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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산책'에 해당되는 글 29건

  1. 2014.06.09 The Most Human Human (2) by 이 재용
  2. 2013.12.27 [심리학 산책 10] 오래된 연장통 : 독서 토론회 스케치 by yery kim
  3. 2013.12.13 [심리학 산책 10] 오래된 연장통 by 마음경험
  4. 2013.12.09 [심리학산책9] 숨겨진 차원 : 독서 토론회 스케치 by kyuheeee
  5. 2013.11.26 서비스 디자인을 위한 공간 이해 - 숨겨진 차원 by 이 재용
  6. 2013.11.19 [심리학 산책 9] 숨겨진 차원 by 마음경험
  7. 2013.11.08 [심리학 산책 8] 생각의 지도 : 독서 토론회 스케치 by yery kim
  8. 2013.10.18 [심리학 산책 8] 생각의 지도 by 마음경험
  9. 2013.09.28 [독후감] 관계의 본심 by 이 재용
  10. 2013.09.25 UX 분야에서 단 한 권의 책을 추천한다면? The Media Equation (3) by 이 재용
2014.06.09 10:21

The Most Human Human

The Most Human Human
What Artifical Intelligence Teaches Us About Being Alive
by Brian Christian

AI(인공지능)에 관한 흥미로운 책이다. 아니 좀 더 정확히는 AI 때문에 사람들을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다. (아래의 글은 책의 내용과 나의 생각이 뒤섞인 글이며, 정확하게 책의 내용을 분리하기를 원한다면 참고 페이지를 찾아 직접 보면 된다)

저자는 우선 튜링 테스트를 소개한다.


튜링 테스트 - 사람인가?
Turing Test는 CS(Computer Science)의 창시자로 알려진 영국 수학자 Alan Turing이 제안한 것으로 5분동안 두 명의 상대자와 대화한 후, 어느 쪽이 인간이고, 어느 쪽이 컴퓨터인지 맞추는 테스트다. The Most Human Human p4

1950년대에 처음 튜링이 튜링테스트를 제안 했을 때, 그는 2000년이 되면 컴퓨터가 인간의 30%정도는 속일 수 있을 거라고 (대화 상대가 컴퓨터인지 사람인지) 예측했다.

일등한 컴퓨터는 Most Human Computer 상을 받게 된다. 그런데 흥미로운 건 Most Human Human 상이다. 인간으로 참여해 심판관들에게 가장 많이 인간으로 판정 받은 사람에게 준다. ㅎㅎ 

이 튜링상을 64년만에 처음으로 통과한 팀이 나왔다고 뉴스가 발표되었다.
레딩대는 전날 영국 왕립학회(로열 소사이어티)에서 이 대학 시스템공학부와 유럽연합(EU)의 재정지원을 받는 로봇기술 법제도 연구기관 '로보로'가 개최한 '튜링 테스트 2014' 행사에서 이런 판정이 나왔다고 전했다.
이 대학에 따르면 경쟁에 참가한 프로그램 중 '유진 구스트만'이라는 슈퍼컴퓨터에서 돌아가는 '유진'이라는 프로그램이 이 기준을 통과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5&oid=001&aid=0006949768
현재는 비영어권 국가에 사는 13살 어린이로 상대방을 설득시키는데 성공했다고 하여 비난을 많이 받고 있긴 한데, 이 성공과는 별개로 조만간 영어권 성인으로 위장해도 사람들이 구별하지 못 하는 시대가 곧 올 것 같다. (참고:http://www.npr.org/2014/06/09/320375613/in-a-landmark-first-an-ai-program-fools-the-turing-test)


Phonagnosics - 그 사람인가?
펭귄은 대략 15만 마리의 새끼 가운데 자기 새끼의 울음 소리를 정확히 찾아낸다. 인간도 훨씬 못 미치기는 하지만 이런 능력이 있다. 전화를 통해 목소리를 듣고 상대방이 누구인지 아는 것이다. 이렇듯 인간은 얼굴형태, 목소리등 주로 form 을 사용해서 authentication 을 하는 반면, 컴퓨터는 패스워드, 생일, 주민번호등 주로 content를 통해서 인증(auth)을 한다. ('인증'과 달리 '친밀도intimacy'는 form&content이다. 어디사는지, 형제는 몇 명인지등을 알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능력이 없는 병을 phonagnosics라고 하는데, 이 사람들은 전화를 통해 상대방의 성별, 나이, 감정 상태등 모든 정보를 다 추측할 수 있는 반면, 딱 상대방이 누구인지만 모른다. 심지어 자기 엄마도. P16-18

그렇다면 만약 컴퓨터가 앞으로 (친밀도가 아니라) 상대방이 그 사람인가?라는 것을 알려면 어떻게 phonagnosia 상태를 벗어날 수 있을까? 내 컴퓨터는 정말 똑똑한 체를 다 하고, 작업을 하다 보면 내가 입력한 정보가 맞네 틀렸네 온갖 간섭을 다 하지만, 항상 나와 같이 작업을 하는데도, 매일 아침 내가 컴퓨터 앞에 앉으면, 정색을 하고 '너는 누구냐?'라면서 암호를 입력하라고 강요한다. '나'를 몰라 본다. 세상의 온갖 스마트 기기들이 '스마트'라는 말이 무색하게, 내가 누구인가 같은 인간 사이에는 매우매우 기본적인 상호작용의 출발점을 하지 못 한다.


Eudaimonia - 인생의 목적
아리스토텔레스는 그의 유명한 니코마코스 윤리학(The Nicomachean Ethics)에서 인생에는 두 가지가 있다고 했다. 수단(means)과 목적(ends)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목적은 다른 목적을 위한 수단이 된다. 차를 탄 건 가게에 가려는 목적 때문이고, 가게에 가는 건 프린터를 사려는 목적 때문이고, 프린터를 산 건 이력서를 출력하려고, 이력서를 출력한 건 직장을 얻으려고... 이런 식으로. 그런데 그 어떤 것의 수단도 되지 않는 궁극의 목적이 있으니 그것이, Eudaimonia이다. 그리스어 Eudaimonia는 영어로 흔히 happiness, success, flourishing 등으로 번역되는데, 어원학적으로 보면 영혼의 평안함(Well-being of spirit)에 가깝다. 단순히 '행복'이라고 번역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데, 불량식품을 먹으면서도 행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말하는 eudaimonia는 이런 행복은 아니다. 오히려 번영(flourishing)이 더 가깝다고 볼 수 있다. p45-46


뇌사와 영혼 다운로드 - 인간의 정의
고대인들은 인간의 마음이 심장이나 간에 있다고 생각했다. 이집트인들은 미이라를 만들 때, 심장은 몸 안에 두었고, 나머지 장기들은 별도의 항아리에 보관했지만, 뇌는 쓸모없는 것이라 생각해 버렸다. 현대의 과학에 의하여 이 생각이 바뀌고 있다. 인간의 마음(영혼)은 뇌에 들어 있다. 너무 당연한 이야기 같지만, 아직도 이 생각을 안 받아들이는 사람이 너무 많다. 인간의 영혼이 저기 어딘가에 떠 다닌다거나, 몸 전체에 퍼져있다거나 이런 식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정말 많다.

인간의 영혼은, 뇌에 있다.

다행스러운 것은 점점 더 많은 과학자/법학자들이 이 생각을 받아들이기 때문에, 점점 더 많은 국가에서, '인간의 사망 = 뇌 전영역의 기능 정지(뇌사)'를 법적인 정의로 삼는다는 사실이다. p40 & p51 The Most Human Human

그렇다면 생명 연장은 뇌의 기억을 다운로드&업로드 함으로서 가능하다. 즉 내 몸이 죽기 전에 뇌의 모든 기억 내용을 컴퓨터로 다운로드하고, 새로운 몸을 마련한 후에, 기억 내용을 업로드한다면, 아마도 지금의 나와 거의 동일한 '내'가 될 것이다. 너무 공상과학처럼 들리겠지만, 현재의 기술은 쥐의 뇌 일부를 시뮬레이션하는 것까지 가능하다고 한다. https://en.wikipedia.org/wiki/Mind_uploading


(p67 에 UX라고 제목을 단 소챕터가 있어서 집중하여 읽어 보았으나, 별 내용 없어서 실망.)
---

이 책의 제목 The Most Human Human은 위의 튜링 테스트에서 언급했듯이, 심사위원으로 부터 가장 '인간적인 인간'으로 평가 받는 사람에게 주는 상이다. 컴퓨터가 얼마나 인간적인가를 테스트하는 과정에서 나온 부산물인 The Most Human Human상은, 그러나 거꾸로, 우리에게 인간다움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하게 해 준다. 우리는, 그냥 "인간이 무엇인가?"를 생각해볼 때 보다, 우리와 비슷한 무언가를 만들어보려고 할 때, 인간에 대해 훨씬 더 깊이 있는 고민과 영감을 얻게 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참고: 그렇다면 우리에게 '컴퓨터'란 무엇인가?
UX 분야에서 단 한 권의 책을 추천한다면? The Media Equ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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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2.27 00:37

[심리학 산책 10] 오래된 연장통 : 독서 토론회 스케치

피엑스디의 '심리학 산책 독서토론회'는 심리학 산책 시간에 연재되는 도서를 읽고, 서로 모여서 각자의 생각과 UX와의 모색을 나누는 시간입니다.
열번째 마지막 독서 토론회는 지난 12월 17일(화)에 열렸습니다. 진화심리학에 대해 이해하고 UX적 관점에서의 진화 심리학에 대한 내용을 토론하였습니다. 또한 이날은 특별히 '오래된 연장통'의 저자이신 전중환 교수님을 모시고 함께 토론회 시간을 가졌습니다.


Session 1. 도서 리뷰

이번 도서는 <오래된 연장통> 입니다. 도서 리뷰는 김규희 선임님이 해주셨습니다.
* 도서 소개에 대한 내용은 아래의 글을 참고하세요.
2013/12/13 - [리뷰] - [심리학 산책 10] 오래된 연장통


Session 2. 생각 해 볼 문제

이 책을 읽기 전에 자신이 생각했던 진화론 또는 진화심리학과 읽고 난 후의 생각에 차이가 있다면?

-마음경험: 시작하기 전에 진화심리학에 대해서 관심이 있던 적이 있나?

-임혜O:  이기적 유전자라는 책을 보고 밈이라는 것을 접하게 되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교수님: 밈에 대한 질문이 나에게 가장 많이 하는 질문 중에 하나이다. 도킨스는 스스로 자신을 복제하는 실체를 자기 복제자라고 정의했는데, 지구상에 진화한 자기복제자는 DNA에 기반하는 유전자이다. 자기 복제자의 또 다른 예로 도킨스는 모방에 의해 복제되는 문화적 진화의 단위, 즉 밈을 들었다. 밈은 아이디어, 곡조, 버릇, 가치관, 미술양식 등 문화적으로 전파되는 모든 요소들을 말한다. 한 마디로, 복제자에는 유전자도 있고 밈도 있다는 것이 도킨스의 주장이다.

- 마음경험: 진화론에 대해서 책을 읽으면서 의외라고 생각되는 부분이 없었나? 진화론을 학교다닐때 배우기는 했었지만 알 것 같으면서도 모르겠는 부분이 있었는데 이 책을 통해서 그런 부분을 알게된 부분이 있었다.

- 한상O: 책 마지막에 보면 단풍에 대한 점이 재미있었다. 생물학적으로 최적화되는 것을 머릿속에 생각하고 있었는데 잉여로움 자체가 진화론적으로 살아남는 것이라고 해서 평소에 생각지 못한 부분을 알 수 있었다.

-마음경험: 상식적으로 얼핏 생각하면 쓸모가 없어 보여도 진화의 결과였고 최적화의 어떤 것이 있었더라고 느끼는 부분이 있었다. 또 다른 예로 그 자체는 최적화의 결과는 아닌데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나타나는 것이 있는데 그것이 부산물인가?

-교수님: 적응이라고 하는데 복잡한 적응은 자연선택에 의해서 진화한 산물이다. 진화를 일으키는 메커니즘은 자연선택 외에도 여럿이 있지만, 자연선택에 의한 진화는 특별히 더 중요하다.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설계해 놓은 것 처럼 복잡하고 정교한 생물학적 적응은 오직 자연 선택에 의해서만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설계상의 증거가 있는지 없는지에 따라서 적응인지 아닌지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탯줄은 산모에서 태아로 영양분을 잘 공급하게씀 생리적, 유전적으로 정교하게 설계되었음을 알 수 있다. 즉, 탯줄은 자연선택에 의해 태아에게 영양분을 공급하게끔 잘 다듬어진 적응이다. 반면 배꼽은 탯줄이라는 것의 부산물이다. 탯줄은 배꼽이 있었던 흔적일 뿐이다. 이처럼 진화생물학자들은 모든 것이 적응이라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설계한 것처럼 복잡한 설계를 보이는 형질이 자연선택에 의해 만들어진 적응이라고 본다.

-마음경험: 개인적으로는 진화는 그 동안의 이뤄졌던 현상에 대해 설명은 잘하는데 예측은 잘 못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보고 그게 아니구나 라고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 예측을 통해 과학적인 것을 밝혀내는 것이 재미 있었다.

-김규O: 이전에 심리학 산책에서는 실험을 기반으로 한 책을 많이 읽었는데 진화심리학에서는 실험이라든지 그런 것이 있는지 궁금하다. 현상을 설명할 때 어떤 것을 사용하시는지 궁금하다.

-교수님: 마찬가지로 실험을 많이 한다. 보통 심리학에서 실험 심리학이라고 하는 것은 인지, 지각을 주로 포함한다. 존 투비와 리다 커스미디즈 같은 진화 인지심리학자들은 이런 식의 실험을 주로 한다. 반면에 데이비드 버스 처럼 진화 사회심리학자들은 실험뿐만 아니라 설문 연구도 많이 수행한다. 진화는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접근방법이기 때문에 기존의 심리학이 쓰는 방법론을 다 사용한다고 할 수 있다.



일상생활이나 UX 디자인의 상황에서 관심이 있던 사람들의 심리에 대한 현상을 진화 심리학 관점에서 생각해본다면?

-김규O: 쇼핑에 대한 내용이 재미있었다. 그 동안 쇼핑에 대한 차이를 남녀의 차이로 보지 않고 패턴의 차이로 봤었는데 진화론적인 관점에서 남녀 차이로 본 것이 재미있었다.

-정민O: 영화를 어떤 것을 보느냐에 따라서 무엇을 사야겠다 결정하게 된다 이런 이야기가 있었는데 이런 것처럼 UX에서도 어떠한 행동을 바라보고 그 이후의 것을 설계하면 더 만족도가 높아지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 진화론적인 관점에서 이런 방법을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교수님: 텍사스에서 공부할 때 크리스틴 듀란테(Christine Durante)라고 여자들의 쇼핑에 관한 연구를 하는 대학원생이 있었다. 여러가지 품목을 인터넷에서 쇼핑하게 한 다음에 각 여성들의 배란기 여부를 조사했더니, 배란기에 해당하는 여자들은 자신을 꾸밀 수 있는 상품을 더 구매한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인터넷 쇼핑 웹사이트는 일종의 사이버 수렵, 채집의 공간으로 볼 수 있는데 실제로는 진화된 욕망과 선호를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 웹사이트는 많지 않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사이버 세계뿐 아니라 현실 세계의 백화점이나 아울렛에서도 여성들의 채집 혹은 남성들의 수렵 특성을 잘 고려하여 설계되어야 하는데 실제로는 아직 그렇지 않은 것 같다.

-마음경험: 매장지도로 남녀의 쇼핑 차이를 나타낸 것을 본적이 있다. 특정 매장에서 물건을 사야할 때 여성은 다른 매장을 돌아다니다가 그 매장에 가고 남성은 바로 그 매장에 간다. 실제 매장에서 본 사례는 독일 이케아 매장이다. 매장이 거의 미로처럼 되어있어 원하는 것을 찾기 위해서는 거의 모든 길을 거쳐야만 했다. 여성분들이라면 이런 것이 좋아하시지 않을까…. 나는 답답함을 느꼈었다. 이런 것처럼 웹사이트도 여성들에게는 발견의 재미와 같은 점을 추구하게 하고 남자들은 목적지향적으로 찾기 쉽게 만드는 것이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견도 들은 적이 있다.

-김규O : 그런 관점에서 해외쇼핑몰을 보니까. 패션 쪽 카테고리를 보면 예전에는 딱 종류별로 있었는데 요새는 단순히 옷 분류가 아니라 분류방식이 다양 해진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런데 남자 패션 쇼핑몰의 카테고리는 단순하였다. 또한 여자들 품목은 여기 저기 카테고리에서 공통적으로 찾을 수 있는데 남자들은 단순하게 되어있었다.

-임혜O: 어떤 쇼핑몰에서는 우측에 내가 봤던 상품이 보여지는데 여자들은 킵해두고 계속 비교해비 보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여자들에게 유리한 점인 것 같았다.

-교수님: 요즘 단순화된 즉 미니멀리즘을 추구하고 그런 것을 추구하는 것을 쿨하다고 생각하는데 너무 극단적으로 단순한 것은 구체적인 정서적 영향을 주기는 어려울 것이다. 진화심리학 적으로는 좀 더 인간 본성에 부합하는 것들, 예컨데 푸른하늘과 물, 나무가 있는 자연풍경이나 매력적인 이성, 귀여운 아기얼굴 같은 구체적인 대상에 우리가 더 원초적으로 끌린다고 할 수 있는데 요즘은 이런 포스트 모더니즘이 너무 강조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극도의 단순함 뿐만 아니라 먼 과거 환경에서 우리의 번식 가능성을 높여주었던 구체적인 대상들에 대한 진화적 선호도 기기 디자인에서 고려해야한다.

