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 2015 후기 1/2] Course Program으로 보는 CHI 학회

2015. 7. 7. 07:50UX 가벼운 이야기
알 수 없는 사용자

지난 4월 서울에서 개최된 CHI 2015 학회의 Course Program 참여 후기입니다. CHI 학회는 HCI 분야에서 가장 권위있는 국제 학회로,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서울에서 열렸습니다. 특히 CHI 에서는 신기술 관련 응용 분야 연구가 주로 발표되기 때문에 세계 ICT 산업의 트렌드를 바로 읽어낼 수 있다고 합니다. (출처: HCI Trends). 그 만큼 세계 각국의 유명 인사들도 많이 참석하여 열띤 현장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일시 : 2015년 4월 18일(토) ~ 23일(목)
장소 : 삼성 COEX
홈페이지 : http://chi2015.acm.org

학회의 Course Program은 참가자가 원하는 강연을 미리 신청하여 참석하는 형태로, 각 분야 전문가들의 심도있는 강연과 질의응답으로 진행됐습니다. Cross-Device, Sketch, Child, Musical Interfaces, Wearable Interfaces 등 흥미로운 키워드를 가진 강연들로 구성되었습니다. pxd에서는 총 5개의 Course에 참여했고 각 강연의 후기를 공유합니다.


Designing Websites for Adults 55+: Toward Universal Design

- Jeff Johnson

작성: 김예리 선임연구원
Course Summary: http://chi2015.acm.org/program/courses/#C01

장년층을 위한 디자인, 기술이 많이 나오고 있지만 정말 그들의 신체 변화나 정서적 변화를 반영하고 있는 것은 많지 않다고 합니다. 나이가 듦에 따라 시각적, 청각적, 운동신경, 인지 등의 변화를 겪는데, 이에 맞는 디자인이 필요합니다. 본 강의에서는 이에 따른 시각, 운동신경, 인지 노화에 따른 웹 페이지 디자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를 간략하게 공유합니다.

1. Visual

시각적 노화를 고려한 디자인이라고 하면 단순히 텍스트의 크기를 크게 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많다. 하지만 실제 시각적 노화에는 눈부심이나 흐림 증상 등 여러 가지 변화가 있다. 이를 고려하여 텍스트는 배경색과 대비되어 잘 보여야 하며, 메뉴는 눈에 잘 띄게 하는 등 실제 시각 노화를 고려한 디자인이 고민되어야 한다.

2. Motor

시각, 청각 뿐만 아니라 운동신경의 노화에 대한 부분도 고려하여야 한다. 나이가 듦에 따라 작은 부분을 움직이는 소근육의 운동에 어려움이 생기게 되어 미세한 움직임에 대한 반응과 속도가 감소하게 된다. 이에 따라 웹 페이지의 클릭 영역을 너무 작게 하면 안되며 클릭이 되는 것인지 확실하게 알려주어야 한다.

3. Cognition

노화가 되면 Short-term memory가 감소되며 집중력도 떨어져 multi-task에 대한 능력이 감소한다. 따라서 웹페이지에서 너무 많은 정보가 한 페이지에 보여지면 부담이 될 수 있다. 이에 따라 해당 웹 페이지에서 보여 주고자 하는 정보나, 해야 하는 작업들만 간략하고 간결하게 보여 주어야 한다.

위의 내용을 토대로 한 실제 웹 페이지 디자인 가이드 부분은 시간상 상세한 강의가 진행되지 못하였지만, 이번 강의를 통해 장년층에 대한 UI 디자인을 고려할 때에는 그들의 신체 변화까지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상기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기술의 발달로 점점 편리한 생활이 가능해 지고 있는 요즘, 그 기술의 편리성을 어느 연령대의 누구나 느낄 수 있게 해주는 디자인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Sketching User Experiences: The Hands-on course

- Nicolai Marquardt, Saul Greenberg

작성: 김준 선임연구원
Course Summary:http://chi2015.acm.org/program/courses/#C16

이 강의는 동명의 저서를 재미있게 읽은터라, 워크숍을 체험해보고자 수강하였습니다. 책에 나와있던 다양한 사용자 경험 스케치 방식들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을 거라 기대했으나, 저자도 한국에 안 왔고 또 기대와 달리 매우 축약되고 Basic한 내용으로 진행되어 아쉬웠습니다. 강의가 워크숍 형태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간략한 내용만 공유 드립니다.

