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비전공자로 UX하기

2013. 5. 28. 00:19UX 가벼운 이야기
이 재용

안녕하세요 저는 OOO 전공을 하고 이제 졸업을 앞둔 대학생입니다. 얼마전 UX디자인에 관해 알게되었고 pxd블로그를 보며 "이길이 내길이구나!" 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디자인쪽 전공자가 아니다 보니 무었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막막합니다. UX 디자인 관련 일을 하기 위해선 구체적으로 어떤 준비를 해야하고 포트폴리오는 어떤 식으로 준비해야 하는지 pxd채용시엔 무엇을 중점적으로 보는지 궁금합니다. 답변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희 블로그에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최근에 이런 종류의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주위를 둘러보면 UX 분야에는 디자인 전공자가 많기 때문에 이런 질문을 하시는 거겠죠. 더군다나 실제 UX 회사나 UX 부서에 취업을 해 보면, 디자인 전공자가 많아서 더욱 그런 생각을 굳히게 되고, 그래서 위축되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안녕하세요?
전 UX에 관심이 많은 직장인입니다. 책도 보고, 세미나도 참가하며 열심히 공부하고 있지만 한 가지 걱정이 있습니다. 저는 디자인을 전공하지 않았는데요, 제가 UX를 잘 할 수 있을까요? 무언가 다시 공부를 해야할까요? 답변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OOO 전공을 하고 이제 졸업을 앞둔 대학생입니다. 얼마전 UX디자인에 관해 알게되었고 pxd블로그를 보며 "이길이 내길이구나!" 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디자인쪽 전공자가 아니다 보니 무었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막막합니다. UX 디자인 관련 일을 하기 위해선 구체적으로 어떤 준비를 해야하고 포트폴리오는 어떤 식으로 준비해야 하는지 pxd채용시엔 무엇을 중점적으로 보는지 궁금합니다. 답변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희 블로그에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최근에 이런 종류의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주위를 둘러보면 UX 분야에는 디자인 전공자가 많기 때문에 이런 질문을 하시는 거겠죠. 더군다나 실제 UX 회사나 UX 부서에 취업을 해 보면, 디자인 전공자가 많아서 더욱 그런 생각을 굳히게 되고, 그래서 위축되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사실 이런 식으로 어떤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 있는 글을 쓸 때면 항상 겁이 납니다. 제 자신이 인생을 다 살아본 것도 아니고, 세상을 다 아는 것도 아니라... 나중에 보면 악영향을 끼친 글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질문하시는 분들, 또 답답하게 생각하지만 미처 용기를 내지 못해 질문 못 하고 계신 분들의 심정에 공감이 가기 때문에 용기를 내어 제 생각을 조금 써 보려고 합니다. 주의하셔야 할 점은, 이 이야기는 제 개인적인 경험+피엑스디의 상황에만 해당하고, 다른 UX 회사, 다른 UX 부서에 적용되는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대신, 다른 의견을 가지신 분들이 활발하게 찬성/반대 의견을 남겨 주세요. 한 명의 전문가는 틀릴 확률이 매우 높지만 많은 분들의 의견이 덧붙여지면 좀 나을테니까요.


디자인 비전공자를 위한 위로


위로 1 - 유명한 UX 디자이너들은 디자인 전공이었나?

대개는 아니었습니다.
정 걱정이 되면, 배울만한 유명 UX 디자이너가 나타날 때마다, 그 사람들이 무엇을 전공했는지 확인해 보세요. 제가 알고 있는 사람들의 전공과 첫번째 직업을 보면, Alan Cooper (건축, 프로그래머), Don Norman(컴퓨터공학,심리학-인지과학 교수), Karen Holtzblatt(심리학, UX researcher), Jacob Neilsen(HCI, HCI), Bill Buxton(음악,작곡가), Bruce Tognazzini(unknown), Jef Raskin(수학/물리학, 영상예술교수) Jesse James Garrett(unknown), Luke Wroblewski(Graphic Design, UI 디자이너), Steve Krug(unknown)...

