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시리어스플레이 퍼실리테이터 양성교육 후기
2014. 4. 9. 00:40ㆍUI 가벼운 이야기
덴마크 Trivium회사에서 주최하고 pxd에서 장소를 제공한 LEGO Serious Play(LSP) Facilitator Training Program이 지난 2월 17일~20일 나흘동안 진행되었습니다. pxd에서 저를 포함한 두 명이 워크샵에 참여하였고 싱가포르, 홍콩에서 온 참가자 3명을 포함하여 11명이 본 과정을 수료하였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 그 생생했던 나흘의 현장을 전하고자 합니다.
참고: [모집] 레고시리어스플레이 공인 퍼실리테이터 과정 모집
글을 시작하며...
어렸을 적에 매주 일요일 오전 디즈니 만화영화를 다 보고나면 마치 약속이나 한 것처럼 동생과 레고놀이를 하곤 했습니다. 저는 집과 같은 건축물을, 동생은 주로 이동수단을 만들었고 각자의 모델을 하나의 스토리로 만들어 본격적인 역할놀이를 했는데요. 레고시리어스플레이의 핵심 프로세스는 신기하게도 어렸을 적에 무의식적으로 했던 레고놀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워크샵에 관해 궁금해하실만한 부분을 Q&A로 정리하였는데요, 아래 내용 외 LSP워크샵에 관한 정보는 오픈소스자료에서 확인해보실 수 있으니 관심 있는 분은 참고 부탁드립니다.
워크샵 스케치
Q. 진행 과정은 어떻게 되었나요?
Stage 1,2가 총 4일에 걸쳐 구성되어 있습니다.
- Stage 1 : LSP의 핵심 이론 소개 및 팀의 잠재력을 이끌어내기(팀응용) 위한 실시간 전략 워크샵
- Stage 2 : 기업응용을 위한 실시간 전략 워크샵 및 LSP 이론을 기반으로 한 워크샵 설계 실습
본 워크샵은 LSP를 교육할 수 있는 공인 퍼실리테이터를 양성하는 과정입니다. 따라서 워크샵의 막바지에 이르러 실제 워크샵을 디자인해보는 기회를 통해 배운 부분을 응용해볼 수 있었습니다.- Stage 2 : 기업응용을 위한 실시간 전략 워크샵 및 LSP 이론을 기반으로 한 워크샵 설계 실습
현장 분위기는 때론 심각하게, 때론 웃음이 터지는 분위기 속에 진행되었는데요, 레고로 실습하는 Workshop Room과 이론수업 및 리뷰를 하는 Debrief Room을 오가며 다소 타이트하게 진행되었습니다. 4일간의 Intensive한 워크샵을 처음 참여해본 저로써는 오랜만에 느끼는 굉장한 몰입의 시간이었으며 워크샵이 다 끝날때쯤에는 마치 프로젝트 하나를 끝낸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
Q. LSP의 핵심 프로세스는 무엇인가요?
1. Pose the Question
퍼실리테이터가 참여자에게 질문을 합니다. 질문은 다시말해 도전과제입니다.
2. Construction (Building)
참여자들은 질문에 답을 하기 위해 레고 브릭을 이용하여 각자의 모델을 만듭니다.
3. Sharing
각자의 모델을 서로 공유하는 시간입니다. 참여자는 자연스럽게 자신의 모델을 스토리텔링하여 전달하게 되고 다른 참여자는 귀기울여 듣습니다.
4. Reflection
퍼실리테이터와 참여자들은 질문을 통해 모델의 주요 인사이트를 명확히 되새깁니다.
Q. 왜 레고를 사용해야 할까요?
우리는 언어적 표현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사실 익숙한 것보다 더한 의미로 우리의 삶을 지배하고 있다는 표현이 더 적합할 것입니다. 그런데 언어를 비지니스 공간에서 사용하게되면 보다 정제되고 단순화되어 전달됩니다. 무의식적으로 주제에 대해 먼저 생각을 한 다음 그것을 언어나 그림으로 정리하게 되는 것이지요. 사실 LSP를 겪어보기 전까지는 이러한 점을 인식조차 못했었는데요.