-마음경험: 최신식의 기기를 디자인할 때도 진화론적인 것을 고려해야 하는 것인가? 그 관계가 얼마나 연결 지을 수 있을까? 갭이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교수님: 광고 분야의 예를 하나 들면 여성에게 광고사진 3가지 (아이를 잘 돌보는 사진, 집안일을 하고 있는 사진,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는 사진) 를 보여주면 그 중에서 아이를 잘 돌보고있는 남성의 사진을 고른다고 한다. 반면 남성에게 같은 실험을 하면 그 차이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한다. 남성은 바람직한 배우자를 고를 때 여성이 아이를 좋아하는지의 여부는 고려하지 않는다. 그 부분에 있어서는 여성들의 개인차이가 별로 없기 때문에 고려사항에 해당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남성들 사이에서는 그런 문제들에 있어서 개인차이가 크기 때문에 여성들은 아이를 잘 돌보는 남성을 선호하는 것이다. 이런 차이가 진화심리학적인 차이인 것이다.

-마음경험: 사람들이 선택하는 것을 보면서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파악하고 거기에 맞게 디자인을 고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사람들에 선택에 대해 진화적 관점에서 생각하고 깨닫고 디자인에 적용하면 뭔가 더 나은 것이 나오지 않을까?

-교수님: 물론 그렇다. 진화심리학의 공헌은 사람들이 어떤 대상을 좋아할 때 왜 좋아하는지 자신도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그에 대한 명시적인 해답을 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김태희를 좋아하는 열성팬에게 왜 김태희가 좋은지 물어보면 "이쁘잖아, 당연한 걸 왜 물어봐" 등의 대답 밖에 얻지 못할 것이다. 많은 경우 소비자의 니즈는 소비자에게 물어봐서 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물어봐서 알 수 있는 경우는 별로 안 중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너는 왜 네 심장 박동수를 정상으로 지금도 유지하고 있는지 물어보면 대다수 사람들은 할 말이 없다. 심장 박동 조절은 너무나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의식적으로 심장 박동을 조절해야 한다면 오히려 실패하기 십상이다. 의식의 간섭을 받지 않고 항상 심장 박동을 잘 조절하게끔 우리는 진화한 것이다.  

-마음경험: 책에도 유발된 문화라는 표현이 나온다. 지역마다 문화가 다른데 그것은 상호작용을 통해 다르게 표현되는 것이다. 이런 것을 보면 개개인을 맞춰주는 것도 보편적인 것을 이해하고 나서 둘 다 만족 시켜야 하는 것이 아닌가 라고 생각한다.

-임혜O: 진화심리학 관점에서 휴리스틱을 밑바탕으로 깔고 개개인의 것을 더 봐줘야 하지 않을까?보편적인 것을 보되 개인적인 것을 더 많이 봐야 하지 않나 생각이 들었다.

-마음경험: 처음에는 보편적으로 보고 세부사항은 그 이후에 상황에 따라 선택할 수 있게 하면 어떨까? 보편적인 것을 만족한 다음에는 개개인의 만족과 니즈가 다 다르기 때문이다. 예전에 아름다움에 대한 연구 결과를 들은 적이 있는데 여러 가지 요인 중에서 복잡성이라는 것이 있었다. 복잡성이 너무 높거나 낮으면 선호가 높지 않고 중간 정도가 제일 선호되었다. 이런 것도 진화적인 것으로 설명이 될 것 같다.

-교수님: 그렇다. ‘길 찾기 이론’에서도 보면 너무 복잡하면 길을 잃고 너무 단순해도 뻔히 보이기 때문에 별로라고 한다. 적당한 복잡성이 중요한 것이다. 이런 것들은 제품 즉, 도메인이 무엇이냐가 중요한 것 같다. 의자 같은 경우는 인체공학적으로 편하게 설계하면 되는 것이고, 도구 같은 경우는 일차적으로 그 도구의 기능을 잘 수행하게 끔 디자인 되어야 할 것이다.

-마음경험: 아이폰이 미니멀하다고 생각하시는데 기존의 핸드폰들은 너무 복잡했기 때문에 아이폰이 그런 것들에 비하면 적당히 복잡해서 선호되는 것이 아닐까? 우리가 생각하는 미니멀이 상대적인 것이기 때문이 아닐까?

-교수님: 아이폰이 덜 미니멀해질 필요가 있다고 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핸드폰을 감성적으로 인간 심리에 어필하게끔 디자인한다면 특정한 연령대의 특정한 성별의 소비자에게는 더 매력적으로 다가갈 것이다. 예컨데 사람들, 특히 남자들은 핸드폰을 구애 도구로 쓴다고 주장한 연구가 있다. 진화심리학자 로빈 던바에 따르면, 핸드폰은 주로 남자들이 사회적 지위를 과시하기 위한 용도로 사용된다. 그 예로 술집에서 한 테이블에 남자들끼리 있을 때 보다 여자들과 합석해 있을 때 남자들은 핸드폰을 더 자주 꺼내서 테이블에 올려 놓았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그래서 프라다폰 같은 것이 성공했었던 것 같다. 이처럼 남성들의 짝짓기 욕구를 충족시키는 비싼 제품이 오히려 인기를 끌수도 있을 것이다. 비싼 가격은 코스트가 아니라 베네핏이 되기 때문이다.



인간 심리가 진화하게 된 과거 환경과 현대의 환경은 많이 달라서 본능적인 심리가 잘 맞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UX 디자인을 통해 과거 환경에 가깝게 만들어 준다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이미 그런 방식을 사용한 사례, 또는 그렇게 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있다면?

-마음경험: 대표적으로 떠오른 사례가 아이폰이다. 아이폰은 물리적 메타포를 사용했었는데 그것은 과거의 것을 사용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보편적으로 아이나 어른들이 전부 사용할 수 있는 것이 가능한 것이 아니었을까 한다. 그와 유사한 시도에는 가상적인 인터페이스를 없애버리고 말이나 제스쳐를 통해 조작하는 NUI라고 부르는 것도 있는데 대체로 성공을 못 거둔 것 같다. 그 이유는 뭘까?

-이가O: 아이폰의 시리가 NUI의 대표적인 사례인 것 같다. 조금만 더 발전하면 성공 할 것 같다. 지금 사용해도 검색이나 간단한 기능을 수월하게 사용할 수 있어서 기존 조작 방식보다 더 편하 다고 생각한다. 그런 상황이 더 많이 생기면 많이 쓰지 않을까?

-김규O: 시리와 같은 NUI가 복잡한 난이도나 문화적 차이가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기존의 방식보다 더 복잡한 부분이 있고 나라마다 다른 의미의 제스처가 존재하기 때문에 영향을 미칠 것같다.

-마음경험: 특정 문화권 내로 좁혀서 생각해 보면 문화권에 따른 차이는 없어지나 NUI 실패의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그것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이가O: NUI가 주된 사용용도가 되기는 힘들 것 같다. 하지만 보조적으로 기존의 방법을 사용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더 잘 쓰일 것 같다. 또한 기술적으로 완성도가 높으면 더 잘 쓰일 것이다.

-문현O: 기술적인 것도 문제이지만, 민망함이 더 큰 문제인 것 같다. 동작이나 음성으로 조작할 때 민망함을 느끼기 때문이다.

-이재O: 민망함이라 것이라는 것은 사람들이 핸드폰을 지적인 존재로 대해주기 시작하면 어느 정도 극복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핸드폰이 하나의 친구 같은 존재라고 생각한다면 그런 것들이 받아들여지고 그렇게 되면 민망함을 느끼지 않을 것 같다.

-마음경험: 누구랑 통화하는 도중에 말을 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데 기계에 대고 기계에게 말하는 것이 좀 거부감이 있었던 것 같다. 제스처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화상회의를 하면 상대가 있기 때문에 이상하지 않은데 기기에 대고 하면 이상하기 때문이다.

-임혜O: 지금 하고 있는 프로젝트에서 NUI에 대해 고려해야 할 부분이 있어서 알게 된 사실인데사회적으로 이상한 게 느껴지는 것은 한번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는 논문도 있다고 한다.

-한상O: 제스처 같은 경우는 대부분은 비효울적이다. 지금 현재는 컨트롤러 같은 것을 조작하는 것이 대부분인데 이런 것 말고 심볼을 만들어서 의사소통을 한다 던지 하는 것들은 비효율적이어서 잘 안 되는 것 같다.

-이재O: 왜 우리는 혼자 이야기하는 것을 민망하게 여기게 되었을까? 아주 옛날에는 바위나 나무에 대고 이야기하는 것이 자연스러웠을 것 같은데 왜 지금은 민망할까?

-한상O: 음성으로 조작하는 것이 비효울적이기 때문에 민망했던 것 같다. 그 음성명령어를 사용하는 것이 기존의 조작방식보다 더 효율적인 부분이 있다면 민망함이 없을 것이다. 예를 들어 TV 에 대고 볼륨 올려 라고 하면 볼륨이 1만 올라가기 때문에 원하는 볼륨까지 올리려면 볼륨 올려라는 명령어를 계속 반복 해야 한다. 그런 점이 비효율적이다.

-이재O: 그렇다면 귀가 어두우신 할머니에게 그렇게 반복해서 말하는 것도 비효율적이고 민망하다고 생각되는가? 그렇게 보이지 않는 것 같다.

-한상O: 다른 대안이 있는데 그 것을 반복하는 것이 비효율적이고 민망한 것이다. 다른 방법을 쓰면 되는데 비경제적으로 잘 안 되는 방법을 반복해서 하는 것이 민망하게 보이는 것이다. 

-임혜O: 사람들이 다 알고 있고 인정해주면 어색해지지 않는 것 같다. 핸즈프리도 처음에 나왔을때는 이상하게 생각이 되었는데 지금은 자연스럽고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한다. 이것처럼 얼마나 사람들이 많이 알고 있느냐 인정해주냐에 따라서 달라지는 것 같다.

-마음경험: 또 다른 이야기를 해보면 어떤 것을 디자인 할 때 예전의 것과 비슷한 상황으로 만들어주면 더 좋지 않을까? 그런 예를 이야기해 보자.

-교수님: DOS 시절에 등장한 GUI에 바탕을 둔 애플의 인터페이스가 인기를 끈 것이 인간의 진화적 선호를 반영한 좋은 예이다. 파일을 옮길 때 마치 폴더에서 파일을 꺼내서 이동하는 듯한 기법, 파일을 삭제할 때 파일을 휴지통에 집어넣는 듯한 기법 등이 우리의 마음에 효과적으로 어필한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마음경험: 또 다른 사례나 아이디어는? 흔히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를 만들 때 그런 것이 있지 않았을까?

-이가O: 대학교 때 과제 중에 가장 UX다운 사례가 무엇인지 가져오는 과제가 있었다. 선풍기 리모콘을 가져온 사람이 있었다. 점점 기술이 발전 하면서 모든 것이 복잡해지는데 결국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단순하고 필요한 것만 되게 하는 것 같다며 이런 것이 UX다운 사례인 것 같다고 했었다.

-임혜O: 아이폰에서 예전에는 skeuomorphism적인 디자인을 내세웠었는데 지금은 플랫하게 바뀌었다. 그런 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한상O: 플랫한 디자인이 취향의 문제인데 더 안 좋아 진 것 같다. 물리적인 메타포와 멀어져서 아이들이 사용을 못하였다. 예전 아이폰 디자인은 잠금 해제를 할 줄 알았었는데 바뀐 디자인에서는 잠금 해재를 하지 못했다.

-김규O: 아이팟을 사용하다가 아이폰을 사용하니까 오히려 그런 디자인들이 지루해 보였었다. 실생활에 대한 메타포라는 느낌보다 그냥 올드해보였었다. 그래서 지금의 디자인이 신선하다고 느껴졌다.

-이가O: 그냥 디자이너의 관점에 따라 달라지 것 같다.

-마음경험: 처음 쓰는 사람과 익숙해진 사람들에 대한 차이가 있지 않겠나. 익숙해진 사람들에게는 좀더 변화를 줘도 될 것이다. 처음 쓰는 사람들에게는 보편적인 것으로 쓰게 했다가 학습 후에는 좀더 변화를 주어도 되는 여유가 생겨서 가능하게 되지 않았을까 싶다.

-이재O: 우리에게는 현상을 계속 유지하려는 것과 변화 하려는 것이 뒤섞여있다. 다른 물건은 익숙해져도 바꾸려고 하지 않는데 휴대폰은 왜 자주 바꾸려고 할까?

-김규O: 핸드폰은 좀더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이 되기 때문에 질려하는 것 같다. 각 사물에 대한 기대치에 대한 차이 인 것 같다.

-이재O: 현대사회에서는 변화를 추구하는 것이 유리해서 그런 것이 아닐까?

-마음경험: 일반화하고 나면 환경에 따라 변화를 추구하는 것이 유리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 그런 것인가?

-교수님: 구체적인 도메인에 따라서 달라질 것이다.


Session 3. 마무리

이후, 교수님께 평소에 궁금했던 점을 질문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시간관계상 많은 내용을 질문할 수 없었지만 책을 읽고 궁금했던 점이나 평소 궁금했던 진화심리학에 대해서 알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렇게 독서토론회는 마무리 되었습니다. ^^
10개월동안 10권의 책을 읽으면서 그 동안 관심이 있었던 심리학에 대해서 많이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더불어 심리학과 UX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그 동안 독서토론회 ‘심리학 산책’에 참여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 드리며 앞으로도 사용자들의 마음을 잘 파악하기 위해 심리학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 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

 

[참고##심리학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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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2.13 08:25

[심리학 산책 10] 오래된 연장통

'심리학 산책'은 UX 디자이너를 위해 심리학 책들을 총 10회에 걸쳐서 소개하는 연재입니다. 연재 의도와 전체 책 목록은 아래 글을 참고하세요.
[연재 소개] UX 디자이너가 읽어야할 심리학 책 10가지


오래된 연장통 : 인간 본성의 진짜 얼굴을 만나다
- 전중환 지음


왜, 진화심리학

아래와 같은 궁금증을 가져보신 적 있으신가요?

- 왜 유재석의 자학 개그에 박장 대소할까?
- 왜 드라마 주인공을 제발 죽이지 말라고 방송국 게시판을 도배할까?
- 왜 카페에 가면 창밖이 내다보이는 구석 자리에 앉을까?
- 왜 눈물, 콧물 흘리면서도 매운 음식이라면 사족을 못 쓸까?
- 왜 남녀의 쇼핑 리스트에 올라 있는 물건은 다를까?

모두들 우리 행동과 생각의 이유에 대해 묻고 있죠. 이렇게 '우리는 왜 이렇게 행동하고 생각할까'라는 물음을 가질 때 심리학에서 어느 정도는 답을 구하실 수 있습니다. 이 '심리학 산책' 연재도 그런 의미에서 보고 계신 분들이 많이 계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심리학 산책에서 그 동안 소개해 드렸던 책들은 주로 인간의 마음이 '어떻게' 동작하는가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사람들의 마음은 이러저러하게 움직이기 마련이고 그래서 사람들이 그렇게 행동하게 된다는 식이지요. 그래서 정작 '왜' 그런가에 대해서는 약간 다른 관점의 답이 필요합니다.

사실, 위 목록은 바로 이 책 "오래된 연장통'에서 다루는 의문들이고, 이 책이 다루는 '진화심리학'이 '왜'라는 의문에 대한 답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 답은 기본적으로 '진화'에 있다는 것이죠. 그래서 진화심리학은 사회심리학이나 지각심리학과 같은 분류가 아닙니다.  

얼핏 들으면 진화심리학이라는 이름은 심리학의 한 세부 분야를 일컫는 것처럼 들린다. ...(중략)...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진화심리학은 인간 심리의 모든 측면에 대한 새로운 접근, 즉 진화적 접근이다. (p.29)
진화론이 인간 심리의 모든 측면을 다룰 수 있다는 점을 저자는 십분 활용하여 이 책을 일상 생활의 다양한 장면들로 꾸몄습니다. 덕분에 독자들은 진화심리학의 넓이를 느낄 수 있습니다. 재미라는 덤과 함께요.  

참고로 pxd에서는 이 책의 저자 전중환 교수님을 모시고 진화심리학에 대한 강연을 들은 바도 있습니다.
[pxd talks 28] 진화심리학을 통해 알아보는 아름다움과 귀여움


마음의 진화, 본능

많은 분들은 진화라고 하면 흔히 신체적인 측면을 떠올리게 될 뿐, 마음과 같이 눈으로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별로 생각해 보신 적이 없으실 겁니다. 생각해 본다고 해도 생존에 직접적인 행동과 관련된 것라거나 다분히 본능적인 수준의 심리 반응 정도가 아닐까 싶은데요, 이 책을 읽다 보면 그를 뛰어 넘는 상위 수준의 현상에 대해서도 진화론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것에 놀라게 됩니다.  아래에 이 책의 목차 일부를 적어 봅니다.

- 문화와 생물학적 진화
- 다윈, 쇼핑을 나서다
- 웃으면 복이 왔다
- 도덕의 주기율표
- 음악은 왜  존재하는가
- 종교는 피할 수 없는 부대 비용

문화적 차이, 소비 행동, 유머와 개그, 도덕, 음악, 종교 등은 본능적인 것은 아닌데 어떻게 진화로 설명될 수 있을까요? 저자는 역설적으로 이런 현상들이 바로 본능에 의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많은 이들에게 본능은 별로 흥미롭지 않은, 유전적으로 고정된 행동 패턴을 의미한다. 눈을 볼펜으로 찌르는 시늉을 하면 눈꺼풀을 깜박이는 게 당연하다고 사람들은 여긴다. 그러나 진화심리학자들이 말하는 본능은 기나긴 진화 역사를 통해 한 종의 구성원들이 보편적으로 지니게 된 심리나 행동 기제의 산물이다. 보편적인 심리 기제가 각각의 생태적, 사회적 입력에 반응하여 다양한 결과물들을 만든다. (p.189)

그래서 도덕이라는 것도 '도덕 본능'에 의한 결과물이라는 것이고, 종교는 진화의 부산물 또는 부대비용이라고까지 설명하고 있습니다. 진화가 얼마나 강력한 것인가를 생각하게 만드는 부분입니다.

