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쓴) UX란? 그리고 UI와 UX의 차이 user interface & user experience

2012. 8. 29. 03:20UX 가벼운 이야기
이 재용

앞의 세 글에서는 다소 논리적으로 기존 개념에 대해 반대하는 부분을 넣다 보니 내용이 어려워진 듯 하다. 그래서 최대한 쉽게 설명해보려고 한다.

*참고글
UX란 무엇인가? (User Experience,사용자 경험)
UI와 UX 인식 차이에 관한 조사
UI와 UX의 차이 분석 (User Interfaces & User Experience)


UX란? 사용자 경험의 핵심은 "느낌, 태도, 행동"
UI는 인터페이스, 즉 정보기기나 소프트웨어의 화면 등 사람과 접하는 면을 말한다. 반면 UX는 경험이다. 경험은 무엇인가?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사용자의 "느낌, 태도, 행동"을 말한다. 경험을 설계한다는 말은 사용자의 "느낌, 태도, 행동"을 설계한다는 말이다.

좋은 건강 관리 소프트웨어를 써 보면 느낌이 다르고, 건강 관리에 대한 내 태도를 바꾸고, 건강 관리하는 내 행동을 변화시킨다. 일관된 목표를 가지고, 제품을 사용할 사람의 "느낌, 태도, 행동"을 설계한다면 그는 UX 디자이너이다. UI는 그 일부분(도구)일 수 있다.

여기서 '느낌'이 있어야 한다는 말은, 개성(personality 혹은 character 혹은 concept)을 의미한다. 특유의 느낌이 일관되게 있는 소프트웨어는 태도와 행동을 바꾸는 경험을 제공할 것이다. Path라는 소프트웨어는 인터페이스에서 특유의 자유자재스런 느낌을 제공하면서도, 공유할 대상을 제약하여 결과적으로 사진을 공유하는 행동을 변화시킨다.

그런데 이 개성은 모든 것이 다 있는 보편성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무언가 빠진 것에서 나온다. UI에서는 누구에게나 편리하고, 아름답고 유용한 소프트웨어, 즉 보편성을 지향했다면, UX는 기능의 제거나 제약에 따른 개성 있는 소프트웨어를 만들기 위해 특정한 사람만 만족시키는 주관성을 지향한다. 아이폰을 사용하면서 만족스러웠다면, 복잡한 기능을 제거하고 꼭 필요한 것만 가장 단순하게 제공하면서도 미적인 디테일은 엄청나게 높인 점을 좋아하는 것일 확률이 높다. 그러나 어떤 사람은 바로 이 기능 제약 때문에 아이폰을 답답하게 생각한다.


사용자의 정황과 목표를 공감해야 개성을 만든다
필요한 기능을 몽땅 제공하는게 아니라, 일부만 제공하면서도 성공하려면, 첫째 사용자의 환경을 잘 이해해야 한다. 사용자의 주변을 살펴야 하므로 설치, 포장, 마케팅이나 브랜드 이미지도 고민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제품을 사용하는 정황(context)에 대한 이해이다. 그 정황을 잘 이해하려면, 디테일이 쉽게 무시되는 양적 사고보다는 개별 정황의 차이가 잘 드러나는 질적 사고가 중요하다. UI에서는 과학적 엄밀성을 위하여 정량 조사를 중시했다면, UX에서는 정성 조사를 중시하는 이유가 그것이다.

둘째 사용자의 목표에 대해 깊은 공감이 필요하다. UI에서는 보편적 인간을 모델로 '분석'했다면, UX에서는 특정 사용자를 모델로 '공감'한다. 개별 데이터에 대한 분석 결과나 스펙으로 제품 전체가 일관된 느낌을 갖도록 설계하는 건 수십 명이 개발에 참여하는 현대의 환경에서는 불가능하다. 전체 팀이 특정 사용자에 대해 완전히 일치된 공감을 하고 있을 때 작은 디테일에서도 개별 설계자 스스로 판단하여 일관된 제품을 만드는 것이 가능해진다. 조사 자료가 없는 빈 영역도 사용자에 대한 공감을 통하여 유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 특정 사용자가 그 회사 사장인 경우는 자연스럽게 이것이 되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공감 도구'가 필요하다. 직원들이 제품을 개발하면서, 이걸 이렇게 만들면 사장이 화를 내겠지, 저렇게 만들면 사장이 좋아하겠지가 예측이 되는 회사라면 수백 명이 개발해도 모든 부분이 단일한 느낌을 갖는(coherent) 제품이 나올 수 있다. 그런 훌륭한 사장이 없다면 공감의 대상이 될 사용자의 모습을 퍼소나(Persona)로 만들어 놓고 모두가 같이 공감하는 도구로 삼아야 한다.

