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CI KOREA 2018 참관 후기 (1/3)

2018. 2. 15. 07:50pxd 다이어리 & 소소한 이야기
알 수 없는 사용자

HCI Korea 2018 학술대회가 강원도 하이원 리조트에서 1월 31일부터 2월 2일까지 개최되었습니다. 올해는 “Trans-Humanity, 경계의 확장”이라는 주제로 진행되었으며, 국내외 학계와 업계 전문가들의 발표를 듣고 왔습니다. 저희가 직접 들은 세션 중 인상 깊은 몇 가지를 정리하여 총 3회에 걸쳐 공유하도록 하겠습니다.



Oz와 Amazon Skill을 이용한 인공지능 서비스 기획 - 이중식 외 3명 (서울대)

작성자: 김성경


들어가며

음성인식 서비스가 대두되고 있지만, 현재의 AI 기술은 범용 기계를 만드는 데 한계가 있어 보다 특정한 영역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습니다. 서울대 UX lab에서는 이를 위해 특정 영역에 특화된 니즈 발굴을 위한 두 가지 방법론을 소개했습니다.


1. 첫 번째 방법론 : WOZ로 VUI(Voice User Interface) 서비스 Use-case 발굴하기

오즈의 마법사


WOZ는 그 ‘오즈의 마법사’ 맞습니다. 참가자는 실제로 작동하는 시스템을 사용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연구자가 시스템 역할을 수행하는 조사 방법입니다. 해당 방법론의 핵심은 프로그래밍 없이 빠르고 유연하게 전반적인 니즈를 파악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최근에 WOZ가 다시 주목을 받는 이유는 존재하지 않는 기술을 가지고, 미래의 상품 디자인을 하기 위해 효과적이고 높은 수준의 ML 프로토타이핑이 매우 어렵기 때문입니다. 전기밥솥에 VUI가 들어가는 것을 가정하고 WOZ 조사의 네 가지 단계를 소개했습니다.


(1) 상황 사진 제작 (사진 촬영 / 총 맥락 사진 선택 / 저니 맵에 따라 사진 배치)

사진은 1인칭 시선으로, 시간의 흐름이 드러나게, 주변 맥락이 나타나게 찍고 사람들이 열린 마음으로 자유롭게 말할 수 있도록 중간 맥락의 사진을 제공해야 합니다. 실제 밥을 짓는 상황에 익숙한 사람 3명을 대상으로 진행하며 최대한 촬영을 많이 하였더니 실제로 사람들은 ‘밥’만 짓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핸드폰으로 검색을 한다던가 주변을 정리한다던가) 이처럼 실제 사용에서 일어나는 시선에 이동에 근거하여 다양한 샛길 사진을 추가해야 합니다.


(2) 응답 제작 (전반적 니즈 수집 / 구체적인 응답 작성)

그렇다면 사람들은 어떤 응답이 필요할까요? 우선 사람들에게 사진을 보여주고, 어떤 말을 하는지 알아봅니다. 이때 Agent와 말하기 때문에 생기는 새로운 니즈의 파악이 중요합니다. 이렇게 새롭게 생기는 니즈에 집중하며 자유롭게 수집된 발화를 기반으로 니즈를 도출한 후 열심히 응답을 작성합니다. 응답 작성 시,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것은 좋지만 정확할 필요는 없습니다. 지속적인 발화 수집을 위해 높은 기대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고 답변하기 어려운 질문에는 에둘러 말하는 방식(“찾아서 스마트폰으로 보내드릴게요”)을 택합니다. 모두가 걱정하는 잡담 응대는 하지 않아도 됩니다. 실제 사용자들은 AI 전기밥솥에 잡담 응대에 대한 기대수준이 낮기 때문입니다.


(3) 응답 방식 정하기 (응답 녹음 / Flow chart)

생각보다 답변을 줄 수 있는 시간이 짧으므로 답변을 미리 만들어 녹음한 후 바로 제공합니다. 애매한 질문을 대비해 Flow chart를 만들어 누구라도 고민 없이 WOZ를 할 수 있게 제작합니다. 여기까지 했다면 어마무시한 데이터를 모을 수 있습니다.


(4) 조사 및 분석

데이터를 보게 되면 기존 인터페이스와 대비되는 VUI의 새로운 영역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능이 있는 대화 상대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새로운 기능에 대한 니즈가 나타나게 되며 VUI와의 대화는 문제 상황을 제시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상황적 표현이 등장합니다. Agent와 대화하기 때문에 <Agent를 항상 함께 요리하는 대상으로 생각하며 질문 및 요구하는 것>과 <Agent를 지능이 있다고 생각하고, 사람에게 할 법한 방식으로 질문 및 요구>를 하는 새로운 니즈의 유형이 발견되었습니다.