제 머릿속에 그냥 생각나는 이름들로 검색해 본 것이라 객관성은 전혀 없습니다. 언듯 생각해봐도 디자인 전공자는 거의 없죠. (아... 이렇게 이야기하면 디자인 전공하신 분들이 반대로 실망하실지도 모르겠는데, 최근에는 디자인 전공자가 많아지고 있는 듯 합니다) 하여간 중요한 건, 디자인 전공이냐 아니냐가 아니라, 이 분야는 참으로 다양한 전공을 가진 사람들이 한다는 겁니다.

다만, 주목할만한 점 중 하나는, 거의 대부분 정식이든 비공식이든 여러 개의 전공을 갖고 있다는 점이죠. 어때요, 좀 위로가 되셨나요?

위로 2 - 복합 전공이 유리

그래서 생각나는 것 중 하나는, 대개의 경우 다양한 관심과 전공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유리하다는 생각입니다. 꼭 공식적으로 "학위"를 받아야 할 필요는 없겠지요? 디자인, 심리학, 인지과학, 컴퓨터 공학, 건축학, 인류학, 미학 등 여러 전공 가운데 어느 것이 더 유리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자신의 전공 외에 깊이 관심을 갖는 분야가 더 있거나 직접 복수 전공을 한 사람들이 더 유리한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저 같은 경우는 학부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하고,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일하다가, 회사에서 1년간 디자인 교육을 받은 뒤, 다시 석사를 디자인과 영문학으로 받았습니다. 제 지도 교수님은 디자인을 학부에서 하고 석사와 박사를 컴퓨터 공학으로 받으셨던 분이고요.

그러니까, 만약 디자인 비전공자세요? 잘 됐네요! 디자인을 공부하세요! (반드시 학교를 다시 들어가란 말은 아니고요)
디자인 전공자세요? 잘 됐네요! 다른 분야를 공부하세요!

위로 3 - 소수 전공이 유리

앞서 말씀드린대로, 적어도 우리나라에선 디자인 전공이 다수인 듯 합니다. 묻혀서 대충가려면 다수 전공이 유리하겠죠. 하지만 정말 잘 하고 싶다면, 제 생각에는 소수인 디자인 비전공자들이 더욱 유리하지 않을까합니다. 피엑스디에서도 지속적으로 디자인 비전공자들을 채용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각 개인들도 여러 개의 관심 분야를 이해하면 좋듯이, 회사도 좀 더 다양한 전공을 가진 사람들로 채워져야 여러 가지 문제에 더 잘 대응할 수 있으니까요.

피엑스디 토크심리학 산책을 보시면 피엑스디에서 관심 갖는 분야에 대해 감을 잡으실 겁니다. 경제학, 인지과학, 심리학, 컴퓨터 공학 등 다양한 전공의 UX 전문가가 더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소수 전공이 더 유리하지 않을까?라고 조심스럽게 생각해 봅니다.

결론적으로 UX "디자인"이라고 해서, "디자인을 전공"해야 하는 것은 아닌 것이 분명하네요. 이제 더 이상 위로 받을 이유는 없겠죠?
자, 이제 디자인 비전공자들이 UX 디자인을 더 잘 하려면,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할까요?


디자인 비전공자가 UX 디자인을 더 잘하려면...


디자인 공부를 해야 합니다(읔!).

아직은 많은 UX의 문제들이 시각적인 문제가 많습니다. 미래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현실은 그렇구요. 그래서 시각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집중적으로 노력해 온 학문을 배워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서비스 디자인에서도 문제 해결의 도구로 시각디자인적인 결과물이나, 제품 디자인을 사용하니까,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첫 번째로, 기초적인 드로잉을 연습해야 합니다. 자기 생각을 말로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듯이, 그림으로 표현할 줄 아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아주 멋진 그림을 그릴 필요는 없지만 의사 소통이 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고, 이를 위해 꾸준히 연습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드로잉이 저는 '시각적인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는 체력 훈련이라고 생각합니다. 축구를 배우고 싶은데 달리기 하란다고 뭐라하지 마세요.
참고: 디자인 비전공자를 위한 책, '철들고 그림그리다', 디자인 비전공자의 드로잉 입문기