Introduce

Ice breaking의 방법으로 옆에 앉은 사람과 자기소개를 스케치를 통해 하였습니다. 먼저 자기를 소개하는 스토리를 담은 스케치를 1분 이내로 완성하고, 옆 사람과 그림을 보면서 각자의 소개를 했습니다. 짧은 시간 안에 스케치를 하려니 핵심적인 것만 표현을 해야 했고 나머지는 말로 얘기를 해야 해서 어려우면서도 재미있었습니다.

Why Sketch's Matter

본 강의에서 말하는 스케치는 단순히 끄적이는 그림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 보다는 창발적 사고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practice를 의미합니다. 대개 인터페이스 디자인을 할 때 한 번에 정답을 찾아 그림을 그려내려고 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찾은 답은 local maxima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러 가지 다른 방향에서 다양한 시도를 해보면 더 나은 답을 찾을 수 있는데, 이 과정이 창발적 사고과정이고 이를 통해야만 Global maxima를 찾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시도를 빠르고 쉽게 하려면 어떻게 할까요? 바로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 스케치가 그 답입니다.

Speed Sketching

스케치를 빠르게 하기 위한 일종의 Sketch vocabulary를 배웠습니다. 사람을 빨리 그리는 법, 다양한 포즈, bird-eye-view, 다양한 사물을 빨리 그리는 법 등에 대한 소개를 받고 실제 스케치로 이를 연습해보았습니다. 그리고 저자가 사용하는 다양한 템플릿 도구도 볼 수 있었습니다.

Photo Tracing

Context 속에서의 사용자를 스케치할 때는 주변을 다 그리는 것 보다는 유사한 상황을 사진으로 찍어서 사진을 트레이싱하는게 더 빠를 수 있습니다. 사진을 출력하여 기름종이 등을 활용해 스케치하거나, 포토샵 등의 도구를 이용해 사진을 쉽게 트레이싱해, 스케치에 집중해야 할 부분에만 효율적으로 시간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Storyboard

대다수의 제품이나 서비스들은 사용자가 Sequence를 따라가면서 사용하게 됩니다. 이 때 5개의 Thumbnail 칸으로 스토리보드를 구성해서 사용자가 처음 제품/서비스를 시작할 때부터 만족스럽게 사용을 다 한 후 까지를 표현하면 전체적인 흐름을 쉽게 스케치할 수 있습니다.

강의는 짧은 시간에 스케치 워크숍과 책의 내용을 전달해야 해서 깊은 내용을 다루지 못해 아쉬웠지만, 이런 식으로 스케치를 통한 창발적 사고과정을 할 수 있겠구나 라는 감을 잡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다만 실제 프로젝트에 적용하려면 해당 책을 통해 더 많은 시행착오와 연습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스케치를 통한 사고에 대해 관심이 있으시다면 일독을 추천합니다.


The Glass Class: Designing Wearable Interfaces

- Mark Billinghurst, Dr. Thad Starner

작성: 김준 선임연구원
Course Summary: http://chi2015.acm.org/program/courses/#C20

Google glass를 기폭제로 하여 Wareable interfaces에 대한 관심이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본 강의는 Wareable interface와 관련한 다양한 주제에 대해 소개하는 것을 목적으로 아래와 같이 진행되었습니다.

