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피드백 플랫폼 '클레비'를 활용한 교육 경험 디자인

2015. 12. 9. 07:55UI 가벼운 이야기
알 수 없는 사용자

11월 중순부터 5주간, pxd는 커넥트 재단(구 NHN NEXT)와 협업하여 '모바일 UX/UI + GUI 실전 워크샵’ 교육을 진행했습니다. 이 교육은 지난번에 블로깅했던 ‘모바일 UX/UI실전 워크샵’에 GUI 과정을 추가해 다시 진행하는 것인데요. 커리큘럼은 비슷하지만, 이번 교육에서는 ‘클레비(clebee)’라는 교육 플랫폼 서비스를 활용하여 조금 색다른 교육 경험을 구성해 보았습니다.


소셜 피드백 플랫폼, 클레비


클레비는 포토샵, 일러스트레이터, 캘리그라피 등 디자인/예술 분야에 특화된 콘텐츠를 가지고 있는 교육 플랫폼입니다. 시각적인 결과물이 중요한 콘텐트 특성에 맞게, 서비스의 구성 역시 이에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클레비 수강생은 교육 콘텐츠를 배우고, 자신이 직접 과제를 따라해 결과물을 만든 뒤 이를 올립니다. 그리고 이 과제물에 대해 강사와 다른 수강생들의 피드백을 받습니다.

이러한 ‘배우고-올리고-피드백’이라는 3단계를 가진 클레비의 시스템은, 끝까지 강의를 듣기 어렵고 강사와의 소통이 제한되어 있는 온라인 교육의 문제점을 보완해 줍니다.
pxd 교육팀은 클레비 서비스를 이용해, 기존과는 다른 방식으로 피드백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오프라인 교육 경험을 설계해보았습니다.


1) 첫만남 : 교육 내용에 대해 예상하고 질문가지기


UX/UI 부분 교육은 총 3회차였는데, 각 회차의 교육에 대해 배울 내용을 예상하고 질문을 가질 수 있는 A4 1장 분량의 교육 오버뷰(Overview) 자료를 올려주었습니다.


2) 사전 준비운동 : 간단한 예습 미션을 올리기


교육 시작 전, 수강생들에게 2가지의 사전 미션을 전달했습니다. 첫번째는 현재 자신이 생각하는 사용자 유형을 퍼소나 템플릿에 맞게 정리해 올리는 것이었고, 두번째는 현재 서비스의 주요 화면(Key screen)을 캡쳐해 올리는 것이었습니다. 사전 미션의 목적은 강사와 학생에 모두 교육을 ‘준비’할 수 있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수강생 입장에서는, 먼저 자신이 생각하는 사용자를 스스로 정리해본 뒤 퍼소나 교육을 듣게 하여, 수업 시간에는 이 퍼소나를 토대로 다른 사용자를 인터뷰하면서 검증하는 작업을 수행했습니다. 빠듯한 교육 시간을 좀 더 알차게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강사 입장에서는, 미리 수강생의 서비스와 사용자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게 되어 교육 시간에 좀 더 질 좋은 피드백을 줄 수 있었습니다.


3) 피드백 아카이빙 : 오프라인 교육 과정 중 과제를 올리고 피드백 하기


수업 중에는 과제인 ‘사용자의 목표를 중심으로 프레임워크 스케치’ 결과물을 클레비에 올리게 했습니다. 발표자가 자신의 프레임워크 스케치에 대해 발표하고 나서, 수강생은 그 자리에서 피드백을 주거나, 클레비 서비스에서 발표에 대한 피드백을 남깁니다. 그러다 보니 위의 사진과 같이 모두가 수업 시간에 휴대폰을 바라보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네요.

강사인 송영일 책임연구원은 그 자리에서는 간단한 피드백을 남기고, 이후 좀 더 고민한 피드백을 다시 남겼습니다. 교육 중에 과제를 올리고, 온라인으로 피드백을 남기는 과정 중 매끄럽지 않은 부분도 있었지만,
1) 피드백이 잘 아카이빙 되는 점
2) 모두가 말로 피드백을 하는 과정에서 소요되는 시간이 줄어드는 점(이 점의 경우 참가자가 많을 수록 강력할 것입니다)
3) 대면 피드백을 부끄러워하는 사람이 의견을 남기기에 좋다는 점이 장점이었습니다.