진화심리학의 돌직구

설명이 가능한가의 여부와는 별개로, 도덕적 행동, 문화권에 따른 차이, 종교 등에 관한 것은 자연과학으로 설명하기에 어려운 주제입니다. 전통적으로 인문학이나 사회과학의 영역으로 인식되어 왔고, 게다가 종종 가치 판단과 연결되면서 논란을 불러일으키기 쉽게 때문입니다. 진화심리학도 그러한 모양입니다. 
 
반면에 다른 사람들과의 사회적 행동에 대한 진화적 설명은 종종 거센 반발에 부딪힌다. (p.56)
 
논란을 불러오는 주제로 대표적인 것에는 남여의 성차에 관련된 문제도 있죠. 이것을 포함해서 여러 예민한 주제들도 이 책에서는 에둘러서 말하지 않고 직설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그런 현상이 나타나는 원인에 대해 과학적 설명이 필요하고, 그것이 그 문제를 다루는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진정한 인과적 설명은 그러한 문화적 차이를 낳은 보편적인 심리 기제가 무엇이며 왜 그러한 차이를 낳았는지에 대한 해답을 내놓아야 한다. (p.65)
 
어떤 성차는 남녀 모두를 난감하고 불쾌하게 만든다. 그러나 어떤 현상을 없애고자 한다면 먼저 그 현상이 일어난 원인을 과학적으로 이해해야 한다. (p.47)

많은 대중들을 위한 글에서 용기를 낸 저자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동시에 독자들에게는 이 내용들을 차분히 읽어 보시기를 권합니다.


진화론의 깊이

진화론이 세상에 미친 영향력은 어마어마 합니다. 그에 비해, 우리와 같은 일반인이 진화론에 대해 이해하고 있는 수준은 상당히 단편적이고 피상적이죠. 중학교나 고등학교 과학시간에 배워서 우리의 머리 속에 남아있는 것은 '용불용설은 틀렸고 자연선택에 의해 진화가 이루어진다' 정도 아닐까 싶습니다. 조금 더 나아가자면, 생존에 좀 더 적합한 개체들이 더 잘 살아남기 때문에 그런 속성을 가진 집단이 번성하게 되고, 그런 과정을 통해 해당 종의 형태가 변화해 나간다는 것이죠.

그런데, 그 자연선택이 유전자 수준에서 이루어진다는 설명이 있다는 것, 알고 계셨나요? 더불어 그 설명을 통해 인간의 이타적 행동을 진화로 설명할 수 있다는 것도요. 이해하기 쉽지는 않는 내용이지만, 현대의 진화론을 좀 더 잘 이해하기에 필요한 부분인 것 같습니다. 이 책의 '세번째 연장 : 유전자를 위한, 유전자에 의한 행동' 부분에서 소개되고 있으니 주의 깊게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더 자세한 설명이 필요하시면 리처드 도킨스가 지은 '이기적인 유전자'라는 책이나, 이 블로그에 소개된 바 있는 '초협력자'라는 책을 참고하세요. 

진화론에 대해 이해가 부족한 부분이 또 있습니다. 진화론은 이미 알려져 있는 현상에 대한 사후 설명일뿐이라는 것이죠. 이런 오해를 푸는 것도 우리가 가진 진화론 이해의 깊이를 더하는 데 필요합니다.  

아인슈타인이 별빛이 휘어지는 현상을 정확히 예측한 걸 보시오. 그에 비하면 진화는 역사적 사실들을 사후 설명하기에 급급하잖소? 그러나 꼭 그렇지만은 않다. 다른 모든 과학처럼, 진화과학은 산만하게 흩어진 여러 현상들을 간결한 이론으로 통합하여 설명해 줄 뿐만 아니라, 미처 몰랐던 사실에 대한 신빙성 있는 예측을 제공해 주기도 한다. (p.139)

진화론이 예측을 할 수 있고 그 결과가 증명될 수 있다는 구체적 사례들은 책 여러 부분에 걸쳐서 소개되고 있으니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UX 디자이너에게

진화론에 대해서는 누구가 어느 정도 알고 계셨을 것입니다. 진화심리학에 대해서는 낯선 분들이 많겠지만, 조금이나마 들어 보신 분들이 계실 수도 있겠지요. 이 책을 읽으시고 나면, 이전에 자신이 생각했던 것과 어떤 점이 다른지 되짚어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제 인간 심리의 모든 것을 진화의 관점으로 볼 수 있는 눈이 뜨이셨겠죠? ^_^ 그렇다면 평소 관심을 가지고 있던 심리적 현상들을 진화로써 설명해 보는 시도를 해 보세요. 일상 생활에서 보던 현상도 좋구요, 아니면 UX 디자인에 관련되어 고민되던 사용자의 반응에 대한 것도 좋습니다. 

한 가지만 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도덕적 행동처럼 가치 판단에 관련된 영역에 대해서도 진화심리학은 과학의 관점에서 볼 수 있도록 해준다는 점을 이해하셨다면, 인간의 심리를 있는 그대로, 평소 자신이 가졌던 가치관에 의해 흐려지지 않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UX 디자인의 영역에서, 사용자의 마음에 대해서도 그렇게 하면 어떨까 합니다. 


10회로 계획된 '심리학 산책'은 이 책을 마지막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UX 디자이너에게 필요한 심리학 책들을 소개하고자 노력하였는데 도움이 되셨기를 바랍니다. 물론 다른 분야에서 공부하시거나 일하시는 분들에게도 좋은 책들입니다. 이 연재를 계기로 심리학에 대해 조금 더 알게되고 흥미를 가지게 되셨다면 이제 자신만의 심리학 산책을 시작해 보세요. 심리학의 세계는 넓으니까요.

[참고##심리학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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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2.09 00:11

[심리학산책9] 숨겨진 차원 : 독서 토론회 스케치

피엑스디의 '심리학 산책 독서토론회'는 심리학 산책 시간에 연재되는 도서를 읽고, 서로 모여서 각자의 생각과 UX와의 모색을 나누는 시간입니다.
아홉 번째 독서 토론회는 지난 11월 19일(화)에 열렸습니다. 공간의 문제에 대해 관련 사례와 UX의 관점에서 다양한 논의가 이루어졌습니다.



Session 1. 도서 리뷰

도서 리뷰는 김예리 주임님께서 해주었습니다.

* 도서 소개에 대한 내용은 아래의 글을 참고하세요.
[심리학 산책 9] 숨겨진 차원


Session 2. 생각해 볼 문제


시각과 다른 감각 기관을 통해서 공간이나 다른 사람과의 거리를 어떻게 느껴본 경험은?

 
1) 청각, 온도

- 마음경험 : 사람 간의 거리는 중요한 요소인데(건축의 공간에 대한 얘기는 쉬운 데 반해), 시각이 아닌 청각이나 감각기관에 대한 경험이 있는지 궁금하다. 책에서는 공간은 시각이 아닌 다른 감각 기관으로도 느낄 수 있다고 자주 언급하고 있다.

- 문OO : FPS(First-person shooter, 1인칭 슈팅게임) 게임에서 소리나 발자국으로 상대방의 거리를 확인하곤 하는데, 그 사례가 떠올랐다.

- 마음경험 : 예전에 했던 게임에서 소리에 따라 음산한 기분이 들거나 한 적이 있다.

- 정OO : 버스 안에서 문 앞에 앉아있는데, 정류장에서 새로 타는 사람이 오면 느껴지는 냉기로 밖과의 거리와 버스 안 공간이 다른 느낌을 받곤 했다.

- 마음경험 : 방이 더우면 답답하다는 느낌이 드는데, 그 느낌이 공간과 연관되는 게 아닌가 싶다. 같은 공간에서 온도가 높아지면 답답하다는 느낌이 있는 것 같다. 예전에 영어를 번역할 때 답답하다는 느낌을 바꿔야 했었다. 그런데 답답하다는 것은 시각적이라고만 볼 수 없이 복합적이라 적절한 언어로 표현하기가 어려웠던 기억이 난다. 


2) 시각, 시력

- 정OO : 신촌에 있는 어둠 속의 대화 전시에서 시각장애인 체험을 한 적이 있다. 어둠 속에서 공간을 다니면서 시각이 아닌 다른 감각으로 세상을 느끼도록 하는 취지인데, 공간에서 느끼는 소리의 울림을 그때 느꼈다.

- 마음경험 : 음악 얘기를 좀 하면, 스튜디오에서 녹음하면 잔향을 어떻게 넣느냐에 따라 앞에 있느냐 뒤에 있느냐가 느껴지도록 하는 방법이 있다.

- 이재O : 예전에 유럽 배낭 여행할 때, 기차 안에서 내 앞에 프랑스 남녀가 한 명은 내 앞에, 나머지는 뒤에 있어서 어쩔 수 없이 내가 둘 사이에 있게 되었는데, 둘이 말을 하지 않고 손짓을 하는데 공간이 느껴지더라. 내 생각엔 둘 사이에 사람들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말을 통해 이야기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 같았다. 그런 비슷한 경험들을 하고 한국에 왔는데, 대체로 사람들이 내가 사이에 있어도 아무렇지 않게 얘기할 때는 마치 내가 압착되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 의미에서 공간감이 소리가 들려서 생기기도 하고 안들려서 생기기도 하는 것 같다. 아마, 기차라는 공간이라서 더 느꼈을 지도 모른다. 소리가 비슷하더라도 배치에 따라 다를 수도 있을 것 같다.

- 박OO : 나도 어둠속의 대화 전시에 갔었는데, 연애 초기에 가까워지기 좋은 것 같더라(웃음). 그리고 평소 업무에서 제품 디자인을 하기 때문에 헤드업 디스플레이 리서치를 한 적이 있었는데, 시야각이 넓고 사운드가 있어서 좋지만 외부 공간과는 차단되어 살짝 무섭더라. 시각도 굉장히 중요한 것 같다.

- 임OO : 시력이 안좋아서 렌즈를 끼는데, 안낄 때는 나와 가까운 것만 신경쓰는데 렌즈를 낄 때는 주변을 더 신경쓰는 느낌이 들었다. 얼마나 멀리 보이느냐에 따라 행동도 달라지는 것 같다.

- 이가O : 인형 동아리나 놀이공원에서 인형을 쓴 사람들이 있는데, 인형을 쓰면 부끄럽기보다 오히려 더 적극적이 된다는 얘기가 있다. 그러니까 인형탈을 쓰면 더 자신감이 있다고 한다. 선그라스도 그렇고.


사람들의 사회적 관계와 사람들 사이의 거리에 대해
우리나라 사람들은 어떠한 모습을 보이나?

 

3) 공공장소에서의 거리감

- 김OO : 공공장소에서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나는 엘리베이터가 떠오른다. 엘리베이터는 공간 자체도 좁고 사람들 사이의 거리도 가까워서 모르는 사람들이 있으면 조용한 게 예의이다. 그런데 몇몇이 같은 무리일 때는 주변 사람과 관계없이 떠드는 것 같다. 워낙 공간이 좁아서 울림도 심하고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것 같았다. 

- 이가O : 지하철에서도 사람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터치하는 에 대해 우리나라 사람들은 좀 무심한 거 같다. 아는 사람 밀듯이 할 때도 있다. 

- 김예O : 우리나라 사람들은 공간상 떨어져 있어도 친하면 가깝다고 느끼는 것 같다. 버스나 지하철에서 꽤 떨어져 있는데도 떠드는 것들을 자주 보곤 한다. 또 한참 얘기하길래 친한 분인가 했더니 서로 모르는 데 얘기하다가 각자 내리는 경우도 있었다. 

- 이재O : 내가 지하철에서 신문을 볼 때 옆에서 누가 보는 것 같으면 다음 페이지로 넘기기 민망할 때가 있다. 그래서 신문을 보라고 두고 갈 때가 있었다. 아니면 그 사람에게 보겠느냐고 물어보면 이미 다 봤다는 경우도 있다(웃음).


4) 방문화 - PC방, 노래방

- 임OO : 서양 사람들은 집을 사적인 공간으로 생각하는데, 우리나라는 집을 공동의 공간으로 본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방문화가 발달한 게 그런 것도 있다고 한다고 한다. 개인적인 공간을 침해받으니까…. 

- 이가O : 나는 좀 다른 생각인데 집에 개인 공간이 없으니까…. PC방 같은 데는 방이라고 보기에는 오픈된 공간같다. 방이라고 해도 같이 쓰는 공간 말이다.

- 마음경험 : 노래방과 PC방은 좀 다른 것 같다. PC방은 상관없는 사람과도 있고, 노래방은 같이 가려고 하는 사람들하고 가는 것 같다. 노래방을 생각해보면, 공간 자체가 도시가 과밀하므로 어쩔 수 없이 생기는 것 같다. 다른 사람하고 분리하고 싶으니까. 

- 이가O : 노래방은 대부분 밀실의 형태인데, 수노래방은 통유리로 되어 있어서 공간이기도 하지만 공개된 구조이다. 그래서 공간이지만 남들이게 좀 보여주고 싶은 게 아닌가 싶다. 과시하고 싶은 욕구가 있는 것 같다. 다른 면에서는 건전해 보일 수도 있을 것 같고….

- 마음경험 : 유리가 있는 것과 건전해 보인다는 것과의 연관성이 있는지?

- 임OO : 평소에는 방방 뛰는 모습을 보이지 않지만, 수노래방처럼 오픈되어 있으면 기존의 닫힌 노래방보다 더 신이 나고 더 일탈하는 기분이 있는 것 같다.

- 김예O : 최근에는 1인 노래방이 유행하는 것 같다. 

- 마음경험 : 예전에 먼나라 이웃나라 책에서, 일본의 가라오케를 소개하는 문화를 기계에 대고 혼자 노래 부른다는 것으로 표현한 적이 있던 게 기억난다. 이 밖에도 책에서 우리나라와 일본의 얘기에서 다르거나 한 점이 있었나?

- 이가O : 유럽사람들은 야외를 즐기는 것 같다. 영국 여행 때, 밖에서 밥을 먹으니까 비둘기도 오고 좀 지저분해 보여서 밖에서 먹기가 싫어졌다. 그런데 영국사람들은 아무렇지도 않아 하더라. 야외에서 먹는 걸 왜 좋아하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5) 사무실에서의 공간감

- 마음경험: 사무실에서 같은 팀원 사람들이 얘기하는데, 명시적으로 나를 끼워주지는 않았다. 어느 때 끼어들어야 할까 말까 하는 고민될 때가 있다. 팀장이 대체로 그럴 때 곤란해한다고 한다. 들은 것이기 때문에 안다는 상태에서 말해야 하는지 모르는 척 기다려야 하는지 말이다. 거기에 영향을 주는 게 칸막이 높이인 것 같다. 

- 임OO : 제니퍼 소프트 회사에서는 마케팅 부서에는 칸막이를 낮게 하고 개발하는 부서는 칸막이를 높게 한다고 한다.

- 박OO : 우리 회사가 이사할 때 칸막이를 제거했는데, 좋긴 하지만 집중할 시간에는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 정유O : 지하철에서 누가 통화할 때 들리는 얘기로 맥락이 파악될 때가 있는데, 노이즈일 때는 시끄럽겠지만 들릴락 말랑하거나 알 것 같은 단서가 있다면 더 짜증이 난다고 한다. 추리한다거나 생각하는 데에 영향이 더 크다고 한다. 

- 임OO : 공간과 관계에 대해, 화이트 보드를 두고 서서 했는데, 펜을 들고 있는 사람이 권력을 갖는 것 같다. 그런데 동그란 원탁에서 했더니 평등한 권력을 갖는 것 같았다. 같은 사람인데도 달라지는 것에 신기했다.


6) 주거공간에서의 거리감

- 김선O : 자취를 오래 하다가 부모님과 살기 시작했는데, 혼자 있는 느낌이 들지 않더라. 부모님이 방문을 열지는 않지만 혼자라는 느낌이 안들더라.

- 이재O : 우리나라는 접촉식 문화이기에 개인 공간에 대해 잘 배려하지 않는 문화일 것만 같다. 그런데 오히려 건축을 보면, 우리나라 집들이 옛날부터 각자의 방을 독립적으로 유지하는 구조로 되어있고, 작은 집도 마루 주변으로 배치되었다든지 한다. 그리고 이 책에서 서양에는 18세기 이전에 방과 방이 계속 연결되는 구조였다고 한다. 이것은 방이 아니라 복도이자 방인데 이런 점들이 놀라웠다. 서양에서는 방이 독립적인 게 얼마 안 되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 마음경험 : 지금의 우리나라 아파트의 구조는 옛날하고는 다른 구조가 아니었나 싶다. 옛날에는 안채와 사랑채가 엄격하게 구분되었다고 한다.

- 이재O : 아무리 가난한 초가집도 방이 다 독립되었는데, 가족들이 밥을 먹을 땐 공용공간에서 하듯이 오히려 더 독립적인 것 같다. 미국의 아파트나 스튜디오는 다른 것 같다.

- 이가O : 우리나라 기숙사는 복도 길에 방이 있는데, 미국에는 단독주택 하나에 여러 명이 사는 것 같다. 오히려 서양이 유대관계가 있는 그런 구조로 사는 게 아닌가 싶다. 


