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과 엔터테인먼트-음악 산업에 다가올 변화 미리보기

2023. 7. 14. 09:12Blockchain UX 이야기
Yoonyoung Jung

 

들어가며

최근 뉴스나 산업 분석 리포트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하는 산업이 늘고 있다는 소식을 심심찮게 접할 수 있는데요. 엔터테인먼트 산업 또한 예외가 아닙니다. 이번 글에서는 엔터테인먼트 산업 가운데 음악 산업에서의 블록체인 기술 적용 동향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음악 산업에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되는 배경

사례를 살펴보기 전에 음악 산업의 특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음악 산업은 레이블, 저작권협회, 기획사 등 여러 이해관계자가 제작부터 유통, 팬과의 관계 형성 및 상호 작용에 관여해 계약을 맺습니다. 이해관계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아티스트에게 지급되는 음반 판매 및 음원 재생 로열티 비율이 낮아지는 구조이죠. 이 때문에 극소수를 제외한 대부분의 아티스트는 수익 배분, 음원 소유권 등과 관련해 불공정한 대우를 받고 있으며, 이는 음악 산업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받아 왔습니다.

음악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아티스트와 팬의 관계 또한 이해관계자들에 의해 어느 한쪽도 관계의 주도권을 갖지 못한 채 불투명한 방식으로 맺어집니다. 단적인 예가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팬들이 새로운 음악과 아티스트를 접하는 과정입니다. 대부분의 스트리밍 플랫폼은 자체적으로 선별하거나, 팬이 들은 음원 데이터를 바탕으로 플레이리스트를 제공합니다. 이때 팬들은 다양한 아티스트와 취향에 맞는 음악을 추천받게 되죠.

문제는 음원의 노출 비율 및 인기 플레이리스트 채택률 등에 대한 기준을 공개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플레이리스트가 아티스트와 팬의 관계에 어떤 영향을, 얼마나 많이 끼치는지 정확하게 알 수 없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시장에서는 곡(음원)과 앨범이 나오기까지의 ‘투명성’과 팬과의 접점 과정에서의 ‘직접적인 관계 형성’에 대한 욕구가 점차 커져 왔습니다. 이에 블록체인 기술의 특징을 활용해 음악 산업의 문제점을 해결하려는 시도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시도되는 변화들

대표적인 변화로 블록체인 기술의 투명성을 통해 유통 과정의 불투명성을 해결하거나, 중개인들에게 집중된 권력을 회수하려는 움직임을 꼽을 수 있습니다.

아티스트의 주권이 회복되는 음악 생태계, Audius

Audius 소개 화면

Audius는 웹3의 대표적인 스트리밍 플랫폼 중 하나로써 아티스트와 이용자들이 주도해 음악 공유 프로토콜을 개발했습니다. 기존 음악 산업과는 달리 기획사나 레이블에 소속될 필요 없이 누구나 무료로 플랫폼에 음악을 올릴 수 있습니다. 또한 아티스트는 팔로우 여부, 음악 n번 이상 재생 등 특정 조건을 만족한 이용자만이 자신의 음악을 들을 수 있도록 하거나, NFT로 판매하는 등 여러 수익화 방법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음악 팬들이 참여하는 큐레이팅, Phlote

음악 팬들이 직접 음원 큐레이팅에 참여하는 프로젝트도 있습니다. Phlote는 Curate-to-earn 경제를 내세워 음원 큐레이션의 탈중앙화를 목표로 하는 DAO입니다. DAO 구성원인 음악 팬들은 Phlote 네트워크에 올라온 음원에 대한 선호도를 투표로 표현함으로써 큐레이션에 참여합니다. 이를 통해 선정된 음원은 프로토콜과 연결된 NFT 마켓플레이스에 자동 민팅돼 판매되죠. 투표에 참여한 이들에게는 큐레이션 작업에 대한 보상으로 토큰을 줍니다.

 

블록체인을 통해 새로워지는 팬과 아티스트의 관계

팬과 아티스트가 상호작용하는 방식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물론 라이브 스트리밍 방송, SNS 및 팬덤 플랫폼을 통해 댓글이나 메시지를 주고받는 등의 양방향 소통은 지금도 활발합니다. 다른 점이라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음원 창작 단계에서부터 관계 형성까지 팬들의 역할이 더 커지고, 아티스트와 더 직접적으로 소통한다는 것입니다. 기존의 음악 산업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모습입니다.

팬과 아티스트가 함께 만들어 가는 활동 여정, TripleS와 Cosmo

cosmo 소개 화면

블록체인 거버넌스를 통해 팬들이 아티스트의 활동 여정 전반에 관여하며 영향을 미치는 범위가 더 확장되고 있습니다. 아이돌 그룹 트리플에스(TripleS)는 첫 유닛부터 블록체인 기반 투표를 통해 데뷔했습니다. 편의점에서 실물 포토 카드(Objekt)를 구매하고, 포토 카드의 QR 코드를 팬 참여형 앱인 Cosmo에 스캔하면 유틸리티 토큰(Como)과 함께 해당 포토 카드를 NFT로 지급받게 됩니다. Como 토큰을 보유하면 유닛그룹 멤버 선발, 타이틀곡 선택, 스타일링 선정 등 아티스트의 활동과 관련된 항목에 투표할 수 있죠. 포토 카드가 단순 굿즈를 넘어 팬들이 제작 과정에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수단으로 확장된 것이죠.

팬과 아티스트의 공동 음원 작업, stemsDAO

steamsDAO 소개 화면

팬들이 음원 창작 과정에 직접 참여할 수도 있습니다. 탈중앙화된 공동 창작을 지향하는 stemsDAO의 구성원은 아티스트와 팬들입니다. DAO의 구성원이라면 누구나 DAO 자체 플랫폼에 자신의 음원을 보컬, 기타, 베이스 등 트랙 단위(stem)의 NFT로 올릴 수 있습니다. 이렇게 업로드된 개별 오디오 트랙을 공유하거나, 리믹스, 샘플링 등 창작 활동에 활용할 수 있죠. 블록체인 기술은 NFT화된 트랙 원작자의 소유권을 증명하고, NFT 판매 시 트랙을 제공한 이들의 로열티 배분 청구 자격을 입증하는 데에 쓰입니다. 이처럼 새로운 기술을 통해 아티스트와 팬들의 관계가 로열티 수익까지 함께 누리는 사이로 발전한 것이죠.

 

마치며

지금까지 몇 가지 사례를 통해 음악 산업에 적용되고 있는 블록체인 기술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기존의 폐해를 없애기 위한 노력 또는 기술의 특성을 활용한 새로운 시도였습니다. 다른 형태의 음원 유통 플랫폼이 등장하고, 아티스트와 팬들이 직접 관계를 맺고 깊이를 다지는 모습이었죠. 물론, 이러한 노력이 단기간에 큰 변화를 불러일으키기는 어렵겠지만, 음악 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기 위한 시도라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이 같은 시도들이 지속돼 아티스트와 팬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모습으로, 함께 음악 산업의 발전을 이뤄가기를 기대해 봅니다.

 

글 작성. 정윤영 — eXperience Researcher
글 편집. 최은주 — UX Wri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