1. Warable device 들의 발전과정과 역사
2. Warable interface라서 중요한 것들
3. 다양한 응용 사례들
4. Wareable interface의 프로토타이핑 방법
5. Wareable device에 사용된 기술들
6. 향후 연구 과제
시간 관계로 5번과 6번은 진행되지 못했습니다. 이 중 Interface design과 관련된 Wareable inteface design시 고려해야 할 점에 대해서 간략히 공유합니다.

Design for device

Wearable device는 몸에 착용한 다는 점이 기존의 device들과는 다른 점입니다.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눈에 '보이게' 되고 이는 Wareable device가 그 자체로 사용자의 아이덴티티를 표현하는 사회적 기능을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므로 Fashion 아이템으로서의 디자인적 고려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Use micro-interaction

Wareable device를 사용하는 context는 모바일보다도 더 on-the-go 상황일 때가 많습니다. 때문에 사용자가 wareable device의 interrupt에 너무 많은 시간 및 신경을 써야한다면 최악의 경우 사용자가 다가오는 자동차를 발견하지 못해 사고를 당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강의에서는 최대 4초 미만으로 모든 처리가 가능하도록 하는 micro-interfaction으로 디자인을 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Make it glanceable

위와 마찬가지로 on-the-go 상황에서는 화면이 고정되지 않고 흔들리게 됩니다. 따라서 화면에 표시되는 시각적 정보가 한 눈에 명확히 인지되기 어렵다면, 사용자는 더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하고 때때로 걸음을 멈춰야 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색상, 형태, 크기 등을 주의 깊게 고려하여 사용자가 흔들리는 액정 화면에서도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디자인해야 합니다.

강의를 통해 Wearable device의 인터페이스 디자인은 기존과 달리 더 사용자의 context 측면에서 고려할 점들이 많은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단순히 기술만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 '입고 다니는 기기' 라는 점을 충분히 고려하는 디자인적 발전도 함께 이루어진다면 구글 글래스의 실패를 딛고 더 나은 Wearable device들이 많이 나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Interaction Design for Reading Devices and Apps

- Jennifer Pearson, Simon Robinson

작성: 성희정 주임연구원
Course Summary: http://chi2015.acm.org/program/courses/#C25

아마존의 킨들, 아이패드 등의 보급으로 통계에 따르면 현재 e-book 독서 인구가 책으로 읽는 인구를 넘어섰다고 합니다. e-book이 보편화됨에 따라 e-book의 역할 또한 이전보다 커지고 있는 시점인 것 같습니다. 본 강의는 e-book으로 사람들이 어떻게 능동적으로 읽을 수 있는지를 연구하고, 앞으로 e-book은 종이책을 읽을 때 어떻게 다른 경험을 제공할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Paper to screen (reading as an experience)

읽는 것의 역사는 글자를 만들고 기록을 하면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동굴 벽화에 기록을 하면서 처음 읽는 행위가 시작되었고, 구텐베르크의 인쇄기술이 발명됨에 따라 더욱 많은 사람들이 글을 쉽게 읽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오늘날에는 스마트폰과 타블렛 등의 보급으로 어느 기기에서나 쉽게 읽을 수 있습니다. 특히 종이라는 매체에서 스크린으로 변화하면서 단순히 글을 읽어 내려가는 것이 아닌, 새로운 경험으로서의 읽는 방식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Passive reading to active reading

기존의 책은 사람에게 일방적으로 내용을 전달하고 사람들은 읽기만 하는 수동적인 방식(Passive reading)이었다면, e-book은 사용자가 적극적으로 읽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Active reading). 단순히 책장을 넘기고 중요한 내용에 밑줄을 치고 메모를 하는 것을 넘어서, 책에서 기억하고 싶은 내용을 발췌하고, 메모했던 것과 책의 특정 부분들을 모아서 자신만의 workspace로 내용들을 가져와 비교하고 읽은 것을 재구성하는 것입니다.