VUI 표현과 기능 유형


이처럼 WOZ의 방법론은 특별한 개발 없이 사진을 이용하여 빠르고, 손쉽게 ML 기반 서비스의 전반적인 니즈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 잠깐! WOZ의 소소한 tip!

몰입도를 위한 커다란 스크린

대화는 3턴 이상을 넘기지 않아야 함

응답할 때 잠시 기다려달라는 말은 필수



2. 두 번째 방법론 : Amazon skill 제작을 통한 음성 인터랙션 Use-case 채굴-키친 어플라이언스를 중심으로

Alexa 서비스 플랫폼


현장에서 사람들이 기기와 voice interaction 하면서 나타나는 말을 모을 수 있도록 실제로 생활하는 환경과 기기 주변에 ML 기기를 침투시킵니다. 해당 방법론의 핵심은 Skill이 탑재된 디바이스와 사용자가 인터랙션을 하면서 니즈를 수집하고 구체화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번에는 에코닷 10개를 6일 동안 주방에 설치하여 실험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이 만들어진 다음 해당 방법론을 사용할 4가지 마법의 레시피를 소개했습니다.


(1) 밥솥을 쓰며 나타나는 인탠트를 모으기 위한 ‘자동응답기’ 스킬 만들기

사람들의 요구 사항에 동일하게 응답하는 자동응답기 스킬을 만듭니다. 이 자동응답기는 밥솥 근처에서 사람들의 요구 사항을 모으는 역할을 합니다. 여기서 스킬을 만든다는 건 iPhone App을 위해 Xcode가 있듯이, skill 제작을 위한 ‘Alexa skills kit’이 있는데 이것을 이용하여 인탠트(intent)와 발화(utterance)를 넣는 것입니다. 인탠트, 발화도 없는 상황에서는 알렉사에 내장된 Unhandled 인탠트(모든 대화를 하나의 인탠트로 인식되게 만드는 것)를 사용합니다. 3일 동안 10명을 대상으로 대략 600개의 발화가 모였고 이것을 인탠트 중심으로 5~6가지로 분류를 했습니다.

#다다익선 #인텐트 중심 분류


(2) 스킬을 똑똑하게 만들기 위한 발화 수 늘리기

인탠트 당 10개 정도의 발화로는 의도를 이해할 만큼 충분히 스킬을 똑똑하게 만들 수 없습니다. 인탠트 당 최소 50~100개는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사람들의 지성을 활용해야 합니다. 사람들에게 상황과 예시 문장을 주고 패러 프레이징을 요청합니다. 서울대 ux lab에서 선택한 크라우드 소싱 툴은 바로 Amazon mTurk이었습니다.

#1 인탠트 100발화 #’희소한 표현’ 덜어내기


(3) 대화를 이해할 수 있도록 ‘니즈 채집기’ 스킬 만들기

Alexa skills kit에 미리 정의한 인텐트와 수집한 발화를 추가합니다. 발화는 인탠트 별로 구분하여 Alexa skills kit에 추가한 후 스킬을 학습시킵니다. 해당 발화가 들어오면 인탠트를 구분하게 됩니다. 실제 서비스와 같은 응답을 주기 위해 DB 혹은 컨트롤러를 연동하거나 더미 응답을 만듭니다. 그렇다면 스킬이 완성됩니다.

#약간의 프로그래밍 능력 필요 #더미응답 : 못해도 할 수 있는 척


(4) 발화의 변화 양상을 보기 위한 ‘니즈 채집기’ 스킬 업그레이드

인탠트를 점점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완성된 스킬을 주기적으로 업그레이드합니다. 사람들의 실제 생활 환경에 완성된 스킬을 투입합니다. 사람들과 인터랙션 하며 수집한 대화를 주기적으로 인탠트로 세분화하고 Alexa skills kit에 추가하며 업그레이드합니다.

