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6. 17. 07:50ㆍ리뷰
2020 Wanted con. Creative & design 후기는 총 두 편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
지난주 금요일, 원티드에서 주최한 Wanted con. Creative & design에 참석했습니다. 코로나 19 상황으로 모든 세션은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진행되었으며, BGM부터 사회자, 인터미션까지 모든 것이 실제와 유사하게 진행되었습니다. 원격으로 참여하니 몰입도도 높고, 좋은 자리를 맡고자 유난 떨지 않아도 되어 좋았습니다.
인상 깊었던 세션을 간략히 공유합니다.
#1. The power of Unlearning
요약
디자이너로서 학습한 관점에 갇혀 있지 말고 다양한 실험을 통해 데이터 기반의 논리적인 디자인을 하자. 디자인 원칙이나 관점보다 고객 경험이 최우선되어야 한다.
- Simplicity 간소화: 시각적 측면보다 인지가 간소화된, 빠르게 인지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
- Consistency 일관성: 무조건 위계를 지켜 보여주기보다는 중요하거나 빠르게 접근시켰을 때 고객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것도 있다.
- Innovation 혁신: 큰 변화를 한 번에 보여 주기보다는 시간을 두고 디테일을 변화시킬 때 고객들이 불편함 없이 혁신을 경험하게 된다.
연사님은 쿠팡에서 경험하고 배운 점을 'Unlearning'이라는 개념으로 정리해서 설명했습니다.
Unlearning의 개념을 조금 찾아보았는데요. (영문 주의)
Unlearning(반 학습, 필자 역)이란, 머릿속 기억의 일부를 삭제하는 과정입니다. 무언가를 Unlearn 한다는 것은 잊어버리고, 내려놓고, 해당 지식을 잃어버리는 것입니다. 이 과정을 통해 우리는 나쁜 습관, 선입견 혹은 틀린 명제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우리 디자이너 역시 각자가 습득하고 지향하는 디자인 관점이나 원칙이 있을 텐데요. 이론적으로 받아들인 원칙들을 실제로 적용하는 과정에서 한 차원 깊게, 또는 다르게 해석하여야 더 좋은 디자인이 될 수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또 다양한 사람들을 설득하기 위해 논리적인 근거를 가지고 디자인을 해야 한다고 할 때, 그 근거가 사용자의 피드백이 아니라 내 안에 학습된 관점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음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사례를 통해 3가지 관점의 Unlearning 을 보여주었습니다.
Unlearning #1. Simplicity
디자이너들은 핵심을 표현하기 위한 방법으로 '간소화'를 중요하게 여깁니다. 보통 이 간소화는 시각적인 심플함을 의미할 때가 많고요. 하지만 실제 사용자 관점에서는 심플해 '보이는 것'보다 심플하게 '받아들여지는 것'이 빠른 의사결정을 돕습니다.
로켓프레시 내의 카테고리가 늘면서 탐색을 잘할 수 있는 메뉴 아이데이션이 진행되었다고 합니다. 시각적으로 더 강조되고 심플한 A안이 더 좋을 거라 믿었지만, 막상 A/B테스트를 해보니 현재 로켓프레시의 메뉴로 자리 잡은 B안의 반응이 더 좋았습니다. 데이터 분석팀과 이유를 분석해보니 B안의 카테고리가 한눈에 인지되어 카테고리 간 탐색도 증가하고, 거래량도 많아졌다고 합니다. 이를 통해, Simplicity란 Visual Simplicity(시각적)보다는 Cognitive Simplicity(인지적)가 중요함을 relearning 했습니다.
Unlearning #2. Consistency
또 다른 로켓프레시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로켓프레시 서비스 내에서는 다시 로켓프레시 상품을 카테고라이징하여 제공하고 있는데요. 새로운 카테고리로 '생활용품'을 추가하자는 내부 의견이 있었습니다. 로켓프레시는 '신선식품'이라는 초기 관념이 강했던 탓에 '샴푸를 로켓배송으로 받다가 로켓프레시로 받으면 일관성이 떨어지고 혼란스러울 것 같다'는 우려가 있었는데요.
막상 유저 테스트를 진행해보니, 사용자들은 로켓프레시 금액을 생활용품으로도 채울 수 있음에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고 합니다. 일정 금액을 채워야 로켓프레시 상품을 주문할 수 있다는 불편함을 해결해 준 점이, 로켓프레시 상품인지 로켓배송 상품인지의 위계나 일관성을 지키는 것보다 사용자 경험에 더 크게 영향을 미친 것이지요. 결론적으로는 일관성을 깨트리더라도 고객에게 더 쉽게, 유용한 경험을 줄 수 있었습니다. 다시 말해, Break Consistency에 대한 relearning이었습니다.
Unlearning #3. Innovation
일반적으로 '혁신'은 완전히 새로운 것으로 생각되는데요. 사용자 입장에서의 좋은 혁신은 어느 날 갑자기 '확' 바뀌어서 새로운 경험을 주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들이 변화의 과정에서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seamless하게 바뀌어 나가는 것입니다.
사례 1. 구글맵
구글맵의 과거와 현재를 비교해보면 정말 많이 달라졌습니다. 하지만 사용자는 변화를 특별히 인지하지 않고 잘 사용해 왔는데요. 일관된 방향성을 가지고 마이크로한 개편을 하며 사용성을 최적화했기 때문입니다.
랜드마크 기능을 강화(place)하겠다는 방향성을 토대로 디테일이 차차 개편되어 이제는 맵을 줌아웃했을 때 랜드마크들이 한눈에 보이게 되었습니다. 맵의 이용목적이 '길 찾기에서 랜드마크 찾기'로 함께 변화한 것이죠. 단계적인 측면과 더불어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타임라인에도 신경을 썼습니다. 이러한 개편은 1년 중 활성 사용자가 적은 시기를 확인한 후 작업을 계획하고 실행했다고 합니다.
사례 2. 쿠팡
쿠팡 역시 Seamless한 혁신을 위해서 갑자기 새로운 UI를 보이기보다는 작은 양의 고객군부터 A/B 테스트를 거쳐 확장해 나가는 방식을 택했다고 합니다. 결론적으로, Big Bang Innovation보다 Seamelss Innovation으로 사용자가 변화의 과정에서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 것이 중요함을 relearning 했습니다.
연사님은 디자이너로서 학습해 온 것들도 중요하지만, 문제 상황에 맞게 비즈니스와 디자인적 사고를 전환하는 유연한 사고를 하면 좋겠다는 말로 강연을 마무리했습니다.
*위 글은 필자의 개인 블로그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2020 Wanted con. Creative & design 후기는 총 두 편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