7) 사람 사이의 거리감 - 동양과 서양

- 김OO : 유럽여행을 하다 보면, 값싼 비용으로 숙소를 해결하려고 민박이나 게스트하우스를 찾아볼 때가 있는데 한인이 운영하는 것 말고 다른 것들은 남녀 혼숙 옵션이 제일 싸더라. 모르는 사람하고 같은 공간에 있는 것도 불편한데, 남녀 혼숙은 왠지 더 꺼림칙해서 이용 못 하겠더라.

- 이재O : 미국에서 살던 후배가 우리나라에서 아들만 데리고 지하철 탔는데, 모든 사람이 애의 옷 가지고 한마디씩 해서('춥겠다 옷 좀 입히지') 다시는 타고 싶지 않았다고 한다. 모르는 사람들로부터 그 공간에서만큼은 부족한 부모로 취급받는 느낌이 있었다고 한다.

- 이가O : 우리나라에서는 친한 여자친구들과 있으면 팔짱도 끼고 손도 잡는데, 서양에서는 동성애로 오해를 산다고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거리감에 대해 더 거리낌 없는 건가 싶다.

- 정OO : 인도를 갔는데 남자들이 친구끼리 깍지를 끼고 다니더라. 그런 식의 거리감을 좁히면서 친근함을 표현하는 것 같다. 


8) 도시에서의 밀집도 

- 마음경험 : 문화적, 생물학적, 감각적 사이의 혼란이 느껴지는데, 손을 잡을 수 있는 거리도 중요한 것 같다(물리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거리냐 아니냐의 문제). 충분히 공간이 있을 때(불가피하게 과밀하지 않을 때)는 보편적일 수가 있는데, 우리나라 서울같이 대도시에서는 어쩔 수 없이 버티면서 익숙해진 게 아닌가 싶다. 만약에 조금 더 여유가 있다면 서양처럼 또 다른 양상이 있지 않을까. 우리나라에서는 대체로 사람들이 부딪히면 사과를 잘 하지 하는데, 과밀하지 않은 상황에서는 좀 다르지 않을까.

- 이재O: 나는 잘 모르겠다. 왜냐면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다는 말이 있다. 그 말인 즉 슨, 우리나라에서는 사람들이 자주 스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는 것 같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사람 사이에 스쳤을 때 그것이 기분이 나쁘지 않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겠다는 게 있지 않나 싶다.

- 이가O : 예전 조선 시대 인구는 100만이 아니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 속담이 있지 않았나.

- 마음경험 : 아랍 쪽인가 중동 쪽인가 그런 데에서는 유목이 많아서 누구든지 만나면 무조건 먹여주고 재워줘야 하는 게 불문율이었다고 한다. 상황이 그래서 사람들 간 접촉이 적으니까 접촉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자연조건이나 밀집도 때문에 영향을 미치는 게 크지 않을까. 

- 임OO : 밀집도뿐만 아니라 사람들 사이의 인식도 관여할 것 같다. 미국 여행에서 카페에 갔는데 6인에도 모르는 사람끼리 다 앉더라. 

- 마음경험 : 식당에서 테이블을 잘라놔서 물리적으로는 붙어있는데, 시각적으로 잘라놔서 일행이 와도 문제없고 혼자 와도 공간을 구분해 주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패스트푸드 음식점 테이블은 통으로 큰 타입이 아니다. 공공장소 의자도 일부로 하나씩 쪼개놓은 경우가 많다. 물리적으로 불편하게 만드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인간의 공간 지각과 행동 측면에서 불편하거나 문제를 느꼈던 상황이 있다면?
어떤 요소 때문이었을까?
그런 문제가 잘 해결된 사례가 있는지? 이 책의 개념과 이론들로 해결해 본다면?


9) 사무실 공간에 대해

- 정OO : 사무실 공간이 오픈되어 있어서 그런지, 인턴 할 때 사람들이 지나갈 때 인사를 언제 어느 정도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처음에 적응하는 데 애를 먹었다. 
 
- 이가O : 사무실은 잘 모르겠다. 나는 고립된 느낌을 싫어한다. 도서관에 가면 칸막이 자리에 앉기 싫다. 
 
- 임OO : 오히려 사무실이 오픈되어 있으니 더 열심히 일하게 되는 것 같다.
 
- 문OO : 나는 개발 업무가 많아서 그런지 밀폐된 공간에 있어야 집중력이 늘어난다.

- 김OO : 지금 사무실은 칸막이가 낮아져서 그런지 오히려 사람들하고 얘기할 때 일어나서 이동하지 않아도 얘기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 그런데 내 뒤에 누군가가 있을 때는 여전히 시선을 받고 있는 것 같아서 가끔 신경 쓰이기도 한다. 

- 마음경험 : 얼마나 보이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 일을 하다 보면 임시로 모여서 한 공간에서 일할 때가 있는데, 크게 두 가지 패턴이 있다. 하나는 같이 있어서 뒤에 누가 없게 하는 것, 그리고 다른 하나는 뒤에 누가 있더라도 벽을 보고 앉는 것. 그런 경험이 있는지? 공간은 같아도 배치에 따라 전혀 다를 수 있다.

- 이재O: 나는 뒤에 누가 있더라도 벽을 보는 게 좋다. 내가 다른 사람을 보지 않고 일하는 게 오히려 나은 것 같다. 

- 문현O : 내가 회사의 전산 업무도 담당하곤 하는데, 자리를 옮겨서 사람들에게 더 노출되니까, 내가 하고 있는 일은 똑같은데 업무 빈도가 훨씬 늘었다. 

- 마음경험 : 칸막이가 낮으면 아예 낮고 높으면 아예 높더라. 커뮤니케이션을 방해하지 않는 선으로, 절충적인 높이를 조절할 수 있거나, 시각적으로 투명도를 조절해서 투명하지만 뿌옇거나 틈이 있지만, 적당히 가릴 수 있는 변형들이 있지 않을까. 그런 점에서 섬세한 접근이 있지 않을까.

- 김선O : 어떤 사람들은 컴퓨터에 보안 필름 같은걸 붙이기도 하더라. 보안뿐만 아니라 가리고 싶어서 하는 것 같더라. 

- 마음경험 : 책에서 의자를 옮긴다든가 하는 게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문화권이 있고 아닌 곳이 있다고 하는데, 그런 걸 경험한 적이 있나.

- 이재O : 예전에 어느 컨설팅 회사 사람들 말로, 자기네 자리가 없는(항상 파견) 경우가 많은데, 클라이언트의 책상에 가족 사진이 있는 걸 보고 울컥했다고 한다. 
요즘 우리 회사에서 가장 고민인게 자리인데, 사람들이 대개 자리에 대해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자기 자리와 같이 고정된 공간에 대해 편하게 느끼는 것 같다. 그러나 프로젝트 단위로 움직이는 우리회사의 경우, 프로젝트 룸에는 사람이 많고 개인 자리는 빈 경우가 많다. 그래서 시간을 두고 책상을 조금씩 바꾸려는 계획이 있다. 이동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방을 더 많이 만드는 것 보다 자기 자리를 쉽게 이동할 수 있다던지 해서 자기 자리라는 것을 없애려고 한다. 


10) 병원 공간

- 김선O : 병원에 일주일 정도 입원했을 때 가장 큰 고민이 어느 시점에서 내 침대 주 커튼을 닫아야 할까였다. 커튼을 닫으면 옆 침대 사람이 TV를 보지 못할 것 같아서이다. 
 
- 김OO : 병실의 커튼 하니까 생각나는데, 나도 작년에 맹장염에 걸려서 수술하고 며칠 입원을 했었다. 그런데 병실이 모자라서 암병동의 6인실에 배정받았는데, 다들 암 투병 환자들이었고 나도 같이 더 아픈 느낌이 났었다. 그래서 좀 고집스럽게 커튼을 쳤던 기억이 난다. 차단된 느낌을 받고 싶었던 것 같다. 
 
- 마음경험 : 병원 입원실에서 6인실, 2인실, 1인실이든 사람 수에 따라 공간이 다른데 어떤 의미가 있는지 궁금하다. 
 
- 김OO : 2인실에 묶어본 적이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6인실보다 더 불편했다. 세 명 이상이 있으면 개인행동 하는 사람이 많아서 내 개인행동이 묻히는 것 같은데 2인실은 1대 1의 관계 같아서 더 조심스러워졌던 것 같다. 부모님과 얘기해도 더 조용하게 얘기했었다.
 
- 마음경험 : 여러 사람이 같이 쓰는 공간일 때는 퍼블릭이라는 개념이 생겨서 타인의 행동에 대해 그러려니 하는데, 두 명 세 명의 소수가 되면 상대방을 의식하게 되는 것 같다. 이 책에서 공간을 잘 조절하면 사람들끼리 얘기하게 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것 같다. 


11) 친밀감과 공간의 관계

- 이재O : 미국에서 여자 순경들이 3년 뒤에 어떤 요인으로 친해지게 될까를 연구했는데, 종교, 성격 등 여러 요인 중에서 처음 순경이 되기 위해 입교했을 때 옆에 앉았다는 게 친해지는 유일한 요인이었다고 한다. 

- 이가O : 대학 오리엔테이션 때 이름순으로 해서 지금도 친한 사람들이 비슷한 이씨다. 

- 마음경험 : 마주 보는 것보다 나란히 앉는 게 더 친해지는 데 도움이 되지 않나? 마주 보는 것과 물리적인 거리보다 방향이 중요한 요소인가 싶어서이다. 예를 들어 의사와 환자가 진료실에 있을 때, 대체로는 마주 본다. 모니터를 90도로 배치를 하면, 의사가 어떤 모니터는 환자와 같이 보게끔 하고 어떤 모니터는 본인만 보게 해서, 감성적으로 마주앉는 관계가 아닌 나란히 앉는 관계로 했다는 사례도 있다.

내가 다니는 회사에서는 테이블을 삼각형이나 변형된 각도(ㄱ자)로 앉을 수 있게 해서 사람들이 모여있어도 덜 마주 보게끔 하는데, 공간의 효율성 측면에서는 아쉬울 수는 있지만 어떤 면에서는 또 효과가 있지 않나 싶다. 

그리고 예전에 은행에서는 보통 창구직원과 손님이 마주 보는 각도로 하는데, 섬처럼 해서 공간 구조를 바꾼 일종의 혁신사례가 있다고 한다. 


Session 3. 마무리

- 마음경험 : 이 책이 이전 책에 비해 어려운 부분도 있을 것이다. 우리가 이 심리학 산책 시간에서 공간이라는 요소를 평소에 생각해볼 기회가 없었는데 좋은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굉장히 여러 수준(동물, 화학적 반응, 감각기관, 문화적 차이, 예술 등)들이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느냐는 점에서 재미있을 수 있다. 또, 지각이라는 부분이 복합적이라는 면인데, 감각이나 지각에 대한 대중서가 별로 없어서 선정한 책이다. 다음 책은 '관점'에 대해 보면 좋겠다. 사람이나 심리가 왜 이렇게 되었을까에 대해, '왜' 라는 것은 다시 말해 해석인데, 그것에 대해 조금 생각해 볼 수 있는 의미에서 보면 좋을 것이다. 

수고하셨습니다!

다음 시간은 2013년에 피엑스디에서 기획한 <심리학 산책 - UX 디자이너가 읽어야 할 10가지>의 마지막 서적입니다.
특별히 <오래된 연장통>의 저자 전중환 교수님을 모시고 해당 도서에 대한 독서 토론회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참고##심리학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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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1.26 00:33

서비스 디자인을 위한 공간 이해 - 숨겨진 차원

심리학 산책을 통해 소개 받은 [심리학 산책 9] 숨겨진 차원 을 읽고 토론했다.

이 책은 인간이 어떻게 공간을 활용하느냐에 관한 책이다.

우선 멜더스의 인구론과 동물들의 공간 활용을 살펴보고, 그 다음은 여러 가지 감각(시각/청각/촉각/등등)과 공간의 관계를 살펴본다. 특히 캘훈(John Calhoun)은 행동 싱크(Behavioral Sink) 실험을 통해서 작은 공간에 밀집된 동물들이 어떻게 비정상적인 정신적 육체적 반응을 보이는지 연구했다. 이렇듯 공간의 활용은 인간에게 매우 치명적인 결과를 낳을 수도 있는 문제이다. 특히 휴식, 소비, 의사 소통, 업무 등 인간의 모든 행동이 기본적인 공간에 많은 영향을 받기 때문에 반드시 알아야 한다.

특히 서비스 디자인을 생각한다면 공간에 대한 고민, 공간을 인간이 어떻게 느끼고,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공간에 대한 패턴 공부도 필요할 듯 하다. 그런데 이렇게 기초적인 지식을 얻을 수 있는 서적이 많지는 않은 것 같아, 이 책이 매우 귀중하게 느껴진다.
(아래 용어와 페이지 번호는 '보이지 않는 차원' 기준임. 그런데 번역은 정말 엉망이다. '숨겨진 차원'으로도 번역서가 있는데, 번역이 좀 더 낫지 않을까?)



55년전의 의료(병원) 서비스 디자인 사례

1957년 영국 정신과 의사인 험프리 오스몬드(Humphry Osmond) 박사는 캐나다의 한 정신병원에서 일군의 심리학 연구자들을 채용하여, 이 병원을 디자인연구 실험실로 바꾸어 놓았는데, 상당히 흥미로운 연구들을 많이 했다.

특히 그는 환경의 변화가 환자들간의 상호 작용에 미치는 영향을 관찰하면서, 특정 공간의 설계가 사람들의 사회적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발견하고, 이를 Socio-architecture라고 불렀다. 특히 그는 두 가지 형태에 주목했는데,

-이사회적 공간(sociofugal space) : 열차 대합실 같이 사람을 서로 분리시키는 공간
-집사회적 공간(sociopetal space) : 노천 카페 테이블처럼 사람들이 모이기 쉬운 공간

이사회적 공간(사회원심적 공간)과 집사회적 공간(사회구심적 공간)은 서로 다른 특징을 갖고 있는데, 대개 이사회적 공간은 격자형태(grid like)를 갖고 있고, 집사회적 공간은 방사형태(radial)를 갖고 있다. 이러한 공간이 창출하는 사회적 상호작용은 공간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 디자이너가 반드시 이해하고 있어야 할 개념이다.

실제 그는 공간 연구를 기반으로 병원에서 환자들간의 대화와 독서를 촉진하기 위해 침대 배치를 바꾸고 작은 테이블과 의자를 배치하였는데 결과적으로 대화는 2배, 독서는 3배 늘어났다고 한다.

참고:http://designforservice.wordpress.com/2008/02/09/sociofugal-and-sociopetal-space/


가정과 주택

18C 이전 서양의 주택은 방들이 독립적이지 않고 마구 배치되어 있었는데, 모든 집들이 길에 면하고 있듯이 모든 방들이 거실/복도에 문을 갖고 있어서 다른 방을 거치지 않고 각 방에 독립적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된 것은 18c 이후에나 가능했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유럽 여행에서 옛날 건물들 들어가보면 너무 체계가 없었던 기억이 난다. (구석 방으로 가려면 복도를 통해 가는 것이 아니라 중간 방들을 계속 지나가야만 함)
방의 구조가 이러니 지금은 개조하여 미술관으로 만들기는 좋지만, 실제 사람들이 사는데 있어서 개인 프라이버시란 없지 않았을까? 오히려 한국의 집들은 아주 오래전부터 (아무리 작은 집이라도) 중간의 마루라는 공개 공간을 중심으로 양 옆에 방의 배치하는 구조로 각 방들의 독립성을 배려해 주었다는 점이 신기하다. (이 부분은 오해였음. 최상류층만 이러한 구조를 가졌던 듯. 우리나라 전통 가옥의 불편한 진실)

p180 미국인과 영국인 사이에도 정말 많은 문화 차이가 있는데, 이 많은 차이가 대부분 어렸을 때 자기만의 방을 갖는 것이 자연스럽고 권리적인 것이냐 아니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점. 즉 땅이 넓은 미국과 땅이 좁은 영국의 차이아닐까?
혼자 있고 싶을 때, 미국인은 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고, 영국인은 공간의 구석을 활용하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신호를 보내는데, 한 공간에 있으면서 말을 안 하는 건 미국인에게 무례한 것이므로 미국인은 그 신호를 못 알아보고 말을 건다.
같은 공간에 있더라도 자신들의 대화가 대화하는 사람들을 넘어서서 들리면 안 되기 때문에 영국인들은 작은 목소리로 대화하는데, 미국 사람들이 보기에 이러한 행동은 무슨 비밀 모의를 하는 것처럼 보인다. 미국인은 같은 공간안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서로 들려야 한다. 영국에서 이웃이란 건 아무것도 아닌 반면 미국에서 이웃은 매우 친한 사이다.

이렇게 동양과 서양, 그리고 심지어 미국-영국 사이에서도 가정의 공간에 대한 생각이 달라진다면, 입원 병동이나 기숙사를 설계하는 건축가나 서비스 디자이너는 어떤 고민을 해야할까?


도로와 네비게이션

우리는 도산공원 사거리. 안세병원 사거리. 신사역 사거리, 이렇게 사거리 중심으로 많이 설명한다.
놀라운 것은, 종로2가 라는 길 이름 같은 느낌인데도 이것은 사거리 이름이란 점이다. (온갖 가지에 호기심이 많은 나로서는 평소에도 궁금증이 많은 편인데, 오랜 궁금증 중에 하나가 이 책으로 해결되었다.)

'종로2가'란 어디를 말하는가?

우선 차를 타고 관수 파출소 앞에서 북쪽을 향해 나가고 있고 앞에 가로로 펼쳐지는 길이 종로라고 했을 때, 좌회전하면 종로 1가, 우회전 하면 종로 2가 이런 식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표지판은 이렇게 되어 있다.
즉 좌회전하면 종로 1가로 갈 수 있고, 우회전하면 종로 3가로 갈 수 있고, 직진하면 안국역으로 갈 수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종로 2가는 어떻게 가는가?