후기


강사(송영일 책임연구원)의 후기


Q. 왜 클레비 서비스를 선택했나? 수강생이 모여서 자신의 작업물을 올리고, 댓글 형식의 피드백을 주는 건 카페나 페이스북을 이용해도 될 것 같다. 클레비의 차별점은 무엇인가?
A. 클레비 서비스의 장점은 우선, 하나의 결과물에 대해 여러 사람이 피드백을 줄 수 있고 그 피드백들이 잘 축적된다는 게 좋았다. 그동안 교육 현장에서 피드백을 주고받다보면 대체로 휘발되어 버리는데, 아쉬웠다. 또한 상호 피드백 기능이 이런 형식(시각적 결과물에 대해 피드백 달기)의 피드백을 주고 받는 데 최적화되어 있는 깔끔한 UI를 가지고 있다.
카페나 페이스북을 이용해서도 비슷한 운영을 할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최적화되지 않은 플랫폼을 다른 용도로 쓰는 것은 꽤 불편한 일이다. 예를 들어 페이스북은 이전 게시글을 찾기가 힘들고, ‘좋아요’나 ‘공유’와 같은 피드백에 최적화되어 있다.

Q. 실제로 교육에 적용해 써보니 어떤가?
A. 예상했던 대로 좋았다. 피드백 UI 측면에서 아쉬운 점이 있긴 했지만, 아직 베타 서비스 단계니까 개선될 것이라 본다. 교육 전에 수강생들이 올린 사전 과제를 보면서 만남에 대한 준비를 하고, 교육 후에도 다시 과제를 확인하면서 충분한 시간 동안 고민해서 피드백을 줄 수 있던 점이 특히 좋았다.

Q. 피드백 경험의 핵심이 뭐라고 생각하나?
A. 경험에서 매력이 있어야 한다. 온라인 상호 피드백은 ‘과제 업로드 > 과제 확인 > 피드백 > 피드백 확인 > 이를 통한 학습’의 과정으로 정리해볼 수 있다. 오프라인 상호 피드백에 비하면 여러 단계가 있다. 오프라인 피드백이 ‘실시간 인터랙션’이라면, 온라인 피드백은 ‘인터벌 인터랙션’이다. 어쩔 수 없이 약간의 시차가 생길 수밖에 없다.
편리한 걸로만 따지자면 실시간 인터랙션이 훨씬 나은 경험일 수 있다. 하지만 인터벌 인터랙션은 그 나름의 매력이 분명히 있다. 예를 들어 카카오톡 같은 메신저 서비스는 전화에 비해 고유의 매력을 가지고 있다. 카카오톡에서는 이모티콘을 이용해 실시간 인터랙션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것을 표현할 수 있다. 클레비가 이러한 인터벌 인터랙션의 장점을 더 살리는 방향으로 서비스를 개선해나가길 바란다.

Q. 어떤 교육에 클레비 서비스가 활용되면 좋을 것 같나?
A. 우선 작업물의 실시간 피드백이 중요한 포토샵 등의 툴 교육에 좋다. 현재 클레비에 올라와 있는 콘텐츠들의 대부분이 이 종류이고, 매우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이외에도 이번 교육처럼, 작업물의 단계별 과정 아카이빙이 중요한 오프라인 교육에서 활용되기 좋다고 생각한다. 휘발되는 피드백을 차곡차곡 아카이빙하는 것은, 교육 중에는 조금 번잡스러운 작업일지 모르나, 교육 후에 두고두고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수강생의 후기

“덜 익숙한 느낌이 있었다. 휴대폰으로 사용하기에도 익숙하지 않고, 노트북으로 하기에도 좀 애매했다. 하지만 피드백을 원활하게 할 수 있고, 수업 장소를 떠나서도 관리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는 좋았다. 아무리 강사가 경험이 많더라도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주는 답변이랑 깊이있게 고민해서 주는 답변은 다르다. 교육이 끝난 후 클레비를 통해 강사님이 남겨주신 피드백은 깊이가 있어보였다. 또, 수업 중의 피드백이 남아있는 것도 좋았다”
- 리플레이스 김경O님

“파일 올리는 과정이 좀 불편했다. 사전 과제를 올리고, 미리 강의 관련 콘텐츠를 보면서 강의에 대해 예상할수 있어 좋았다. 수업 시간 중 피드백을 남기니 나중에 다시 볼 수 있어, 약간의 불편함을 감수하는 의미가 있었다. 구두로만 피드백하는 상황을 보완해 주는 장치였다."
- 테이스트로그 이호O님



마치며


클레비 서비스는 이번 교육처럼 오프라인 상황에서 피드백을 주고 받기 위해 만들어진 서비스는 아닙니다. 이번 교육에서는 수강생들과 교육 전 나이스한 첫인상을 형성하고, 교육 시간에는 피드백이 아카이빙되고, 교육시간이 끝나고 나더라도 상호피드백을 주고 받는 경험을 설계해보고 싶었습니다. 이러한 저희의 요구에 맞춰 짧은 시간 동안 추가 기능을 개발해 주시는 등, 여러모로 도와주신 클레비 측에 감사드리며 글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