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 29. 11:00ㆍBlockchain UX 이야기
들어가며
블록체인 기술 적용으로 여러 산업에서 일어날 변화를 그려보면 마치 딴 세상 같습니다. 분야를 불문하고 업무상의 비효율, 정보의 비대칭성 및 불투명성, 지속적인 보안 강화와 같이 지금도 좀처럼 처리하기 어려운 문제들이 해결될 뿐만 아니라 새로운 가치가 창출되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대개 신기술을 적용하다 보면 극복해야 하는 장애물이 등장합니다. 블록체인의 경우는 기술로 인한 혜택이 빛을 발하려면 현실의 데이터를 활용해야 하는데, 기술 특성상 이를 자동으로 가져오거나 보낼 수 없다는 것이죠.
이러한 어려움을 ‘Oracle(오라클)의 문제’라고 하는데요. 본래 ‘Oracle’은 신들의 대답을 전달하는 사제를 뜻합니다. 블록체인 세계에서는 신탁을 전하는 역이라는 점에서 영감을 받아 현실의 데이터를 블록체인상으로 옮긴다는 의미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간 Oracle의 문제는 풀기 힘든 난제로 여겨졌으나, Oracle 솔루션이 개발되면서 블록체인 세계와 현실 세계의 소통이 가능해졌죠. Oracle 솔루션이 블록체인상에서 오프체인 데이터를 어떤 식으로 활용하도록 돕고 있는지 NFT(Non-Fungible Token)와 보험 분야의 사례를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NBA 경기 결과에 따라 실시간으로 변하는 Dynamic NFT
NFT하면 하나의 완성된 작품이 떠오르나요? Oracle 솔루션을 활용해 이런 고정관념을 깨버린 NFT 컬렉션이 있습니다. 바로 NBA에서 발행한 Dynamic(다이내믹) NFT 컬렉션인 ‘The Association(더 어소시에이션)’ 입니다. Oracle 솔루션을 통해 경기 실적이 블록체인에 실시간으로 반영돼 선수와 팀 NFT의 이미지, 속성, 경기 정보 등이 바뀝니다.
만약 특정 팀이 우승하면 해당 팀 선수들의 NFT에 트로피가 생기고, 선수가 경기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치면 다양한 배지가 NFT에 더해집니다. 민팅시 설정된 이미지와 데이터가 바뀌지 않았던 기존의 NFT와 달리 형태와 속성의 변화로 홀더들에게 재미 요소를 제공하는 것이죠. 선수들의 성과에 따라 추가되는 배지는 추후 NFT의 가격 상승에 영향을 주기도 합니다. 선수 랭킹이나 실력이 NFT 가격에 반영되는데, 배지가 많다는 것은 해당 선수의 경기력이 좋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Oracle 솔루션 없이도 The Association 컬렉션처럼 변화하는 NFT를 제작할 수는 있습니다. 누군가가 경기 기록을 모아 일일이 블록체인상에 기록하면 됩니다. 이 과정에서 실수가 발생할 수 있으며 시간도 오래 걸릴 수 있죠. 하지만 Oracle 솔루션 덕분에 빠르고 정확하게 데이터를 보낼 수 있어 더 많은 다이내믹 NFT 컬렉션을 훨씬 효율적으로 제작할 수 있습니다.
사고 발생 데이터를 자동으로 기록해 신뢰성을 높인 보험 서비스
보험 서비스와 오라클 솔루션이 만나면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을까요? Otonomi(오토노미)는 화물 운송 사업 관련 보험 계약을 제공하는 플랫폼입니다. Otonomi 보험의 특징은 계약 프로세스가 완전히 자동화돼 있다는 점입니다. 이 자동화의 핵심이 Oracle 솔루션입니다.
Otonomi는 Oracle 솔루션을 활용해 배송 지연이나 배송 중 사고와 같이 보험금 지급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사고 기록을 블록체인상으로 보냅니다. 그 이후엔 해당 데이터를 받은 스마트 컨트랙트가 보험 계약 조건에 맞게 자동 실행되고, 보험금이 지급됩니다. 자동 입력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보험금을 주기 때문에 오류가 발생하거나, 보험금 액수가 잘못될 확률이 매우 낮아졌습니다. 보험금 청구 및 지급 과정의 신뢰도가 매우 높아진 것이죠.
Oracle 솔루션을 적용하지 않았다면 보험금 지급과 관련된 사고들을 사람이 하나하나 입력한 뒤 그 데이터를 바탕으로 보험금 지급 조건을 검토하고, 계산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Oracle 솔루션이 있어 보험금 청구 및 지급 과정이 더욱 빠르고 정확해졌습니다.
마치며
산업 전반을 둘러보면 당장은 Oracle 솔루션이 적용된 서비스가 다양하지 않지만, 향후 관련 기술이 더 발전한다면 지금보다 더 많은 현실 세계의 데이터를 블록체인상으로 옮길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Oracle 솔루션과 접목할 수 있는 서비스들이 훨씬 더 다양해지겠죠. Oracle 솔루션이 NFT, 보험 외에 또 어떤 분야의 서비스에 접목돼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지 기대됩니다.
글 작성. 최하은 — UX Researcher
글 편집. 최은주 — UX Wri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