서양식의 2nd street 개념을 갖고 있던 나로서는, 종로의 거리 표지판을 볼 때마다 정말 혼동스러웠다. 그런데 지도를 찾아보니, 종로 2가는 길이름이 아니고 사거리 이름(정확히는 사거리를 중심으로 한 일대)이었다. 왜 '종로2가'가 길이름이 아니고 사거리의 이름인가?라는 사실이 도무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종로2가'는 '종로2가 사거리- 탑골 공원 앞 사거리'를 중심으로 좌측과 우측을 지칭한다. 서양식 개념(즉 길 이름은 사거리와 사거리 사이를 지칭한다)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다. 서양식 개념이라면, 좌회전 하면 종로 1가, 우회전 하면 종로 2가 이런 식으로 되어야 되는데, 서울에서는 좌회전해도 종로 2가, 우회전 해도 종로 2가, 그리고 직진해도 종로 2가이므로, 종로 2가는 길이름이 아니고 사거리 이름인 것이다.

그런데 그 이유가... 일본은 도로보다는 사거리에 이름을 붙인다. 는 내용이 책에 나왔다. 아마 한국 사람도 그런 것 같다. 원래 그런지 일본의 영향인지는 모르겠지만, 전통적으로 한국 사람들은 길이 아니라 사거리에 이름을 붙여왔다. (출처: 보이지 않는 차원 p194)

만약 공간에서 길안내를 한다면? 서양과 한국은 어떻게 달라질까? 길을 따라 회전을 알려주는 서양식 네비게이션이 아니라, 사거리 이름을 알려주는 한국식 네비게이션이 가능할까? 병원/공항 등 실내에서 길을 알려주는 네비게이션은 어떻게 사용자에게 길을 알려주어야 할까? 서양을 따라 도로명으로 주소 체계를 바꾸는 건 무언가 뿌리부터 흔드는 일이 아닐까?


냄새와 다른 서비스 디자인의 요소
p205 아랍인은 후각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체취를 없애려 하지 않고, 발산하여 인간 관계를 확립하려 한다. 남의 냄새에 대해 거리낌없이 조언해 준다. 중매인은 처녀의 냄새를 맡아보려고 한다.

공간에서 서비스 디자인을 할 때, 시각 디자이너 출신들이 흔히 놓치게 되는 부분이 음악과 냄새라고 한다. 하지만 이 둘은, 특히 냄새는 시각보다 훨씬 더 인간의 마음 깊은 곳에 새겨지게 된다.


마무리
본서의 내용을 요약하면 인간은 아무리 노력해도 자신의 문화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문화는 인간 신경체계의 뿌리에까지 침투하여 세계를 어떻게 지각하고 있는가 하는 것까지도 결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화의 대부분은 숨겨져 있어 의식적으로 제어할 수 없는 범위에서 인간의 존재와 얽혀 있다. p237
이렇듯 우리는 서비스 디자인에서 공간과 공간 배치, 그리고 그것이 갖는 문화적 의미를 충분히 이해했을 때 좋은 디자인이 나오게 된다. 단순하게 밀도와 배치를 어떻게 하느냐를 바꾸어 공간에 관한 느낌을 만들고, 사람들의 상호 작용을 조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런 '느낌'들은 시각적으로 명확히 들어나는 것보다 다른 여러 가지 감각들을 종합하여 파악하기 때문에 더욱 근본적인 고민과 연구가 필요하다. 그리고 이러한 인간과 인간의 연장물은 상호 관련된 조직을 이루고, 도시, 기술, 언어 등 모든 면에 영향을 끼친다. 

[참고##서비스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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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1.19 00:35

[심리학 산책 9] 숨겨진 차원

'심리학 산책'은 UX 디자이너를 위해 심리학 책들을 총 10회에 걸쳐서 소개하는 연재입니다. 연재 의도와 전체 책 목록은 아래 글을 참고하세요.
[연재 소개] UX 디자이너가 읽어야할 심리학 책 10가지
숨겨진 차원 : 공간의 인류학
- 에드워드 티 홀 지음 / 최효선 옮김

The Hidden Dimension
- by Edward T. Hall



보이지 않는 대상, 공간

이 책의 주제는 사회적 공간과 개인적인 공간 그리고 그에 대한 인간의 지각이다. (p.33)

'숨겨진 차원'이라는 제목을 가진 이 책의 본문 첫 문장입니다. 공간과 그에 대한 지각. UX 디자인을 말하면 그 대상으로 우리는 흔히 어떤 물리적 형체를 가진 제품, 또는 서비스에서 눈에 보이거나 손에 잡히는 요소들을 떠올립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손으로 만질 수 있는 무엇 자체가 아니라 그 사이를 채우고 있는 공간이라는 요소도 우리에게 큰 영향을 주고 있지 않습니까?
고정 형태의 공간에서 중요한 점은 대부분의 행동이 형성되는 틀이라는 점이다. 윈스턴 처칠 경이 "우리는 건물의 모양을 만들고 건물은 우리의 모양을 만든다"고 말했을 때 지적한 것은 다름 아닌 공간의 그러한 측면이었다. (p.168)

사실, 공간을 다루는 디자인 분야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건축이지요. 또 현대에는 환경 디자인, 공간 디자인과 같은 개념도 있습니다. 이런 분야에서는 공간이 인간 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심도 깊게 고민해 왔을 것입니다. 이 영역을 UX 디자이너들은 종종 잊고 있습니다만 UX 디자인의 범위는 갈수록 넓어지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공간과 관련된 제품 또는 서비스를 다뤄야할 일이 점점 더 많아질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심리학 산책'에서 이 책을 읽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문화인류학자인 저자 에드워드 홀은 '인간의 공간 사용에 관한 상호연관된 관찰과 이론'을 '프록세믹스(proxemics)'라는 새로운 용어로 정의하고 자신의 이론 체계를 펼쳐나갑니다. 그 속에는 문화인류학뿐만 아니라 생물학, 사회심리학, 언어학, 역사학 등 다방면의 연구 결과가 망라되어 있어서 읽는이에게 통합적인 관점을 가지도록 해 줍니다. 처음 출판된 것이 1966년인 이 책은 반세기를 지난 오늘날에도 관련 분야 사람들은 한번 쯤 읽어야 할 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동물과 인간

이 책의 앞부분에서는 공간과 관련된 동물들의 행동을 다루고 있습니다. 동물들이 다른 개체와 상호작용하는 행동은 개체 간 거리에 따라 달라지는데, 그 안에는 특정한 단계가 있다는 것입니다.  다른 종을 만났을 때에 점점 가까와지다가 어느 특정한 거리가 되면 도망치는 모습을 보입니다. 이 거리를 '도주 거리'라고 합니다.  도주하지 못한 상황에서 더욱 가까와지다가 어느 범위 안으로 들어오면 오히려 공격을 하게 되는데, 그 한계가 '치명적 거리'입니다.

이와는 달리 같은 종의 개체 사이에서는 '개인적 거리'와 '사회적 거리' 개념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동물들 중에는 떼지어 몰려다니면서 서로 접촉을 필요로 하는 접촉성 동물들이 있는가 하면, 가능한한 서로 접촉을 피하는 비접촉성 동물들이 있는데, 비접촉성 동물들이 개체 사이에 보통 유지하는 거리가 바로 개인적 거리입니다. 사회적 거리는 무리의 한계를 벗어나서 불안감을 느끼게 되는 심리적 거리로서 한 집단을 결속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또한 개체들의 밀집 정도가 그 동물 집단의 사회적 행동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으며, 특히 지나친 밀집 상황이 가져오는 병리적 행태를 '싱크(sink)'라는 용어로 설명합니다.

인간의 공간 지각과 행동을 설명하기에 앞서 이렇게 동물들로 시작하는 것은 인간의 프록세믹스가 동물들과 마찬가지로 깊은 본능적 뿌리를 가지고 있는 요소라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적합한 공간사용에 대한 인간의 느낌은 뿌리 깊은 것이다. 그러한 인식은 궁극적으로 생존 및 건전한 정신과 직결된다. 공간 감각을 잃는다는 것은 정신이상이 되는 것이다. 긴급 상황에서는 반사적인 행동과 생각이 요구되는 행동의 차이가 생사를 판가름할 수도 있다. 이것은 붐비는 고속도로를 빠져나가는 운전자나 포식자를 피해 다니는 토끼에게도 똑같이 적용되는 법칙이다. (p.166)

이런 점은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봐도 알 수 있습니다. 인간의 거리 구분 단계가 동물의 개인적 거리, 사회적 거리라는 구분 단계의 확장으로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이나, 밀집이 동물들에게서 문제를 일으키듯이 인간들도 지나친 도시화라는 밀집 상황에서 여러 가지 사회 문제를 겪고 있다는 점을 보면 그렇습니다.

공간 지각의 복합성

인간은 공간을 어떻게 지각할까요? 공간은 눈으로 보고 파악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인간이 공간을 느끼는 방법은 매우 복합적입니다. 예를 들어 공간의 입체적 원근 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사람에게 두 눈이 필요하다고들 알고 있지만, 한쪽 눈만으로도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은 생각보다 많습니다. (부록에 실린 제임스 깁슨의 원근법을 읽어보세요.)

더욱 중요한 사실은 공간 지각에 시각뿐만 아니라는 점입니다. 우리가 평소에는 시각에 상당히 많이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감각 기관이 함께 사용된다는 점을 잘 의식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청각, 후각, 촉각 등 다른 감각도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시각 외의 감각을 통한 경험도 일종의 공간 환경으로서 인식되고, 또 사회적 행동에 영향을 주는 공간적 요인으로서 작용한다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열 관련 감각이 거리에 따라 어떻게 사회적 행동에 활용될 수 있는지 보면 이렇습니다.

감정적 상태는 신체 여러 부위로 공급되는 혈액량의 변화에도 반영된다. ...(중략) ... 다른 사람의 신체 표면에 열이 오른 것은 세 가지 방법으로 감지할 수 있다. 첫째로 두 사람이 충분히 가까이 있을 경우에는 피부의 열 감지체를 통해서, 둘째로 후각적인 상호작용의 강화를 통해서(향수나 로션의 냄새는 피부온도가 올라가면 보다 먼 거리에서도 맡을 수 있다), 셋째로 시각적인 검사를 통해서이다. (p.102)

 이 책은 이렇게 다양한 감각 기관이 어떻게 쓰이는지를 원격 수용기관과 근접 수용기관으로  나누어 구체적으로 알려주고 있습니다.

공간과 인간 행동

동물에서처럼 인간에게도 거리 구분이 있다고 말씀드렸죠? 에드워드 홀은 크게 4단계로 나누고, 그 안에서 각각 가까운 단계와 먼 단계로 세분하고 있습니다.

- 밀접한 거리(intimate distance) : 직접 접촉 / 6~18인치
- 개인적 거리(personal distance) : 1.5~2.5피트 / 2.5~4피트
- 사회적 거리(social distance) : 4~7피트 / 7~12피트
- 공적인 거리(public distance) : 12~25피트 / 25피트 이상

이런 거리 단계 구분에 따라 각각의 감각 기관이 어떻게 활용되는지를 한눈에 요약해서 보여주는 표가 있습니다.


거리에 따라 상대방에 대한 지각 경험이 이렇게 달라지기 때문에 사람들 사이의 사회적 상호작용도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거꾸로 말하면 사람들 사이의 사회적 관계에 따라 적절한 거리가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러한 연관성이 맞지 않는 상황이 되면 사람들을 심리적으로 불편하게 되거나 그 상황을 해소하는 쪽으로 행동하게 된다는 것이죠. 서로 모르는 사람들끼리는 어느 정도의 거리를 유지하려고 하는지, 그리고 불가피하게 모르는 사람과 가까이 앉게 된다던가 하면 어떻게 느끼는지는 우리도 경험으로 잘 알고 있지요?  좀 더 자세한 내용은 책을 꼭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책에서는 더 많은 개념들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공간의 형태가 사람들을 모이게 하거나 흩어지게 할 수도 있다고 하는데요, 매우 흥미롭습니다.  
오스몬드는 철도 대합실과 같은 어떤 공간들은 사람들을 떼어놓는 경향이 있음을 알아차렸다. 그는 그것을 사회원심적 공간이라고 칭했다. 이와는 달리 옛날 약국에서 볼 수 있는 칸막이 대기실이나 프랑스 노천 카페의 테이블 같은 공간들은 사람들을 모이게 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것을 사회구심적 공간이라고 칭했다.  (p.169~170)

프록세믹스와 문화

인간의 공간 역학은 동물들과 같이 본성적이기도 하지만, 그 반면에 문화권에 따른 차이도 상당히 크다고 합니다. 프로세믹스의 기본 구조는 대체로 유사하나 각 단계가 구분되는 실제 거리나 반응 행동의 세부는 문화권마다 다르다는 것인데, 아무래도 우리들은 인간이기 때문에 인류 전체의 공통점보다는 인간 종 내의 차이가 더 잘 느껴지는 것이 아닌 싶네요.

저자는 문화권에 따른 차이를 설명하기 위해 별도로 2개의 장을 할애하고 있습니다. 그 중 첫번째 장은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을 다루고 있는데, 미국인과 유럽인 사이의 차이도 있을뿐만 아니라 유럽 내에서도 차이를 보이는 부분도 많다고 합니다.

유럽에서 공간을 구성하는 주요 시스템이 두 가지 있다. 하나는 프랑스나 에스파냐에서 볼 수 있는 사회구심적인 '방사선의 별' 모양이고, 다른 하나는 소아시아에서 기원되어 로마인들이 도입하고 카이사르 시대에 영국에 전파된 사회원심적인 '격자' 모양이다. (p.215)

두번째 장은 일본과 아랍권에 대한 이야기인데, 혼잡과 밀집, 청각과 후각의 중요도, 프라이버시, 개입 등의 측면을 다루고 있습니다. 위의 2개 장 외에도 이 책의 곳곳에서 문화적 차이는 자주 언급됩니다.  앞에서 소개한 인간의 4가지 거리 구분을 설명할 때에도 저자는 미국 동북부에 거주하는 토박이를 대상으로 도출된 결과라는 점을 유의하라고 당부합니다.   

이 책이 쓰여진 시기를 생각하면 여기에 소개된 문화적 내용이 지금은 다소 달라졌을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문화권에 따른 상대적인 차이의 경향성은 여전히 유효할 것으로 봅니다. 지난 달의 심리학 산책에서 다룬 '생각의 지도'에서도 보았듯이, 문화적인 요소는 사회화라는 학습 과정을 통해 대를 이어 전달되면서 지속적으로 유지되니까요.

UX 디자이너에게

프록세믹스에서 인간이 동물과 결정적으로 다른 점은 공간 환경을 만들어가면서 자신의 지각과 행동을 제어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인간과 동물의 주요한 차이점 가운데 하나는, 인간은 자신의 연장물들을 발달시킴으로써 스스로를 길들이고 나아가 자신의 감각들을 차단시켜 보다 좁은 공간에 더 많은 사람들이 살 수 있도록 만든다는 점이다. (p.265)

그 결과의 대표적인 존재가 도시이겠지요. 그래서 도시에는 밀집 상황의 문제를 감소시키기 위한 여러 가지 장치들이 들어있습니다. 그럼에도 도시는 여전히 많은 문제를 안고 있죠. 저자는 그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프록세믹스가 적극적으로 활용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연장물들은 감각이 없고 대개 말도 없기 때문에 특히 자연환경을 형성하거나 대체하는 연장물에 대해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 수 있도록 그에 대한 피드백 장치를 연구할 필요가 있다. (p.270)

저자가 말하는 '연장물'은 매우 포괄적인 개념입니다. 건축과 갈이 물리적 공간 환경을 만들거나 그것에 영향을 주는 요소도 있겠고, 물리적 공간 자체를 변화시키지는 않지만 공간에 대한 인간의 지각을 변화시키는 요소도 포함될 것입니다. 이런 요소들이 구체적으로는 실제 세상에 어떤 형태로 존재하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그리고 그에 연관된 문제들이 어떠한지, 그 문제들을 UX 디자인의 관점에서 해결할 방법은 없을지도 함께 생각해 봅시다.

문제와 해결 방법들을 생각해 보려면 인간의 공간 지각과 행동에 대한 이해가 먼저 필요하겠죠. 어떤 공간이나 다른 사람과의 거리에 대해 시각뿐만 아니라 다른 감각 기관을 통해 느꼈던 경험에 대해 떠 올려 보세요. 또 사람들 사이의 거리에 따라 행동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관계에 따라 거리가 어떻게 달라지는지에 대해서도 우리 주변의 경험을 살펴보면서 미국, 유럽, 일본과 비교해 봅시다.

이렇게 UX 디자이너로서 생각해 볼만한 문제를 다시 간단히 정리해 봅니다.

생각해 볼 문제
- 시각과 다른 감각 기관을 통해서 공간이나 다른 사람과의 거리를 어떻게 느껴본 경험은?
- 사람들의 사회적 관계와 사람들 사이의 거리에 대해 우리나라 사람들은 어떠한 모습을 보이나?
- 인간의 공간 지각과 행동 측면에서 불편하거나 문제를 느꼈던 상황이 있다면? 어떤 요소 때문이었을까?
- 그런 문제가 잘 해결된 사례가 있는지? 이 책의 개념과 이론들로 해결해 본다면?

[참고##심리학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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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1.08 01:46

[심리학 산책 8] 생각의 지도 : 독서 토론회 스케치

피엑스디의 '심리학 산책 독서토론회'는 심리학 산책 시간에 연재되는 도서를 읽고, 서로 모여서 각자의 생각과 UX와의 모색을 나누는 시간입니다.
여덟 번째 독서 토론회는 지난 10월 24일(목)에 열렸습니다. 동서양의 문화차이에 다른 사고방식에 대해 리뷰하고, 관련된 경험과 사례 및 적용 가능성에 대해 나누었습니다.

