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8. 7. 07:55ㆍGUI 가벼운 이야기
예술의 전당에서는 콜롬비아 출신의 살아있는 거장이라 불리는 페르난도 보테로 Fernando Botero 전시회를 하고 있다. 라틴 미술은 특유의 조형감과 색채감으로 다른 세계의 작가들을 자극해 왔지만, 그 중 페르난도 보테로의 작품은 특히 뚱뚱한 사람들이 많이 등장하는 것으로 보통 사람들의 머리속에 남아 있다.
왜 뚱뚱한 사람들만 그리는가?
이에 대해 작가는 이렇게 대답한다.
나는 뚱뚱한 여성을 그리지 않았다. 아무도 나를 믿지 않지만 그것이 사실이다. 나는 볼륨을 그린다. 정물화를 그릴 때 역시 볼륨 있게 그리고 동물을 그릴 때도 볼륨이 느껴지게 그리며 풍경화 역시 같다. - 페르난도 보테로
그의 대답을 듣고 나면, 그의 변명과는 반대로, 그의 정물 속 과일들도 뚱뚱해 보이고, 풍경 속 나무들도 모두 뚱뚱해 보인다!!! ㅎㅎㅎ
한국 사회는 유난히 뚱뚱한 것에 대한 저주, 혹은 말라야 한다는 사회적 압력이 강한 사회다. 전시를 보는 한국인들은 모두 날씬날씬하고, 나와 내 주변 사람들 모두 다이어트를 입에 달고 산다. 그러니 날씬-뚱뚱에 들어있는 가치 판단을 조금만 제거하고, 작가가 주장하듯이 볼륨 ('양감'이라고 번역했더라면 더 좋았을 것을) 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매우 유쾌한 전시가 된다. 터질듯한 볼륨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생기는 표정과 자세는 우스꽝스럽기도 한데, 그래서 그만의 매력이 생기는 것 같다.
물론 나는 그의 볼륨 넘치는 조형감 보다는, '나른한' 색채감이 더 마음에 들었다.
상세정보 : http://www.sac.or.kr/lab2015/botero/index.jsp
[참고##전시와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