LSP는 '만드는 동시에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마치 어렸을 적 박스에 넣어두고 완전히 잊어버린 물건을 어른이 되어 찾은 듯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항상 '선 사고' 하는것만이 정답은 아니라고 말하고 있었습니다. 눈앞에 펼쳐진 재료를 보면 아이디어가 떠오릅니다. 레고로 만든 입체적인 모델은 모두의 아이디어를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강력한 매개체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단순한 놀이에 그치지 않고 비지니스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았습니다. 실제로 퍼실리테이터의 질문은 점점 그 난이도가 어려워집니다. 회사, 팀 그리고 나에 대해 심도있게 표현하는 시간을 가짐으로써 문제의 본질이 명확해질때까지 파고듭니다. 왜 'Serious Play'라고 부르는 지 알 수 있었습니다.
Q. 이 교육과정을 누가 들으면 좋을까요?
이번에 진행된 워크샵에서는 비지니스컨설팅, 마케팅, 교육, UX 등 다양한 분야에 있는 분들이 참여해주셨고, 개인사업자, 소규모 혹은 큰 조직의 일원까지 다양했습니다. 한 마디로 '누가 들어야 한다'라는 정답은 없습니다. 다만 LSP는 그 특성상 소규모 그룹(4명~12명)을 대상으로 하며 진행과정에서도 언급했듯이 팀과 기업 응용을 위한 교육을 받는다는 점을 염두해두어야 합니다. 레고라는 도구를 사용하여 조직 비전 혹은 팀 빌딩을 세우고 싶은 분, 레고를 아이데이션 도구로 활용하고 싶은 분, 전문 분야의 프로세스에 접목 및 응용해보고 싶은 분들에게 주로 추천합니다.
Q. LSP를 현업에서 어떻게 적용하면 좋을까요?
레고시리어스플레이 퍼실리테이터 교육을 이수한 사람에게는 레고시리어스플레이를 교육할 수 있는 권한이 부여됩니다. 이번 과정을 이수한 후 교육을 담당했던 Trivium의 Per는 마지막에 "배운 것을 최대한 빨리 적용해보라."라고 말하고 떠났습니다. 워크샵이 끝나고 2주 후 이번에 입사한 신입사원 8명과 함께 해적 부트캠프의 팀빌딩 워크샵을 2시간에 걸쳐 진행하였습니다. LSP 워크샵 때는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모였기 때문에 하나의 비전을 공유하지 않는다는 한계가 있었는데, 확실히 같은 비전을 가진 소규모 그룹을 대상으로 진행하다보니 공감대가 형성되고 몰입도가 크게 올라갔습니다. 또한 '만들면서 생각하기'가 조직원들에게 신선한 자극을 준다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했습니다. 워크샵이 끝난 후 '한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레고를 프로젝트나 회의, 심지어 놀 때도 활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피드백을 많이 받았습니다.
실제로 LSP를 팀빌딩 뿐만이 아니라 프로젝트에 활용할 응용 방법론을 pxd 내부에서도 고민 중입니다. 사용자(User)와 환경(Context)를 한 눈에 볼 수 있게 레고로 사용자 모델링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보고 있으며 이해관계자와 프로젝트 초반 목표와 비전을 공유할 수 있는 수단으로도 쓰일 수 있습니다.
글을 마무리하며...
최근에 '인간과 애니메이션'이라는 다큐를 보게 되었는데, PIXAR의 애니메이션 감독 존 라세터는 인터뷰 중 이런 말을 했습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모든 사람은 창의적이라고 믿습니다." 레고시리어스플레이의 가장 중요한 원칙은 모두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믿고 그들이 결과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전제를 바탕으로 합니다. 모두가 질문에 답하고 각자의 답에서 핵심을 찾고 그 핵심을 연결하여 하나의 모델로 만드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지요. 그리고 모두가 그들이 만든 모델에 만족을 해야 합니다. 이처럼 모든 사람에 잠재된 창의력을 끌어낼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론을 고민하고 제시했다는 점에서 단순히 방법론을 체득하는 것 이상의 멋진 경험이었다는 느낌을 전해드리며 글을 마칩니다.
[참고##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