Session 1. 도서 리뷰
이번 도서는 <생각의 지도> 입니다. 도서 리뷰는 김규희 선임이 해주셨습니다.
책 내용과 관련된 영상을 소개했는데, EBS에서 <동과 서>라는 제목으로 방송되었던 다큐멘터리 입니다. 재미있다는 평이 많네요. 

영상1 : http://youtu.be/CaswVyAPlog
영상2 : http://youtu.be/LDYy0Zp6wUo


Session 2. 생각해 볼 문제

- 문화적 차이를 고려하지 않아서 불편한 UX 디자인 사례있다면? 그 이유를 이 책의 개념으로 설명한다면? (꼭 UX적인 문제가 아니더라도 동서양의 사고방식이 다르다고 느낀 사례가 있다면?)

 
- 김규O: 해외교육에서 생각나는 것이 있다. 유로 IA에서 본 내용이다. 어떤 회사에서 UT를 한 것을 발표하는 것이었는데 각 나라별로 제스처를 어떻게 이해하고 사용하는지에 대한 내용이었다. 제스처에 대한 멘탈 모델이 국가별, 문화별로 다르다는 이야기를 해줬다. 또한 같은 문화권이지만 나라가 달라도 제스처에 대한 어려움을 느끼는 정도가 다르다는 중요한 발견을 했다고 했다. 이런 내용을 보면서 문화별로 제스처를 다 고려해서 디자인을 해야 하는 것일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 마음경험 : 외국 업체랑 회의한적이 있는데 문제에 대한 이야기 중에 간결하게 이야기를 하더라. 고려해야할 사항이 많아서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외국업체는 하나의 문제는 이것과 연관이 있으니까 이것만 고려하면 되는 것이 아니냐고 간단하게 이야기를 하였었다.

- 이재O: 이 이야기는 다른 도서에서도 나오는 내용인데 오늘 이야기 해보아도 좋을 것 같다. 종로2가로 가는 표지판을 보면 좌측으로 가도 종로2가, 직진해도 종로2가라고 표기되어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여기서 동서양의 차이를 볼 수 있다. 동양사람들은 대체로 교차로를 서양사람들은 도로를 중시하기 때문에 종로2가 표지판을 해석하는 것이 그에 따라 달라 질 수 있다.
링크드인이라는 책에서도 사람과 사람 사이를 표현할 때  6st degree 라고 표현하는데 우리나라 번역본에서는 5단계라고 표현한다. 우리는 간격을 세고 서양은 점을 세는 것 같다.

- 마음경험 : 개체 자체에 관심을 가지냐 거리에 관심을 가지냐의 차이인 것 같다. 
동양은 주로 농경 사회중심이어서 정착생활을 했었고 서양은 유목중심이었다.  High context, Low context 라는 말도 있다. 그런 이유에서 인지, 동양은 주로 지리를 중심으로 이야기하고 서양은 길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한다. 

- 이재O: 현재 서양 지도체계는 길을 따라가게 되어있는데 우리나라 지도는 지역중심으로 표기되어있다.

- 마음경험 : 네비게이션에서도 보면 턴바이턴에서 어느 방향으로 좌회전하세요 라고 하는데 서양은 어떤 스트리트로 들어가세요라고 한다. 입력 할때도 우리는 명칭을 입력하는데 서양은 스트리트 몇번지라고 입력하게 되어있다.

- 정유O: 우리나라에는 버스정류장명 중에 ‘국민은행앞’이라는 명칭이 있다 이런 것은 해당 지역이 없어지면 애매해질 것같았다. 

- 마음경험 : 우리나라는 주로 명칭을 알고 있다는 전제하에 표지판 같은 것을 만든다. 그 예로 우리나라는 올림픽대로 하남 방향이라고 설명하는데 서양은 그냥 동쪽 북쪽 이렇게 이야기 할 것이다. 

- 이가O : 서울에 처음 와서 지하철 타는 사람은 ~~행 열차라는 안내가 헷갈릴 것이다. 내가 지금 가야하는 역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종착역을 알려주기 때문이다.

- 이재O : 이전 시간에 보았던 고릴라 실험에서 동양인들이 그 실험에서 고릴라를 더 많이 본다는 결과는 없을까?

- 마음경험 : 그런 결과를 아직 본적은 없지만 해볼만한 실험인 것 같다. 동양인은 개체보다 주변 배경을 더 잘 본다는 내용이 있기 때문에 해볼만하다.

- 이재O : 팝업이 떴을 때 팝업의 내용에 더 집중하는 정도가 동서양의 차이가 있는 것인지 궁금하다. 혹은 뒷 배경을 살짝 바꾸면서 팝업을 띄우는 것을 보게 한 다음에 배경이 바뀐 것을 보았는지 묻고 동양인이 더 잘 발견하는지에 대한 실험도 재미 있을 것 같다. 
 다른 사람과 관계에 대한 Perfect Baby라는 다큐를 본적이 있다. 동기가 배움의 씨앗이 되는데 동기에는 내적 동기, 외적 동기가 있다고 한다. 그 둘 중 내적 동기에 의해서만 배움이 더 강력해 질수 있다고 했다. 그런데 다시 생각의 지도를 읽으면서 느끼는 것은 어쩌면 그것도 서양의 시선일 수도 있을 것 같다. . 동양의 아이들은 선생님이나 부모님과의 관계를 중시하면서 커가는데 외적 동기도 배움의 동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 마음경험 : 내적 동기만 너무 우세한 것이 아니냐라는 생각은 못해봤는데 재미있는 것 같다.
UX로 돌아와서 이야기하면 이런 주제를 생각하면 페이스북이 떠오른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페이스북이 퍼지기 전에 싸이월드가 있었다. 싸이월드와 달리 언어적인 것 말고 레이아웃등은 다른나라와 같은 UI를 쓰고 있는데 불편한 점은 없었는지 궁금하다.

- 김규O : 싸이는 카테고라이징이 된다. 그래서 그것을 선택해서 사용할 수 있었는데 페이스북은 입력하는 창은 같고 입력 시 인풋에 따라서 다른 내용을 입력할수 있게 되어있다. 또한 처음 페이스북을 사용할 때 타임라인 개념이 생소했었다. 사진을 남기면 시간 순으로만 쌓였기 때문에 찾으려면 오래 걸리고 그냥 지나가 버리는 것 같았다.

- 정유O : 친구를 맺는 개념이 다른 것 같다. 싸이월드는 일촌을 맺는 기능이 메인으로 작용하였고 그 일촌을 그룹별로 관리할 수 있었다. 페이스북에서도 그룹별로 공개하는 것이 다르기는 하지만 그것이 메이저한 기능은 아니다. 싸이월드는 이런 것들이 강력한 기능이라 활용을 잘했었는데 페이스북은 그런 것이 없고 친구 맺기만 되서 처음에 어떻게 해야 하는지 혼란스러웠다.

- 이재O : 페이스북은 우리나라 문화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트위터는 우리나라 문화와 잘 안맞는 것같다. 잘 안 맞기 때문에 맞팔이라는 우리나라 특유의 문화가 만들어진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는 관계와 예의를 중시하기 때문에 맞팔율이 높을수록 예의 바른 사람이라는 뜻이 된다. 

- 이가O: 페이스북에서 신기했던 것은 보통 이런 SNS 는 친한 사람들과 친구를 맺기 마련인데 외국인은 인사만 했던 사람이 친구를 신청하는 것을 보고 나랑 인식차이가 있다는 것을 느꼈다.

- 마음경험: 페이스북등의 SNS들이 오프라인 관계와 연관이 있다. 그 중에서도 싸이월드는 오프라인 관계를 거의 그대로 옮겨가는 것에 반해 페이스북은 좀더 그 관계를 넓혀 나가는 것이 강한 것이 아닌가..라는 이야기를 들었었다. 페이스북에서 친구의 친구를 소개해주는 부분이 그런 것의 연장선이 아닌가 생각했다.

- 정민O : 다큐에서 본적이 있는데 어려운 문제를 주고 풀어라 하는 실험에서 서양사람들은 모르면 질문을 하고 풀었는데 동양인은 절대 묻지 않고 혼자 풀더라…서양은 문제의 답을 내기보다는 같이 토론하면서 학습하는 것 같았다. 그 내용만 보면 서양인들이 더 관계를 중시하는 것처럼 보였다.

- 이가O : 학교에서 수업을 들을 때 논리적 글쓰기를 많이 강조했었는데 이것은 서양의 관점에서 가르치는 것 같았다. 학교에서 그렇게 가르치는 것을 보면서 서양문화의 학습방법을 따라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했었다.

- 마음경험 : 해석하기 나름인 것 같다. 현대 사회가 조금 더 유목사회(서양문화)와 더 가까워지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그런 특성들이 더 많이 요구되는 것이 아닐까?

- 한상O : 예전의 유목사회나, 농경사회 문화는 현재 실제로는 없는 것인데도 지금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면 그런 것이 전해지는 어떤 매개체가 있어야 하는데 그것이 무엇일까?

- 이재O : 어려운 문제인 것 같다. 서양으로 입양된 동양인들은 부모를 꼭 찾겠다고 느끼는 것 보면 유전적인 것이 작용하는 것이 아닐까? 물론 동양으로 입양된 서양인의 경우를 살펴보아야 하겠지만, 서양인이 동양에 입양된다면 그들도 저렇게 간절하게 부모를 찾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또한 서양으로 입양된 동양인들 대부분의 의식구조는 서양인과 같지만 동양인의 관계중시 성향이 남아 있는 것을 보면 유전적인 것 아닐까?

- 마음경험 : 선천적인 것인지 후천적인 것인지 라고 하는 내용이 많은데, 이 책에서 실험 대상자 중에 4세도 있는 것을 보니 유전과 연관 있는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되기도 하지만, 이 책에서는 부모의 영향이 크게 미친다고 설명하고 있다. 처음으로 가르치는 언어, 학습 방식이 영향을 준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 저자가 쓴 책 중에 지능에 관한 책도 있는데 지능도 유전이 아니라고 반박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래서 최소한 이 저자는 유전적인 것보단 환경적인 것이라고 하고 있다. 워낙 강력해서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진화라는 것도 어느 정도 환경의 영향을 받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 문화적 차이를 반영한 UX 디자인의 사례는 어떤 것이 있을까? 그 결과 성공/실패 여부와 그 이유는?
- 사용자의 사고 방식을 UX 디자인을 통해서 유도할 수 있다면, 그런 것이 필요한 디자인 문제가 있을까?

- 이재O : 혹시 나이키 플러스 칭찬기능 같은 기능이 동양인들에게 더 강력한 동기로 작용하지 않을까?, 동양인이 외적 동기를 중시하기 때문에 서양인과 칭찬이 동기가 되는 정도의 차이가 좀 있지 않을까 생각해보았다.

- 마음경험 : 동서양의 차이를 극복해야 해야 할 것 같은 디자인 문제가 있을까?
우리가 보통디자인을 하면 기본경험 안에서 많이 하게 되는데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한다고 하면 localization을 해야 하긴 하지만 그보다 지역별 차이들을 흡수할 수 있는 디자인을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 김규O : 예를 들어 우리나라는 좌에서 우로, 일본은 우에서 좌로 글을 읽는다. 우리가 UI를 기획할 때 레이아웃을 많이 다르게 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런데 중동향 UI를 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것은 레이아웃의 좌우를 바꾸는 등의 변화를 주었었다. 평소 하던 것과 달라서 그런지 좀 혼동이 있었다.

- 마음경험 : 우리가 지역마다 다른 요소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하나만 만들 수 밖에 없다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 진입점을 여러 개 할 것인지 아니면 하나만 택할 것인지 선택한다면 어떤 기준으로 선택해야하는 것인지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 이가O : 우세한 것을 선택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 두 가지가 있는데 그 중간을 하게 되면 둘 다 만족시키지 못하지만 우세한 것을 하면 만족시키는 사람의 수가 늘어나고 또 일단 학습하고 나면 익숙해지니까 우세한 쪽을 선택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 김규O : 우세하다고 생각한다거나 새로운 경험을 줄 수 있는 것이라면 통일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복잡성을 다 인정하기보다는 새로운 경험을 만들어 내는 것도 나을 것 같다.

- 마음경험 : 우세하다고 하는 기준이 어떤 기준이 있는 것인지, UX적으로 생각했을 때 더 나은 것을 택하는 것인지 궁금하다.

- 한상O : 케이스 별로 다를 것 같다. - 마음경험 : 또한 앞선 시장에 이미 출시된 것에 사람들이 익숙해져 있는데 더 좋은 방안이 있으면 바꿔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이미 출시된 익숙한 것으로 가야 하는 것인지 고민이 된다.

- 이재O : 측정하기 어려운 것 같다.

- 마음경험 : 문화차이도 현실에서 실제로 돌아가는 것은 다수/소수의 개념이 강한 것 같다. 서양중심으로 만드는 것 같다. 수적으로 우세하니까, 서양에 팔아야 하니까……
퍼소나라고 하는 여러 가지 관점에서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다. 동양이라고 다 그런 것은 아니고 서양이라고 다 그런 것이 아닌데, 이런 것이 퍼소나를 데모그라픽적으로 나누는 것을 비판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서양인, 동양인으로 나누는 것이 아니라 동사를 중심으로 생각하는 사람, 명사를 중심으로 생각하는 사람, 이런 식으로 말하는 것이 더 맞지 않을까? 그런데 만약에 그러하다면 퍼소나를 잡을 때 다수 타입, 소수타입으로 나누는 것은 없기 때문에 여러 가지를 고려할 때 우세하다는 것이 단순히 수적인 개념은 아닌 것 같다.

- 이재O : 방법론 쪽 이야기를 해보면 산업 공학 쪽에서 이것만 하면 안되겠다고 생각해서 나온 것이 UX분야의 퍼소나와 contextual inquiry이다. 하나는 주변을 보자는 것이고 하나는 그 사람을 보자라고 이야기 하는 것이다. 퍼소나는 개체를 보려는 서양식이라고 볼 수 있고 contextual inquiry 는 주변을 보자는 것은 동양식, 혹은 유럽식이라고 생각한다. 미국에서도 동, 서부에 따라 성향이 굉장히 다르다. 우리가 말하는 서양은 서부에 더 가깝다. 이런 논리가 맞다면 동양사람들은 contextual inquiry를 더 잘하지 않을까? 반면, 쿠퍼는 한 사람을 강조하여 퍼소나를 세우고 Adaptive path는 컨텍스트를 중심으로 퍼소나를 세운다. 따라서 쿠퍼는 사람에 이름을 , adaptive path는 별명을 붙인다. 그 사람이 항상 그런 것이 아니라 그런 상황에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별명을 붙이는 것이다. 이런 관점의 차이가 방법론에도 있는 것이 아닐까?

- 마음경험 : 그래서 그런지 퍼소나에 이름을 고유명사를 붙이는 것이 많이 어색하게 느껴진다.

- 이재O : UX 방법론이 주로 서양에서 많이 나오는데 논리적인 것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맥락적인것을 추구하면서 일하는 사람들보다 어떤 개념이나 규칙을 발견하는 것에 있어서 더 우세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맥락에 따라서 이렇게 이렇게 하는 것인데 서양인은 맥락을 없애 버리고 생각하니까 더 규칙을 잘 찾아내는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 해외에이전시가 발표하면 새로운 시각을 보는 것 같다고 좋아한다. 같은 동양인들끼리는 같은 맥락을 파악하고 같은 생각 하니까 새롭다고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 논리적으로 접근해서 사고방식이 달랐기 때문에 신선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좋아 보이는 것이 아닐까?
 또한 미국은 UX쪽을 강화하고 유럽은 서비스 디자인을 강화시키는 것 같은데 그것도 개인이 사용하는 것과 맥락에서 벌어지는 것에 대한 관심의 차이가 아닐까?

- 김규O : 유럽에서 서비스 디자인활성화에 대해 동서양에 대한 차이보다는 유럽에 제조업을 하는 대기업이 없기 때문에 서비스 쪽이 뜨고 있다고 보는 관점도 있다고 한다.

- 마음경험 : 문화권에 차이가 있는데 그 중 한가지로 해야 한다면 혹은 새로운 방식의 디자인을 넣어야 한다고 한다면, 디자인을 초반에 접할 때 전체를 아우르는 메타포를 넣어서 초반의 틀과 사고방식을 잡아놓고 디테일을 전개하면 상대적으로 쉽지 않을까? 예를 들면, 애플에서 트랜지션 효과가 중요하게 쓰이고 있는데 심미적인 것이 아닌, 멘탈 모델을 무의식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왼쪽-> 오른쪽 으로 진입되는 것이나 앱에서 다른앱으로 넘어갈 넘어 갈 때 보여지는 트랜지션들이 기본적인 개념들을 받아들이도록 무의식적으로 깔고 가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다. 우리는 그런 것을 멋있게 보이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다르게 생각해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고민도 해보게 되었다.


Session 3. 마무리
- 마음경험 : 동서양의 차이에서 심리학에서 어떻게 생각해볼 수 있을까? 또 UX적으로 어떻게 연결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하기 위해 이 책을 소개하였다. 이것을 계기로 문화적 차이에 따른 고민을 해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러한 것과 관련하여 읽을 만한 글을 소개하겠다.