두 번째로, 기본적인 조형의 원리와 요소를 배울 필요가 있습니다. 책을 통해 이론적으로 배우는 것도 필요하고, 실전을 통해 익히려면 사진만큼 좋은 것이 없습니다. 타이포그래피를 공부할 기회가 된다면 놓치지 마세요. 아울러 컬러 배색에 대한 공부도 필요합니다. 평소에 예쁜 색상 배치를 눈여겨 봐 두는 것도 좋겠죠. '아름다움'을 볼 줄 알아야 합니다.
참고: 조형의 요소와 원리 intro

인간의 인지와 지각,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구글 UX에 적용하였는지 매우 명쾌하게 설명하는 30분 동영상. 다소 길긴 하지만 꼭 볼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디자인 비전공자는 반드시 보셔야 할 듯. 디자인 전공하신 분들도 디자인 원칙의 UI 적용이란 관점에서 보실만 합니다)
(Cognitive Science and Design,  Google IO 2013, by Alex Faaborg )


세 번째로, 디자인의 역사와 유명 디자이너의 생각을 공부해 보시길 바랍니다. 전시회에도 빠짐없이 가 보시고요. 피엑스디 블로그에서는 꾸준히 가 볼 만한 전시회와 작가를 소개하고 있는데요, 직접 가서 느끼는 것이 중요합니다.
참고: 피엑스디 스토리 - 전시와 작가

마지막으로, 디자인 사고(Design Thinking)를 연습해야 합니다. 디자인 사고는 디자이너의 감성과 사고 방식을 경영에 적용 시키는 것이라고 IDEO CEO 탐 캘리가 이야기했죠. 핵심은 1. 관찰/공감 2. 수렴-발산 사고 (더블다이아몬드) 3. 프로토타이핑 및 반복 개선 으로 볼 수 있습니다. 
참고: 디자인 사고(Design Thinking)란?

특히 마지막에 언급한 '프로토타이핑 능력' 즉, 문제와 해결을 '시각화'하는 면에서 디자인 전공자들이 유리하고, '소프트웨어화'하는 측면에서 전산 전공자들이 유리한데, 그런 면에서 디자인이나 프로그래밍을 배울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디자인 비전공자들은 꼭 디자인을 공부하길 추천합니다. 물론 저의 생각입니다. 피엑스디분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물어봤더니, 꼭 디자인 공부해야한다고 저처럼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지 않더라구요!


더 나은 UX 디자이너가 되려면


나머지는 디자인 전공 유무하고 상관없이 UX 디자이너라면 누구나 해야할 일인데, 우선 제가 쓴
UX 디자이너의 자질 (꼭 읽어보시길...) 에서 세 가지 능력이 중요하다고 언급하였습니다.

1. 문제 해결 능력
2. 학습 능력
3. 인간에 대한 이해/공감 능력

가장 중요한 문제 해결 능력은 가장 기본적인 능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짜 문제가 아닌 진정한 문제를 발견하고 이를 시각화하는 능력, 여러 개의 답을 발견하고 선택하는 능력, 이 해결책을 다른 사람들에게 설득하고 구현하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또한 학습 능력은 UX 디자인이 다양한 분야를 기초로 했기 때문에 절실하고, 배운 것을 표현하는 능력도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인간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능력입니다. 사용자 조사를 통해 사람의 문제를 발견하고, 사용자를 대변하는 것이야말로 UX 디자이너 고유의 역할이니까요.

이러한 능력(혹은 태도!)을 키우기 위하여 여러 가지 연습이 필요한데요, 제 동료인 jun.ee님은 다음과 같은 훈련을 제안해 주었습니다.

- 손으로 직접 구현해서 (프로그래밍을 배우든, 제품을 만들든) 아이디어를 시각화 해보기
- SF 영화나 소설을 많이 보면서 상상력 키우기
- 짧은 시간 동안 여러 아이디어를 스케치 해보기 (+스케치 연습; 남이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만)
- 호기심을 키우기. 아이들의 눈으로 뭐든지 궁금해 해보기. < - 인터뷰할 때 가장 필요한 스킬1
- 대화할 때 적극적으로 경청하기 (Active listening) < -  인터뷰할 때 가장 필요한 스킬2
- 인터뷰 한 걸 녹화해서 다시 보면서 개선하기
- 주말에 사람이 많이 다니는 곳 (예 - 코엑스)에 가서 사람들의 행동 관찰하기
- 프리젠테이션 능력 키우기
- 멘토를 찾아서 자신이 한 결과물에 대해 피드백 받기

위 이메일을 받고 놀랬는데, 실제로 저도 상당히 많이 했던 연습들이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다소 옛날 글이긴 하지만, UX 디자이너가 되고 싶은 분들이 꼭 읽어 볼 만한 글을 소개해 주었습니다.

