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X 디자이너는 코딩을 배워야 할까

2016. 3. 9. 07:50UX 가벼운 이야기
이 재용

디지털 서비스 디자이너는 반드시 코딩을 배워야 한다.


코딩을 잘 한다고 훌륭한 디자이너가 되지는 않지만, 훌륭한 디자이너가 되려면 코딩을 반드시 배워야 한다. 대학의 디자인 학과에서도 코딩을 반드시 가르쳐야 한다. 단순 HTML/CSS를 넘어 적어도 자바스크립트, 가능하면 자바,C 같은 제대로된 언어를 배워야 한다.


그것은 마치 목공예 디자이너가 대패질을 할 줄 알아야 하는 것과 같고, 패션 디자이너가 바느질을 할 줄 알아야 하는 것과 같다. 바느질을 잘 한다고 좋은 패션 디자이너가 되는 것도 아니고, 바느질을 몰라도 패션 디자이너는 될 수 있지만, 좋은 패션 디자이너가 되려면 혼자서 (다른 사람 도움 없이) 대략의 (프로토타입 정도의) 옷은 만들 수 있어야 한다.


인쇄 디자이너라면, 과거에는 디자인 학교에서 그랬듯이 조판을 직접 해 봐야했을 것이고, 지금의 인쇄 디자이너라면, 적어도 인쇄소를 문지방이 닳도록 다니면서 실제 인쇄는 어떻게 이루어지고 잉크와 종이는 어떤 성격을 갖는지 배워야한다. 물론 인쇄소 근처에도 가지 않고도 훌륭한 출판 디자이너가 될 수 있지만.


디자인 사고(Design Thinking)는 디자이너처럼 생각하기이고,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스스로 만들고 부시고, 다시 만들고 부시고의 과정을 통해 혁신을 이루어 내는 것인데, 과거의 스크린 디자인은 자기 혼자서 만들어 볼 수 있는 것이 실제 제품의 90%까지 접근했다면, 요즘의 인터랙션이 있는 플랫 디자인은 자기 혼자서 포토샵으로 만들어 볼 수 있는 것은 최종적으로 만들어진 제품의 경험에 비해 50%도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프로토타입 툴이 되었든 뭐가 되었든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


그런데 그런 다양한 프로토타입 방법 중에 가장 컴퓨터의 원리를 배우고 이해할 수 있는 것은, 프로그래밍을 배우는 것이다. 잘라진 나무를 모아 이케아(IKEA) 가구처럼 조립을 한다면 프로토타입 툴을 이용하는 것처럼 분명히 한 단계 전진하는 것이니까 좋다. 하지만 좀 더 깊이 이해하고 싶으면 직접 나무를 고르고 대패질과 톱질을 해야 하듯이, 컴퓨터를 좀 더 이해하고 싶다면 프로토타입 툴을 넘어서 컴퓨터 언어를 배울 필요가 있다.


1998년 경 카네기멜론 디자인과를 다닐 때, 당시 교수님들 가운데서도 이런 생각을 강하게 하는 분들이 많았다. 특히 나의 지도 교수님이었던 Suguru Ishizaki는 일본에서 디자인을 공부하고 석사/박사를 MIT에서 컴퓨터 사이언스를 한 분이었는데, 이 분이 '자바 프로그래밍' 수업을 직접 디자인 석사 과정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내가 조교를 하게 되었다. 그런데 조교를 하면서 학생들이 너무 어려워 하는 것 같아서 내가 교수님에게, 자바 말고, 링고 같이 좀 쉬운 스크립트를 가르치는 것이 어떠냐라고 질문했을 때, 교수님은 매우 단호하게, 어려워도 정식 프로그래밍 언어를 배워야 컴퓨터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게 된다라고 대답했다. 이 수업의 목적은 디자인 석사 과정 학생들을 프로그래머로 양성하는 것이 아니라, '컴퓨터를 이해'하게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사실 컴퓨터가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할 수 없고에 대한 기초적인 이해도 없으면서 디지털 디자인을 하는 분들이 많다. 마치 나무의 옹이가 왜 생기는지 모른채, 무늬의 일부로만 생각하는 목공예 디자이너와 같다.


그래서 인터랙션 디자이너는(디지털 서비스 디자이너는, 혹은 UX, UI, GUI 디자이너는) 코딩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1. 그런데 프로그래머는 디자인을 배워야할까?라는 질문은 왜 아무도 안 하는 걸까?

2. 이 글은 Andrei Herasimchuk의 글, 디자이너는 코딩을 배워야 할까? (http://ppss.kr/archives/58161)를 읽고 그의 생각에 동의를 하며 썼다.

[참고##진로교육##]