1. Human Factors International의 글
'Cross-Cultural Considerations for User Interface Design'
http://www.humanfactors.com/downloads/apr13.asp
- 문화에 따라 달라지는 5가지 요소를 소개하고 그 요소와 인터페이스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 설명해주는 부분 참고

2. Marcus, A., & Gould, E. (2000). Cultural Dimensions and Global Web User-Interface Design: What? So What? Now What?
http://www.amanda.com/publications/ (이 페이지에서 다운로드가 가능합니다.)

 
[참고##심리학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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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0.18 00:15

[심리학 산책 8] 생각의 지도

'심리학 산책'은 UX 디자이너를 위해 심리학 책들을 총 10회에 걸쳐서 소개하는 연재입니다. 연재 의도와 전체 책 목록은 아래 글을 참고하세요.
[연재 소개] UX 디자이너가 읽어야할 심리학 책 10가지


생각의 지도
: 동양과 서양, 세상을 바라보는 서로 다른 시선
- 리처드 니스벳 지음 / 최인철 옮김

The Geography of Thought: How Asians and Westerners Think Differently...and Why
- by Richard E. Nisbett



생각의 지도?

UX에 관련된 문제 중의 하나가 문화권에 따른 차이입니다. 해외까지 시장으로 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하는 회사에 근무하시는 분이라면 한번쯤 이런 의문을 가지게 되실 겁니다.

"미국의 사용자들은 우리나라 사용자들과 같은가? 유럽은 또 어떨까?" 

특히 UX 디자인, 상품/서비스 기획, 마케팅 등 고객에 대한 연구나 조사가 중요한 업무를 하시는 분들이라면 더욱 그러하실 것입니다.  상식적으로 '당연히 차이가 있다'고 말할 수 있지만, 어떻게 다른가에 대해서는 쉽게 답변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중요한 문제라면 현지에서 현지인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하게 되죠. 그런 식으로 어떤 특정 상황이나 대상에 대한 문화권 간의 차이점들은 사용자 조사를 통해서 알게 됩니다. 그런데, 그런 차이에 일반적인 공통점은 없을까요? 또, 왜 그런 차이가 생기는 것일까요? 이 책은 바로 이러한 의문에 대한 힌트를 담고 있습니다.

이 책의 저자 리처드 니스벳은 미국 대학의 심리학 교수입니다. 여러분들이 잘 알고 있듯이, 미국의 유명 대학에는 세계 여러 나라 출신 학생들이 모여들죠. 니스벳 교수에게도 그런 학생들이 있었는데, 언젠가 중국 출신 학생과 연구를 진행하다가 동서양간 사고 차이에 대한  지적을 그 학생에게서 듣게 되고, 그것이 계기가 되어서 이 주제에 대한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 책에는 그와 그 제자들을 포함하여 많은 심리학자들이 동양인과 서양인의 사고가 어떻게 다른지에 대해 수행한 다양한 연구 결과들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참고로 이 책의 역자 역시 심리학 교수인데 저자의 제자이고, 그의 연구도 책에서 소개되고 있습니다.



심리학 분야의 보편성 & 문화적 차이

기초 심리학은 인간이 어떻게 정보를 받아들이고 처리하고 행동하는지에 대한 원리를 탐구하는 분야입니다. 따라서, 특정한 소수의 사람들에게만 적용되는 규칙이 아닌, 가능한한 많은 사람들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보편성'이 있는 원리를 찾고자 합니다. 지금까지 '심리학 산책'에서 소개했던 책들의 내용도 대체로 그러했습니다.

그런데, 다른 나라를 여행하다든가 해서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과 만나본 경험이 쌓이면 누구나 '문화권에 따른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도 알게 됩니다. 그래서 심리학에서도 동일 주제에 대해서 여러 문화권에 따른 차이가 존재하는지를 알아보는 연구들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연구를 비교 문화 연구(cross-cutural research)라고 합니다. 대개 어떤 연구 주제에 대해서 어느 정도 의미 있는 결과가 나오게 되면 같은 연구를 다른 문화권에서 수행하는 비교 문화 연구가 뒤따르게 되고, 그를 통해서 문화권을 뛰어 넘는 보편성이 있는지 확인을 거치게 되죠. 이 책은 특히 세상과 타인, 자신을 대해 인식하고 사고하는 과정에 대해 '동양과 서양의 차이'를 찾아 낸 비교 문화 연구들을 잘 모아서 소개하고 있습니다.


동양 vs 서양

이 책에서는 동양인과 서양인의 사고 차이 내용을 5개 장으로 구분하여 설명하고 있습니다. 주요한 개념을 모아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동양 서양 
 2장 (자기 개념) 더불어 사는 삶
고맥락
집합주의적 사회
상호의존성
타협
홀로 사는 삶
저맥락
개인주의적 사회
독립성
논쟁
 3장 (세상 지각) 전체를 보는
종합
장 의존적
세상에 적응하려는
순환론
부분을 보는
분석
장 독립적
세상을 통제하려는
직선론
 4장 (인과론) 상황론
상황 귀인
복잡성 추구
본성론
성격 귀인
단순성 추구
 5장 (언어, 분류) 동사를 통해 세상을 보는
관계
명사를 통해 세상을 보는
범주, 사물
 6장 (진리 탐구) 경험
Both/And 지향
논리
Either/Or 지향

이렇게 단어들만 보니 추상적이어서 느낌이 잘 오지 않으시죠?  예를 보여 드리겠습니다.  아래 그림을 보세요.


(질문) 위  그림에서 아래쪽에 있는 사물을 위쪽의 A와 B 중 하나와 묶는다면?

이 질문을 가지고 미국과 중국에서 실험을 진행했는데 그 결과는 이렇습니다.
미국의 어린이들은 같은 분류 체계에 속하는 소와 닭을 하나로 묶는 경향을 보였다. 그러나 중국의 어린이들은 '관계'에 근거한 방식을 선호했다. 즉, 소와 풀을 하나로 묶었는데 그 이유는 '소가 풀을 먹기 때문이다'라는 관계적 이유 때문이었다. (p.137)
어린이뿐만 아니라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합니다. 동양인과 서양인의 차이가 이런 데에서도 나타나다니 재미 있죠? 이 내용은 책 5장, '관계'와 '범주'에 의한 분류의 차이에 대한 부분에서 소개되어 있습니다. 다른 개념들에 대해서도 실제 실험 사례들이 소개되고 있으니 읽어보시면 흥미로운 내용들을 곳곳에서 찾으실 수 있을 겁니다.  


차이의 상대성

위 표에서 보듯, 이 책은 전반적으로 '동양'과 '서양'의 대조하며 서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차이점을 잘 드러내기 위한 강조일 뿐, 실제로는 단순히 칼로 자르는 것 같은 이분법적인 개념은 아닙니다. 어떤 측면의 경향성이 좀 더 강한가 정도로 보는 게 더 정확합니다. 절대적인 것이라기보다는 상대적인 것이죠.
물론 독립성이냐 상호의존성이냐는 반드시 양자택일의 문제는 아니다. 어느 사회에서든, 어떤 개인에게든 두 가지 속성이 혼재되어 있다.  (p. 70)
게다가, 동양이라고 모두 똑같지 않고, 서양이라고 모두 같지 않습니다. 서양 사람들이 한국 문화를 중국이나 일본과 다름 없는 것처럼 대하면 우리는 불쾌함을 느끼는 경우가 있죠. 그럼에도 우리는 서양이라고 하면 미국과 유럽을 함께 가리키면서 그 사람들의 문화적 특성도 하나로 묶어서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북미 국가들(미국, 캐나다)과 유럽 대륙 국가들 사이에는 문화적 차이가 있고, 이 책에서도 그런 점이 연구 결과로 소개되어 있습니다. 
유럽 대륙 사람들의 태도나 가치관은 동양과 서양의 중간쯤이다. 흥미롭게도 이들의 지적 전통 또한 미국이나 영국의 전통보다는 동양적인 ‘종합적' 색채를 상대적으로 띠고 있다. (p. 86)
유럽도 각 국가마다, 또 연구 주제마다 약간씩 다른 스펙트럼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잊지 마세요.


차이의 기원

이러한 차이를 만드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저자는 생태 환경의 차이가 경제, 사회 구조의 차이를 만들고 그것이 주의, 형이상학, 인식론을 거쳐 사고 과정에 영향을 주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간단히 설명하기는 약간 어려워서 여기에 소개하지는 않겠습니다. 읽어보시면 한편 이해되기도 하면서, 또 다른 한편으로는 정말 그런 과정으로 사고 방식의 차이가 만들어진 것일까 하는 의문이 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저자가 역사적 고찰과 상관 관계 연구 등으로 설명하고 있을뿐, 좀 더 직접적이고 확실한 근거를 볼 수 없어서 그럴 수도 있겠습니다. 그 점은 아쉽습니다만 실험 등의 방법이 적용되기 어려운 문제이므로 어쩔 수 없을 것 같기도 합니다.

위의 설명은 동서양의 차이가 한 문화권 전반에 걸처서 나타나게 되는 측면을 설명하고 있는데요, 그렇다면 각 개인에게는 그런 차이가 어떻게 전달될까요? 사회의 여러 요소가 개인들의 사고 과정을 어떤 방향으로 유도하게 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런 효과는 어린 시절부터 사회화의 과정에서 개개인에게 축적되게 됩니다.
동양인들은 사회에 존재하는 수많은 상호의존적 단서들을 통해 끊임없이 상호의존적인 사람이 되도록 유도(점화)되고 있고, 서양인들은 독립적인 단서들을 통해 독립적인 사람이 되도록 늘 점화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p.71)
이 연구는 이러한 귀인의 문화적 차이가 사회화 과정을 거쳐 점진적으로 나타난다는 사실 또한 증명해 보였다. 밀러가 수집한 자료에 따르면, 어린아이들 사이에서는 문화에 따른 귀인의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으나 사춘기를 지나면서부터 차이가 커지기 시작했다. (p. 112)
그런데, 책을 읽다가 몇 군데에서 매우 어린 나이 때부터 차이가 나타나는 사례들(4살과 6살 아이들, p.89 등)도 소개되고 있더군요. 그래서 혹시나 선천적인 요인도 있는 것인가 했습니다만 이 책 어디에도 그런 설명은 전혀 없습니다. 결국 양육과 사회화에 의한 결과라는 설명인데요, 경우에 따라서는 생각보다 빠른 시기부터 영향을 미치는 모양입니다.
독립성과 상호의존성에 대한 훈련은 아이들의 잠자리에서부터 시작된다. 미국에서는 어린아이들이 태어나는 순간부터 부모와 다른 침대에 잠을 재우지만 이는 동양에서는 매우 드문 일이다. (p. 61)

UX와 문화 차이

여러 제품과 서비스의 UX 디자인, 그리고 그 디자인에 대한 사용자들의 반응도 문화권에 따른 차이가 있겠지요. 구체적으로 여러분들이 사용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들을 한번 살펴보세요.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 만들어진 것도 상당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것들 중에서 사용하다가 문화적인 차이로 뭔가 어색하거나 불편한 경험을 하신 적은 없으신지요? 있다면 그러한 차이를 이 책에서 소개한 여러 개념들로 한번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직간접적으로 설명될 수 있는 경우가 있을지 모릅니다.  또, 그러한 문제들을 모두 설명할 수는 없을지라도 큰 틀에서 이해할 수 있는 바탕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반대로 해외를 대상으로 UX 디자인 작업을 해야 할 때 문화적 차이를 고려하는 데에 이 책의 개념들을 활용할 수는 없는지 생각해 볼 수 있겠지요. 현업에서 일하시는 분들 중에서 실제로 해외 사용자 조사를 진행한 경험, 그에 따라 디자인 의사 결정을 한 경험이 있는 분들은 그 사례를 다시 해석해 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한편, 문화적 차이의 심리적 매커니즘을 점화로서 설명한 부분에 대해서는 UX 디자이너로서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책에서 설명한 사고 방식의 차이가 문화권에 따라 완전히 고정적인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유도를 통해 변화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실험실 내에서 아주 간단한 점화 기법을 사용하여 사람들의 사회적 지향(상호의존적 혹은 독립적)을 변화시키면, 그 결과가 사고 방식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발견했다. (p.229)


이 원리를 활용한다면 우리가 UX 디자인을 하면서 필요한 경우에는 사용자의 사고 과정을 어느 쪽으로 유도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러면 사용자들의 문화적 차이를 상쇄시키는 효과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한 필요한 있는 디자인 상황이 있을지, 있다면 어떻게 적용시킬 수 있을지 생각해 봅시다.

이렇게 UX 디자이너로서 생각해 볼만한 문제를 다시 간단히 정리해 봅니다.


생각해 볼 문제

- 문화적 차이를 고려하지 않아서 불편한 UX 디자인 사례있다면? 그 이유를 이 책의 개념으로 설명한다면? 
- 문화적 차이를 반영한 UX 디자인의 사례는 어떤 것이 있을까? 그 결과 성공/실패 여부와 그 이유는?
- 사용자의 사고 방식을 UX 디자인을 통해서 유도할 수 있다면, 그런 것이 필요한 디자인 문제가 있을까?


[참고##심리학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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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9.28 00:16

[독후감] 관계의 본심

관계의 본심
스탠퍼드 교수들이 27가지 실험으로 밝혀낸 관계의 놀라운 맨 얼굴
클리포드 나스, 코리나 옌 지음 / 방영호 옮김

The Man Who Lied to His Laptop
What Machine Teach Us About Human Relationships
Clifford Nass, Corina Yen

최근 블로그에 소개한 '미디어 방정식'
[심리학 산책 7] 미디어 방정식
[심리학 산책 7] 미디어 방정식 : 독서 토론회 스케치
UX 분야에서 단 한 권의 책을 추천한다면? The Media Equation

의 저자 중 한 명인 클리포드 나스가 2010년에 발표한 책, '관계의 본심'은 '미디어 방정식'을 거꾸로 펼친 책이다.

'미디어 방정식'이 그간 사회과학적으로 했던, 사람들의 사회적 상호 작용에 대한 실험에서 한 쪽 사람을 컴퓨터로 대치하고 실험을 해 보았더니, 사람-사람 간의 사회적 관계가 그대로 사람-컴퓨터간의 관계에도 적용되더라라는 내용이라면, 이 책은 이와 같은 연구 결과를 근거로, 이제 사람-사람의 관계를 연구하려는 목적을 위해서 컴퓨터를 활용한 연구 결과들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를 연구할 때 가장 어려운 점 중 하나는, 사람은 늘 유동적이고 항상 같은 태도로 상대방을 대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사회 과학적 실험은 이런 '늘 일관된 태도를 가진' 사람을 구할 수 없기 때문에 난관에 부딪히는 경우가 많다. 이 때, 위의 연구 성과 (즉, 사람-사람이나 사람-컴퓨터나 같다)를 이용하면, 컴퓨터가 '늘 일관된 태도를 가진 사람'역할을 대신할 수 있게 된다. 이를 이용하여 다양한 사람-사람 관계를 알게 된 성과다.

즉 컴퓨터는 일정한 사람의 역할을 수행하고, 피험자가 그 실험에 노출되면서 어떤 반응을 하게 되는지를 측정하여, 실험의 결론을 내며,

해당 규칙으로 인간 관계를 성공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지, 사회 과학과 사용자 경험 디자인(UXD, User Experience Design)을 개선할 수 있는지 여부를 판단한다.(p38)
예를 들어 칭찬하고 비판하는 것이 좋을까, 비판하고 칭찬하는 것이 좋을까, 아니면 칭찬->비판->칭찬의 순서로 샌드위치 식으로 하는 것이 좋을까? 이런 질문에 컴퓨터를 활용한 실험으로 답을 내는 것이다.


1. 평가, 비판, 격려
C라는 신문에 B가 A에 대하여 비판하는 글을 실었을 때, 우리는 A, B, C (의 순서로) 셋 모두에 대해 부정적인 감정을 느낀다. 그만큼 비판은 각성시키는 효과가 크다. 비판을 들었을 때는 그 전의 정보를 기억하지 못 하는 효과(역행간섭)가 생기는 대신, 부정적 비판 이후의 일은 더 잘 기억하는 효과(순향 증강)도 생긴다. 그래서 비판을 먼저하고, 칭찬을 나중에 해야지, 그 반대로 이야기하면 칭찬은 잊혀지고 비판만 남는다. 그리고 그 비판은 대개 상대를 바꾸는 역할 보다는 비판한 사람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기능만 갖는다. p57

예를 들어 자동차 네비게이션이, 운전자의 운전 행태에 대해 지적을 해 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잘못 하다간(싸움 또는 도주 현상 때문에) 오히려 사고율을 더 높일 수 있다. p62 그렇다면 '격려'는 운전을 즐겁게 만들 수 있을까? 네비게이션이 '당신의 운전 실력이면 이 경로는 쉬울 거다'라고 말해주는 경우, 네비게이션에 대해 부정적인 감정을 갖게 되었다. p74 모든 격려가 다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어떤 내용을 가르치는 '교사 컴퓨터'에 대해 다른 '평가자 컴퓨터'가 칭찬하는 걸 들으면 사람들은 교사 컴퓨터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갖게 된다. 다만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컴퓨터가 더 똑똑하다고 생각한다.p82 긍정적인 평가와 똑같이, 겸손한 컴퓨터에 대해서는 호감을 갖지만, 남을 비판하는 컴퓨터는 더 똑똑하게 생각한다는 말이다. p86

결국 인간 관계에서, 자기 자신을 칭찬하거나, 지나치게 겸손을 떠는 건 좋은 전략이 아니다. 남을 비판하는 것도 유능해보일지는 몰라도 호감을 잃기 때문에 좋은 전략이 아니다. 가장 좋은 전략은, 두 명이서 서로를 계속 칭찬하는 전략이다. 남을 칭찬해라. 그리고 그의 칭찬을 유도해라. p89


2. 자존감, 첫인상
사람들의 성격은 내향적/외향적, 비판적/수용적에 따라 네 가지 타입(지배형,순응형,다정형,냉정형)으로 나뉘는데(p98) 사람들은 자신과 비슷한 성향의 사람에게 매력을 느끼며(유사성 매력) 이를 아마존과 같은 인터넷 서점 사이트에 적용했을 때도 똑같은 효과가 나타난다(p110). 또한 경매 사이트에 상품을 소개하는 글을 올릴 때도 사람들은 자신의 성격에 따라 매우 다르게 상품 설명을 올리는데, 역시 비슷한 성향의 사람이 올린 상품 소개 글에 더 매력을 느낀다(p102, 106) 이를 응용하면, 맛집 평가나, 각종 상품 리뷰에 사람들의 유형별 선호도를 파악하여 더 잘 맞는 리뷰를 보여줄 수도 있을 것 같다.
<p98 그림>

처음부터 나에게 잘 맞춰주는 컴퓨터보다, 시간이 지나면서 나에게 맞춰지는 컴퓨터를 더 신뢰하게 된다. 전자는 아부라고 생각할 수도 있어서다(게인 효과, p122). 