Post reading behavior

앞으로 e-book이 나아가야 할 예시로 Liquid text라는 어플리케이션을 공유했는데, 이 서비스는 웹이나 타블렛에서 디지털 텍스트를 좀 더 유연하고 인터랙티브하게 읽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도구라고 합니다. 마치 사람이 책상에 책을 두고 읽듯이 이 서비스 내에 가상의 책상이 있고, 글을 읽으면서 본인의 의견을 포스트잇에 써놓고 발췌하고 싶은 부분을 따로 모아두는 등 자유롭게 읽은 것을 독자 본인만의 방식으로 재구성할 수 있는 도구입니다. 아이디어 판처럼 책 외의 공간을 두었다는 점이 흥미로웠고, 조각 조각 떼어놓은 정보들을 물 흐르듯이 자동으로 재구성해주는 것이 사용자의 할 일을 덜어주는 도우미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e-book은 휴대가 편리하고 서점에 가거나 도서관에 가는 번거로움이 없어서 편리한 '도구'라고만 생각했는데, 앞으로는 이전 시대와는 전혀 다른 책 읽기 경험을 제공하는 강력한 역할을 제공하고, 단순히 텍스트를 읽는 것에서 나아가 사용자 각자가 본인만의 책 읽기를 만들어 나갈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Designing with the Mind in Mind:

The Psychological Basis for UI Design Guidelines

- Jeff Johnson

작성: 정유리 주임연구원
Course Summary: http://chi2015.acm.org/program/courses/#C27

Course의 주제는 Jeff Johnson의 저서 Designing with the Mind in Mind를 바탕으로 UI 디자인 가이드라인의 심리학적 근거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였습니다. 디자인 가이드라인의 심리학적 기저를 이해하고 디자이너가 이를 해석, 적용하는 능력을 향상시키자는 것이 목적입니다. Jeff Johnson이 이런 강연을 처음 하는 것이 아니여서, 동영상으로 보고 싶다면 https://www.youtube.com/watch?v=Rh18iJ8gSfI이 링크로 보시면 됩니다. Course는 인간의 지각(Perception)과 관련된 특징을 중심으로 인터페이스 가이드라인의 원리를 설명하고, 디자이너가 알아야 할 것들에 대한 내용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책의 내용과 거의 일치하고 다시 생각해 보면 좋을 만한 내용으로 공유합니다.
  • 오래전 부터 작성된 UI 디자인 원칙 가이드라인은 단어의 표현만 다를 뿐 거의 대부분 비슷한 의미를 가지고 작성된다. 이렇게 비슷한 이유는, 가이드라인이 기본으로 하는 바가 사람이기 때문이다.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행동하는지가 바탕이 되기에 본질적 원칙은 비슷할 수 밖에 없다.
  • 지각은 과거의 경험, 현재의 맥락, 미래의 목적에 의해 쉽게 편향된다.
  • 색상 지각의 한계는 망막에 있는 간상체와 추상체의 특징을 알고 이해해야 한다. 디자이너는 파스텔 색상이나 작은 컬러패치 등으로 정보를 구분하려고 해서는 안된다.
  • 안구의 중심와로 입력된 시각 데이터는 손실되지 않고, 주변시의 정보는 압축된 채 입력되기 때문에 중심 시야를 벗어난 영역에는 맥락상 중요한 정보를 배치하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

시간관계로 인지(Cognition)와 관련된 강의는 진행되지 못했습니다. 학회 참석 전에 마음을 생각하는 디자인을 이미 읽어서 이번 강의에서 아주 새로운 내용을 기대하지는 않았습니다. (도서 리뷰http://story.pxd.co.kr/965) 하지만 실제로 저자의 목소리를 통해 심리학, UI 가이드라인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것 자체가 개인적으로는 좋았습니다.


이상으로 Course 후기를 마칩니다. Course Program 전체 개요는 다음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chi2015.acm.org/program/courses/


[참고##HCI학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