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3. 12. 07:50ㆍpxd talks
pxd 사람들은 보통의 직장인과 같이 커피를 참 좋아합니다. 좋은 원두를 직접 구매해 센트럴파크(pxd 휴게실)에서 종종 핸드드립 방식으로 커피를 내려 마시곤 하는데요. 정식으로 드립 커피를 배우지 않고, 누군가로부터 전수된 방식을 구전으로 전해 듣고 각자의 방식으로 내려왔습니다.
시작하면 끝을 보는 우리 pxd는 더 이상의 B급 드립 커피는 없다며 2014년 [pxd talks 51, 응답하라 My Coffee!] 강의를 진행했던 박솔탐이나 연사님을 다시 한번 초빙하였습니다.
이번 토크에서는 드립 커피에 대한 기본 지식과 핸드드립 방법을 배우고 실습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았습니다.
1. 드립 커피의 역사
2. 도구에 대한 이해
3. 추출이론과 시연
4. 실습
1. 드립 커피의 역사
드립 커피의 유래
유럽에서 시작된 커피 추출 방식으로 17세기 프랑스, 돈 마틴에 의해 드립 포트가 시작되었습니다. 일반 주전자 주둥이 끝에 필터 같은 도구를 장착해서 주전자 안에 커피와 뜨거운 물을 넣고 우려 마시는 방법을 이용했습니다.
이후, 18세기 초 프랑스 벨로이가 뜨거운 물을 따라서 내리는 방식의 현대적 개념의 드립 포트를 개발했습니다.
페이퍼 드립의 유래
현대의 페이퍼 드립 방식은 19세기 독일, 멜리타 벤츠라는 여성에 의해 발명되었습니다. 당시 커피 찌꺼기를 완전히 걸러내지 못해 불편을 느끼던 멜리타는 놋그릇 바닥에 구멍을 뚫고 아들의 노트 한 장을 찢어 커피를 넣고 뜨거운 물로 천천히 내린 커피를 남편에게 대접하는 것을 시작으로 드리퍼를 발명했다고 합니다.
멜리타 벤츠
2. 도구에 대한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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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ipper 드리퍼 재질과 리브의 생김새에 따라 커피를 내리는 방식이 조금씩 달라져야 합니다. 초보자의 경우 파손위험도 적고 비교적 다루기 쉬운 플라스틱 드리퍼를 추천합니다. 드리퍼는 플라스틱, 유리, 도기, 동 등 다양한 재질의 드리퍼가 있습니다. 드리퍼 안에 빗살무늬 홈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이것은 리브라고 부릅니다. 리브는 커피를 내릴 때 발생할 수 있는 커피 가스와 공기의 통로 역할을 하며, 리브 역시 다양한 형태로 만들어져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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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ip Serve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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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ip Pot 물줄기가 나오는 입구가 학의 목과 입을 형상화하였다 하여 ‘학구’라 부릅니다. 이 학구의 모양에 따라 물줄기를 조절하기 쉬운 포트가 있고 어려운 포트가 있다고 합니다. 물줄기를 조절하기 어려우면 맛있는 커피를 내리기 어려우니, 초보자의 경우 학구를 잘 보시고 선택하세요. |
본 강연에서는 ‘칼리타’사의 도구를 사용하여 실습을 진행했습니다. 칼리타는 균일한 맛을 내며 초심자가 사용하기 무난하며 부담이 적은 브랜드입니다.
칼리타의 도구들이 손에 익었다면 ‘하리오’나 ‘고노’의 도구를 이용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하리오’와 ‘고노’의 도구를 사용하면 바디감과 맛의 볼륨감을 더 느껴볼 수 있다고 합니다.
3. 추출이론과 시연
추출기준
원두량(g) |
추출량(mL) |
추출시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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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잔 |
10-15 |
100-120 |
2분 |
2잔 |
20-25 |
200-240 |
3분 |
3잔 |
30-35 |
300-360 |
4분 |
4잔 |
35-40 |
400-480 |
4분 |
여기서 Tip!
본 추출량은 교과서적인 기준입니다. 한잔을 내릴 때 10온스 잔을 기준으로 원두 25g을 사용하여 250mL를 내리면 맛있는 커피를 맛볼 수 있습니다.
- 연하게 먹고 싶을 땐 정량을 추출하고 추가로 물을 더하는 것이 좋습니다.
- 반대로, 진하게 먹고 싶을 땐 원두를 증량하면 커피 맛을 더 느끼면서 진하게 먹을 수 있습니다.
- 진하게 먹기 위해 시간을 늘려서 내리게 되면 홍차와 같이 떫고 텁텁할 수 있으니 원두는 증량하고 내리는 시간은 추출 기준표를 지켜서 내려야 합니다.