3. 결속력
일반적으로 팀웍 빌딩에서하는 일(Trust Fall: 눈 감고 뒤로 기대다 보면 다른 동료가 뒤에서 잡아 주는 것)은 팀웍 향상에 아무런 도움이 안된다. (p128) 팀웍은 실제 업무에서 동질감을 느끼고, 상호 의존적(공통의 목표)이 되어야 생긴다.p144 예를 들어 컴퓨터와 같은 색상의 손목 밴드를 한 사람들은 컴퓨터를 한 팀이라고 여겼다. 실제 팀에서는 어떤 것들이 효과가 있을까?
책상마다 팀 로고를 붙이고 팀별로 근무 공간을 배치하고, 직능 위주의 명칭이 아니라 팀 이름을 만들어 부르면 동질감 조성의 효과가 있다. p150
예를 들어 '해외 마케팅 1팀' 같은 직능 위주 팀 명칭이 아니라 '세렝게티'를 공식 팀 이름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또한 팀간에 약간의 경쟁을 한다거나, 팀내에서만 사용되는 은어, 팀 사람들만 사용하는 뱃지 같은 것이 효과가 크다.p157 다만 주의해야할 것은 너무 지나치게 밀어붙이면 역효과도 크다는 점. 특히 팀 티셔츠나 회사 유니폼은 그럴 확률이 높다.

동아리라면 입회 절차나 신고식이 어려울 수록 소속감이 늘어난다. 회사라면 그렇게 하기는 어려우니까, '매우 신중히 선택된 사람들'이라는 인상을 주거나, 간단한 입회 절차라도 만들면 효과가 있을 것이다. 


4. 이해, 공감, 치유
사람들은 감정이 복잡하다고 생각하지만, 정리해 보면 판단의 측면(유의성 물음, 내가 원하는 수준에 도달했는가?)과 수행의 측면(각성적 물음, 행동할 준비가 되었는가?)라는 두 가지로 정리될 수 있다. 판단으로 보면 나는 내가 원하는 목표를 얼마나 잘 이루고 있고, 목표를 이루기 위해 무엇을 해야하느냐는 물음이고, 수행으로 보면 나는 현재에 대해 얼마나 만족하는가와 얼마나 흥분하는가로 정리된다는 의미이다. p180 이를 종합해 보면 인간 감정의 여러 종류를 2차원 공간상에 나열해 볼 수 있다.
<p182 그림>

그런데 이들 감정은 '정서적 전염'을 통해 확산된다. p196 직원 일부가 만족감을 느끼면, 이런 긍정적 유의성이 다른 사람에게 퍼지는 것이다. 우리의 행복은 우리의 친구, 친구의 친구, 친구의 친구의 친구에게서 직접적인 영향을 받으며(파울러의 3단계 영향 법칙 p197) 페이스북에 올라온 사진들에 대한 연구에서도 재검증 되었다. 컴퓨터가 역할을 수행한 '가상의 승객'실험에서도 자동차 운전자는 행복한 목소리를 들었을 때 더 운전에 집중할 수 있었다.

그런데 피실험자가 우울할 때, 유쾌한 가상 승객의 목소리는 오히려 운전에 방해가 되었다. p201 자신의 감정에 집중하면서, 다른 사람의 (자기와 다른) 감정까지도 신경을 써야하기 때문에 운전에 집중하기 어려운 것으로 해석된다. 슬픈 사람이 운전할 때, 네비게이션의 목소리는 '슬퍼 보이네요'라는 공감의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네비게이션을 코메디언 목소리로 설정해 둔 사람들은 우울한 상태에서 운전할 때 조심해야 한다!) 이는 컴퓨터가 '감정'을 포함하고 있는 경우, 사용자의 감정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으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물론 일반적인 경우라면 유머는 집중력을 높인다.(p217) 심지어 컴퓨터가 만들어내는 불완전한 유머라도 그렇다. 

흔히 좌절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것 만으로도 마음이 풀어질거라고 생각하지만, 컴퓨터를 이용한 실험은 다른 결과를 말해준다. 어려운 게임을 한 사람들이 피드백을 줄 때, 컴퓨터가 단순히 들어주는 역할을 할 때는 치유 효과가 없었던 반면, 컴퓨터가 이야기에 적극적으로 피드백을 주었을 때(즉 실망했겠네요, 짜증이 낫겠네요, 이 컴퓨터가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네요) 치유의 효과가 나타났다.p224 이처럼 분노한 사람에게는 같이 공격할 대상(샌드백)을 제공하고, 우울한 사람에게는 적절한 핑계를 제공해야 효과가 높다. p226


5. 신뢰,친밀감,호의
두 대의 동일한 TV가 있다. 한 TV의 이마에 '뉴스 TV'라고 써 붙인 다음 두 개의 TV에 동일한 뉴스를 보여줄 때, 사람들은 어떤 뉴스를 더 신뢰할까? '전문가'로 명명된 '뉴스 TV'의 뉴스를 더 신뢰한다. 사람의 뇌는 현상을 좀 더 빨리 평가하기 위해 이러한 숏컷을 사용한다.p244 특히 성(性)에 대한 고정 관념을 기계에 적용할 때도 마찬가지 반응을 얻는다. 자기 자신을 향하는 고정관념의 압박은, 그런데, 동일한 사람들의 집단에서 협력하면 자연스레 사라진다. 

설득은 호의를 베풀수록, 서로 유사할 수록, 처음 조금을 먼저 들어줄 수록 더 잘 된다. 이유가 합당하든 말든, '왜냐하면'이란 단어로 이유를 설명하기만 하면 더 잘 설득된다!


결론
사회적 세상이 보기보다 복잡하지 않다. 대부분의 사회적 관계 형성은 컴퓨터조차 가능할 정도로 아주 단순하다. 
우리는 컴퓨터와 여러 쌍방향 기술을 실제 사람처럼 다루면서 이런 규칙들을 많이 발견했을 뿐 아니라 사람들이 일반적인 사회생활과 유사한 상황에서 컴퓨터와 상호 소통하는 모습을 관찰하면서 인간관계의 복잡성을 단순화하고 상호작용의 근본 원리를 파악했다. p295
이러한 원칙들은 간단하지만 효과가 강력하다. 누구나 쉽고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이 규칙들은 사람 대신에 컴퓨터에 적용해도 잘 통했는데, 인간관계에서는 더욱 잘 통하리라 생각한다.

이쯤에서 UX를 하는 사람으로서 다시 한 번 스스로에게 질문하지 않을 수 없다.

컴퓨터는 우리에게 무엇인가?
네비게이션은 우리에게 무엇인가?
스마트폰은 우리에게 무엇인가?
혹은, 무엇이어야 하는가?

[책에 나오는 용어]
  1. 자기 위주 편향 Self-Serving Bias 
    실패에 대한 책임을 부인하고 성공에 대한 책임은 받아들이는 현상 p50

  2. 워비곤 호수 효과 Lake Wobegon Effect
    자신이 평균보다 낫다고 믿는 오류 p50

  3. 역행 간섭 Retroactive Interference
    새로운 정보가 이전에 학습한 정보를 방해하는 현상 p56

  4. 순향 증강 Proactive Enhancement
    부정적 사건 이후 우리의 기억력이 향상되는 현상 p57

  5. 싸움 또는 도주 Fight-or-Flight
    심각한 위험을 감지하면 신체가 본능적으로 준비 상태에 들어가는 것 p62

  6. 유사성 매력 Similarity Attraction
    타인과의 상호작용에서 자기와 유사한 사람에게 더 매력을 느끼는 것 p95

  7. 상보성 원리 Principle of Complimentarity
    서로 다른 사람이 모였을 때 매력을 느껴 더 협력하게 되는 것 p96

  8. 샤덴프로이데 Shadenfreude
    남의 불행을 보고 기쁨을 얻는다는 뜻 p99

  9. 얇은 조각 현상 Thin Slices
    매우 짧은 시간에 첫 인상이 고정된다 p113

  10. 과도한 내성 Introspection
    자신의 정신적, 심리적 상태를 관찰하는 것이 지나침 p113

  11. 게인 효과 Gain Effect
    사람들은 처음에 큰 보상을 한 번 받는 것 보다, 작은 보상에서 큰 보상으로 천천히 올라가는 것을 좋아한다. p122

  12. 인지 부조화 Cognitive Dissonance
    자신의 신념과 행동 사이에 불일치가 일어나는 현상 p161

  13. 총체적 기관 Total Institutions
    수용소나 교도소, 장원처럼 자기들끼리만 교류하는 집단 p167

  14. 슈도게마인샤프트 Pseudo-Gemeinschaft
    가상 공동체를 뜻하는 말로 사회학자 로버트 머튼이 명명했다. p171

  15. 또라이 제로 법칙 No Asshole Rule
    비열한 행동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는 '또라이'를 조직 내에 발붙이지 못하게 하자는 것. p177

  16. 유의성 물음 Valence Question
    내 목표를 잘 이루고 있는가? 목표를 이루기 위해 뭘 해야 하는가? p180

  17. 각성적 물음 Arousal Question
    나는 얼마나 만족하는가? + 나는 얼마나 흥분하는가? p180

  18. 휴식-소화 반응 Rest and Digest Response
    교감 신경계는 자극을 받을 때 활성화되고, 부교감 신경계는 정지시키고 안정시키는 역할 p184

  19. 흥분 이전 효과 Excitation Transfer
    흥분한 상태에서 또 다른 흥분 상태로 쉽게 갈 수 있음 p216

  20. 사회적 촉진 Social Facilitation
    여러 사람이 함께 있을 때는 각성 수준이 올라가게 되는 것 p218

  21. 인지 재해석 Cognitive Reappraisal
    의식적으로 감정을 조절할 수 있는 다른 생각을 하는 것 p231

  22. 후광 효과 Halo Effect
    어떤 사람에 대한 일반적 견해가 그 사람의 구체적 특성 평가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 p247

  23. 고정관념의 압박 Stereotype Threat
    차별이 없어도 자기 집단에 대한 고정관념과 관련된 상황에 처하면 압박을 느낌 p254

  24. 문간에 발 들여놓기 효과 the Foot-in-the-Door Effect
    사소한 부탁을 들어준 사람은 이어지는 부탁을 또 들어주는 성향이 있다. p290



[참고##심리학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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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9.25 00:14

UX 분야에서 단 한 권의 책을 추천한다면? The Media Equation

컴퓨터는 이제 너무 흔한 물건이어서 더 이상 우리의 철학적 관심을 받고 있지 않는 듯 보이지만, 지금 한 번만 이 스크린을 보고 잠시 생각해 보자.


우리에게 과연 컴퓨터(스마트폰, 스마트TV 등)는 무엇인가?


1990년대는 이러한 철학적 질문으로 가득찬 시대였다. 아쉽게도 그 생각들은 끊어져 더 이상 요즘의 사람들에게 잘 전달되지 않는 것 같지만, 나는 이러한 철학적 질문이야 말로, UX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내게 UX에서 추천하고 싶은 책을 물을 때, 솔직히 나는 머뭇거린다. 수많은 2000년대의 책들이 좀 더 선명하고 소화하기 좋은 형태의 지식으로 가득 채워 출간되는 반면, 나에게는 여전히 90년대의 책이 내 생각의 근간을 이루었다고 말하고 싶은데, 이러한 내 생각이, 그 시대의 책들이 정말 중요해서 그런 건지, 아니면 단지 내 생각의 형성기에 본 각인 효과로, 새로운 생각을 해야할 사람들에게 곰팡이 냄새 나는 옛 책을 내미는 경험자인척 하는 악취미여서 그런 건지,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 당시 나에게 정신적 충격을 주었던 책들은 Computer as Theatre (1991), City of Bits (1996), The Society of Mind (1998), Contextual Design (1998), The Inmates are Running the Asylum (1998)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 한 권을 꼽는다면, The Media Equation (1996)을 꼽을 것이다.

미국에 있을 때 이 책을 접한 뒤로, 관련된 후속 논문들을 계속 찾아 읽으면서 그 철학적 의미에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준 책이었는데, 얼마전 피엑스디에서 진행하는 심리학 산책 토론회에서 이 '미디어 방정식'을 다루었다. 이 책은 한 마디로 말해서 

CASA : Computers Are Social Actors.

컴퓨터는 우리에게 무엇일까에 대한 오랜 연구의 결과는, 우리는 컴퓨터를 인간으로 생각한다는 것이었다. 단순한 인간도 아니라 우리와 사회적으로 교감하는 인간. 우리는 컴퓨터에게, 인간에게 하듯이 예의를 갖추며, 컴퓨터가 아부하면 엉터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좋아하고, 컴퓨터와 팀을 이루면 그 컴퓨터를 더 좋아하는 등, 다른 인간과 사회적 상호작용을 하는 것과 똑같이 컴퓨터와 상호작용을 한다는 점이다.

인간-컴퓨터 상호작용(Human Computer Interaction)의 본질은 '사회적' 상호 작용이었다. 컴퓨터가 아주 아주 원시적일 때부터 인간은 컴퓨터를 사회적 참여자(Social Actors)로 생각하고 있었다. 컴퓨터가 인간을 어떻게 대하든, 컴퓨터가 얼마나 단순하든 복잡하든, 아주 단순한 계산기든, 아주 복잡한 인공지능 프로그램이든, 상관없이 인간은 컴퓨터를 친구로, 팀메이트로, 그리고 적으로 대한다. 그리고 그 후 20년간, 인간은 컴퓨터를 어떻게 하면 좀 더 상대방(사용자)을 알아보고, 상대방에게 예의를 갖추고, 사용자를 배려하게 만들까, 인간이 생각하는 사회적 참여자로서 더 인간답게 만들까를 고민해 왔다. 컴퓨터가 사회적 상호 작용을 하도록 하는 것, 그것이 UX의 철학적 본질이다.

흥미로운 건 17년만에 이 책을 다시 살펴봐도, 여전히 이 질문은 유효하다는 점이다. 우리에게 컴퓨터는 무엇인가? 우리는 컴퓨터를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가? 많은 부분에 대해 우리는 여전히 응답하고 있지 못하다. 수 십년이 흘러 그 당시보다 엄청나게 발달한 컴퓨터 앞에 앉아 이 글을 쓰고 있지만, 여전히 내 컴퓨터는 내가 누구인지 모른다. 매일 매일 아침마다 나에게 천진난만한 얼굴로, '너는 누구냐?'면서 암호를 요구한다. 같은 은행, 같은 ATM 기계 앞에서 나는 늘 같은 액수의 돈을 찾는데, 오늘도 나에게 암호를 물어보고, 또 돈을 얼마나 찾을 거냐고 물어본다. 집에서 기르는 강아지도 가족간의 서열을 파악하는데, '스마트'TV는 가족 중에 누가 채널권을 갖고 있는지 이해하지 못 한다.

물론 부분적으로 컴퓨터는 더 예의가 밝아졌다. 자신의 에러를 함부로 사용자 탓으로 돌리는 에러 메시지도 많이 없어졌고, 내가 반복하여 취하는 동작을 근거로 내 취향을 알아내거나, 내게 어울리는 것을 추천해 주는 센스도 늘어났다. 이제는 내가 카메라를 수평으로 찍었는지, 수직으로 찍었는지도 기억하고 있고, 알아서 내 자료를 클라우드에 저장해 주기도 한다. 하지만 아직도 그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인간은 컴퓨터를 인간으로 인식하는데, 컴퓨터는 나를 인간으로 인식하지 못 한다.

그래서, 누군가 나에게 UX를 공부할 때 읽어야할 가장 중요한 책은 무엇인가요?라고 묻는다면 (아직 이렇게 묻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ㅎㅎ) 나는 The Media Equation 이라고 대답하겠다. 구식이든 말든.

* 사실 단 한 권의 책을...에 이 책(Media Equation)과 쿠퍼의 책(The Inmates...) 사이에서 많은 갈등을 했다. 제목을 '두 권의 책...'이라고 하기에는 좀 어색하고, 그렇다고 한 권이라고 하면서 쿠퍼의 책을 안 하기도 이상하고... 그래도 좀 더 근본적인 질문에 가까운 책을 고르기로 했다. 다음 번엔 같은 제목으로 쿠퍼의 책에 대해서 쓰더라도 뭐라하지 마시길...

[자세한 책 내용 보기]
[심리학 산책 7] 미디어 방정식 (책 소개, 꼭 보시길)
[심리학 산책 7] 미디어 방정식 : 독서 토론회 스케치 (토론회 매우 재미있게 진행되었고, 매우 잘 정리되었습니다)
[독후감] 관계의 본심

* 이 책의 우리말 번역은 상태가 매우 안 좋다고 전해들었습니다. 저는 영문으로 읽었습니다.
[참고##심리학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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