#데이터로 끊임없이 학습 #분석의 관점은 인탠트의 변화


이를 통해 사람들의 니즈는 완성된 상태가 아니며 ML 디바이스와 실제로 인터랙션 하면서 구체화되기도 하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스마트 시니어 세대의 문화향유를 위한 인지 맞춤형 UI/UX 기술 개발 - 2차연도 발표 - 전진영 외 2명 (이니션)

작성자: 박재현


둘째 날 오후에는 이니션의 전진영 님이 강연하였습니다. 발표 내용은 시니어를 위한 맞춤형 UI/UX 개발 프로젝트 소개입니다. 이 프로젝트는 고려 대학교 산학 협력단, UI/UX 전문 회사 이니션을 비롯한 5개 기관이 협력해 진행 중입니다.

발표 현장 사진


들어가며

2018년은 프로젝트가 3차 연도에 접어드는 해라고 합니다. 2차연도까지는, 시니어의 인지 능력을 분석하여 특성에 따라 구분하였습니다. 이를 반영한 UI/UX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였습니다. 3차 연도부터는 이를 적용한 데모 플랫폼을 디자인하는 것이 목표라 합니다.

스마트 시니어는 어떤 사람을 지칭할까요? 강연에 따르면, 전후 산업 발전을 경험한 1차 베이비붐 세대(1955-63년까지 출생자)와 2차 베이비붐 세대(1968-74년까지 출생자)입니다. 동시에 디지털 문화에 대한 수용도가 높은 사람입니다. 은퇴 후에도 활발한 소비와 여가 활동을 즐길 것으로 예상하는 계층입니다.

2017년, 한국에서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4%를 넘었습니다. 통계청은 8년 뒤에는 이 비율이 20%가 될 것으로 예측합니다. 이에 대해, 고령 인구의 신체적, 인지적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UI/UX 기반을 제공하자는 것입니다.


가이드라인 내용

1. 인지 반응 측정 가이드라인

프로젝트의 첫 번째 단계는 시니어의 인지 반응을 분석하고, 사용자 유형을 추론하는 단계입니다. 우선 자료를 수집하고, 비슷한 집단을 묶어서 알고리즘 화합니다. 이를 맞춤형 콘텐츠 추천 시스템에 적용합니다. 고려대학교 심리학, 컴퓨터 공학, 의과 대학이 인지 반응 지표와 분석 기술을 개발하였다고 합니다.

모델링 데모


연구 방법은 주니어 10명, 스마트 시니어 50명의 감각, 운동, 인지 능력을 측정하여 데이터를 비교 분석합니다.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Tap 과제로 손가락 운동 능력을 측정하는 기술, 뇌파 측정으로 언어중추를 판단하는 기술을 개발합니다. 다음으로 비슷한 집단을 묶어내는 스마트 시니어 모델링 기술을 개발하였습니다. 주의집중, 지각능력, 시각-운동 협응 능력, 단기기억 능력과 같은 데이터를 클러스터링 방법을 이용하여 비슷한 사용자 군끼리 모델링하는 방법입니다. 3,000 명 이상의 프로 파일 데이터를 확보하여 데이터 기반을 마련했다고 합니다.


2. 시니어 UI/UX 가이드라인

이니션에서는 시니어 맞춤형 UI/UX 가이드라인 개발을 맡았습니다. 가이드라인은 아래의 링크를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가이드라인 개발 과정에서 문헌 자료를 참고하였습니다. 주요 기업의 Accessibility 매뉴얼, 49개국의 표준 문헌을 참고하여 공통된 내용을 뽑아낸 것입니다. 중요한 원칙을 잡고, 거기에 따르는 대표 사례를 덧붙여 가이드라인을 개발하였습니다. 강의 때 소개해주셨던 내용 중 흥미롭게 들은 원칙 3가지만 소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1) 내비게이션

고령자는 일반 성인보다 운동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빠른 조작, 세밀한 조작이 어렵습니다. 많은 웹사이트에서 사용하는 움직이는 드롭-다운 메뉴는 고령자가 원하는 타깃에 정확하게 클릭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특히 클릭해야 하는 대상의 크기가 작을수록 오류가 많아집니다.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내비게이션 메뉴는 마우스의 정교한 움직임이 필요한 롤-오버 형식의 메뉴와 스크롤이 많은 페이지는 피하고 마우스 조작 없이 서브 페이지에서 세부 카테고리를 볼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스마트폰과 같은 모바일 인터페이스에서는 탭이 가능한 모든 영역에 대해 쉬운 터치가 가능하도록 충분한 영역을 제공해야 합니다.