시연
페이퍼필터 접기
필터의 접합 부분을 접습니다. 하단의 접합 부분을 먼저 편한 방향으로 접고, 옆쪽의 접합 부분을 하단과 반대 방향으로 접습니다. 이후, 드리퍼의 손잡이 쪽에 접어둔 옆부분이 위치하도록 페이퍼를 놓습니다.
원두 준비
저희가 실습에 사용한 원두는 모카 시다모이고, 2잔 기준인 25g의 원두로 250mL를 추출하였습니다.
이제 추출준비가 완료되었습니다.
뜸 들이기 (사전추출 / 적시기)
커피를 추출하기 전, 원두만 살짝 적시는 뜸 들이기 단계가 있습니다. 뜸 들이기에 따라 맛이 판가름 나는 매우 중요한 과정입니다.
- 어설프게 또는 과하게 적시면 맛이 연해지거나 떫어질 수 있습니다.
- 뜸 들이기에 실패했다고 절망하지 마세요. 1차 추출에서 맛을 살릴 기회가 있습니다.
- 뜸 들이기를 할 때 필터에 물이 닿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이것이 뜸입니다.
추출하기
본 강연에서 실습할 추출 방식은 일본식 정드립 방법입니다. 정교한 스킬이 필요한 주법입니다.
정드립 방식에서 사용한 주법은 '나선형 주법'으로 중앙에서 시작하여 외곽으로 나선을 그리며 추출하는 방법입니다. 중앙에서 외곽으로, 외곽에서 중앙지점으로 나선 그리기를 반복하며 추출하며, 추출 차수에 따라 양을 확인해가면서 추출해야 합니다.
- 1차에서 계획한 추출량의 50%를 추출
- 2차에서 20%
- 3차와 4차는 나머지 양을 채우는 단계(맛보다는 양을 채우는 과정)
계획했던 양이 추출되었다면 드리퍼에 커피가 남아있더라도 드리퍼를 치워야 합니다. 그래야 끝에 있는 에프터의 잔미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남아 있는 커피를 끝까지 내려야 양이 채워질 것 같다면 한 번 더 추출을 진행한 다음, 서버에 추출량이 채워진 시점에 드리퍼를 치워주는 것이 맛있게 먹을 수 있는 팁입니다.
1차 추출 (시연)
1차 추출에서 계획한 총추출량의 50%를 추출합니다. 물이 전부 빠지기 전에 부풀었던 커피가 평평해지면 2차 추출을 진행합니다.
2차 추출 (시연)
1차에 비해 물줄기는 아주 조금 굵어지고 추출 속도도 아주 조금 빨라집니다. 매우 미세한 변화가 생기도록 섬세하게 진행해주세요.
이후, 3차와 4차를 진행하여 추출을 완료하였습니다.
4. 실습
연사님의 이론과 시연을 토대로 저희가 직접 커피를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연사님께서 알려주신 대로 한 손으로 테이블을 지탱하고 포트를 든 손에 힘을 조절하여 천천히 커피를 내렸습니다.
하지만 구력이 모자라서일까요? 같은 원두로 실습을 진행했지만, 맛이 상당히 달랐습니다. 특히 밋밋한 맛이 나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물맛이 많이 나는 경우는 나선을 너무 빨리 그려, 물이 커피를 머금을 시간이 부족한 경우나 커피를 내리는 물이 미지근해졌을 때라고 합니다.
다시 심기일전하여 몇 차례 커피를 내렸습니다.
커피는 연사님께 UX는 pxd에게
저희가 내린 커피를 맛보시고 한참 조언을 주시던 연사님께서 아이스 드립 커피를 내려주셨습니다. (답답하셨나 봅니다;;)
아이스 드립은 서버에 얼음을 잔뜩 채워 커피를 추출합니다. 추출된 커피의 잔향이 녹아드는 얼음과 퍼져서, 따뜻한 드립 커피와는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연사님께서 내려주신 아이스 커피는 정말 맛있었습니다. 역시 약은 약사에게...
글을 마치며
복잡한 요리에 비교해 단순해 보였던 드립 커피는 생각보다 많은 정성과 기다림이 필요한 과정이었습니다.
실습을 진행하는 동안 커피를 내리는 3분조차 조급하고 기다리기 어려워하는 모습들을 발견했습니다.
커피를 내리며 잠깐이나마 여유를 갖고 3분의 시간을 온전히 즐기는 것이 커피의 진정한 맛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소 소란스러웠던 실습을 차분히 진행해주시고, 저희를 B급 드립 커피에서 탈출시켜주신 연사님께 감사드리며 글을 마칩니다.
[참고##coffee##]
[참고##pxd tal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