이렇게 특정 사용자의 상황과 목표에 총체적으로 공감하여 설계하고 그것을 제품의 모든 인터페이스에서 일관되게 구현하면, 자연스럽게 소프트웨어/제품에는 특유의 개성이 생긴다. 그리고 우리는 그것을 인간으로서 "느낀다". 또 자연히 그걸 싫어하는 사람도 생긴다. 물론 그 성격이 애플처럼 회사부터 제품, 가게까지 일관될 수도 있겠으나 제품만에서도 '경험'은 형성된다.


UI-UX 차이는 사고 방식의 차이
물론, UI 수준에서도 할 수는 있겠으나, 사용자의 정황/목표에 공감하여 설계하면 훨씬 더 쉽게 사용자들의 '경험'을 설계할 수 있고, 사용자들의 '느낌, 태도, 행동'을 바꿀 수 있다. 이를 위한 다양한 용어, 도구, 아이디어들이 모두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이라는 같은 시기에 나왔다는 사실을 생각해보면, UI-UX차이는 사고 방식의 차이 아닐까? 

노먼(경험), 쿠퍼(Goal Directed Design), 홀츠블랫(Contextual Design), IDEO(Design Thinking), 파인(경험 경제) 등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동시대에 같은 생각을 하게 된 이유는, 대량생산/대량소비의 생산자 주도 사회에서, 일부 선진국들이 급격하게 새로운 소비자 주도의 사회로 접어들었기 때문일 거다. 그래서 많은 회사들이 양적 사고보다 질적 사고, 보편적 인간에 대한 분석 도구보다 주관적 인간에 대한 공감 도구, 통계적 신뢰성보다 전략적 타당성에 의한 의사 결정으로 관심이 옮겨간 것 같다. 그래서 UI와 UX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사용자를 바라보는 '사고 방식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결론
필자의 생각으로 UX가 UI와 다른 점은

UI는 인터페이스, 즉 정보기기나 소프트웨어의 화면 등 사람과 접하는 면을 설계하는 일이다.
반면 UX(사용자 경험)란 특정 정황과 목표를 갖는, 정보기기/서비스 사용자의 "느낌,태도,행동"을 말한다.

사용자 경험 설계를 위해서는 "정황과 목표 이해"를 바탕으로 총체적 인간에 대한 공감이 필수이다.

UI-UX의 차이는, 인간을 바라보는 사고 방식의 차이이다. 질적 사고, 공감 도구, 전략적 타당성이 중요하다. 흔히 사람들은 UI와 UX의 차이에서 I와 X의 차이만 생각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U와 U의 차이다. 사용자를 바라보는 사고 방식의 차이가 UX를 만들었다. UI에서 U가 보편적 인간을 모델로 한 분석 대상이었다면, UX에서 U는 주관적 인간을 모델로 한 공감 대상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대상을 정보 기기와 정보 서비스로 한정한 것에 대해 반대가 있을지 모르겠다. 디자인계는 항상 자신이 경영의 중심에 서고 싶어했고, 그러기 위해 늘 새로운 용어를 만들어내며 범위를 넓히려고 했다. 디자인 경영, UX, Design Thinking, Service Design 등이 모두 그 역할을 한 용어들이다. UX디자인이여, "디자인계의 사업 확장 욕망 충족"이라는 무거운 짐은 이제 서비스 디자인에게 물려주고, 자기 본연의 목적으로 범위를 좁힐 때가 되었다. 그 동안 수고했다.

1. HCI 개론(김진우)에서는 UI-UX차이를 주관성, 총체성, 정황성 세 가지로 정리하고 있다.

*이 글은 Tech It에도 실린 글입니다.
[참고##ux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