내비게이션의 잘못된 사례


(2) 스크롤

젊은 사용자는 스크롤을 하면서 동시에 읽는 경향이 있지만, 고령의 사용자는 화면을 스크롤 하지 않고 정지한 상태로 정보를 찾는 경향이 있습니다. 따라서, 한 화면을 간략하게 구성하여 페이지 방식을 사용하는 것이 좋고, 이전, 다음 페이지로 이동하는 아이콘을 일관성 있게 제공해주어야 합니다. 스크롤을 꼭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최상단으로 바로 이동하는 아이콘을 제공해 주어야 합니다.

페이지 방식을 이용한 뉴스 레이아웃


(3) 색상

조사 결과에 따르면, 스마트 시니어는 전통적 시니어보다 시각 기능의 저하가 미미하기 때문에 식별도 보다는 심미도 위주의 색상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시력이 저하하기 때문에 인지성 높은 색상을 선택하는 것을 추천하며 다음 표에 연구 결과에 따른 인지성 높은 색상이 정리되어 있습니다.

인지성 높은 색상 표


또한, 황록색과 적갈색의 식별 능력이 떨어지는 고령자가 33%, 황색과 청색의 식별 능력이 떨어지는 고령자가 59%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이를 고려하여 고령자를 위한 제품 및 서비스에서 두 가지 색을 동시에 사용하는 것을 지양해야 할 것입니다.


마치면서

1. 과도한 배려는 불편

주의해야 할 점은 고령 사용자는 과도한 배려를 오히려 불편하게 느낀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폰트의 크기를 필요 이상으로 키우거나, 모바일 홈의 앱 아이콘을 3 x 3으로 키우는 것을 세련되지 않다고 느낍니다.

3 x 4 방식과 4 x 5 방식의 홈 아이콘 레이아웃


현재 사용되고 있는 '시니어 모드', '이지모드'라는 단어 역시, 노인용이라는 인식 때문에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진다고 합니다. 젊은 층이나 노인층을 구분하는 것이 아니라 취향에 따라 선택하는 느낌을 주는 방식을 선호한다고 합니다.

알바천국의 중장년 알바


2. 프로젝트 의의, 그리고 앞으로의 방향

해외에서도 고령자를 위한 UX 가이드라인은 개발되었지만, 인지 능력 지표를 바탕으로 각 프로 파일에 맞는 맞춤형 경험을 제공하는 프로젝트는 기존에 없었다고 합니다. 전진영 님은 가이드라인이 국내 주요 기업들과 공공기업들에서 고령자를 위한 제품 및 서비스 설계에 활발하게 사용하기를 바란다고 하였습니다. 다음 목표로 가이드라인 자체의 유용성을 검증하여 맞춤형 플랫폼을 개발하는 3차 연도까지 진행할 계획이라 합니다.


[참고 자료]

(1) 임희석 (2016), 『스마트 시니어세대의 문화향유를 위한 인지반응 맞춤형 UI/UX 기술 개발』, 고려대학교
(2) 류동석, 전진영, 이명열 외 (2017),『콘텐츠 서비스 시니어 모드 UI/UX 가이드라인』, 이니션



이상으로 HCI KOREA 2018 참관 후기 1편을 마칩니다. 이어서 2편에서도 2개의 세션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HCI학회 피엑스디 발표 이력
2007 : 모바일 인스턴트 메신저의 UI 연구 (이재용,한상택,강석무)
2008 : 혁신적인 UI를 위해 하지 말아야할 7가지 방법론 (이재용)
2009 : 혁신적인 UI를 위하여 하지 말아야할 7가지 원칙 (이재용)
2010 : 퍼소나, 최근 쟁점과 사례 (이재용)
2011 : Rapid User Research (전성진)
2012 :
2013 :
2014 :
2015 : 성공적인 스마트티비 표준 가이드라인 만들기 (김동후,정유리)
2017 :
  • 컨텍스트 시나리오 중심 프레임워크 디자인 워크숍 (김준, 진예송, 이가현, 이윤재)
  • 디자인 씽킹 툴킷을 활용한 실습 워크숍 (오진욱, 이주형, 김수향)
  • MMORPG 사용자 조사 사례에 기반한 게임 UX전략 제안 (이범진)
  • 공공디자인을 위한 User Research (진현정, 정다영)
2018 :
  • 시나리오 기반의 대화형 UX 기획 및 챗봇 제작 실습 (허조강, 우종희, 진현정, 이윤재)
  • Data Driven UX Design Process (전성진)
  • 제한된 상황 속에서 래피드하게 UX 디자인하기 (위승용)
  • 투명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활용한 UI 시나리오 개발 (문한별, 오진욱)



[참고##HCI학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