So You Want to Be an Interaction Designer Cooper
링크 날짜는 2008년으로 되어있습니다만, 글은 2001년에 뉴스레터로 나온 것입니다. Interaction Design 학위를 받으면 좋긴 하지만, 공감 능력이나 컨셉 구현 능력은 어느 전공에서도 쉽게 가르쳐줄 수 없으므로 쿠퍼에서는 그런 재능있는 사람들을 전공 불문으로 뽑는다는 내용입니다.

So You Want to Be an Interaction Designer 2006 Adaptive Path
이 글은 앞의 글 이후 5년간 변화한 내용들을 다룹니다. 특히 자기 스스로를 훈련시키고(가능하면 학교에서), 경험을 쌓고(가능하면 실전 프로젝트로), 마지막으로 포트폴리오로 자신을 증명하라는 내용입니다.

포트폴리오

물론 비전공자의 경우 포트폴리오가 없다면 만들어야겠죠! (좁은 의미의) 디자인 포트폴리오가 아니라, 자기가 (넓은 의미의) 디자인으로 해결한 문제를 보여주면 됩니다. 취업할 때 이 부분을 많이 걱정하시는데, 위 Adaptive Path에도 나와있지만, 자신이 느끼는 문제를 잘 정의하고, 그에 대한 해결책을 찾는 과정+결과를 발표하기 쉽도록 시각화된 슬라이드로 정리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피엑스디에서는 역시 이러한 문제 해결 능력과 논리적인 전개 능력을 중요하게 보고요, 포트폴리오가 없더라도 지원 가능합니다. 면접시에 저희가 과제를 드리면 그 문제를 해결해서 오시면 됩니다)

포트폴리오 참고 : http://story.pxd.co.kr/tag/포트폴리오

UX 문제를 시각적으로 해결한다는 것이 무슨 말이지? 디자인 비전공자들이 포트폴리오를 만들겠다고 하면 막막하게 드는 질문입니다. 이 문제를 한 번 참고해 보세요.
출퇴근 시간에 버스 타서 보면 사람들이 안쪽으로 들어가지 않고 문 주변에 모여서 움직이지 않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안쪽으로 쑥 들어가주면 좀 더 여유롭게, 더 많은 사람들이 탈 수 있을텐데요.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요?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요?
50 Design Problems In 50 Days: Real Empathy For Innovation (Part 1) | Smashing UX Design


결론


이러한 능력(혹은 태도)들을 잘 계발하신다면, 전공에 상관없이 훌륭한 UX 디자이너가 되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가장 손쉬운 방법 중 하나는 그런 것들을 잘 배울 수 있는 좋은 학교+전공을 선택하시는 것이겠지만, 그럴 만한 여건이 아니라도 그리 낙담할 일은 아니겠네요. 1. 열정만 있다면 혼자서 할 수 있는 방법이 얼마든지 있고, 2. 정말 중요한 것을 가르쳐주는 학교는 거의 없으니까요.

그런데 말이죠... 정말로 자신이 원하는 것이 'UX 디자이너'인지는 어떻게 아시나요? 자기 자신에 대해 아는 것이 첫 번째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이 글을 읽은 것을 후회하게 되실 거예요.

[참고]
http://en.wikipedia.org/wiki/Alan_Cooper
http://en.wikipedia.org/wiki/Don_Norman
http://www.linkedin.com/in/karenholtzblatt
http://www.nngroup.com/people/jakob-nielsen/
http://www.billbuxton.com/#bio
http://en.wikipedia.org/wiki/Bruce_Tognazzini
http://en.wikipedia.org/wiki/Jef_Raskin
http://en.wikipedia.org/wiki/Jesse_James_Garrett
http://www.linkedin.com/in/lukew
[참고##진로교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