병원 곳곳에 녹여내는 과정이 굉장히 돋보였는데요, 브랜드에 대한 탄탄한 해석이 뒷받침된 Context 단계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유가 담긴 Identity Design은 결국 고객 가치를 높이고,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하는 과정과 같았습니다.
디자인이 더는 부가가치가 아닌, 본질적 가치로 다가온 시간이었습니다.

 


 

# 2. AI-Driven Design : AI 서비스 및 콘텐츠 기반 디자이너의 역할

김은정,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사진 출처 : 카카오 I


 카카오 엔터프라이즈의 AI 서비스 플랫폼 실에서 근무 중인 김은정 디자이너는, AI 디자이너는 누구인가? 라는 질문으로 세션을 시작했습니다. AI 디자이너라고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로부터 시작하여, AI는 무엇인지 그리고 AI 디자인 과정에서 직면하는 문제를 이야기했습니다. 특히 추상적이고 보이지 않는 기술들에 대한 시각화의 중요성과 인공지능 시대에 의미 있는 경험을 디자인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 AI 디자이너는 어떤 사람인가요?

 AI 디자이너라고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무엇인가요? 위 질문에 많은 사람이 Product Design / Future / Data / Human-centered UX를 대답했습니다. 김은정 디자이너는 AI 디자이너를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바라보았습니다.

 첫 번째, Technology - 디자인 자체에 AI 기술을 적용하는 디자이너입니다.
여기에는 'Cloud, Big Data, Robot' 등의 요소를 가진 'Digital Transformation'과 'Chatbot, ML, Deep Learning'을 아우르는 AI를 디자인에 적용하는, 보다 기술과 밀접한 디자인을 합니다.

 그리고 두 번째, UI Design - AI 기반 서비스로 커뮤니케이션하는 디자이너입니다.
UX/UI 디자이너를 떠올렸을 때 친숙한 개념인 'Visual' 그리고 'Product'를 중점적으로 디자인을 합니다. AI가 기반이 된 서비스를 활용하여 더욱 디자인에 친숙한 작업을 진행합니다.

 두 가지 측면에서 AI 디자이너를 바라보았지만, 결코 별개의 개념으로 구분 지을 수는 없습니다.
현재 AI 디자이너는 기존 디자인 작업의 연장선 상에 존재하는 동시에, 기술과 디자인의 연결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입니다.

 

> AI 디자이너는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할까요?

 AI 디자이너의 역할을 앞서 말한 두 가지로 나눠 설명했습니다.
우선 Product 측면의 AI 디자이너의 역할인데요, 크게 4가지의 일을 합니다.

1. AI 프로토타입 디자인
2. AI 중심 제품 개발
3. AI 데이터 수집
4. AI 개발자 툴 디자인


 이들은 기술에 근접한 디자인을 하고자 새로운 기술에 대한 이해를 위해 노력합니다.
새로운 기술을 활용하여, 사용자에게 의미 있는 경험을 전달하고자 합니다. 특히 AI 서비스와 사용자 사이의 모든 커뮤니케이션을 직접 담당하기에 높은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요구한다고 합니다.

 반면 Visual 측면에서 AI 디자이너는 주로 시각화의 역할을 합니다.
이들은 이미지를 활용하여 AI 기술을 사용자에게 더욱 친숙하게 전달합니다. 이미지라는 시각적 언어를 활용하기에 직관적인 전달이 가능하지만, 그만큼 어려움이 따릅니다. 김은정 디자이너가 IBM에서 근무하던 당시, IBM 내부에서 사진 활용에 대한 디테일한 가이드를 제공했다고 합니다. 사진에 대한 Asset을 제공한 덕분에, AI 기술을 활용하는 마케터, 셀러 등 여러 포지션에서 일관된 이미지를 전달할 수 있었습니다.

 김은정 디자이너는 기술을 사용자에게 어떤 방식으로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고 합니다.
기술을 다루는 동시에 감성을 자극하는 요소도 필요했기에, 예술가들과 협업하여 무드 보드를 제작하기도 했습니다. 카카오 AI를 제작하던 당시, Visual Eco System을 조직화 과정을 거쳤습니다. 데이터를 분해하고, 여기서 파생되는 시각 언어인 기초 도형을 조합하여, 감성적인 비주얼을 제공하는 과정을 거쳐 비로소 AI를 활용한 사운드 언어를 만들 수 있었다고 합니다.

 

 > 마무리하며

 결론적으로 AI 디자이너는

1. 익숙한 제품을 디자인하는 일반적 디자이너와 닮았고
2. 올바른 AI를 지원하는 제품을 디자인하며
3. AI를 사람들의 일상에 적용할 수 있을지 고민합니다.

더불어

"AI 디자이너는 기존의 UI/UX 디자이너의 연장선이며, 새로운 기술을 적용해야 하는 차이점은 있지만 의미 있는 가치를 전달하는 측면에서는 동일한 고민을 합니다."

라는 말로 강연을 마무리했습니다.

 


 

 코로나19로 첫 온라인 강연에 참여하며,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강연이 마무리될 무렵, 얼마 전 읽은 마스다 무네아키의 '지적자본론'이 떠올랐습니다. 그는 디자이너에게 고객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이상적인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하는 능력, 그리고 이를 가시화하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러한 능력은 '지적자본'에서부터 비롯된다고 말했는데요, 이번 온라인 강연을 통해 다양한 분야의 디자이너의 '지적자본'을 공유할 수 있었습니다. 어쩌면 앞으로 디자이너는 각자의 경험을 인프라로 구축하여 하나의 클라우드로 공유하는 소통의 집단으로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했습니다. 

 

2020 Wanted con. Creative & design 후기는 총 두 편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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